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47
SSS급 재벌 헌터 347화
후우우웅!
몽둥이를 피했다.
정말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저 몽둥이가 휘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맞으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오크보다 덩치가 두 배는 좋았고 키도 180은 되었다. 이 정도면 신체적인 조건만으로 나를 압도한다고 봐도 무방하였다.
하지만 기술은 어떠할까.
놈이 몽둥이를 내려쳤다.
피할 수가 없어서 비스듬하게 비껴 막았다.
콰광! 카가가각!
“크윽!”
뼈가 주저앉는 것 같았다.
단순한 몽둥이인 줄 알았는데 강철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피로 얼룩져서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착각했다.
쾅쾅!
“크으윽!”
“취이이익!”
“죽여라! 취익!”
마을 오크들은 열광하였다.
부족장은 기세등등하였다. 내가 연신 방어로 일관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단 한 방에 놈을 찔러 죽여야 한다. 그렇기에 틈이 생길 때까지는 몽둥이를 막아 내야만 한다.
퍼억!
“크윽!”
몽둥이가 팔에 작렬했다.
비껴 맞은 것뿐이었는데 뼈가 아작 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다. 금이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작은 틈이 만들어졌다.
놈은 조악하지만 갑옷을 입고 있었고 가슴팍은 찔러 봤자 힘이 모자라서 즉사시킬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눈동자다.
뇌와 연결이 되어 있을 테니 눈동자를 찌르면 즉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대로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퍼억!
“취이이이익!”
부족장은 눈알을 부여잡고 날뛰었다.
그러다가 몸을 부르르 떨었는데, 뇌가 관통된 모양이었다.
쿠궁!
놈은 바닥에 쓰러졌다. 거대한 덩치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꼬꾸라져 버린 것이다.
“허억! 허억!”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하도 얻어맞아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억지로 버티고 서 있었다.
나는 오크들에게 요구했다.
“명예로운 대결에서 승리했다. 우리들을 풀어 줘라!”
“…….”
오크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부족장을 내가 죽였으니 그 기세에 압도된 것이다.
나는 아리아의 포박을 풀었고 근처에 있던 옷과 무구들을 착용하였다. 오크들은 우리가 밖으로 걸어 나갈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아리아! 괜찮아?”
“저는 괜찮아요! 다치지는 않으셨어요?”
“일단 뛰자. 여기 있으면 위험하니까.”
“네!”
우리들은 빠르게 오크 서식지를 빠져나갔다.
가능하면 빨리 이곳을 나가야 한다. 언제 오크들이 추격대를 보낼지 모른다. 추격대가 오는 순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허억! 허억!”
폐가 찢어질 것 같았다.
가슴은 쿵쾅거렸고 진이 다 빠졌다.
더 이상은 달릴 힘도 없었다.
우리들은 거대한 나무뿌리 사이의 틈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몸을 숨겼다.
털썩!
그대로 무너졌다.
그야말로 극한의 상황이었다.
때마침 오크들의 특성이 생각나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는 오크들의 뱃속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아리아가 말했다.
“우리…… 살아 있는 거죠?”
“그래.”
“죽는 줄 알았어요.”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오크 놈이 바보같이 대결에 응해 주는 바람에 살 수 있었지.”
“저는 현빈 님이 죽는 줄 알고…….”
아리아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녀는 자신이 죽는 것이 겁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죽는 것이 겁이 났던 것이다.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아리아였다.
나는 아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 말대로 나는 너의 아버지지. 그런데 어떻게 너를 두고 죽겠느냐?”
“으아아앙!”
아리아는 나에게 안겨들었다.
그녀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위기에서 탈출하였으니 다음에는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이게 게임인지도 의심스럽다. 게임이 아니라 카이너스가 작정하고 나를 괴롭히기 위하여 창조한 공간 같았다.
하늘에 태양이 떠 있는 것을 보니 내가 만든 세상 안에 자신의 창조 공간을 이식한 것이다. 하여간 대단한 놈이 아닐 수 없다.
나무뿌리 바깥을 보니 몬스터들이 간간히 돌아다녔다.
역시 이곳은 안전하지 않다.
꼬르르륵!
아리아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배는 고프지 않아요.”
“아니. 나도 배가 고프니까 네가 배가 고픈 것은 당연하지.”
“이런 적은 없었는데…….”
그래도 바깥에서 왕창 먹고 와서 다행이다.
만약 배를 채우지 않았다면 싸울 힘조차 없었을 것이다.
일단 지금은 육포로 배를 채우겠지만 조만간 식량이 필요할 것이다.
“육포를 먹고 조금만 쉰 후에 사냥을 하도록 하자.”
“사냥이요?”
“오크 존을 빠져나가면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까 배를 채우고 식량을 비축해야겠지.”
“음……. 식량은 어떻게 비축해야 되나요?”
***
“조금 어려운 문제기는 하네.”
지금까지 어떻게 식량을 비축해야 할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식량이야 만들면 되는 것이었고 아예 요리가 된 상태로 창조까지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힘을 잃고 말았다.
그렇다면 식량은 어떻게 해서든 마련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곧 있으면 해가 떨어질 것이고 그리된다면 식량을 마련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니 그 전에 움직여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이 좋은데…….”
“가능한가요?”
“지금 통발을 설치해 놓고 해가 떨어지기 직전에 가서 거두는 수밖에. 운이 좋다면 지나가던 동물을 잡아먹어도 되고.”
“정말 생각지도 못한 문제네요.”
