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14
SSS급 재벌 헌터 314화
막사 안에서 비비안과 함께 체온을 나누었다.
우리들은 부부였고 죽음을 함께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내일 죽을지도 몰랐기에 조금 더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죠.”
“맞아요. 하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비비안이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우리들은 내일 도전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차원의 탑을 버리고 마법서를 포기한다면 기꺼이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도전을 이어 나가고자 하였고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신의 반열에 올랐다고는 해도 그것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살아서 만나요.”
“그럽시다.”
우리는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
다음 날 아침.
우리들은 비장한 각오로 잠에서 깨어났다.
밖에서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어제 그렇게 먹고 잠이 들었지만, 최후의 만찬이라는 명목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눈을 뜨자 비비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어났어요?”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나요?”
“한 시간 정도 되었나?”
“깨우지 그랬어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가만히 당신을 보고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에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죠.”
“비비안 님…….”
울컥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신혼이었고 한참 동안이나 좋은 시절을 보내야 한다. 그녀의 입장에서 신혼이라면 최소한 10만 년은 되지 않을까. 영원의 삶을 살아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할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 길어야 몇 년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카이너스와 직접 마주하게 되면 어찌 될지는 전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놈은 괴물이었기에 비비안조차 이길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 없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려 하였는데, 양슬하가 쳐들어왔다.
“스승님! 일어나셨어요!?”
그녀는 텐트를 걷어 버렸다.
“오냐. 일어났다.”
“밥 먹고 가도록 해요.”
“어제 그렇게 먹었는데 또 먹을 것이 들어가냐?”
“당연하죠. 어제 먹은 건 최후의 만찬이 아니었어요. 최후의 술자리였다면 모르겠지만.”
양슬하는 전혀 두렵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니, 원래부터 양슬하는 그런 아이였다. 두렵다고 해도 그걸 표정으로 드러내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저렇게 행동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밖으로 나가자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일어나셨군요, 선배.”
“일어나셨습니까.”
사람들이 인사를 한다.
바헬은 이미 닭다리를 하나 뜯고 있었다.
“닭은 어디서 가져왔냐?”
“진공포장의 힘이죠.”
양슬하도 닭다리를 뜯는다.
한 명당 한 마리씩 닭이 배정되었다.
하기야, 이 정도는 되어야 마신과의 혈투에서 힘을 쓰지 않을까 싶었다.
탑은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구조였다.
그렇기에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100층으로 가는 입구가 있었고 그곳을 통과하면 곧바로 마신과 대면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들은 식사를 마친 후에 탑을 오르기로 하였다.
100층 입구에 올라왔다.
이곳에서 우리들은 숨을 몰아쉬었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바헬과 비비안도 긴장하였다. 이곳을 통과하고 나면 정말로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소멸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노예로 부려질지도 몰랐다.
비비안이 내 손을 잡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당신과 함께하겠어요.”
“저도 함께하도록 하죠.”
바헬이 그 위에 손을 포갰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들은 손을 포개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내가 무언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지금까지 고생 많았습니다.”
“에이, 선배. 마지막인데 좀 고상하고 고급진 문장 없습니까?”
“우리들의 찬란한 삶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살아서 만나도록 합시다.”
손을 내려놓았다.
각오를 다졌으니 슬슬 마지막 퀘스트를 수행해야 할 때였다.
쿨렁!
100층은 지금까지 올라왔던 층과는 조금 달랐다.
마치 지구에서 차원의 탑으로 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이동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상에 발을 디뎠다.
거대한 성채 안이었다.
한눈에도 웅장해 보이는 홀이었고 옥좌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잘생긴 미청년이다.
전혀 마신으로 보이지 않는다. 검은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으며 키는 대략 180센티 정도 되어 보였다.
보통 체격에 전혀 위화감이 없는 얼굴.
하지만 우리들은 직감했다.
‘저놈이 마신이다.’
옥좌에서 청년이 몸을 일으켰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정중하게 허리를 굽힌다.
지금까지 차원의 탑을 어지럽혔던 괴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모습이다.
이상하게 안심이 되었지만, 경각심을 늦추지 않았다. 저놈이 우리들을 모조리 죽일 수 있는 마신이었다.
내가 물었다.
“네가 마신인가?”
“그렇습니다만.”
“악마들의 수괴치고는 참으로 소탈한 모습이로군. 누가 네 모습을 보고 마신이라고 할까.”
“저는 원래 이런 모습입니다. 많은 신들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나와 바헬, 비비안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고 보니 신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적인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초월한 외형은 본적이 없었다.
키가 커진다거나 축소된다거나 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평상시에는 그저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살았다.
놈은 검을 한 자루 소환했다.
스스슷!
엄청난 마기를 풍기는 검이었다.
마신이기에 마기를 관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놈이 검을 잡자 엄청난 위화감이 느껴졌다. 지금 바로 우리 모두가 소멸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카이너스에게 잡혀 우울했었는데 좋은 유흥거리가 될 것 같군요.”
“카이너스에게 잡혔다니……. 노예가 된 것인가?”
“맞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노예가 아닌 소멸이 될 겁니다.”
“할 수 있다면.”
“그럼 슬슬 놀아 보도록 할까요?”
쿠구구구구구!
대지가 들썩거렸다.
이곳에는 강력한 결계가 쳐져 있는 모양이었다. 이만한 힘이 사방으로 퍼져 나감에도 불구하고 성채가 무너지지 않은 것을 보니 말이다.
