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20
SSS급 재벌 헌터 320화
팟팟!
엘프들은 빠르게 포털을 빠져나간다.
그들 역시 내가 포털을 유지하는 데 어마어마한 마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카이샤가 넘어갔다.
“모두 이동을 마쳤어요!”
탓!
나 역시 포털을 넘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털이 닫혔다.
“후우.”
엄청난 마나의 소실에 나는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차원이동을 마구잡이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촤륵! 촤르르륵!
그리고 쏟아지는 플래시.
기자들은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내게 이목을 집중하고 있을 것이다.
이소희는 청와대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중이었다.
언제 포털이 열릴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오늘 중에 열릴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카렌 대륙의 시간은 지구와 다르게 흘러간다.
그곳에서의 100시간이 이곳에서는 한 시간이다. 약 100배의 시간 차이가 있었다. 그러니 이곳에서 죽치고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포털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엘프들이 나올 것이 확실했다.
휘이이잉!
콰르르르릉!
청와대 앞에 거대한 힘이 모이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급하게 그곳에서 물러난다.
“포털이 열립니다!”
꽈지지지직!
마나가 모여들어 하나의 홀을 형성하였다. 마침내 포털이 열렸으며 그곳에서 엘프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말 엘프들입니다!”
“와아!”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분명히 이현빈은 카렌 대륙으로 넘어가서 엘프들을 데려온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정말로 엘프들을 모두 구출해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수도 없이 많은 엘프들이 쏟아져 나왔고 마지막으로 이현빈이 포털 밖으로 나왔다.
웅성웅성!
영화나 소설에서나 보던 엘프들이 튀어나왔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었다.
“5만 명이라더니 진짜였네…….”
이소희는 그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5만의 엘프가 있다는 것은 곧바로 그들을 병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즉, 5만 명의 헌터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이한진이 그들에게 다가갔다.
기자들은 그 장면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저는 대한제국의 수상 이한진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여왕님이십니까?”
“그랬었죠. 하지만 이제는 황제 폐하의 신하일 뿐이에요.”
“……!”
장내가 술렁거렸다.
그러니까 엘프들이 황제에게 이미 충성을 맹세했다는 뜻이었다.
‘이것도 특종이네.’
사방에서 여러 가지 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미 5만 명의 엘프들을 이곳으로 데려올 때에 나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엘프들은 대략 S급 헌터들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그 만 한 헌터 자원이 튀어나왔으니 사람들이 엄청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굳이 이들이 헌터가 아니더라도 엘프라는 사실 자체에 흥미를 느끼겠지.’
앞으로 지구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엘프를 비롯한 여러 이종족들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많은 신들이 모일 것이 확실했다.
“폐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이소희 기자였다.
역시나 그녀는 끼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들은 제 백성들입니다. 대한제국의 국민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와아아아아!”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물론이고 엘프들까지 환호성을 내질렀다.
나는 이들이 헌터 전력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더불어 우리들은 S급 이상의 헌터 5만 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방위가 튼튼해질 것이 확실합니다.”
“S급 헌터 5만 명이라니!”
“이들이 지낼 곳은 옛 금역인 고양시 남부입니다. 그곳에 엘프들의 터전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카이샤가 놀라서 말했다.
“저희들의 터전이라니요?”
“오래전부터 엘프 구출 작전을 세워 두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어서 실행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지.”
“그럼 오랜 시간 구출을 위하여…….”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곳에서 있는 동안 엘프들은 죽을힘을 다하여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니 이 정도는 충분히 해 줄 수 있었다.
“게이트를 타고 이동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와아아아!”
엘프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막상 지구에 도착하였지만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었는데 이미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고 하니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들은 게이트를 타고 고양시 남부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쿨렁! 쿨렁!
5만의 엘프들이 이동해 왔다.
고양시 남부는 내가 지구에서 처음 구입한 땅이었다. 당시 이곳은 완전히 불모지였는데, 지금은 청소를 한 뒤 엘프들이 살 수 있는 도시로 가꾸어 놓았다.
나무를 조성하였고 길을 뚫어 두었다.
이곳에 자재들도 쌓아 두었다. 엘프들 개인 취향이 있을 것이니 각자 알아서 건축을 하라는 뜻이었다.
정령사이기도 하였으며 동시에 마법까지 사용하는 엘프였으니 혼자라고 해도 며칠이면 뚝딱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시원시원하게 구획된 도시는 마치 엘프 왕국의 수도를 연상케 하였다.
“폐하……!”
카이샤는 주변을 둘러보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건 모든 엘프들이 마찬가지였다.
나는 엘프들에게 선언했다.
“여기가 너희들의 집이다!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 일단 오늘은 편하게 쉬고 내일부터 살아갈 집을 건축하도록 하라!”
“감사합니다!”
“다만 너희들은 인간 세계의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물론 지금 지구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서 천사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엘프라는 종족에 대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이제 너희들의 동료들이니까.”
“네!”
“수백 년 동안 사선을 넘나들었어요. 그러니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카이샤는 희미하게 웃었다.
매일 죽어 나가는 시체들이 넘쳐났고 멸망의 위협을 당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그들에게 사람들의 관심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돌아섰다.