“내가 갔다 올 테니까 너는 여기 있어.”
“그럴 수는 없어요!”
그녀는 강하게 거부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나를 지켜야 하는 것이지 그녀 자신이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여기 있어.”
“도움이 되고 싶어요.”
“알고 있는데, 네가 많이 다쳤으니까.”
“저보다는 현빈 님이 더 많이 다치지 않았나요?”
그러고 보니 뼈 마디마디가 욱신거렸다.
뼈에 금이 간 것 같기도 하였고 타박상도 많이 입었다. 그래도 아리아를 보낸다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말이다.”
“함께하겠어요. 어차피 현빈 님이 죽으시면 저도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없어요.”
“…….”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생각해 보면 그 말도 맞았다.
아리아도 검술에 일가견이 있었으니 위기가 오면 함께 대응을 하는 것이 맞았다.
“후우.”
숨을 한 번 몰아쉬었다.
결정은 빠를수록 좋았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아리아도 고집을 꺾지 않을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좋아. 대신 무슨 일이 생기면 곧바로 도망가는 거다.”
“네!”
그녀는 그제야 밝게 웃었다.
밖으로 나오자 긴장감이 전신을 옥죄었다.
지금은 전혀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언제 어디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크 한두 마리라면 싸워 볼 수 있었지만 중형 이상의 몬스터나 오크 무리가 나타나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
아까와 같은 요행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공기가 더욱 축축해졌다.
“천천히 이동하자.”
우리는 몸을 낮추고 이동하였다.
행여나 소리가 나면 곧바로 은신하였다. 그것이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촤아아아!
우리들은 계곡에 도착했다.
이곳은 계곡에서 강이 시작되는 부분이었는데, 바닥을 보니 꽤 실한 물고기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계곡에서 강으로 내려가는 부분에 통발을 설치하기로 한다.
나뭇가지를 꺾어서 통발을 만든다.
줄기를 엮어 묶으니 어느 정도는 TV프로그램에서 보았던 통발의 모습을 갖추었다. 하지만 고기가 정말 잡힐지는 모르겠다.
통발을 3개 정도 설치하였다.
이 이상은 무리였다. 언제 오크가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돌아가자.”
“네!”
우리들은 은신처로 돌아온다.
나무 밑둥의 은신처는 꽤나 넓었다. 불을 피워도 될 정도였다. 밤이 되면 연기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키 정도 높이에 구멍까지 뚫려 있어 연기가 잘 빠져나갈 것 같았다.
“춥지는 않고?”
“조금 춥기는 해요.”
“불을 피우도록 하자.”
우리들은 마른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모아 왔다. 그리고 칼과 칼을 부딪쳐 불꽃을 일으켰다.
화르르륵!
불길이 일자 빠르게 온도가 올라간다.
“후우. 살겠다.”
“그러게요. 겨울도 아닌데 날씨가 쌀쌀해요.”
“가을 정도라고 봐야 하나.”
아리아는 고개를 끄덕인다.
가을 날씨라면 점점 기온이 떨어질 것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훌륭한 은신처를 찾아냈으니까.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아리아는 그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네요. 뭔가 생소하면서도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위기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지.”
“하지만 이대로 죽어도 억울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현빈 님과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나도 그래.”
아리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녀는 내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배가 요동쳤다. 지금까지 먹지 않아도 상관없었지만, 모든 힘이 사라지고 나니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렸다. 아까 먹은 육포는 벌써 소화가 다 된 것 같다.
꼬르르륵!
“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자.”
“잡혔을까요?”
“잡혔기를 바라야지.”
우리들은 은신처를 빠져나왔다.
가능하면 많은 식량을 확보해야만 한다. 어디 동물이라도 한 마리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최소한 동물이 있어도 오크 마을 주변에는 없었다. 그럴 이유는 충분하다. 오크들이 사냥감의 씨를 말려 버렸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강가에 이르렀다.
이제 통발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첫 번째 통발을 들었다.
“두 마리나 들어 있어요!”
“그래?”
팔뚝만 한 연어였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까.
연어는 원래 덩치가 컸다. 이 정도 크기라면 충분히 먹고도 남았다.
나머지 통발도 들어 본다.
총 세 마리의 연어를 획득할 수 있었다. 크기는 팔뚝 정도였다. 한 마리에 한 끼는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통발을 다시 넣어 두었다.
내일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 통발을 확인해서 아침 식사를 할 것이다.
“여기서 손질을 하자.”
“제가 할게요.”
“괜찮겠어?”
“그럼요.”
슥슥슥!
그녀는 빠르게 생선을 손질하였다.
비늘을 벗기고 내장을 제거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꿰었다.
“돌아가도록 하자.”
타닥타닥!
모닥불이 타들어 간다.
식량도 확보를 했고 지금부터는 식사를 해야 할 것이다. 먹은 것이라고는 육포 조금밖에 없었기에 몹시 시장했다.
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연어를 굽기 시작했다.
너무 가까이에서 구우면 고기가 익지 않고 타 버리기 때문이다.
주변으로 맛있는 냄새가 진동한다.
“괜찮을까요?”
“냄새 때문에?”
“네. 조금은 걱정이 되어서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냄새는 위로 올라가기에 몬스터들이 맡는다고 해도 찾기가 힘들 것이다. 어딘가에서 은은하게 풍기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연어 기름이 알맞게 배어 나온다.
“맛있겠네요!”
“연어 맛은 원래 끝내 주지. 가끔 요리를 해 먹기도 했었잖아?”
“그건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