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38
SSS급 재벌 헌터 338화
제191장 신의 아들
‘좀 오버했나?’
수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내가 지금 한 일은 단순히 신성력을 쓴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이나 강력한 치료 방법이었다.
한마디로 기적.
영혼 에너지를 약간 사용하여 사람들을 전부 치료한 것이었다. 이렇게 하고 보니 약간 부산을 떨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는 살짝 헛기침을 했다.
“험험.”
“신의 아들이시여!”
“육신을 입고 내려오셨나이까!”
사람들은 나를 경배하고 있었다.
이 세상을 창조한 것은 맞았지만, 뭐 대단한 뜻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저 이곳에서 병력을 뽑아서 지구로 데려가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세상을 유람하다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지금까지 내가 너무 안일했다는 것이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다면 내가 카이너스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카이너스가 아니다.
인간을 소모품처럼 취급을 하는 그런 미친놈이 아니었던 것이다.
척척척!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고 있을 때, 한 무리의 병력이 밀어닥쳤다.
병사들은 광장을 둘러쌌다.
“2천 정도인가.”
이 정도 병력이라면 영지군이다.
비교적 무장도 잘 갖추고 있었고 기사단까지 출동하였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이곳의 영주는 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두에 갑옷을 잘 갖춰 입은 자가 앞으로 나섰다.
“사특한 행위를 중지하라!”
“사특한 행위라니!”
“이분은 신의 아들이십니다!”
퍼억!
“아아아악!”
그렇게 외쳤던 빈민 하나가 나가 떨어졌다.
“…….”
내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지금 뭘 하는 짓인가?”
“지금 당장 우리와 함께 가야겠소.”
기사가 나에게 다가왔다.
미카엘이 보내 준 정보를 보니 그는 바로 브란 영지의 기사단장 로렌스였다.
그리고 영주에 대해서도 정보가 흘러 들어왔다.
“악마 숭배자라.”
“……!”
로렌스의 얼굴에 이채가 흘렀다.
영주가 악마 숭배자라는 이야기는 기밀이었을 것이다. 이런 곳에서 밝혀져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내 입에서 악마 어쩌고 하는 말이 나왔으니 당황을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 당장 이자를 끌고 가라!”
“예!”
병사들이 달려들었다.
그들의 움직임이 일시에 굳어 버렸다.
“헉!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놈! 무슨 사술을 쓴 것이냐!?”
“이걸 어찌해야 할까.”
로렌스의 입까지 다물어졌다.
병사들 2천 명 모두가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누구도 그런 마법은 사용하지 못한다.
로렌스가 몸을 떨었다.
그는 할 말이 있었던 모양이다.
“할 말이 있나?”
잠깐 목소리만 풀어 주었다.
“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네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로렌스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에밀리아와 눈을 마주하였다.
그러고는 눈을 부릅떴다. 그녀의 정체를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다. 성녀는 변장을 하고 있었지만, 로렌스는 단번에 그녀의 정체를 알아보았다.
“성녀 일행이라니……. 그렇다면 설마?”
“영주에게 전해라. 악마 숭배를 하건 말건 상관없지만 한 번 더 건드린다면 영혼을 거두어 가겠노라고.”
“아, 알겠습니다.”
로렌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나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랬다가는 당장 로렌스의 목숨이 날아갈 테니까.
“가라.”
“아아!”
병사들의 포박이 풀렸다.
그들은 두려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마음만 먹었다면 분명 자신들은 죽은 목숨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척척척!
병사들이 빠른 속도로 자리에서 빠져나갔다.
빈민들은 나를 바라보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
사람들의 함성이 광장을 가득 채웠다.
에밀리아가 작게 중얼거렸다.
“괜찮겠죠?”
“괜찮지 않으면? 어떤 움직임을 보여 준다면 쓸어버리는 수밖에. 제국에 속해 있는 도시라서 그냥 두려 하였지만, 굳이 피를 보겠다면 최소한 영주의 영혼 정도는 거두어야 할 것 같다.”
에밀리아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녀는 내 정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로렌스는 빠른 속도로 영지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방금 겪었던 일이 떠올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력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마법으로 결박이 된다면 그 역시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이런 시골의 기사단장이라고 해도 아무나 기사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마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방금 전에 보았던 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다.
‘마법을 뛰어넘었다. 정말 창조신인가?’
창조신이 아니라면 추기경급의 사제가 나타났다는 걸까.
하지만 추기경이 저렇게 젊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니 결국에는 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주성에 도착하여 그는 곧장 영주의 집무실로 달려 들어갔다.
영주는 마법서를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그건 단순한 마법서가 아니었다. 악마 소환 의식에 관련된 책이었다.
“영주님!”
“어떻게 되었나? 그놈은 생포를 했나?”
“불가능했습니다.”
“불가능했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2천에 달하는 영지군 전체가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뭐라고?”
브란 남작은 눈살을 찌푸렸다.
실제로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없었다.
즉, 그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추기경급의 인사인가.”
“창조신이 강림한 것이 아닐까요?”
“하! 그게 가능할 리가 없지.”
브란 남작은 고개를 저었다.
창조신이 10억 년 만에 이 세상에 내려왔다는 교단의 말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건 말이 되지 않았다.
