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5
SSS급 재벌 헌터 035화
짝짝짝짝!
“이제 임관식이 있겠습니다. 이현빈 소령 예비자는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영 찜찜한 표정으로 일어났다.
임관식 전에 계급장은 떼 놓았다. 퍼포먼스를 위해 제거를 한 것이다. 그 위에 이태석이 무궁화 하나를 달아 주었다.
정식 군인은 아니었고 위에서 명령도 받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군인이었기에 나는 그냥 이태석과 악수를 했다.
꽈드드득!
“크윽! 악력이 꽤나 강하군.”
“무슨 속셈입니까?”
“말 그대로네. 공을 세울 것이니 바로 장성급 대우가 들어가지 않겠나?”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십시오.”
“후후. 자네도 국방부를 이용하지 않나. 우리도 소소한 이득은 취하도록 하겠네.”
“거 참.”
꽉 힘을 준 손을 풀었다.
“후우! 살겠군.”
“제가 진심으로 군인이 될 일은 오지 않을 겁니다.”
“그래. 누가 뭐라고 했나?”
언론에 이렇게 까발려 놓았으니 아마 여기저기서 회자가 될 것이 뻔했다.
사실, 19살에 소령이 되었다는 것도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기 전이었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양슬하가 장군이 될 수도 있었다.
물론 그녀는 학을 떼겠지만.
“소감을 발표하지 그러나?”
“그러죠.”
이미 언론이 다 모여 있는 상황이었다.
소감이라고 딱히 할 건 없었다. 그보다는 언론을 이용하여 이익을 취해야겠지.
일단 S급 마정석으로 만든 몬스터 방어 설계 철판으로 실험을 할 것이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말이다.
“거두절미하고 말하겠습니다. 저희 회사가 무엇을 개발하였기에 국방부에서 이렇게 호의적으로 나오는 것인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한 기자가 물었다.
“직접 실험을 하신다고요?”
“그렇습니다.”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렸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나에 대한 의심은 더욱 깊어질 것이고 나중에는 해명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마침 양슬하도 이제 막 도착했다.
그녀라면 굉장히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대기실에서 양슬하와 함께 어떤 식으로 퍼포먼스를 해야 할지 상의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눈앞에 있는 강화철판은 사실상 S+급의 마법까지 막아 낼 수 있었다.
파이어 스톰을 수십 방 갈겨도 멀쩡할 것이고 그 위에 각종 화염계 마법을 퍼부을 것이다.
시각적인 화려함을 조성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헌터라면 이 강판이 얼마나 강한지 알아 챌 수 있을 것이었다.
S+급 마법까지 막아 낼 수 있는 강판은 현재 존재하지 않았다. 미국과 영국에 그 비슷한 강판이 있기는 했지만, 비용이 어마어마했고 이만큼 견고하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각종 화염계 마법을 퍼부으라고요?”
“그래. S급 마법부터 S+마법까지 쏟아부어.”
“강판은 멀쩡하겠죠?”
“당연히 멀쩡하지. 누가 제작했는데.”
“스승님을 믿어요.”
그녀는 순순히 말을 들었다.
콩고물이 떨어질 것이 확실하였기에 시키는 대로 하는 강아지 같다.
“이번 일 끝나면 귀걸이 한 짝 더 줄 테니까.”
“정말이죠!?”
“내가 거짓말하는 것 봤냐?”
“아니요! 절대 아니에요.”
“그래. 나가 보자.”
대기실에서 나오는데 가족들이 나와 양슬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양슬하는 인상을 확 구겼다.
부모님이 뚫어져라 보는 것이야 그렇다고 쳐도 형제들이 너무 쳐다보고 있어 그녀를 자극했다.
“뭘 꼬라 봐? 눈깔 확 파 버린다.”
“에헴.”
“험험.”
나는 내심 낄낄거렸다.
아무리 형들이라고 해도 양슬하에게는 덤비지 못한다. SSS급 헌터라는 이름에는 그만한 공포가 짙게 깔려 있었다.
“잘했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저 양아치들이 개기면 제가 재로 만들어 버릴게요.”
“고맙다.”
나는 양슬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족들은 이 모습을 보며 내가 양슬하와 썸을 타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갈구는 빈도가 좀 줄겠지.
강판이 준비되고 있었다.
강판은 총 다섯 장으로, 정확하게 사각형을 그렸고 지붕까지 있었다. 작은 집과 같은 형상으로 그리 크지 않았다. 나로서도 S+급 강판을 제작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무엇보다 마정석을 제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1분이면 끝날 마정석 제작이 무려 반나절이나 걸렸고 SS급 코어가 들었다. SS급 코어는 부르는 것이 값이었으니 낭비하듯 사용할 수는 없다.
카메라도 주변에 설치되어 있었고 혹시 몰라 국방부 소속 헌터들이 일반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실드를 몇 겹으로 쳤다.
“…….”
휘이이잉!
사람들이 침 삼키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바람이 불자 머리칼이 사방으로 휘날렸다. 이 정도면 멍석은 제대로 깔렸다고 볼 수 있었다.
이제 쇼 타임이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실험은 바로 진행되었다.
