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1
SSS급 재벌 헌터 031화
길드원들은 똥 씹은 표정들을 짓고 있다가 파멸의 탑 30층 돌파라는 소리에 군기가 바짝 들어 움직였다.
“아, 잠깐만요.”
“하명만 하십시오!”
그들의 표정이 조마조마하다.
나는 속으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속이 꽤 타겠지. 파멸의 탑에서 얻을 전리품이 어디 한두 개인가? 크라운 길드라면 잿빛 탑 7층으로 사냥을 왔을 건데 여기서 아무리 죽치고 있어 봤자 파멸의 탑에서 한 시간 버티고 있는 것보다 수익이 낮다.
혹시 그냥 가라고 할까 싶어서 그들은 노심초사했다.
“미스릴 원석과 코어, 아이템만 추려서 골라 주세요. 그리고 무한의 공간에 넣어 밖으로 가져오시면 됩니다.”
“분골쇄신하겠습니다!”
“뼈가 부러져라 일은 안 해도 됩니다.”
“아닙니다!”
이운성이 솔선수범하여 바닥에 떨어진 미스릴 원석을 주워서 가방에 담았다.
길드원들도 눈을 빛내면서 잡일에 돌입했다.
쿠구구구구!
데스 나이트의 어스 퀘이크가 이제는 제법 위압감이 뿜어졌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마법을 사용하는 이펙트도 화려해지는 모양이다. 내가 밀림에서 구르고 있을 당시에 여러 가지 소환수를 부려봤지만 레벨이 오른다고 해서 마법 이펙트가 바뀌지는 않았다.
즉, 이건 카이너스 나름대로의 특전인 것이다.
“별 쓸데없는 곳에 신경을 썼네.”
암흑의 기류가 사방으로 몰아치고 있었고 바닥에서는 연신 화려한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폭발은 주변의 모든 몬스터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이 한 방으로 이제는 3층의 몬스터가 정리될 지경이었다.
밤 11시 정도가 되자 머릿속으로 깔끔한 알람이 울렸다.
띠링!
[데스 나이트의 레벨이 올랐습니다!]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데스 나이트의 레벨은 15였고 나도 11이 되었다.
목표도 달성을 하였으니 슬슬 주변을 정리해 보기로 할까.
“이제 집에 갑시다!”
“네!”
“드디어 끝났다!”
사람들이 맥이 풀린다는 얼굴을 했다.
지겨운 노가다를 몇 시간 동안이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단순히 아이템을 솎아 내는 작업은 밭에서 잡초를 뽑는 것과 비슷할 정도의 스트레스일 것이다.
나도 안다.
아니까 직접 하지 않은 거고.
밖으로 나와 가방들을 정리했는데 오늘 가져온 무한의 공간이 모두 가득 차는 바람에 이운성에게 가방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내일 드리겠습니다.”
“물론입니다. 원하는 대로 쓰다가 주십시오!”
이깟 가방이야 얼마 하지도 않았기에 이운성은 인심을 팍팍 썼다.
미안하지만 이운성이 인심을 팍팍 쓴다고 해서 나까지 인심을 쓸 이유는 없다. 파멸의 탑에서 그들에게 할당된 전리품의 양은 10%다. 여기서 더 이상 늘릴 생각은 없다.
“자, 그럼 여기서 헤어집시다.”
크라운 길드와 먼저 작별을 고하려는데 이운성이 조금 걱정스럽게 말했다.
“분명히 이번 주말에 가신다고 했죠? 방금 헌터 협회에서 뜬 정보를 보니까 파멸의 탑 보스가 토요일에 뜬다고 합니다!”
“그래요? 그래서요?”
“그래서라니…….”
“보스가 뜨면 죽이면 됩니다.”
“……!”
제16장 아이템 제작
이운성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주, 죽인다고요?”
“네.”
“분명히 파멸의 탑 보스는 속박용 아르무스라고 들었는데…….”
“그런데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속박용이라는 건 지성이 없는 드래곤을 말한다. 파괴력은 어느 정도 제어가 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SS+ 이상에 랭크되어 있었다.
전 세계에서 SS급 헌터들이 떼로 몰려가야 간신히 레이드를 할 수 있을 만큼 무지막지한 공격력과 방어력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나 아르무스의 브레스는 피하는 것만이 능사라는 연구 결과까지 나와 있었다.