창조신이 있다면, 이 세상에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사람을 한 번에 쓸어버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리하지 않은 것만 봐도 창조신이 내려왔다는 건 신빙성이 없는 말이었다.
“초고위 마법사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보기에는…….”
“어차피 상관없다. 곧 있으면 대악마가 소환될 것이다. 그리되면 놈도 끝장이지. 그 정체가 무엇이든 말이야.”
“그렇군요.”
로렌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영주의 말이 맞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에 보았던 그 남자는 그저 고위 마법사일 뿐이라고 말이다.
어둠이 내렸다.
우리들은 에밀리아가 고른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일단은 정체를 숨겼다.
빈민가를 청소하고 병자들을 치료하였다. 오늘은 워낙 대단한 일을 했으니 제국 내로 소문이 퍼져 나갈 것이 틀림없었다.
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다니면 도저히 여행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검은 후드를 눌러쓰고 있었다.
식탁에는 산해진미들이 가득하였다.
“많이들 먹으라고.”
“감사히 먹겠습니다.”
일행들은 빠르게 그릇들을 비웠다.
비비안이 말했다.
“영지 전체에 기이한 기운이 감돌고 있네요.”
“악마 숭배자들이라고 하니까요.”
“악마 숭배자들이라. 소용없는 짓을 하네요.”
“그렇죠. 천사와 악마는 잠시 화해를 했으니까요.”
“천사와 악마의 화해라.”
에밀리아는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이상하게 생각이 될 것이다. 천사와 악마가 화해를 하는 경우도 있단 말인가. 하지만 창조주의 앞에서는 가능하다.
천사와 악마도 필요에 의해 창조가 되었을 뿐이다. 그러니 그 두 세력이 화해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은 천사와 악마가 공존을 하고 있었다.
선과 악의 개념은 그런 것이었다. 이 세상을 유지하는 장치였다. 그리고 그 장치를 나는 잠시 거두었다.
“영주의 표정이 볼만하겠는데요?”
“아마도 그렇겠죠.”
지금쯤 영주는 악마 소환 의식을 행하고 있을 것이다.
막으려면 막을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악마가 나타나 천사와 화해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모두 포기하고 말 것이다.
결국 악마들 위에 창조신이 있다는 것을 영주도 알게 될 것이었다.
“자자, 식사나 마저 하도록 합시다.”
우리들은 먹는 데 집중했다.
짙은 어둠이 깔려 있는 지하 감옥.
오래전부터 브란 남작은 악마 소환 의식을 준비하였다.
악마 숭배 집단이 다 그렇듯 그 역시 이 세상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세상을 멸망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세상이 멸망하지 않으면 최소한 대륙을 악으로 물들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여겼다.
염소들의 피가 뿌려져 있었고 사이한 기운이 사방에 감돌고 있었다. 어둠의 마정석을 구한다고 전 재산을 탕진할 지경이었으니 그가 얼마나 악마에 심취를 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브란 남작은 몸에 피를 뿌린 채로 의식을 거행했다.
거액을 주고 고용한 흑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웠다.
“어둠의 군주시여, 모습을 드러내 주십시오! 이 한 몸을 희생하여 이 세상을 악으로 물들이겠나이다.”
끄아아아아!
끔찍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쇠를 긁어내리는 것 같은 소리였는데, 심연에서 뭔가가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털썩!
브란 남작은 무릎을 꿇었다.
분명히 의식에 성공한 것이다.
브란 남작은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악마 소환 의식에 성공을 하여 고위 악마가 소환되고 있다고 말이다.
흑마법사들도 놀라고 말았다.
“이건 마왕급의 악마…….”
“마왕급이라니!”
“악마의 왕 루시퍼!”
“허억! 루시퍼라니!”
그러니까 악마를 다스리는 왕 중의 왕 루시퍼가 강림을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경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날개를 가진 악마가 심연에서 올라왔다.
“어리석은 인간이로군. 나를 소환했나?”
“그, 그렇습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 세상의 파멸을 원합니다!”
“이 세상의 파멸? 하하하하!”
루시퍼는 끔찍한 생김새가 아니었다.
악마 소환 의식에 적혀 있는 책을 보면 악마들은 대개 끔찍한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깔끔한 미남자였으며 온몸에 문신을 하고 있는 것이 좀 특이할 뿐이었다.
검은 머리칼에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그런 미남자다.
그는 웃음을 뚝 멈추었다.
“우리들은 세상의 균형을 맞추는 자들이다. 필요에 의하여 이 세상에 악을 품었을 뿐이다. 세상의 파멸이라. 그건 우리들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상을 악으로 물들여 주십시오!”
“아, 그게 좀 곤란하게 됐다.”
“어째서입니까?”
“그분이 내려오셨거든.”
“그분이라면?”
“창조주! 우리들을 창조하신 분이 강림하셨다. 우리들은 이미 천사들과 임시 휴전을 하였다.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아마 공동전선에서 싸우게 될 것이다.”
“허억! 휴전이라니요!”
“임시로 화해했다는 뜻이지. 어쩌면 그게 영원할 수도 있고.”
루시퍼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야말로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천사와 악마가 화해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
브란 남작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창조주가 내려왔으니 계약에는 응할 수가 없다는 뜻이었다.
“앞으로는 이런 식의 계약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네 영혼은 거두어 가지 않겠다.”
“그런 말도 안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