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35
SSS급 재벌 헌터 335화
어비스로 돌아왔다.
그란시아와 만나고 왔더니 괜히 피곤한 느낌이었다.
“다녀오셨어요?”
비비안이 오랜만에 솜씨를 발휘했다.
아침이야 항상 차려 주지만 어쩌다 보니 저녁은 함께 먹을 날이 드물었는데 오늘은 한식으로 특별히 요리를 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갈비찜과 된장국, 계란 요리 등이 놓여 있었다.
여기에 질 좋은 안동소주도 한 병 있었다.
“그란시아를 만나고 오셨나요?”
“네. 참으로 답이 없는 여자더라고요. 깨달음을 얻은 것은 분명할 텐데 어째서 성격이 그 모양인지.”
“시간이 오래되어서죠.”
“시간이 오래되었다니요?”
“깨달음을 얻어 창조신이 되었지만, 오랜 시간 고독하다 보니 성격이 변한 것일 수도 있죠. 미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지만 그냥 변화를 주려다 보니 그리된 것이라 이해를 하면 돼요.”
“그런 경우도 있군요.”
“약간 어린아이 같은 게 콘셉트예요.”
비비안은 낮게 웃었다.
그녀 역시 누가 맹주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 카이너스만 죽이게 되면 동맹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각자 자신의 차원으로 흩어질 텐데 영원을 살아가는 신들이라면 굳이 맹주의 자리에 집착을 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굳이 맹주의 직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까.
전혀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귀여우니까 봐주도록 해요.”
“귀엽다니…….”
“동생이 생긴 느낌인걸요.”
“과연 그녀도 그리 생각을 할지.”
“시간이 지나면 친해질 수 있을지도 몰라요.”
“저는 잘 모르겠군요.”
“그리될 거예요.”
비비안은 웃으며 말했다.
역시나 그녀는 성격이 좋다. 그란시아 같은 괴팍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잘 먹겠습니다.”
나는 빠르게 음식들을 먹어 치웠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한스와 과학자들을 만나서 곧바로 내가 만든 차원으로 넘어갈 예정이었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지구와 다르게 흐른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곳으로 넘어가는 순간, 지구의 시간은 정지된 것과 마찬가지로 느리게 흐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수련을 쌓아도 시간상으로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건 나에게 기회가 아닐까 싶었다.
‘카이너스가 내 세상으로 쳐들어오지 않는 이상은 상관이 없지 않나?’
아마도 그럴 것 같다.
묵상을 마치고 눈을 떴다.
눈앞에는 비비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나요?”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어요.”
비비안은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나를 마음 깊이 사랑하고 있었고 그것이 느껴졌다.
영혼 깊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행복을 준다. 내가 지금 그랬다.
“함께 갈까요?”
“그래도 되나요?”
“제 판단으로는 충분히 괜찮을 것 같네요.”
비비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 세상으로 넘어가는 순간, 지구의 시간이 극도로 느리게 흐른다면 비비안이 함께 가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내 영혼의 반려였다.
비비안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당신이 창조한 세상을 보겠네요.”
“그리 만족할 만한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괜찮은 곳이죠.”
“기대돼요.”
그녀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우리들은 내가 창조한 세상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였다.
청와대 앞에서 한스와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한스는 몇몇 과학자들을 이끌고 왔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과학자들이 인사를 했다.
그들은 완전히 지구에 귀속되었다. 지구에서 살아가며 이곳에서의 법을 지키기로 맹세한 것이다.
“임무의 내용은 들으셨을 겁니다.”
“충분히 숙지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넘어가도록 합시다.”
우리들은 곧바로 차원이동을 하기로 하였다.
과학자들은 꽤나 긴장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차원이동을 하였을 때에는 함선들이 통째로 이동을 하였기에 크게 긴장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곧바로 여기서 넘어갈 것이다. 그러니까 육체에 직접 충격이 전달된다는 뜻이었다.
비비안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충격을 최소화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과학자들이 외쳤다.
“그럼 출발합니다.”
화르르륵!
나는 마법진을 가동시켰다.
엄청난 빛이 발생하였고 그 빛은 우리 모두를 삼켰다.
쿨렁!
내가 창조한 세상에 도착하였다.
충만한 마나가 느껴진다.
비비안 역시 마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창조가 된 지 비교적 오래되지 않아서인지 마나가 충만하네요.”
“10억 년 정도 됐습니다.”
“10억 년이라.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어요.”
비비안도 창조를 해 본 여신이었다. 그 때문에 10억 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환영합니다. 제가 창조한 세상입니다”
“그렇군요!”
“아리아!”
스스슷!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리아와 휘하 천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사들은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표했다.
“창조주를 뵙습니다!”
“아리아, 별 일 없었지?”
“네! 그보다 시간이 거의 흐르지 않았어요.”
“역시나 그렇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이 맞았다. 지구로 넘어가는 순간 이쪽의 시간이 느리게 흘렀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분들은……?”
“아리아, 네가 해 주어야 할 일이 있다.”
“어떤 일인가요?”
“다른 차원의 신이 창조한 피조물과 싸워 주어야겠어.”
“아버지의 뜻대로.”
아리아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내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였다. 그 어떤 누구의 명령보다 나를 우선시하는 것이었다.
나는 개요를 설명해 주었다.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는 그녀에게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아리아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자신감 있게 말했다.
“반드시 박살을 내겠어요!”
