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37
SSS급 재벌 헌터 337화
무구가 완성되었고 미카엘이 아리아에게 패하였다.
이 정도라면 지구로 돌아가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아리아를 치하했다.
“고생했다. 한 달 동안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모든 것은 창조주의 은총입니다.”
“이게 지구로 돌아가도록 하자. 그란시아와의 대결을 준비해야지.”
“저어…….”
아리아는 우물쭈물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기탄없이 말하라.”
“오늘 대련에서 얻은 깨달음을 수련하려 합니다. 일주일만 더 시간을 주실 수 있으신지…….”
“당연하지.”
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어차피 지금 돌아간다고 해도 지구의 시간은 거의 흐르지 않았을 것이다. 카이너스가 농간만 부리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곳에서 몇 년이나 보내는 것이 문제였지 일주일은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감사합니다!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열심히 하거라.”
나는 아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딸을 키우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아리아에게는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아리아가 돌아가고 난 후에 나는 비비안을 바라봤다.
일주일 동안 시간이 남게 되었으니 어찌해야 할까. 수련을 하는 것이 마땅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바람이나 쐴까요?”
“좋은 생각이에요!”
비비안도 기뻐했다.
그녀는 내가 만든 세상을 둘러보고 싶어 하였다. 애초에 이곳에 온 목적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지구에서 카이너스의 분신이 쳐들어온다는 압박 때문에 지금까지 수련에 매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
탐탁지는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그란시아도 있었다.
다른 차원의 신이 한 명 더 추가되었으니 카이너스의 분신에게 무참하게 패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게다가 지금 카쿤인들은 카이너스의 분신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었다. 아리아의 무구와는 별개로 말이다.
한 달이나 수련을 했으니 우리에게도 휴식이 필요했다.
“제가 만든 세상을 구경시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안내원이 필요한데…….”
“제가 수행하겠나이다!”
미카엘이 날아왔다.
“좋다. 인간 중에서도 수행원이 필요한데.”
“성녀 에밀리아를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도록.”
그렇게 일행이 구성되었다.
그야말로 나들이, 혹은 짧은 유희를 할 예정이었다.
***
우리들은 한적한 바닷가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바쁘게만 살아오면서 전혀 삶을 즐기지 못하였다. 그건 비비안을 만나고 난 이후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삶의 쉼표를 찍고 쉬어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것이다.
오늘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끼룩! 끼룩!
바다에서 날아든 갈매기가 육지를 선회하고 있었다.
브란 영지는 제국 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항구도시였다. 워낙에 오래된 도시라서 건물들이 낡은 것이 흠이었지만, 이곳을 통하여 물자들이 수송되어 제국 내륙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은 바다에 몬스터들이 성행을 하면서 상인과 용병들이 꽤나 뜸해지기는 했다.
그렇다고 해도 육로로 물자를 수송하는 것보다는 바다로 수송하는 것이 운송비가 훨씬 적게 들었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해상운송을 강행하는 상인들이 꽤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유동 인구가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해상도시에서 나오는 각종 세금들은 영지의 주 수입원이었다.
항구에 나와 보니 이제 막 도착한 선박들이 정박하였고 인부들이 나무상자들을 운반하고 있었다. 상자 안에는 과일과 곡식이 들어 있었다. 물론 밀수품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돈을 찔러 주면 눈을 감아주는 것이 관례였다.
나와 비비안은 아무런 말없이 영지를 빙 둘러보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뇌물을 꽤 쓰네요.”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겠죠. 지구도 마찬가지인데 여기라고 다를 일은 없어요.”
“그렇군요.”
비비안은 이것이 사람 사는 냄새라고 생각했다.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대륙은 법이 그렇게까지 발달한 곳이 아니었다. 웬만한 일에는 뇌물을 받고 눈을 감아 주는 것이 관례가 아닐까.
항구를 지나 영지 안으로 들어섰다.
