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17
SSS급 재벌 헌터 317화
“철수야.”
“네, 선배!”
“슬하 데리고 가 있어라. 아무래도 저러다가는 사고를 칠 것 같다.”
“알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도 그리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슬하 성격에 가만히 있을 리는 없죠.”
강철수가 양슬하를 끌고 사라졌다.
그녀는 발버둥을 쳤으며 이곳에서 보도를 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헬 파이어를 날려 버릴 기세였다.
그랬다가는 대참사가 일어날 것이다.
충격은 급속도로 확장되었다.
드림 팀원 모두가 카이너스의 잔혹함에 치를 떨었다.
“차원의 탑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비교적 차원의 탑에 머무른 시간이 짧은 바헬 역시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 역시 자신의 피조물을 이렇게 날려 버린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제정신이라면 이렇게 할 수가 없었다.
바헬이 다가왔다.
“카이너스는 원래부터 이렇게 미친놈이었습니까?”
“네.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미친 자식이지요.”
“그렇다고 이렇게 창조한 세상을 무너뜨리다니. 신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식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거든요. 아니…… 그보다는 더 심오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지금까지 내가 창조한 것은 첫 번째 천사인 아리아밖에는 없었지만, 내 손으로 그녀를 죽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아무리 정신이 황폐해졌어도 저게 제정신인 걸까.
이소희 기자가 달려왔다.
평소 같았으면 이소희 기자를 환영하였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환영할 수가 없었다.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뻔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소희 기자라면 그러고도 남았다.
그녀가 질문을 던졌다.
“세상을 위협하였던 차원의 탑이 무너졌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차원의 탑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탑의 형태로 구현하였기 때문이지요. 나름대로 그 안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무너져 버리다니 안타깝습니다.”
“안타깝다고요?”
“저 안의 위협은 사라졌습니다. 몬스터가 일소되었지요. 그렇기에 인류에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습니다.”
“카이너스는 그렇기에 탑을 지워 버린 걸까요?”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웅성웅성!
이제야 기자들은 축하의 말들을 멈추었다.
차원의 탑 안에서 자신들과 같은 인간들이 숨 쉬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하는 것이다.
원래 이렇게까지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었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차원의 탑이 무너져 속이 시원하다는 보도를 할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교류하였던 사람들에게 조금의 미안함이라도 있다면 이는 당연한 행동이었다.
“저희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청와대로 가실 겁니까?”
“아닙니다. 오늘 저녁에는 모두가 모여서 차원의 탑에서 죽은 사람들을 애도할 겁니다. 그리고 다른 차원에서 연합군을 끌어모을 방도를 찾아야겠지요.”
“차원이동은 가능한 건가요?”
“이제는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아아!”
기자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지금까지 차원이동은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구로 찾아오는 신들은 있었지만, 한 번도 지구에서 다른 차원으로 탐사를 나간 적은 없었다. 그리하기에는 힘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방법을 찾았다.
“차원의 탑에서 만난 사람들을 애도하기 위해서라도 카이너스를 죽이겠습니다.”
“무운을 빕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나는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사실, 지금 기분으로 인터뷰를 계속 진행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랬다가는 감정이 복받쳐 오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드림 팀은 어비스에 모였다.
테이블 위에는 음식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그보다 사람들은 술을 찾았다.
취할 수 없는 몸이었기에 바헬이 영혼주를 가져와 섞었다.
영혼주를 직접 들이켜면 이틀은 취해서 뻗어 있어야 했기에 그저 와인에 영혼주를 약간 섞는 것으로 대체하였던 것이다.
쪼르르륵!
우리는 잔에 술을 채웠다.
“결과가 이렇게 되어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나는 먼저 애도의 말을 꺼냈다.
사람들은 차원의 탑에서 죽어 간 사람들을 애도했다.
양슬하가 말을 이었다.
“저 안에서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지 상상이 되네요. 우리들이 나가자마자 차원의 탑이 무너졌으니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
우리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분명히 탑은 구원을 맞이했었다. 마신을 죽임으로써 모든 마물들이 일소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나가는 동시에 탑이 무너져 내렸으니 분명 자신들의 세계가 우리 때문에 멸망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차원의 탑은 우리들을 위해 존재한 것이었다.
“애도를 표합니다. 무엇보다 라일라 언니…….”
사람들의 얼굴이 침울해졌다.
라일라와 친분을 쌓은 사람이 많았다. 미첼 경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역시 차원의 탑 안에서 죽어갔을 것이다. 아직 그들과 헤어진 지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들을 위해 건배할게요.”
우리들은 술을 들이켰다.
단숨에 취기가 감돌았다.
영혼주가 섞여서 그런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전에 느꼈던 그런 취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다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강철수가 잔을 들었다.
“이것으로 하나 확실해졌습니다.”
“무엇이?”
“카이너스는 절대적인 해악이며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요.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놈을 죽이겠습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중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카이너스를 죽여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그저 생존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차원의 탑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복수를 위해서 놈을 죽여야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라일라가 입을 열었다.