사방에서 빛이 퍼져 나간다.
우리들은 가능한 한 한 방에 결정을 내려 하였다.
탐색전을 벌인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었다.
“그럼 가겠습니다.”
“그러든지.”
쐐애애액!
쿠아아아앙!
“크윽!”
놈은 그대로 달려들어 나에게 검을 휘둘렀다.
쩌저저적!
사방의 모든 것들이 깨져 나갔다.
파아앙!
우리들이 입고 있던 갑옷을 시작으로 하여 무기들이 터져 나갔다.
급하게 소환을 하였지만, 그 틈을 타서 놈은 나에게 연속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서걱서걱!
피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다.
놈의 검에는 차원의 힘이 잠재되어 있었다. 베이는 순간 회복이 매우 더디거나 회복할 수 없을 것이 확실하였다.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파괴의 창조였다.
검이 몇 개로 분화되었다.
나 역시 검을 늘려 나갔는데, 순식간에 성채 안이 검으로 가득 차 버렸다. 바헬의 검은 동료들을 보호하기 바빴다.
비비안은 내 몸에 버프를 걸어 주었고 마법사들은 놈에게 마법을 날렸다. 하지만 유효타는 터지지 않았다.
쿠아아아앙!
쿠구구구구!
쉴 새 없이 성채가 흔들렸다.
아공간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하였고 뇌전과 지독한 마기, 수많은 원소들이 소용돌이처럼 잠식하였다.
쿠아아앙!
“크윽!”
내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힘들 것이라고는 예상을 했었다. 꿈속에서 깨달음을 던져 주어 나를 신의 반열에 올린 카이너스였다. 마신이 강한 것은 당연했다.
만약 내가 신의 경지에 오르지 않았다면 놈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쾅쾅쾅!
폭음이 터져 나갔다.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을 하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채가 무너지지 않았으니 과연 카이너스의 창조라고 할 만했다.
놈은 나를 몸통으로 들이받았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피할 길이 없었다.
콰앙!
“커어억!”
꽤애애액! 퍼어억!
나는 성채에 틀어박혔다.
어마어마한 충격이 전해졌다.
내가 튕겨져 나가자 바헬이 간신히 마신을 막아 낸다. 하지만 바헬 역시 상처를 입고 말았다.
“쿨럭!”
푸하하학!
바헬은 피를 뿜으며 나가 떨어졌다.
요한 6세가 나섰다.
방패를 앞세웠는데 단숨에 방패가 쪼개져 버렸다.
쩌저저적!
“커억!”
놈은 차례대로 아군을 가지고 놀았다. 죽이지는 않았지만, 힘을 빼 놓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전멸을 당할 것이다.
‘파괴의 창조……. 어떻게 해야 놈을 죽일 수 있을 것인가.’
도저히 틈이 없어 보였다.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강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쾅쾅쾅!
“꺄아아악!”
“끄아아아악!”
양슬하와 강철수도 튕겨져 나간다.
이제는 성기사들까지 나가떨어지고 있었는데, 마신은 좀 시시하다는 표정이었다.
“이게 끝입니까?”
“으으으.”
바닥에는 순식간에 모든 드림 팀 대원들이 뒹굴고 있었다. 도저히 놈을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말 기가 막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비비안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본 순간 필사적으로 답을 찾고자 하였다. 신의 반열에 올랐으나 마신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놈의 몸에 폭약을 심는다.’
한 가지 발상이 떠올랐다.
창조는 파괴를 앞서야 한다. 그것이 순리였다. 놈의 몸은 강철과 같았고 무엇으로도 뚫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내부는 어떨까.
마신은 파괴를 일삼았지만, 창조는 할 수 없었다. 절대적인 파괴적 강함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 때문에 우리들은 마신을 죽일 수 없었던 것이다.
답은 하나다.
스스슷!
나는 영혼 에너지를 끌어모았다.
창조를 위한 행위였다.
마신이 코웃음을 쳤다.
“흥! 그딴 것으로는 나를 어쩌지 못한다!”
“과연 그럴까.”
창조를 놈의 내부에서 행한다.
작은 덩어리를 창조하였고 그것은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머금고 있었다. 내 힘이 집중된 정수인 것이다.
쐐애애액!
마신이 빠르게 거리를 좁혀 왔다.
나는 만들어진 핵을 놈의 몸속에 심고는 그대로 터뜨렸다.
“터져라!”
제178장 엔딩을 보다
쿠아아앙!
“커어어억!”
마신의 몸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실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는데, 마신의 몸에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설마하니 몸속에 직접 폭발을 주입하여 터뜨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역시나 예상이 맞았다.
마신의 피부는 단단하기 그지없어 어떤 것으로도 상처를 줄 수 없었지만, 내부는 아니었다.
마치 마기가 하늘로 치솟는 것 같은 광경이 연출되었다.
휘이이잉!
“내가 고작 인간 출신 따위에게…….”
어둠의 기둥이 솟구쳤고 마신은 그대로 소멸하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털썩!
“허억! 허억!”
거친 숨소리가 절로 새어 나왔다.
도저히 지금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방법이 통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였기에 상당한 충격이 몸으로 전해졌다.
“이겼다!”
“마신을 잡았어!”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들 역시도 내가 마신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하기야, 나조차도 전혀 승리를 확실할 수 없었는데 그건 마신이라고 해도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