그런데 뭐 어쩌라는 건가.
아르무스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최상위 마족급 보스는 아니다.
대충 리치 킹보다 3배가량 강하다고 보면 되었다.
천신의 창보다 한 단계 강한 마법인 타락마신의 창을 한 대 꽂아 버리면 끝날 문제였다.
“잘못하면 몰살…….”
“실드 쳐 드릴게요.”
“놈은 SS+ 이상의 등급이 아닌가요?”
“저보다는 등급이 낮죠.”
“아아!”
그제야 길드원들은 새삼 내가 SSS급 헌터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물론 나는 SSS급 헌터의 힘을 낼 수 있다. 고작 1분에 불과할 뿐이었지만.
그래도 1분이면 충분히 아르무스를 죽이고 파멸의 탑 30층을 모조리 정리할 수 있었다.
“하하하…….”
이운성은 어색하게 웃었다.
“쫄리면 안 오셔도 됩니다.”
“아닙니다!”
내가 지켜준다고 하자 이운성은 이 기회를 놓칠까 싶어 재빨리 수습을 한다.
그는 고개를 미친 듯이 좌우로 흔들었다. 격한 부정이다.
“무조건 가겠습니다. 길드원들이 안 가면 저 혼자라도 갑니다.”
“저도 갈 건데요?”
“치사하게 왜 이러세요?”
길드원들이 앞다투어 함께 간다고 말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단독으로 아르무스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내가 유일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운성을 비롯한 길드원들이 허리를 꾸벅 숙였다.
“저희는 가 보겠습니다!”
“토요일에 뵙도록 하죠.”
“네!”
크라운 길드와는 잿빛 탑 입구에서 헤어졌다.
강소라와 오문식 하사는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들은 안 가세요?”
“가도 되나요?”
“네.”
“그럼 내일 뵙도록 할게요.”
“그러든지요.”
“내일은 국방부로 나오셔야 해요.”
“왜요?”
“정식으로 임명이 되셔야 하고 사업에 대해서도 회의를 해야 하니까요.”
“뭐, 귀찮지만 어쩔 수 없죠.”
내가 선심을 쓰듯이 말하자 강소라는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곧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오전에 모시러 갈게요.”
“알겠습니다.”
강소라와 오문식은 너털거리며 지프차로 향했다.
모두 헤어졌지만 나는 아직 할 일이 있었다.
“그럼 회사로 가자.”
“드디어 아이템 제작인가요!?”
“그래. A+랭크 정도의 템이 뜨면 줄 생각도 있다.”
그녀들은 눈을 빛냈다.
유니크가 아니라 레어가 뜨기라도 한다면 그 가치가 어느 정도가 될지는 상상도 못할 수준이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스탯을 배분해 보기로 한다.
아마 오늘이 지나면 나는 순수 육체로만 A급 헌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먼저 현재의 상태 창을 열었다.
상태 창
이현빈 LV.11
HP.5090/MP.5190
[스탯: 힘 508, 체력 509, 민첩 508, 지혜 513, 정신 519.] [남은 스탯 포인트: 5120]‘역시 엄청나네.’
2업을 하면서 스탯 포인트를 5120개나 받았다.
처음에 비한다면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었다. 오늘 스탯을 전부 분배하고 나면 A급 헌터가 될 것이고 아이템까지 갖춰 입으면 대충 S+급의 몬스터는 혼자 사냥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천상의 목걸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도 말이다
그럼 스탯을 분배해 보기로 할까.
[스탯: 힘 1532, 체력 1533, 민첩 1532, 지혜 1539, 정신 1545.]이 정도면 보스 몬스터를 갑자기 만나도 한 방에 죽지는 않을 것이다. 몇 번 정도는 실드를 쳐서 막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체력이 1533이 되었고 정신은 1545이다.
이제 잿빛 탑 정도는 혼자서 씹어 먹을 수도 있다. 얼음여왕이 나타난다면 조금 문제가 되겠지만, 아이템을 조금만 업하면 얼음여왕도 손쉽게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나 이래서 템발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스승님!”
“응?”
“다 왔어요!”
“그래. 내리자.”
스탯을 분배하고 상념에 잠겨 있는 사이, 차량은 회사 앞에 도착했다.
“그럼 사무실로 가 보자고.”
