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28
SSS급 재벌 헌터 328화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아니다. 가능한 일이다. 악마 역시 신이 창조하였고 그 쓰임에 따라 움직였던 것뿐이었다. 세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니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었다.
“설득할 수 있겠나?”
“해 보기는 하겠습니다만…….”
“불가하다?”
“그럴 공산이 큽니다.”
“걱정 말라. 불가능하다면 내가 지원하겠다.”
“어떤 식으로……?”
“황족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린다면 가능하겠나? 불가하다면 다음 정권을 잡는 일족을, 그리고 그 다음 일족을 청소하도록 하지. 아리아.”
스스슷!
한 천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 대천사와 비슷한 직급으로 보였다.
도대체 아리아라는 천사가 누구일까.
“아, 이 천사는 내 첫 피조물이다. 신의 반열에 들었다고 볼 수 있지. 아직은 미흡하지만 곧 그리될 것이다.”
“아아!”
그야말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는 현실이었다.
“나와의 직통라인은 아리아가 될 것이다. 아리아를 부르면 나에게 대답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된다. 질문 있나?”
“없습니다!”
“나는 가서 쉬겠다. 인간세계를 둘러볼 것이니 필요하면 불러라.”
팟!
창조주는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남아 있는 성녀와 교황은 얼떨떨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여관으로 돌아왔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지구와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크게 시간이 많이 흐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비비안이 보고 싶군.”
“잘 계실 겁니다.”
아리아가 그리 말했다.
나는 아리아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가 카이너스에게 패하지 말아야 할 텐데. 그래야 너도 무사할 수 있다.”
“저는 아버지께서 계시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가요.”
“그래. 너는 그런 존재이지.”
드디어 차원을 창조하였지만, 이대로 눌러앉아 신 놀이나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지구가 뚫리면 그 다음은 곧바로 내가 창조한 세상이 될 것이다. 카이너스에 의하여 짓밟히고도 남는다.
이미 수련을 수만 년이나 쌓은 창조신들도 박살이 났다. 나라고 해서 다를 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갑갑한 일이다.”
“승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너의 그런 믿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전지전능하지는 않다. 창조신은 그런 존재가 아니야.”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그래. 빌어먹을 카이너스가 나타났기 때문이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카이너스가 아니었다면 내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쯤 죽었어야 맞았다.
이미 나는 천 년 이상을 살았고 이곳에서는 10억 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앞으로 영원히 너와 함께했으면 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니 함께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 카이너스를 상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명심하도록 할게요.”
나는 침대에 몸을 뉘었다.
아리아가 가볍게 내 몸을 안마해 주었다.
그날 밤.
에밀리아와 닐슨은 기도를 한 끝에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들은 오늘 있었던 일이 마치 꿈같이 느껴졌다.
“오늘 우리가 창조주를 배알한 것이 맞죠?”
에밀리아가 물었다.
닐슨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럼 오늘 우리가 본 것이 무엇이라 보느냐?”
“분명히 맞기는 한데.”
“꿈같이 느껴진다?”
“네.”
“우리에게는 사명이 있었음이야. 그분을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니겠느냐.”
닐슨은 신념에 불타올랐다.
거대한 악을 막기 위하여 탄생하였으니 모든 것은 창조주의 뜻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황제의 설득만 해도 그랬다.
내일 황제를 설득하지 못하면 황족은 모조리 죽을 것이다.
창조주의 뜻이 그러했으니 거부를 하는 순간, 그리될 것이었다.
그것이 걱정이기는 하였다.
“만약 황제가 거절하고 황족이 사라진다면 어찌 될까.”
“제국은 혼란이 일어나겠죠.”
“그리고?”
“우리 교단에서 정권을 잡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으음!”
매우 호전적인 이야기였다.
교단에서 정권을 잡게 된다면 과거의 신정일치로 돌아가게 된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들은 권력을 휘두르게 될 것이다.
“폐하께 지금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이 어떤가요?”
“지금 말이냐?”
“내일 대신들이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야…….”
“오늘 논의를 하고 내일 공식화하자는 뜻이로구나.”
“맞아요.”
교황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녀의 말이 맞았다. 지금 일단 황제의 뜻을 떠 보아야 한다. 그리고 따르지 않는다면 한 번 더 설득을 해 보고 내일 공론화하는 것이 좋았다.
어쨌거나 황제가 죽으면 대륙에는 혼란의 바람이 불 것이니까.
“바로 가도록 하자.”
그들은 황제에게 기별을 넣었다.
늦은 밤이었으나 매우 중요한 일이었으니 배알을 청한다고 말이다.
창조신이 강림한 것만큼 심각한 사건은 그들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
칼리어스 제국의 황제 아투스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존재였다.
과거 신성 칼리어스 제국 시절에는 황가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교황이 제국을 통치하였다.
하지만 역사는 바뀌었다.
아투스 가문이 봉기하여 권력을 장악하였고 지금은 신정이 분리되었다. 교단의 힘이 강하다고는 하여도 절대 황권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교황과 성녀가 야밤에 찾아온 것은 그에게 그리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였다.
원래 만나지 않으려 하였지만, 워낙에 급한 일이라고 하니 황제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냈다.
집무실로 교황과 성녀가 찾아왔다.
“그대들이 별일이로군. 이런 야심한 시간에 나를 찾다니.”
