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23
SSS급 재벌 헌터 323화
양슬하는 강철수와 함께 도시를 거닐고 있었다.
“다 망했네.”
“그런 것 같다.”
“지하벙커 같은 건 없을까?”
“있을 수도 있지.”
양슬하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녀 역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고위 마법사가 된 지 오래였다. 처음 이현빈을 만났을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이나 발전했다.
양슬하는 땅을 스캔한다.
지이이잉!
“벙커들이 꽤 있네.”
“인간의 움직임은?”
“아직.”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 세상이 멸망한 지 최소 몇 년은 지난 것 같았기에 살아 있는 생명체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생명이 얼마나 질긴지 잘 알고 있었다. 어떤 상황이라도 생명은 끈질기게 자라난다.
지구의 인류도 마찬가지다. 핵전쟁이 났다고 해도 지하벙커에서 비축된 식량을 먹으며 수년 동안 생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찾았다!”
“찾았다고!?”
“아주 깊숙하게도 들어가 있네. 그야말로 처박혀 있어.”
양슬하와 강철수는 어느 빌딩 안으로 들어왔다.
빌딩 지하로 들어가는 엘리베이터를 따라서 내려가고 있었는데 그 깊이가 지하 30층에 이르렀다.
한참을 내려간 끝에 지하 벙커 입구에 이르렀다.
거대한 강철로 막혀 폐쇄되어 있었다.
일단 양슬하는 문을 두드려 보았다.
탕탕탕!
지이이잉
감시카메라가 돌아가며 그들을 비추었다.
분명히 이 안에 사람이 있었다. 아니, 사람이 아닌 이곳에 살아가던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문 열어!”
쾅쾅쾅!
이번에는 좀 강하게 가격하였다.
열리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양슬하가 눈짓을 하자 강철수는 검으로 가볍게 벙커 입구를 잘라 버렸다.
서걱!
쾅!
그러고는 발로 걷어차자 벙커가 개방되었다.
바깥과는 다르게 안쪽의 공기는 매우 신선하였다. 아마도 자동정화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가 날아왔다.
핑핑핑!
레이저 무기다.
지구에서는 레이저 무기를 이제야 개발했다. 개발은 했지만, 워낙에 단가가 비싸서 대량생산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완성된 레이저 무기를 사용했다.
마법은 낙후가 되어 있는 모양이었지만 과학은 극한으로 발달했다. 마치 미래의 지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몇몇 남자들이 레이저 무기를 쏘았지만 그들은 가볍게 튕겨 냈다.
그딴 무기들이 양슬하와 강철수에게 통할 리가 만무하였다.
“제압을 할까?”
“그러자.”
팟팟팟!
그들은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여 무기를 사용하는 자들을 제압하였다.
보호 장구들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젊은 남녀들이었다.
그들은 알 수 없는 말들을 지껄였다.
양슬하는 통역마법을 시전했다.
“너희들은 악마의 졸개들이냐!?”
“아닌데?”
“그럼 도대체 누구냐!? 우리들을 내버려 둬!”
“우리는 지구인이다. 다른 차원에서 왔지.”
***
비비안과 나는 종교 시설로 이동하고 있었다.
지구에서 보던 십자가 표시는 아니었지만, 거대한 심볼을 보니 충분히 종교 시설이라는 것을 짐작케 하였다.
느긋하게 걸어가고 있었는데, 양슬하로부터 연락이 왔다.
-스승님! 생존자를 찾았어요!
“생존자가 있었다고?”
-네! 제가 있는 곳으로 오시면 돼요. 이자들이 좀 반항적이라서 감금을 하고 있어요.
“감금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총질을 하기에 힘 좀 썼죠.
그녀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하기야 양슬하의 성격에 누군가가 총질을 하였다면 가만히 두었을 리가 없었다. 일단 그녀에게는 알겠다고 말했다.
“창조신을 만나 볼 테니까 대기하고 있어.”
-알겠어요.
통신이 끊어졌다.
비비안이 말했다.
“생존자가 있다니, 의외네요.”
“아직 이곳 사람들이 떠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창조신을 만나고 바로 가 보도록 하죠.”
“알겠어요.”
나는 이전 행성에서 만난 창조신처럼 자신의 안위를 위하는 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때문이라도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 기대를 하는 만큼 실망도 큰 법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종교 시설에 도착했다.