제국 전체가 전쟁으로 난리였지만, 이곳은 꽤나 평화로워 보인다.
상인들이 장사를 했고 행인들도 많았다. 역시나 항구도시답다고 할까. 예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니 가히 그 규모를 짐작케 하였다.
“에밀리아.”
“네에!?”
유희를 나와 처음으로 나는 에밀리아를 불렀다.
이제 곧 있으면 점심시간이다.
딱히 배가 고파서 뭔가를 먹으려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국에서 음식들을 음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좋은 식당을 알아봐라.”
“알겠어요!”
에밀리아는 곧장 사람들의 틈으로 사라졌다.
미카엘이 약간 걱정스럽게 말했다.
“여자 혼자 보내도 될까요?”
“저래 보여도 신성력이 막강하니 문제없을 거야.”
우리들은 광장에 앉아서 좀 더 구경을 하였다.
그런데 내 눈에 좋지 않은 광경이 포착되었다.
“제발 1쿠퍼만 주세요!”
“뭐지 저건.”
“빈민들이네요.”
어디를 가나 빈민들이 있었다.
지구에서도 노숙자들이 있었으며 그건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였다. 내가 창조한 세상이라고 해서 빈민들이 없을 리는 없었다.
그저 매뉴얼에 따라서 창조를 한 것이었지만 카이너스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빈민에 대한 문제는 발생했을 것이다.
그건 당연한 현상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기왕 왔으니 빈민들을 구제해야겠다.”
“주신의 뜻대로.”
미카엘은 동전들을 만들어 냈다.
창조의 권능은 아니었고 부자의 주머니나 제국의 금고를 턴 것이 분명하였다.
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동전을 뿌렸다.
“와아아아!”
쨍그랑!
“동전은 많으니 깔리지 않도록 조심해라.”
“네에!”
웅성웅성!
빈민가 안으로 들어가 동전을 뿌렸다.
순식간에 빈민들이 몰려들었다. 빈민가의 위생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내가 오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을 보았는데 그냥 지나갈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내가 창조한 세상이 아니던가.
“미카엘, 거리를 청소하라.”
화아아악!
미카엘이 신성력을 발출하자 거리가 빠르게 정화되었다.
땟국물이 흐르던 아이들도 때를 벗으니 맑고 깨끗해졌다. 정화를 하는 김에 씻지 못하는 빈민들까지 싹 씻겨서 나를 만족시켰다.
나는 미카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했다.”
“감사합니다!”
미카엘은 감동한 표정이었다.
하기야 천사가 주신에게 직접 칭찬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이다. 그 때문에 이렇게 감동하는 것이다.
우리들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구원자들이다!”
“와아아아!”
“저희들을 치료해 주세요!”
“부디 치료를!”
“흐음.”
“제가 해도 됩니다.”
미카엘이 나서려 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막아섰다. 결국 이들이 이렇게 병들고 아픈 것도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이라고 해서 그들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속속들이 사정도 알지 못하였다.
이렇게 찾아왔으니 이건 운명이었고 최소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스아아아!
나는 신성력을 퍼뜨렸다.
병자들은 순식간에 치료가 되었다.
“앉은뱅이가 일어났다!”
“문둥병이 다 나았어!”
“험험.”
급기야 그들은 나를 신격화시키기 시작했다.
물론 신이 맞기는 하였지만, 이런 식으로 신격화가 되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유희를 하려 한 것이었는데…….’
비비안이 내 손을 잡았다.
그녀는 내 마음을 이해한 것 같았다.
“창조주이시잖아요. 그런 마음은 당연해요.”
“그런가요?”
“저들이 자식들 같으시죠?”
“그래 보이네요.”
“차라리 소문이 퍼지도록 한 다음에 한곳에 모아서 한꺼번에 치료를 하는 것이 어떤가요?”
“좋은 생각입니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방법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병든 자들은 광장으로 모이도록 하라!”
