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46
SSS급 재벌 헌터 346화
“살아남도록 하자.”
“취이이익!”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오크들인 것 같군.”
내 예상이 맞는다면 이 지점은 오크족의 집단 서식지가 있는 곳이었다.
지금의 상태로 오크들에게 잡힌다면 죽을 것이 확실하였다. 그러니 일단 도주를 해야 했다.
오크들의 소리가 더 가까워진다.
“취이익. 인간 냄새다.”
“맛있는 냄새다, 취익!”
그리고 그들과 마주쳤다.
“…….”
사냥을 나온 한 무리의 오크들이었다.
숫자는 대략 열 마리 정도 되었다. 힘이 있을 때야 한 주먹거리도 되지 않을 테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전투를 하더라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단 뛰자!”
팟팟!
“취이익! 인간, 도망간다!”
“잡아라!”
오크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왔다.
우리들은 숲을 가로질렀다.
“허억! 허억!”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이런 느낌을 얼마 만에 느끼는 것인지 알 수조차 없었다.
신의 반열이 아니라 인간의 경지를 초월한 이후에는 육체에서 느껴지는 과부하를 경험할 이유가 없었다.
마나가 모든 것을 대체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리아도 헥헥거렸다.
“허억! 허억!”
“나무 위로 올라가자!”
우리들은 조금 경사가 완만한 나무를 발견하였고 빠르게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크들이 나무를 지나갔다.
“저쪽이다, 취이익!”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조금만 늦었다면 따라잡혔을 것이다. 그리고 꼼짝 없이 전투를 해야 했을 것이었다.
오크는 전투를 위하여 태어난 종족이었다. 호전적이기도 하였고 인간을 먹이로 인식하였다.
그 때문에 카렌 대륙에서는 주기적으로 오크를 소탕하지 않으면 약탈을 당하기 일쑤였던 것이다.
“허억! 허억!”
그녀는 숨을 몰아쉬었다.
“생소한 느낌이에요.”
“처음 느껴 보는 것이겠지.”
“마, 맞아요.”
아리아는 말까지 더듬거렸다.
인간의 육체를 체험할 기회는 그녀에게 없었을 것이다. 항상 날개를 펼쳐서 날아다녔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뛰어다녀야 한다.
“이제 어쩌죠?”
“출구를 찾아야지.”
“출구가 있을까요?”
“카이너스의 게임이 확실하다면 저쪽 끝에 출구가 있을 거야.”
숲의 한쪽이 막혀 있었다.
검은 기류가 넘실거리는 것이 그쪽으로 넘어가면 사망할 것이 확실하였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가야 한다.
문제는 동쪽으로 이동하면 오크 서식지를 관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디를 가도 오크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일단 길을 확인하자.”
배낭은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품에 육포 조각을 소지하고 있었으니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무를 내려가면 위험할 것이라는 감각이 전신을 때리고 있었다.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나무를 타다 떨어지면 사망할 것이 확실하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최소한 오크들이 없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리아 역시 나무 위로 올라왔다.
“조심하도록 해. 여기서 떨어지면 죽을 테니까.”
“소멸인가요?”
“아마도.”
나는 이를 악물었다.
아리아에게 약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 역시 위험성은 인지를 해야 한다.
“저는 당신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갈 수 있어요.”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죽음조차 불사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지금 아리아를 잃는다면 정신적인 충격이 상당할 것이다. 한동안 쇼크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빙 돌아가야겠네요.”
“그래. 차라리 물가를 따라서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
물가 쪽은 지대가 낮아서 오크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니 물가로 이동하는 것이 답이었다.
하늘을 바라본다.
해가 중천에 걸려 있었으니 저녁 무렵에는 오크 서식지를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출발하자.”
우리들은 나무에서 내려와 물가로 이동하였다.
촤아아아!
물살이 약간 빠른 계곡이었다.
오크들의 서식지가 끝날 때까지 이런 물길이 쭉 이어졌고, 그 다음부터는 계속 평야가 펼쳐졌다.
지금부터 걱정이 되는 것은 오크 서식지를 빠져나간 다음이다.
평야에는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신체적인 능력도 다운그레이드가 되어서 멀리까지 보이지 않았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우리들은 빠르게 이동하였다.
“취이익!”
오크 무리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들은 절벽 아래로 몸을 숨겼다.
“인간 냄새, 난다. 취익!”
“저쪽이다!”
다행히 물가에서는 냄새가 다른 방향으로 빠졌다. 그 때문에 오크들이 우리들을 쉽게 찾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몇 번이나 위기를 넘겼다.
“이동하자.”
팟팟!
오크들이 사라지면 다시 이동한다.
그러기를 몇 번.
하지만 카이너스가 어떤 놈인데 일을 쉽게 만들까. 그건 말이 되지 않았다. 보상이 높으면 그만큼 클리어가 어려운 것이다.
카렌 대륙에서 살아갈 때에도 수백 번이나 겪은 일이었다. 그러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우리들은 물을 뜨고 있는 오크 무리와 마주쳤다.
“취이익! 인간!”
“인간 고기다!”
오크들이 몰려왔다.
“뒤로 가자!”
“인간 고기!”
“…….”
뒤쪽도 막혔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 따로 없었다.
급하게 물가를 벗어났는데, 하필이면 오크족의 마을이 있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용담호혈에 들어온 격이었다.
오크들이 순식간에 둘러싼다.
우리들은 검을 뽑았다.
차앙!
“아버지, 지금까지 행복했어요.”
“우리는 죽지 않는다.”
