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40
SSS급 재벌 헌터 340화
제192장 주도권
숨 막히는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막상 이 대결을 관전하고 있는 신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이소희를 비롯한 기자들은 손에 땀을 쥐고 있는 중이다.
이소희는 동료 기자와 함께 합동취재를 하였는데, 이미 청와대 근처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하였고 정찰기와 헬기로도 전투가 생중계 될 예정이었다.
이현빈을 비롯하여 바헬과 비비안, 그란시아는 흥미로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신들의 모습도 촬영되고 있었다.
동료 기자인 한소라가 말했다.
“선배, 이번에 누가 이길 것 같나요?”
“당연히 아리아 님이 이기지.”
“어째서 그렇게 확신하시나요? 그건 모르는 일이잖아요.”
“척 보면 딱이지. 현빈 님은 지금까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어. 아리아 님은 첫 번째 피조물이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이길 거야.”
그야말로 근거 없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기자로서의 감이 그랬다.
지금까지 이소희의 감은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었다. 그건 오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한소라는 조금 걱정스럽게 말했다.
“만약 지면요?”
“지지 않아.”
“만에 하나라도 지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에 지면…… 주도권이 넘어가겠지.”
“그란시아 창조신의 주도로 동맹이 결성된다는 뜻인가요?”
“그래.”
“그건 좀 그런데요. 딱 봐도 어린애 같은 성격이에요. 무슨 신의 성격이 저래?”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저런 신의 손에 우리들의 운명을 맡기면 어떻게 되겠어? 그냥 어디로 도망가는 편이 낫지.”
이소희는 그란시아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그녀의 싸가지 없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었다. 안하무인에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 때문이라도 반드시 아리아가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쿠구구구!
결계가 형성되었다.
결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었으므로 비비안이 보호막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해야 피해가 없다.
“시작하네요!”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란시아는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반드시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대리자인 레인은 거의 신의 경지에 다다라 있었다. 이제 창조를 한 초보신의 피조물이 그녀를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주도권은 내 거야.”
팟!
대결이 시작되었다.
쿠아아아앙!
천지를 뒤흔드는 폭음이 들렸고, 그들은 엄청난 속도로 칼질을 하였다.
인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문명의 이기라고 불리는 카메라도 그들의 모습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란시아의 눈에는 그들의 모습이 속속 들어왔다.
처음에는 비등비등한 실력을 유지했다.
‘곧바로 이겨 버리면 안 되니까.’
조금이라도 이현빈이 꿈을 꾸게 두었다. 잠시만이라도 이 동맹의 주도권이 그에게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녀가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레인이 휘청거렸다.
“창조주시여! 레인 님이 밀립니다!”
“밀리는 척을 하는 거겠지.”
“하지만 저건…….”
쾅쾅쾅!
“꺄아아악!”
레인은 바닥에 처박혔다.
물론 결계 때문에 그레이터가 파이지는 않았지만, 바닥에 물결무늬가 생길 만큼이나 강력한 파동이었다.
이건 레인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란시아는 레인이 봐주고 있는 것이라고 여겼다. 이것도 쇼의 일종이라고 말이다.
그때, 아리아가 달려들었다.
쾅쾅쾅쾅!
쿠아아앙!
“꺄아아악!”
레인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토해 냈다.
날카로운 음성이 그란시아의 귀에 파고들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뭐지 저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리아는 거의 레인을 구타하고 있었다. 한 번 칠 때마다 파공성이 퍼졌고 뇌전이 흐르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공기가 찢어졌다가 압축되기를 반복한다.
꽈직!
푸하하학!
결국 레인은 피를 토하고 말았다.
신체가 너덜너덜해지고 있었다.
“패배를 인정해야 합니다!”
“그럴 수는 없어!”
“저러다가는 레인 님이 죽습니다!”
대천사들이 그란시아에게 종용하였다. 패배를 시인하고 이 싸움을 멈추자고 말이다. 그란시아가 멈추지 않으면 이 싸움은 계속될 것이고 레인은 소멸한다. 그리된다면 그녀는 오른팔을 잃는 격이 될 것이다.
“으으윽.”
“창조주시여!”
대천사들이 무릎을 꿇었다.
자존심을 굽히고 패배를 시인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불필요한 희생을 막자고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레인은 구타를 당하고 있었고 영체에 타격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그란시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패했다!”
콰르르르릉!
나는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대로 1분만 더 지나면 분명 레인이라는 대천사가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비안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대결을 바라봤다.
“그란시아는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럴 리가 있나요.”
“그란시아의 성격대로라면…….”
비비안은 말끝을 흐렸다.
대결도 좋았지만 이대로 레인이 죽어 버리면 동맹을 맺어도 내부 다툼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쯤에서 대결을 멈추었으면 했다.
하지만 대결은 이어지고 있었다.
“정말 끈질기네.”
나 역시 한숨을 내쉬었다.
레인이 죽기 직전에 싸움을 멈춰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테니까.
레인이 죽기 직전에 그란시아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내가 패했다!”
“멈춰라!”
아리아는 곧바로 싸움을 멈추었다.
비비안이 달려가 레인에게 신성력을 부어 주었다. 그녀는 빠르게 회복을 하고 있었지만 의식은 없었다.
아리아가 내게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승리를 당신께 바치나이다!”
“잘했다!”
나는 아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죽기 직전에 잘 멈추었고 레인은 무사했다. 요양을 조금 하기는 해야겠지만 회복을 하고 일선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란시아의 항복을 받아 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란시아!”
