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41
SSS급 재벌 헌터 341화
술자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신들은 만찬을 즐겼다. 그것은 천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잠시 테라스로 나왔다.
그곳에는 내가 만든 차원의 성녀인 에밀리아가 와인을 홀짝이고 있었다.
“여기 있었군.”
“주신을…….”
“아, 됐다.”
나는 손을 들어 제지하였다.
성녀에게는 사실을 말해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지구에 오래 머물다 보면 내가 인간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까 말이다.
지구에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할 말이 있다.”
“하명하세요.”
그녀는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어떤 명령을 내리더라도 그녀는 들을 것이다. 아마 지옥 불이라도 뛰어들어 갈 것이다.
그건 내가 신격이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내가 인간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지금 하는 이야기는 앞으로 비밀이다.”
“목숨을 다해서 지키겠어요!”
“나는 인간 출신이다.”
“……!”
그녀는 처음에 잠시 놀랐지만, 고개를 흔들었다. 잘못 들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네?”
“인간 출신이라고.”
“그건 불가능한…….”
“깨달음을 얻어서 신이 되었고 창조를 했지.”
“음…….”
“어찌 생각하나?”
“당신이 주신이 되기 이전에 어떤 존재였는지는 상관없어요. 지금은 창조신이니까요. 당신을 믿을 뿐이에요.”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에밀리아는 얼굴을 붉혔다. 내 손길이 싫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 충직하구나.”
“언제나 당신의 충직한 종으로 남을게요.”
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미안하지만 그녀에게 영원한 삶을 선물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카이너스에게 패하고 나면 내가 만든 차원도 파괴될 것이다.
카이너스라면 그러고도 남았다.
하지만 차마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에밀리아의 믿음이 산산조각날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
우리들은 어비스에서 밤을 보냈다.
신들은 돌아가지 않았고 어비스에서 잠을 청했다.
이런 아침에 문제가 발생했다.
에에에엥!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진다.
어비스에도 지상에 설치한 것과 똑같은 사이렌을 설치했다. 웨이브가 터지면 능동적으로 대응을 하기 위해서였다.
사이렌이 울림과 동시에 우리들은 잠에서 깨어났다.
물론 나는 잠을 자지 않고 있었기에 묵상에서 깨었다.
“아버지! 큰일이에요!”
“6차 웨이브인가.”
아리아가 다급하게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어비스의 중심으로 신들이 모였다. 우리들은 바로 지상으로 내려왔는데, 그곳에서는 어마어마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콰르르르릉!
쩌저저저적!
어제보다 더욱 심각하게 하늘에서 뇌전이 일고 있었으며 균열은 서울 상공을 뒤덮어 버릴 정도로 확장되고 있었다.
곧 있으면 카이너스의 분신체가 상륙한다. 그리고 수많은 몬스터와 마물들을 이끌고 내려 올 것이다.
이쪽의 전력은 강화되었지만, 그건 카이너스도 마찬가지였다.
놈은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을 알고 있었으니 틀림없이 우리들이 간신히 막아 낼 수 있을 정도의 군단을 보낼 것이다.
비비안이 외쳤다.
“군대가 필요해요!”
“제가 데려오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길어야 30분이에요. 가능하겠어요?”
비비안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차원이동을 하는 데에는 상당한 마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건 스킬로 시전이 되는 것이었기에 신력을 잡아먹지는 않는다.
즉, 영혼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내가 만든 차원으로 넘어가는 순간, 지구의 시간은 거의 멈추듯 흐를 것이다. 그러니 그곳에서 몇 년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
“바로 가겠습니다.”
촤악!
나는 차원의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비비안과 함께 가지 못한다. 만약 내 생각보다 일찍 카이너스의 분신체가 상륙하게 된다면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하세요!”
“당신이야말로!”
우리들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그란시아가 팔짱을 낀 채로 혀를 찼다.
“그럴 시간에 가는 것이 좋지 않나? 지금 이 순간에도 균열은 확장이 되고 있거든. 금방이라도 쏟아질 기세인데?”
“가자.”
나는 에밀리아와 함께 차원을 넘었다.
쿨렁!
차원의 문이 닫혔다.
지금부터는 최대한 막아 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현빈이 도착을 할 때까지 버텨야만 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지구와 이현빈이 만든 차원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갔으니 카이너스의 분신체가 내려오기 전까지는 어찌어찌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란시아가 말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지?”
“한자리에 모여 있어야 하죠.”
비비안이 나섰다.
그녀는 몇 번이나 웨이브가 터지는 광경을 보아 왔다. 그렇기에 지금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버텨야 해요. 천사들을 각국으로 보내고 우리들은 카이너스의 분신체에 대비를 해야 해요!”
“괜히 긴장되는데.”
“그리고 카이너스의 분신체가 내려오더라도 현빈 님이 오실 때까지 버텨야만 하죠.”
“그래. 한번 해 보자.”
콰르르르릉!
뇌전이 내리꽂히기 시작하였다.
뇌전을 타고 하나둘 몬스터들이 상륙하였다.
제193장 전쟁 준비
쿨렁!
우리들은 한적한 들판에 도착하였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한가로웠다.
방금 전까지 난리가 났었던 지구에 비한다면 지나치게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그 때문인지 살짝 적응이 되지 않았다.
에밀리아가 지금의 심정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부작용이 있겠어요.”
“어떤 부작용?”
“잔잔한 바람과 푸르고 높은 하늘이잖아요. 지구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광경이죠.”
“후후후.”
나는 웃고 말았다.