그 한마디에 수많은 병자들이 광장으로 향했다.
에밀리아는 최고급 여관을 알아보았다.
음식 값은 상관없이 맛있는 곳으로 알아본 후에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광장을 지나가고 있을 때 병자들이 모여드는 것이 보였다.
웅성웅성!
“성자께서 오셨다고 하더라고.”
“성자께서 오셨다고?”
“기적처럼 병자들을 치료했다니까!”
“설마.”
“정말이야. 앉은뱅이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어.”
병자들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에밀리아는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혹시 창조주께서?’
그럴 공산이 크다고 여겼다.
자신의 백성이 아프니 가엽게 여겨 치료를 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게다가 병자들의 모습은 깨끗했다.
옷도 새것과 같았고 씻지 않아 지저분하지도 않았다. 모두 깨끗했다.
이건 기적일 수밖에 없었다.
분수대에는 바위 하나가 있었는데 그 위로 이현빈의 모습이 보인다.
“역시나!”
가슴이 벅차올랐다.
창조주는 지금 기적을 행하려 하고 있었다.
도시에서 수백에 달하는 빈민 병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는데 시민들은 멀찌감치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자가 왔다니, 그게 말이 되나?”
“신전에서 홍보를 왔을 수도 있고.”
저벅저벅!
이현빈이 나타났다.
병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
“성자께서 오셨다!”
그는 신성력을 널리 퍼뜨렸다.
도시 전체가 신성력으로 물들었고 병자들은 치료가 되기 시작하였다.
피부병에 걸린 자들은 깨끗하게 나았고 장애가 있는 자들도 치료가 되었다. 봉사는 눈을 떴으며 앉은뱅이가 일어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역시나…….”
에밀리아는 그 광경에 혀를 내둘렀다.
이건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손발이 없어진 사람에게는 새롭게 손발이 생겼다. 이건 기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신성력이 점차적으로 사그라졌다.
털썩털썩!
사람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기도를 했다.
에밀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 꿇어 엎드렸다. 경이로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는 기도를 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브란의 영주 브란 남작은 도시 전체가 따스한 감각에 휩싸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식사를 하다가 생긴 일이었다.
“이건 대체 뭐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단장이 식당으로 찾아왔다.
그는 군례를 취하고는 말했다.
“성자가 출현했다고 합니다!”
“성자가 출현했다니?”
“아무래도 창조신이 나타났다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겠습니까?”
“웃기는 소리!”
제국의 모든 귀족들이 교황에게 복종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에서는 아직까지도 저항이 일어나고 있었다.
특히나 브란 남작은 악마를 숭배하는 자였고 교단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금까지는 몰래 악마를 숭배해도 쉬쉬하며 넘어갔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신성제국이 부활하였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의식을 앞두고 이런 일이.”
“어떻게 할까요?”
“그들을 쓸어버리도록 한다.”
“헉! 하지만 그것은!”
로렌스 단장은 헛신음을 내뱉었다.
잘못하면 교단과 척을 질 수도 있었다. 지금 제국의 집권 세력이 교단인 것을 생각하면 그건 피해야 했다.
“실행해.”
“하지만 영주님, 잘못하면 신성제국의 적이 됩니다. 반역과 같습니다!”
“오늘, 의식을 시행할 것이다.”
“으음.”
“의식에 성공하면 대악마가 부활할 것이다. 창조주가 나타났다고? 그건 교황이 꾸민 일이다. 그런 일이 벌어질 리는 없다.”
브란은 그리 생각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이상한 것이다. 그는 지극히 논리적인 사람이었고 창조신이 갑자기 나타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단장은 군례를 취했다.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성자라는 자를 잡아 와라!”
“산 채로 잡아 올까요?”
“그리하라.”
척척!
그는 빠르게 식당을 빠져나갔다.
브란 남작은 테라스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성자라는 놈을 재물로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