대충 성당과 비슷한 느낌의 종교 시설이었다.
높은 층고와 거대한 재단, 그리고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들이 있었다.
여기가 확실하다.
비비안은 신성력을 발현하였다.
화아아악!
사방으로 엄청난 신성력이 퍼져 나갔다.
비비안은 영적인 세계와 연결을 하였으며 이 정도 신성력이라면 이곳의 창조신이 내려올 것이 확실했다.
“…….”
하지만 창조신은 나타나지 않았다.
비비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네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지금쯤이라면 창조신이 나타나야 정상이 아닌지?”
“죽은 것 같네요.”
“허어.”
나는 탄성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창조신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건 그녀의 말대로 그 존재가 소멸하였다는 뜻이었다.
“창조신의 소멸이라니.”
“카이너스가 개입한 것 같아요.”
비비안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창조신들은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분명 사생결단이 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차원에만 관심이 있을 뿐 타 차원까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카이너스는 달랐다.
놈은 닥치는 대로 차원을 넘나들면서 모든 것을 파괴하였다.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이유 따위가 필요하기는 할까. 그저 카이너스에 의하여 발견이 되었으니 파괴가 된 것이었다.
“그것 참.”
한숨이 새어 나왔다.
창조신이 죽었다면 이곳에 있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이곳에 생존자가 있다는 것이다.
생존자를 만나 본다면 이 행성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어디로 도주를 하였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슬하에게 가 보도록 하죠.”
“그렇게 해요.”
우리들은 양슬하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거대한 빌딩 지하에 도착하였다.
무려 지하 30층 바닥에 있는 벙커였다.
벙커의 입구는 박살이 나 있었고 여기저기 레이저로 그을려 있었다. 대충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나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한 차례 마물들에게 당했었는데 벙커 입구가 박살이 났으니 말이다.
물론 양슬하의 입장도 이해했다.
“스승님!”
양슬하가 달려왔다.
그녀는 칭찬을 해 달라는 듯이 머리를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기대에 부응해 주기로 했다.
“잘했다.”
“헤헤헤! 적들은 묶어 두었어요!”
“적들이라니?”
“총질을 해 대니까 적이 맞죠.”
“그들은 어디에 있냐?”
“이쪽에 있어요.”
지하벙커는 꽤나 넓었다.
각각 방이 존재하였으며 식당이 있었고 운동 시설도 있었다. 마치 전쟁을 대비하여 만들어진 공간 같았다.
전기도 들어왔다.
물론 절약을 하느라 곳곳이 점등되어 있었지만 이 정도라면 인간이 살아가기에는 꽤나 적합해 보인다.
공기도 좋았다.
마법의 막이 없어도 정화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었다.
양슬하가 말했던 ‘적’들은 벙커 중앙의 공간에 묶여 있었는데, 아예 말을 하지 못하도록 입을 봉해 두었다.
“다 풀어 주도록 해.”
“그럼 분명 도주를 할 텐데요.”
“마법으로 결박을 할 테니까.”
“알겠어요.”
양슬하는 그들을 모두 풀어 주었다.
물론 그들은 도망을 치려 하였지만 마법으로 모조리 결박을 해 버렸다. 그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대표자가 있습니까?”
“접니다.”
한 남자가 손을 들었다.
대략 6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었다.
그는 상당히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한 몇 년 정도는 버틸 수 있었을 텐데 우리들에게 발견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차원에서 왔습니다.”
“뭐라고요!?”
“다른 차원의 신들입니다.”
“…….”
당연히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비비안과 나는 천사를 한 마리씩 소환했다. 나는 당연히 아리아를 소환했고 그녀는 하급 천사 한 마리를 소환했다.
날개가 달린 천사를 이들이 알아볼 수 있을까.
“정말 신들이었다니!”
천사를 소환하는 모습을 보자 그들은 겸손해졌다.
결박을 풀자 그들은 모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신들을 배알하나이다!”
“당신들의 신은 소멸되었습니다. 절대 악에 의하여 소멸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들은 당신들이 살던 행성을 멸망시킨 존재를 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를 죽이기 위하여 차원동맹을 구성하고 있죠.”
“차원동맹이라니요?”
“카이너스, 그러니까 절대 악에 의하여 핍박받는 전 차원의 존재들을 모아 연합을 결성하려 합니다. 그리하여 최후의 결전에 대비하려는 것이지요.”