아리아는 이미 각오를 한 것 같았다. 하기야 오크가 수십 마리였는데 이곳을 뚫고 가기는 힘들었다. 빠져나가 봤자 오크 마을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래도 최대한 너희들을 데려갈 것이다!”
죽을힘을 다해 싸웠다.
몇 마리인가 오크들을 죽인 것 같았는데, 무언가가 내 머리를 강타했기에 나는 바닥을 구르고 말았다.
의식이 흐려진다.
동시에 아리아도 머리에 몽둥이를 얻어맞고 쓰러져 버렸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안 돼!”
퍼억!
다시 한 번 머리에 무언가가 작렬하였고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
제196장 부족장 바크
이대로 죽은 건가 싶었다.
그럴 공산이 크다고 생각했다. 오크들과 싸우다 기절을 했으니 필시 난도질을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나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깨어났다.
“으으윽.”
“현빈 님! 괜찮으세요!?”
아리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변을 둘러본다.
이곳은 오크족 마을이었다. 마을 한복판이었고 나무로 만들어 놓은 감옥 같은 곳에 갇혀 있었다.
온몸이 포박이 되어 있었기에 도저히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건 아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아리아 역시 포박이 되어 있었고 나와 같은 감옥에 갇혀 있었다.
눈앞에는 불이 지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놈들은 우리들을 구워서 먹을 작정인 것 같았다. 오크족은 인간을 즐겨 먹는다.
“아직 안 죽었군.”
“네. 맞아요. 하지만 상황을 보면 곧 그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리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우리들은 죽을 것이다. 옷도 속옷만 남겨 놓고 다 벗긴 것을 보면 산 채로 구우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된다면 그대로 이 세상과는 하직이다.
“미안하구나.”
“그런 말씀 마세요. 제가 유적지에 대해 이야기만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는데…….”
내가 창조한 세상에서 죽을 위기에 처했다.
이게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바깥으로 나가면 창조주로 대우를 받았는데 지금은 오크에게 잡아먹히게 생겼다.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크 무리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취익! 인간, 먹는다!”
“취익! 인간 여자, 맛있다!”
“개자식들아!”
끼이익!
감옥의 문이 열리고 아리아가 끌려 나갔다.
나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리아를 건드리지 마라!”
“취익! 인간 날뛴다!”
퍼어억! 퍽퍽!
오크들이 발길질을 했다.
내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이런 고통을 당해 본 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카렌 대륙에서 살아갈 때에는 매일 겪던 일이었지만,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이후에는 이토록 극심한 고통은 느끼지 못했다.
마나를 다루면 자연스럽게 고통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그 때문에 맞아도 이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고통을 받고 있었다.
아리아는 밖으로 질질 끌려 나갔다.
“취이익! 먹이다!”
“이 새끼들아!”
“저는 괜찮아요!”
아리아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 역시 운명을 직감한 것 같았다. 조금 있으면 그녀는 불 위에 올려질 것이다. 그리고 고통스럽게 죽어 갈 것이 틀림없었다.
‘방법이 없나?’
가슴이 끓었지만, 뭔가 방법이 있을 수도 있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 줄만 잡으면 살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카렌 대륙에서 익히 들어서 알고 있던 오크들의 특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강자를 숭배한다. 그걸 이용한다면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곳에는 부족장이 있었다. 보통은 가장 강한 오크가 부족장이 된다. 놈을 죽일 수만 있다면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었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부족장! 너희는 우리들을 전사답지 못하게 대우했다! 그러므로 너에게 일대일 대결을 신청한다!”
“취이익! 인간 따위가 대결을?”
“나는 인간 따위가 아니다. 인간세계의 영주이다. 너에게 대결을 신청할 자격은 충분하다. 네가 남자라면 나와 대결을 하도록 하자. 설마 겁나서 피하는 것은 아니겠지?”
“취이익! 겁나지 않는다!”
“겁나지 않으면 나와 대결을 하자!”
마을 오크들이 거대한 덩치를 가진 부족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밀어붙이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나는 강하게 밀어붙였다.
“대결! 대결! 대결! 명예로운 전사들 간의 대결이다!”
“취이이익! 대결이다!”
마을 오크들이 호응했다.
“쿤타! 쿤타!”
그들은 부족장의 이름을 불러 댔다.
아무래도 부족장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은 것 같았다. 오크 부족장의 자리는 강함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오크 부족장은 때때로 시험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런 전략을 짠 것이다.
부족장은 흥분했다.
“취익! 저 인간과 대결한다! 골통을 박살내고 뜯어 먹겠다!”
“좋아.”
일단 놈을 약 올리는 데에는 성공을 한 것 같다.
도발을 했으니 좀 거칠게 몽둥이를 휘두를 것 같았지만, 상관없었다.
‘잘못하면 즉사할 수도 있겠군.’
징이 박혀 있는 몽둥이는 피로 얼룩져 있었다.
살점이 눌어붙어 굳었으니 저 몽둥이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졌는지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모든 마나를 잃었지만, 기술은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꽤나 맞아서 힘이 없었지만, 그래도 운이 좋다면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나는 그렇게 풀려났다.
물론 풀려난다고 해도 기진맥진한 아리아를 데리고 이곳을 탈출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쿤타라는 부족장을 눌러 버리고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검 한 자루가 던져졌다. 내가 가지고 왔던 검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대충 만들어진 것으로 보여도 우주에서 가장 강한 금속으로 만들어졌다. 몽둥이 따위는 예리하게 잘라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검을 들었다.
오직 눈앞의 상대에만 집중했다.
“취익! 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