“신이라면 분명히 자신의 피조물을 쓸어버릴 권리도 있죠. 하지만 그건 잘못 창조된 경우에 한해요.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쓸어버린다는 것은 말도 안 돼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죠.”
“후우.”
작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인간은 신과 달랐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는 인간들이 느끼는 감정보다는 나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데에는 동의했다.
“그런 미친 존재가 세상을 활보하게 된다면 전 차원이 멸망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반드시 카이너스는 섬멸이 되어야 해요.”
“맞는 말입니다.”
“그들을 위해 건배할게요.”
우리들은 각자 한 마디씩을 건넸다.
그렇게 해야만 죽어간 사람들의 넋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지금과 같은 경우에는 차원의 탑 거주민 모두가 소멸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영혼을 찾으려 해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우리들의 애도는 한참 동안이나 이어져 나갔다.
드림 팀 모두가 애도의 말을 할 때까지 이어졌으며 그 이후로도 술자리는 계속 이어졌다.
새벽 무렵이 되었다.
모두가 얼큰하게 취했다.
더 이상 술을 마신다면 다음 날 일어날 수 없을 것이 뻔했기에 바헬은 이쯤에서 자리를 파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이만 마시죠. 지금은 애도를 하느라 잠시 취하지만 내일부터는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헬의 말이 맞았다.
지금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내일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차원의 탑은 이제 잊는 것으로 하죠.”
“알겠습니다.”
과연 쉽게 차원의 탑 사태가 잊힐지는 알 수 없었다. 원래 심각한 충격은 쉽게 잊히지 않는 법이었다.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카이너스의 군대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하니까요.”
“좋아요.”
우리들 모두가 바헬의 말에 동의하였다.
애도는 이만하면 되었다. 과거에 얽매여 있는 것보다는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 좋았다.
나는 내일 해야 할 일에 대해 말했다.
“저는 해가 뜨는 대로 카렌 대륙으로 향하겠습니다.”
“저도 가겠어요.”
“저도 데려가 주십시오, 선배!”
사람들은 서로 쫓아가겠다고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카렌 대륙에는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른다.
드림 팀을 끌고 갔다가 카이너스에게 몰살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저 혼자 갑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맞습니다. 최소한 몇 명이라도 데려가야 합니다. 재수 없게 카이너스의 본체와 마주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그렇기에 혼자 가야 합니다. 저 혼자라면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직접 차원을 넘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누군가가 함께 가게 된다면 곤란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으음.”
사람들은 침음을 삼켰다.
내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쉽게 혼자 보내려 하지 않았다. 특히나 비비안과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서든 나와 함께 가려 했다.
“동의할 수 없어요.”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목숨을 바치겠어요.”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하죠. 비비안 님이 위험에 처하게 되면 저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함께 죽는 거죠.”
“그런…….”
비비안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이번 경우에는 내가 말을 좀 심하게 한 경향이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가 포기를 해야만 한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아……. 만약 일이 잘못되면 그곳에서 데려올 군단을 포기해 준다고 약속해 주세요. 어떤 일이 있어도 당신의 목숨이 우선이라고요.”
“약속하죠.”
“신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세요.”
“그러겠습니다.”
스아아아아!
내 말은 곧 힘을 가졌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존재 자체가 소멸해 버리고 말 것이다. 신의 약속은 그런 것이었다.
이제야 비비안은 안심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내 몸 하나 빼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그저 몸을 빼내는 것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이제 잠자리에 들기로 하죠.”
“이만 자리를 파하도록 해요.”
우리들은 여기서 자리를 파하기로 하였다.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한자리에 모였다.
이곳에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자리하였다.
어제 술을 마신 이후로 누구도 지상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그보다는 내가 가는 길을 배웅하려 했다.
“잠을 자도 될 것인데, 고집들 하고는.”
“선배가 고생하시는데 마중을 나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맞아요, 스승님!”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물론 여기서 내가 빠져 버리면 단합이 되지 않는다. 드림 팀 자체가 기능을 잃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무사했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었다. 지구인 모두가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럼 차원의 문을 열겠습니다.”
스스스슷!
나는 마나를 끌어모았다.
차원의 문을 여는 데에는 대량의 마나가 필요했다. 엄청난 양의 마나가 모여든 끝에 내 입에서 주문이 발현되었다.
“차원의 문을 여노라!”
스아아아!
강렬한 빛과 함께 눈앞에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
구멍 너머로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그곳이 바로 카렌 대륙이었다. 카렌 대륙에서는 강렬한 마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만 가겠습니다.”
“조심하세요!”
나는 몇 년 만에 카렌 대륙으로 이동하였다.
***
“후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곳은 카렌 대륙이다.
지구에서 갑자기 소환되어 천 년 동안이나 이곳에서 수련을 쌓았으며 동시에 카이너스에게 학대를 당했다.
이렇게 카렌 대륙으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