“그래.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아리아는 웃었고 나 역시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
우선 기본 무구들을 장착해 보기로 하였다.
과학자들은 이 세상으로 넘어오기 전에 직접 격투에 적합한 무구들을 제작했다. 하루 만에 제작을 했으니 그들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 개량을 거치지 않았고 단순히 과학과 마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무구라는 데 의의를 두었다.
“이걸 입어 보십시오.”
한스가 그녀에게 무구들을 내밀었다.
순백의 갑옷이었으며 매우 가볍고 단단하였다. 거기에 더하여 늘어나기까지 했다.
“이게 무슨 재질인가요?”
“금속과 강화 플라스틱의 결합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고탄소 원소이고 식을 나열하자면…….”
“그건 됐습니다.”
나는 손을 저었다.
시간이 있고 관심이 있는 학문이라면 직접 배울 생각도 있었지만, 그렇게 어려운 수식은 그냥 머리에 구겨 넣는 것이 나았다.
서적이 있다면 한 번 읽는 것만으로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머리만 아프다.
“어쨌든 신소재입니다.”
아리아는 갑옷을 갖춰 입었다.
얼핏 보면 방탄조끼같이 생기기도 하였는데 타격을 받는 순간, 실드가 형성된다. 물론 실드는 항상 형성할 수도 있었다.
보온, 보냉 효과는 물론이고 움직이는 데도 불편함이 없었다.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기존에 저희 병사들이 입던 무구들을 개량했습니다.”
“검은요?”
“웬만하면 부러지지 않습니다.”
후우웅!
검은 어느 정도 무게가 있었다.
무게가 있어야만 중심을 잡는 데 유리하였다.
“부러지지 않는 금속이라.”
나는 이곳 차원에서 가장 강한 금속을 소환했다. 적들도 나름대로 강력한 무구로 무장했을 텐데 무기가 부러지면 패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시험을 해 보려 하는 것이다.
나는 금속에서 강한 부분만 뽑아서 검의 형태로 만들었다.
순식간에 검이 조각되었다.
스스스슷!
“오오오!”
카쿤인들은 감탄을 터뜨렸다.
그들은 과학이 극도로 진보된 종족이었지만, 초자연적인 현상은 한 번도 겪어 보지 않았다. 차원을 이동하는 것이나 마법을 사용하여 뭔가 하는 것에는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물론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창조의 권능이었다.
금방 검 한 자루가 완성되었다.
“실험을 해 보도록 하죠.”
“그러시죠.”
두 자루의 검을 허공에 띄웠다.
엄청난 속도로 서로 부딪치게 하자 한 자루의 검이 힘없이 부러져 버렸다.
챙캉!
“헉!”
“저렇게 깨질 수가 없을 텐데!”
그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 강화된 소재를 사용하였지만 우주에서 가장 강한 금속에는 버틸 수가 없었다.
“제가 금속을 드리겠습니다. 이걸로 하시죠.”
“재련은…….”
“녹이면 됩니다. 초고온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에 걸맞은 설비는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그들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나름대로 과학기술에 자신이 있었지만, 그런 자신감이 무참하게 무너져 버리고 만 것이다. 설마 이런 식으로 허무하게 부서져 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너는 천계에서 수련을 쌓도록 해라.”
“아버지의 뜻대로!”
“당신들은 공장을 세워 줄 테니 그곳에서 연구를 하고 무구를 제작하도록 하세요.”
“그리하겠습니다.”
“반드시 강력한 검과 무구를 제작해야 합니다. 그란시아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 주어야 하니까요.”
“걱정 마십시오!”
그들은 씩씩하게 대답했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금속을 손에 넣었으니 분명히 명검과 갑주가 탄생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는 그들에게 공장을 하나 지어 주고는 천계로 올라가기로 하였다.
천계에 도착하였다.
고위 천사들을 불러 모았다.
현재의 상황을 그들과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가로우 왕국이 멸망하였지만 다른 왕국들이 제국의 휘하로 들어올지는 의문이었다.
미카엘이 모습을 드러냈다.
“창조주를 뵙습니다!”
“미카엘, 현 정세는 어떠한가?”
“반제국 연합은 견고하게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전 세계의 국가들이 하나의 거대한 연합체를 형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해서, 제국에서 대규모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분쇄할까요?”
“그냥 두도록 해라.”
“창조주의 뜻은……?”
“하나로 뭉치면 격파하기가 쉽지. 시간은 나의 편이지만 그래도 오래 끌고 싶은 생각은 없구나.”
“모든 것은 주신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천사들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시간이 꽤 남는다.
적들이 모여서 끝장을 내기 전까지는 넉넉하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신력을 모아야 하나.’
카이너스 분체와의 전투에 대비를 해야 한다.
지금 지구에서는 6차 웨이브가 터질 징조를 보이고 있었다. 언제 터질지 알 수가 없었다. 양쪽의 시간은 다르게 흘렀고 내가 이곳으로 넘어왔으니 지구의 시간은 매우 더디게 흐를 것이다.
그렇다고 천년만년 수련할 수는 없었다.
가능하면 몇 개월 안에 넘어갈 생각이었다. 시간을 내가 통제할 수 없었기에 그리하려는 것이다.
혹시라도 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 지구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수련을 하도록 해야겠군. 그 전에.”
미카엘이 각국에 뜻을 전파할 테지만 교황과 성녀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