“으음.”
그들은 침음을 흘렸다.
믿지 못할 만도 할 것이다.
갑자기 나타나서 다른 차원의 신들이라 말한 것만 해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을 텐데, 여기서 차원동맹을 운운했으니 믿기 어려울 것이다.
“당신들을 지구로 데려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죽은 별이 아니라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곳이지요. 식량도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함께 가시겠습니까?”
이들이 거절을 한다면 그냥 두고 갈 생각이었다.
이곳의 대표자는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그런 곳이 남아 있다면 마땅히 함께 가겠습니다.”
“그 전에, 이 행성의 사람들이 어딘가로 이주하였습니까?”
“다른 행성으로 떠났습니다.”
“함대를 구성해서 말이죠?”
“그렇습니다.”
“어디로 갔습니까?”
“그건…….”
“어차피 그들은 새로운 터전으로 갈 수 없습니다. 절대 악이 존재하는 이상은 끝까지 추격을 당해 죽을 것이 뻔하거든요.”
“이쪽으로.”
남자는 우리들을 어딘가로 안내하였다.
우주의 지도가 표시된 곳이었다.
홀로그램으로 우주의 한 지점을 표시했다.
“이쪽으로 항해를 하고 있습니다. 3년이 지났으니 지금쯤이라면 여기에 있겠군요.”
“광속의 속도로 가고 있나요?”
“계속 광속으로 항해할 수는 없고, 광속으로 가다가 서기를 반복하고 있죠. 1년 후에 도착하겠네요.”
“그럼 그곳으로 가도록 하죠.”
“네!?”
“예상 지점을 찍어 주세요. 공간을 찢고 가겠습니다.”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우리는 신입니다.”
남자는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다.
정말로 공간을 찢어서 엄청난 거리를 도약하는 것은 신적인 영역이었다. 최소한 인간의 세계에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와 비비안은 가능했다.
“그리고 당신도 함께 가도록 하지요. 이런 곳에 숨어 있고, 이들의 대표를 맡고 있는 것을 보니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것 같군요.”
“연합 정부의 선대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버려졌군요.”
“정확하게는 시간 때문에 함대와 함께하지 못하였습니다. 워낙에 촉박했거든요.”
우리는 출발할 준비를 하였다.
우주 공간을 찢어 버리는 것이었기에 여기에서 공간을 찢으면 재앙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니 외부로 나가서 공간을 찢기로 했다.
쿠릉! 쿠르르릉!
바깥세상으로 나왔다.
노인, 그러니까 조엘은 광풍이 몰아치며 뇌전이 일어나고 있는 바깥세상을 살피면서 경악했다.
“지옥…….”
“여기에 산성비가 내리고 있죠. 보호막을 푸는 순간 죽을 겁니다.”
“완전히 폐허가 되어 버렸군요.”
“어쩌면 행성 자체가 곧 있으면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폭발을 하는 것이죠. 저희와 함께 가기로 한 건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촤악!
조엘은 우주의 지도를 주었다.
나는 좌표를 설정하고 공간을 찢었다.
촤악!
스스스슷!
휘이이잉!
이곳의 공기가 빨려 나가고 있었다.
결계를 치자 안정이 되었지만, 조엘은 또 다시 경악했다. 공간을 찢는다고 했지만 정말로 찢어 버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우주 공간으로 튀어 나간다.
저 멀리 함대의 모습이 보인다.
함대는 쉬고 있었다. 장거리 여행을 하기 위해 며칠 정도 정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니. 그 말은 지구보다 과학이 훨씬 발달을 하였다는 뜻이로군.’
우리들은 빠르게 날아서 함대의 선두에 이르렀다.
위이이잉!
그들은 당황하여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우주 한복판에 서 있는 사람들이 정상적일 리가 없었다. 아무래도 그들은 우리를 악마들이라 판단한 것이 아닐까.
통신이 흘러 나왔다.
-정체를 밝히시오!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당신의 대표를 만나고 싶습니다.”
-적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십니까?
“다른 차원의 신들입니다.”
-……!
한눈에 보아도 저들의 내부에서는 소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조엘을 앞세웠다.
“날세. 연합 전 대통령 조엘이네.”
-헉! 조엘 님이 어떻게?
“잠시 이야기 좀 하세.”
-격납고를 열겠습니다.
그들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