“네!”
“그래!”
그녀들은 신이 나 있었다.
마치 이건 도박을 하기 전의 느낌이다.
아니, 도박이나 다름이 없다. 확률적으로 아이템이 등장하니까. 하지만 나는 오늘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몇 시간이나 몰이사냥을 해서 미스릴 원석을 캤지만 그걸 오리하르콘으로 만들면 얼마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무한의 공간을 개봉하였다.
촤르르르륵!
엄청난 양의 미스릴 원석들이 쏟아져 내린다.
다행히도 미스릴 원석의 크기는 그렇게 부피가 크지 않았다. 기껏해야 주먹만 했고 바닥에 쏟아지자 영롱한 빛을 냈다.
순식간에 사무실이 모두 찬다.
“그럼 시작해 볼까.”
그녀들은 눈을 빛내고 있었다.
언감생심 헌터 업계에서는 아이템을 제작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미국에 사는 아무개가 아이템을 제작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풍문에 지나지 않는다고 확인이 됐었다.
그러니까, 나는 헌터 업계 최초로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이다.
아이템을 제작하려면 먼저 미스릴 원석을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으로 나누어야 한다.
오늘을 대비하여 아이템 제작 서적은 찢어서 습득을 해 두었다.
머릿속으로 가상의 판을 떠올린다.
위이잉!
미스릴 원석이 허공에 떠올랐다.
촤르르륵!
수백 개에 이르는 원석이 떠오르는 모습은 장관이 따로 없었다.
“한 번에 분해.”
스르르륵!
황금빛이 모여들자 하나씩 미스릴 원석이 분해되기 시작하였다.
“오오!”
양슬하와 이예나는 탄성을 내질렀다.
그들은 풍문을 넘어 전설이라고까지 이야기하는 아이템 제작의 현장을 직접 보고 있는 것이다.
띠링!
[미스릴 원석을 분해하여 미스릴 10개를 획득했습니다.] [미스릴 원석을 분해하여 미스릴 10개를 획득했습니다.] [미스릴 원석을 분해하여 미스릴 10개를 획득했습니다.]…….
“흠.”
차례대로 분해가 되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하나씩 분해가 되어 한쪽에 쌓일 것이다.
밀림에서 구를 당시에도 이런 노가다를 주구장창 했었다. 좋은 아이템을 마련할 길이 없다면 이렇게 노가다를 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보스가 매일 뜨는 건 아니었으니까.
문제는 오리하르콘이 나올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촤륵! 퍼썩!
촤륵! 퍼썩!
연속으로 미스릴이 분해되자 노예 1호와 2호는 매우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카렌 대륙에서 지겹도록 보아 왔던 장면이다.
한 20개쯤 부쉈을까.
일반적인 알람음과는 달리 묵직한 알람이 울렸다.
띠리리링!
[미스릴 원석을 분해하여 오리하르콘 10개를 획득했습니다.]“떴다!”
“와아! 이게 오리하르콘인가요!?”
양슬하가 외쳤다.
미스릴 원석이 영롱한 에메랄드 색이라면 오리하르콘은 황금색이다.
어떻게 보면 황금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의 가치는 황금의 수백 배가 넘었다.
생각해 보면, 운석에서나 채취할 수 있는 있는 미스릴도 상당히 귀한 광물이었다. 그런데 이걸 연금술로 가공하여 가뭄에 콩 나듯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이 오리하르콘이었으니 실질적으로는 구할 수가 없었다.
카이너스가 이런 시스템을 만들지 않았다면 원래는 얻기가 불가능한 물질이라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는 엄연히 오리하르콘이 떨어져 있었다.
“그게 오리하르콘이지.”
“빛이 나요!”
양슬하가 눈을 반짝였다.
황금색으로 빛이 나는 신비한 물질이다.
누구라도 탐을 내겠지만 현대기술로는 이걸 가공할 수가 없었다. 보석으로 세공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나는 할 수 있다.
마법을 사용해서 말이다.
“말을 잘 들으면 언젠가는 세공을 해 주마.”
“정말이죠!?”
“그럼.”
양슬하는 좋아서 방방 뛰었다.
싸가지는 밥 말아 먹었지만 역시나 여자는 여자인가 보다.
이제는 기다려야 한다.
운이 좋다면 한 30개 정도는 오리하르콘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