“이제 가시나요?”
“쉬고 있어라.”
쿨렁!
다시 청와대로 넘어왔다.
엘프들은 좀 쉬어야 한다. 내가 넘어가기 직전만 해도 그 자리에 쓰러져 잠드는 엘프들이 부지기수였다.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을 쉬어도 부족할 판이었다.
비비안이 나에게 다가왔다.
“엘프들이 많이 피로해 보여요.”
“그럴 수밖에 없죠. 수백 년 동안이나 사선을 넘나들었으니까요.”
“한 가지 일은 처리를 했네요. 내일부터는 무슨 일을 하실 건가요?”
“내일부터요? 당연히 차원을 방문해야겠죠.”
“차원의 방문이라!”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다.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여 차원동맹을 추진한다.
오랫동안 계획하였던 일을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이다.
제181장 차원 방문
그날 밤.
지구가 내려다보이는 어비스에서 비비안과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바헬에게서 받아 온 영혼주에 와인을 조금 섞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취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비비안이 건배를 제의했다.
“죽어 간 많은 이들을 위해 건배해요.”
“그러죠.”
챙!
허공에서 잔이 부딪친다.
이렇게 엘프들까지 데리고 오니 새삼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교차한다.
내가 알던 많은 엘프들이 죽었다. 모든 것은 카이너스 때문이었다. 그리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카렌 대륙에서 있었던 일을 그녀에게 들려주었다.
“카이너스에게 잡혔었습니다.”
“뭐라고요!?”
그녀의 몸이 살짝 굳었다.
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대한 튀지 않게 행동을 하려 노력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카이너스에게 발각이 되었고 그에게 잡혀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비비안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는데, 종국에는 눈물까지 흘릴 뻔했다. 카이너스에게 잡혔다는 말은 죽을 위기에 처했었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는 카렌 대륙에 가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래야죠. 신혼 초에 과부가 될 뻔했네요.”
비비안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는 카이너스에게 아직 쓸모가 있었다. 장난감으로 말이다. 그가 다른 마음을 먹었다면 나는 이미 죽거나 노예가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비비안을 두고 죽고 싶지 않았다.
“평생 함께 살아가야죠. 그렇게 죽을 수는 없었습니다.”
“네. 기왕이면 영원히 살아야 해요.”
아직까지 앞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희망이 조금은 보인다. 차원이동이 가능하였기에 다른 세계의 신들을 모은다면 충분히 놈에게 대항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카이너스는 그걸 원하고 있었다.
“좀 더 몸을 사리도록 해요.”
“그리하겠습니다.”
“가능하면 저와 함께 다니도록 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렌 대륙에는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며 차원이동을 할 때에는 항상 비비안과 함께 다닐 것이다. 그래야만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비비안이 다가와 내 무릎 위에 앉았다.
“이제 당신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다른 것들은 당신의 뜻대로 처리를 해도 돼요. 하지만 목숨에 관련된 부분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 두세요.”
“물론입니다.”
우리들은 입을 맞추었다.
그녀와의 사랑은 더욱 깊어져 간다.
결혼을 후회하지 않았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비비안이 나에게 헌신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니 함부로 죽을 수는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나와 비비안은 조금 늦은 시간에 고양시를 찾았다.
고양시 남부는 활기차게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엘프들이 정령들을 불러 건설을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그들은 부지런하였다.
“오셨어요?”
카이샤가 우리들을 반겼다.
어제 카이샤와 비비안은 인사를 나누지 못하였다.
하지만 카이샤는 한눈에 비비안을 알아봤다.
“혹시 이분이……?”
“비비안이라고 해요.”
“카렌 대륙의 창조주를 뵙습니다.”
“과한 예는 거두어 주세요. 제가 카이너스를 막지 못했기에 이런 사단이 발생한 거예요. 그러니 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어요.”
“그럴 수는 없어요. 여전히 창조주이신걸요.”
비비안은 쓰게 웃었다.
그녀는 카렌 대륙을 창조하였고 그로 인해 카이너스라는 괴물이 탄생하였다. 그렇기에 비비안은 자신을 항상 죄인이라고 여기며 예우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결혼하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랬죠.”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에 남편분과 결혼을 해도 될까요?”
“그러세요.”
“……!”
비비안은 정말 쿨하게 말했다.
내 의사는 중요하지 않는 건가?
“엘프족의 여왕과 결혼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죠. 제가 조강지처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해도 좋아요.”
“감사합니다!”
“저기요?”
“네?”
나는 비비안을 바라봤다.
비비안은 뭔가 오해를 하고 있었다. 나는 별로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그녀들끼리 결정을 내려 버린 것이다.
“제가 반대합니다만?”
“어째서요?”
“저에게는 비비안 님뿐이니까요.”
“괜찮아요. 길어 봤자 천 년도 되지 않은 시간인데 결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으음.”
역시 인간적인 관습이 통하지 않는 그녀였다.
어차피 자신과는 영원히 살아갈 것이기에 카이샤는 스쳐가는 인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예 인간적인 생각을 탈피했다고 볼 수 있었다.
동맹을 위해서라면 결혼을 해도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