“폐하! 심각한 일이 발생하여 부득이하게 찾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각한 일이라고?”
“오늘, 신전에 창조주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뭐라고?”
황제는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이들이 쌍으로 미쳤나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역사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오딘이 나타났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오딘은 성서에서나 나오는 자가 아니었던가.
“창조주는 잠들어 있다고 하던데?”
“깨어나셨습니다. 처음에는 신탁을 주셨고 그 다음에는 직접 방문하셨습니다. 오늘 빛의 기둥이 일어난 것을 못 보셨습니까?”
“신성력이 뿜어져 나오기는 했지. 하지만 오딘이라?”
“그분은 창조주이십니다. 오딘이라고 불리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오딘을 오딘이라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부르느냐?”
“현빈 님이라 부르라 하셨습니다.”
“허어.”
황제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래도 이들이 쌍으로 미친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소리를 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굳건했다.
죽음마저 각오를 했다고 보아야 할까.
“창조주의 전언을 전하겠습니다. 폐하와 직접 관련된 일입니다.”
“어떤 전언이지?”
“최강의 전사들을 모아 가이아 차원에 보내야 합니다. 이것이 폐하의 길입니다.”
“가이아 차원?”
그들은 황제에게 카이너스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였다.
수많은 차원이 존재하며 카이너스를 막기 위하여 차원연합이 결성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를 위하여 지원군을 파견해야 한다고 전했다.
당연히 황제는 코웃음을 쳤다.
“미쳤구나.”
“만약 거절하신다면 신벌이 내려질 겁니다.”
“협박하는 것이냐?”
“저희는 그저 창조주의 뜻을 전할 뿐입니다.”
“썩 물러가라! 당장 목을 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라!”
“내일 회의에 공론화시킬 것입니다. 밤새 생각해 보십시오. 목을 치려거든 내일 치십시오.”
“허어.”
그들은 그렇게 물러났다.
털썩!
황제는 소파에 주저앉았다.
도대체 방금 그들은 무슨 말을 지껄인 걸까. 뜬금없이 창조주가 나타났다니? 그 말을 믿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창조주, 창조주가 나타났다고. 비란.”
스스슷!
그의 최측근 비란이 허공에서 뚝 떨어졌다.
“오늘 사건을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라.”
“존명.”
에밀리아와 닐슨은 황제를 알현하고 교단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예상은 하였지만, 결과가 영 신통치가 않았다.
에밀리아가 말했다.
“아무래도 설득이 어렵겠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는 그저 창조주께서 명하는 대로 하면 된다. 설령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신이 우리와 함께하실 것이다.”
에밀리아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창조주의 군대가 패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황제는 죽을 것이고 수많은 황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제국에 피바람이 불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과연 이 나라가 어찌 될는지.”
“상관없죠. 우리는 확실히 창조주의 보살핌을 받을 테니까요.”
“그래. 맞는 말이다.”
카이너스라는 존재가 나타났다고 하지만 창조주가 진정으로 악의 세력에 패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들이 알기로 창조주는 불멸의 존재였으며 전쟁을 벌인다고 하여도 반드시 승리한다고 여겼다.
또한 창조주를 따랐던 모든 자들은 천국으로 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늦잠을 자고 말았다.
원래 잠 따위는 자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정신력을 채워 주는 작업이 필요했다.
“으하하함.”
“일어나셨나요?”
“별일 없었지?”
나는 아리아에게 물었다.
어제 강림을 하였고 교황과 성녀에게 뜻을 전하였으니 어떤 일이 벌어져도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아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별일은 없었어요. 다만 교황과 성녀가 황제를 만났어요. 황제는 일단 거절의 의사를 표했고요.”
“오늘 공식적으로 뜻이 전달되겠군.”
“맞아요. 오늘 어떻게 반응을 할지 모르겠네요.”
“후후후. 거절하겠지.”
나는 그리 예상하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의 삶도 지구인들과 다르지 않았다. 고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실수를 하고 말 것이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인간 사이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신이 개입된 문제라는 것이다. 그것도 이 세상을 창조한 이가 말이다.
나는 황족을 몰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로 몰살할까요?”
“그 자리에서 강림을 해 보도록 하지.”
“회의장에 말인가요?”
“그래.”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기왕 이 세상을 뒤집으려면 화끈하게 하는 것이 나았다. 미적지근하게 뒤집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준비를 할게요.”
“그렇게 하도록 해.”
가능하면 화려하게 등장을 해야 사람들이 믿을 것이다.
만약 귀족들까지 반대를 한다면 반대하는 귀족들과 그 가문까지 모조리 쓸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교황이 정권을 잡게 만들 것이다.
중앙귀족회의가 소집되었다.
신정이 분리되었지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였다면 교황은 귀족들을 소집할 권한이 있었다. 이는 과거에서부터 내려오던 권한이었는데, 물론 결정권은 황제나 귀족원에 있었다. 지금은 중앙집권이 강화되어 황제가 대부분의 판단을 내렸고 교황청이나 귀족원은 권고를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웅성웅성!
교황이 이런 권한을 발효한 것은 무려 20년 만의 일이었고 그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하였는지 귀족들은 추론을 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렇다 할 이유는 좀처럼 예상되지 않았다.
신정이 완전히 분리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지금은 교권세력이 정치에 개입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