에밀리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했다. 처음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본 것이 세기말의 광경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구도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것도 평화로웠어.”
“정말인가요?”
“정말이지. 평화롭다 못해서 한가한 곳이었지. 그놈이 나를 납치하기 전에는 말이야.”
“납치를 당하셨나요?”
“카이너스에게 납치를 당해서 천 년 동안 노리개로 있었지. 거의 고문에 가까운 시간이었다고 할까.
그때를 떠올리면 끔찍하다.
수백 년 동안 실험을 당하기도 했었고 밀림에 던져져 죽을 고비를 넘겼었다. 물론 죽고 난 이후에도 자유의 몸은 아니었다.
카이너스라면 치가 떨렸지만, 아직까지도 그놈은 나에게 가장 강력한 적이었다. 신의 경지에 올랐어도 말이다.
어쨌든 지금은 그보다 군대를 모으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대략 3년 정도? 빠르면 좋지.”
딱 얼마라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었다.
지구에서는 카이너스의 분신체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생각보다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카이너스가 빠르게 내려올 것이라고 믿고 움직여야 한다. 최대 3년이었고 가능하면 1년 안에 모든 일을 끝내고 지구로 돌아가야 한다.
“짧은 시간이네요.”
“그 정도 시간이 있다는 것도 감사해야 할 일이지.”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일단 교황을 만나서 상황을 파악하도록 하자.”
“네!”
우리들은 곧바로 교황청으로 움직였다.
닐슨 교황은 기도실에서 묵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창조주의 뜻대로 적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전 대륙에 걸쳐서 반제국 연합이 결성되고 있었는데, 모두 모이게 되면 백만에 육박할 것으로 보였다.
‘백만이라니. 숫자가 너무 많군.’
물론 숫자가 많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에게는 창조신이 있었다.
신군이 함께한다면 백만 대군이라고 해도 두렵지 않았다.
스스스슷!
닐슨이 묵상을 하고 있을 때, 신성력이 강렬하게 비추었다.
그는 창조주가 올 것임을 직감했다.
“잘 있었나.”
“별일 없었습니다.”
닐슨은 허리를 굽혔다.
어차피 닐슨은 창조주의 대리인일 뿐이었다. 그의 뜻대로 움직이며 모든 것은 창조주의 생각대로 될 것이다.
“현 상황은?”
“반제국 연합이 집결하고 있습니다. 제국 북부의 국경선에 운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잘 되었군.”
그는 웃었다.
숫자가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창조주가 있다면 백만이고 2백만이고 싹 쓸려 나갈 것이다. 거기에는 예외가 존재하지 않았다.
“한 가지만 여쭈려 합니다.”
“말하라.”
“그들을 한 번에 쓸어버립니까?”
“번거롭게 일을 할 필요는 없겠지. 시간은 충분히 준다. 그러니 그때 가서 한 번에 제압을 하면 된다.”
“그리 알고 있겠습니다.”
창조주는 효율을 중시하였다.
굳이 각개격파를 하여 수고할 필요도 없었고, 그리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창조주는 최대한 많은 전사들을 지구라는 곳으로 데려가려 하였다.
“카쿤인들을 부르도록 해라.”
“그리하겠습니다.”
교황에게는 지금의 상황을 전해 들었다.
역시나 반제국 연합의 결성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금 상태라면 어마어마한 세력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리고 그건 내가 바라는 일이기도 하였다.
다만 그 전에 할 일이 있었다.
교황청으로 카쿤인들이 불려 왔다.
한스를 비롯한 과학자들이었다.
“창조주를 뵙습니다.”
한스가 대표로 인사를 했다.
“지금 지구에 난리가 났습니다.”
“난리라고 하시면……?”
“카이너스의 분신체가 쳐들어오기 직전이라는 거죠. 이곳에서는 최대 3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3년이라.”
나는 지구에서 시간이 극심하게 흘러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걸 속단할 수는 없었다.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것도 결국에는 카이너스의 뜻이었으니 놈이 마음만 먹는다면 이쪽의 시간을 조율할 수도 있었다.
지구가 멸망한 후에 넘어가면 낭패였다. 그 때문에 최대의 시간을 3년으로 잡은 것이다.
“그 안에 최소 3만 벌의 무구를, 최대 5만 벌의 무구를 제작해야 합니다.”
“……!”
카쿤인들은 놀라고 말았다.
그 많은 무구들을 제작하려면 많은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연구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하오나.”
“무조건 해야 합니다. 그리하지 않으면 지구에 정착한 카쿤인들도 무사할 수 없습니다.”
“으음.”
그들은 침음을 삼켰다.
내 말은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그만큼의 무구를 제작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동족은 멸망을 당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한스에게 이런 협박은 적절했던 것 같다.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그 정도로 많은 무구들을 제작하려면 공장이 필요합니다. 대량생산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죠.”
“그리고 장인들은…….”
“천사와 악마들을 내어 드리겠습니다.”
“헉! 그들을요?”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나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부리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교황에게 명하여 공장을 세울 부지를 확보하였다.
제국의 수도 브론티아의 외곽지였다.
여긴 원래 군사 지구가 들어설 예정이었는데, 그보다는 공장을 짓기로 하였다. 무구의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였다.
나는 도면을 바라봤다.
‘매우 현대적인 설비다. 도면이 없었다면 이해를 하지 못했을 거야.’
카쿤인들의 과학기술은 대단했다.
무엇보다 건축 기술도 상당하였는데, 어떤 식으로 지어야 튼튼하고 기능이 좋을지 오랜 시간 연구를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