“으으윽!”
그란시아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녀는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신의 약속은 절대적인 것. 그녀가 패배를 시인하였으니 약속은 실행되어야 한다.
나는 그란시아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기자들까지 몰려들었다. 이제 그녀의 입에서 주도권을 내게 넘긴다는 소리만 나오면 된다. 그러면 차원동맹은 결성된다.
한데, 갑자기 그란시아가 무릎을 꿇었다.
털썩!
“으음?”
“내가 졌다.”
“이럴 것까지는 없는데.”
촤르르륵! 촤르르르륵!
기자들은 이때가 기회다 싶어 셔터를 눌러 대고 있었다.
무려 타 차원의 신 그란시아가 나에게 무릎을 꿇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건 말이 되지 않을 만큼 놀라운 일이었다.
자존심이 그렇게 강한 그녀가 말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그렇다고 당신에게 복종한다는 말은 아니니까.”
“누가 뭐래?”
“어쨌든 패했으니까 약속은 지키도록 할게. 너를 맹주로 인정하도록 하지.”
“고맙군.”
“에휴.”
그란시아는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늘에서는 언제 웨이브가 터질지 모를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고 기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날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란시아, 어비스로 가도록 하자.”
“내가 왜?”
“친목을 도모할 겸, 앞으로의 계획도 세우고.”
“쳇. 동맹이 유지될 때까지만이야. 카이너스를 해치우고 나면 내 차원으로 돌아갈 거야.”
“그러든지 말든지.”
나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내가 비비안을 바라보자 그녀는 공간을 열었다.
눈앞에 어비스가 펼쳐졌다.
“그럼 가자고.”
우리들은 어비스로 향했다.
청와대 앞은 기자들로 북적거렸다.
콰르르릉!
하늘에서는 전류가 연신 퍼져 나가는 가운데, 방금 아리아가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한진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이현빈이 회견을 해야 했지만, 신들과 친목을 다진다는 이유로 사라졌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여러 가지 질문들이 쏟아졌다.
“앞으로 차원동맹은 굳건해지는 건가요!?”
“황제께서 맹주가 되셨는데, 신들이 절대적으로 지지를 하시나요?”
***
이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들의 약속은 절대적인 것이다.
아무리 그란시아가 철없이 보여도 그건 콘셉트에 불과하였다. 원래부터 저런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사실을 이한진은 알고 있었고 그란시아가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사실 역시 알고 있었다.
“신들이 황제 폐하를 지지할 겁니다.”
“신들의 약속이기 때문에 그런가요?”
“그렇죠. 신들의 약속은 절대적이거든요.”
“이번 웨이브는 충분히 막을 수 있겠군요!”
“그렇게 희망합니다.”
콰르르르릉! 번쩍!
거미줄처럼 전류가 허공에 머물렀다.
끔찍한 광경이었지만, 사람들은 다소 안심하고 있었다. 창조주가 네 명이나 지구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 전력이라면 카이너스의 분신체가 강림을 하여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어비스에는 잔치가 벌어졌다.
신들의 잔치였고,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많은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음식이야 창조를 해도 되는 것이었기에 조금 과할 정도로 테이블 위에 음식들이 올려져 있었다.
여기에 영혼주가 추가되었다.
“술은 조금 그렇지 않아?”
그란시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바헬이 가져온 술이었는데, 이번만큼은 그란시아의 말이 맞았다. 괜히 영혼주를 마셨다가 취하면 웨이브가 터졌을 때,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게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혼주 대신에 와인을 들었다.
“와인으로 대체를 하자.”
쪼르르륵!
우리들은 잔을 채웠다.
그란시아는 아직까지도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차원동맹을 자신이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러지 못하게 된 것이다. 평소라면 모르겠지만 카이너스와의 전쟁에서는 무조건 내 말을 따라야 한다. 그것이 약속이었다.
“차원연합을 위하여!”
챙챙!
우리들은 허공에 잔을 부딪쳤다.
단숨에 와인을 삼켰다. 영혼주만큼의 강렬함은 없었지만, 나름 수천 년 동안이나 숙성된 술이었기에 목 넘김이 좋았다.
그란시아가 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탁!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차원동맹을 늘려야지.”
“다른 곳에서 인원을 끌어온다는 말이네.”
“그렇지.”
“하지만 멀쩡한 차원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야. 이곳 차원으로 넘어왔을 때에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니까.”
우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몇 번 정도 차원 탐사를 나갔었다. 하지만 불모지가 많았고 버려진 차원도 꽤 되었다.
그 속에서 동맹을 만든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다른 차원의 신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래야 약간이라도 승산이 있었다.
“첫 번째로는 내가 만든 차원의 전사들을 데려오는 것이지. 그곳에는 마법사와 기사 전력이 많으니까 몇만 정도만 데려와도 큰 도움이 되겠지.”
“그리고?”
“과학과 마법의 하이브리드 무기로 무장을 한다.”
“괜찮은 생각이네.”
어쩐 일로 그란시아는 고분고분했다.
반항적인 기질이 여전하기는 하였지만.
나는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하였다. 이제는 동맹이 되었는데 굳이 반목을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이 동맹은 카이너스를 처치하는 순간까지만 유지될 것이다. 그 후에는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
‘카이너스를 이겼을 때의 이야기지만.’
과연 앞으로의 미래는 어찌 될까.
나를 비롯한 이곳의 신들은 창조신의 경지에 올랐지만,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였다. 약간의 불안한 감정을 계속 유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