양슬하는 허공에 수인을 그렸다.
사사사사!
SSS급 헌터라는 명성답게(실제로는 SS급이지만) 거의 딜레이 없이 마법이 완성된다.
먼저 날아간 것은 파이어 필드다.
꽈득! 꽈드드득!
콰과과과과!
화염의 소용돌이가 허공으로 치솟는다.
“오오오!”
파이어 필드는 급으로 치면 S+에 해당하는 마법이다.
화려하기 짝이 없었고 사람들에게 충분한 공포를 선사한다. 저 마법에 맞으면 어떤 빌딩이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파이어볼이 수십 발이 날아갔고 그 뒤를 이어 파이어 레인과 기가 파이어 스톰까지 연속으로 작렬했다.
꽈직!
콰르르르릉!
그야말로 현세의 지옥이 펼쳐졌다.
내심 걱정이 되기는 했다. 마법을 퍼부으라고는 했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수많은 마법을 쏟아 넣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강판이 부서지면 개쪽이겠네.’
조금 힘을 조절하라고 말할 것을 잘못했나 싶었다.
대기가 찢어지며 비명을 내지르고 땅거죽이 뒤집힌다.
무려 3분 동안 수도 없이 마법을 쏟아부었고 걱정이 한계에 다다를 즈음에 그녀는 마법을 멈추었다.
“이 정도면 됐어요?”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사람들은 입을 꾹 다문 채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강판 안에는 실험용 KK마우스가 들어 있었다. 만약 쥐가 살아 있다면 저 안에서 인간도 살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휘이이잉!
바람에 먼지가 사라지자 강판은 멀쩡한 모습을 드러냈다.
“저럴 수가!”
“강판이 저토록 멀쩡하다니!”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웅성웅성!
웅성거림이 사방을 잠식해 갈 즈음에 내가 나섰다.
“강판을 열어 보도록 하죠.”
아직 진정한 놀람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
KK마우스는 과연 살아 있을 것인가.
사실, 여기에는 나도 확신이 없었다.
KK마우스의 생명력은 그냥 쥐였다. 쥐를 실험용으로 개량한 것뿐이었기에 생명력 자체가 질기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놀라서 죽었을 수도 있었고 기절을 했을 수도 있다.
가능성은 여러 가지였지만 쥐가 죽었다고 해도 통구이만 되지 않았다면 사업에는 엄청난 활력소가 되어 줄 것이다.
일단 강판이 멀쩡하다는 것에는 안심이 되었다.
강판을 들어내기 위해 전문 인력들이 투입되었다.
드디어 강판이 열렸다.
***
처억!
“찍찍찍!”
“와아!”
“쥐가 살아 있다!”
“만세!”
다 좋은데 만세는 왜 부른단 말인가.
억만 장자가 아니고서야 S+마정석으로 강판을 만들어 집을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걸까. 여기에 문제는 또 있다.
아무리 등급이 높은 강판을 써도 카이너스가 지구에 뜨면 끝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가족들도 입을 쩍 벌렸다.
특히나 작은형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나는 가족들에게 있어 양슬하를 후려서 이익을 취한 파렴치한이었으니 저런 표정을 짓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되었다.
이제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번 한 방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언론 플레이로 파멸의 탑에 도전할 헌터를 모을 것이고 사업 확장도 단숨에 이룰 예정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기자들이 몰려왔다.
“이 소령님! 이걸 정말 대신건설에서 제작한 겁니까!?”
“만들기는 제가 했습니다만, 설계를 하고 마법진을 그린 것은 양슬하 양입니다.”
“그럴 수가!”
“이 자리를 빌려서 저는 몇 가지 중대한 발표를 하려 합니다.”
“중대 발표라고요?”
“그렇습니다.”
“…….”
내 말에 기자들은 입을 다물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일대 사건이라 말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내 말 하나하나가 주옥같을 거라고 생각됐다.
“저희 대신건설은 본격적으로 몬스터 방어 설계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였습니다. 지금은 국방부와 함께 일을 하지만 점차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나 국가 간에 중단되었던 무역을 재개함으로써 세계적인 교류를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
사람들은 입을 쩍 벌렸다.
무역을 재개한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이익을 취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었다.
당연히 무역선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무역선을 어떤 식으로 제조하시나요?”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는 무기들도 탑재하나요?”
“국가에서 허가가 날까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무역이 재개되기만 한다면 무역선을 군선 정도로 제작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역선 전체에 몬스터 방어 설계를 하고 함포를 달아서 몬스터를 상대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생각한 대로 말했다.
“무역선 전체를 강력한 강판으로 도배할 예정입니다. 또한 S급 마법을 난사할 수 있는 함포를 개발하여 웬만한 몬스터는 쓸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선박을 구축하겠습니다.”
웅성웅성!
당장에 난리가 났다.
요즘에는 항공기도 잘 날아다니지 않았다. 몬스터가 해상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항공기는 사라졌다. 오래전 사라졌던 열기구 비행선이 출현했고 S급 이상의 헌터가 동행해야만 출발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국가 간의 교류는 매우 제한적이다.
고위급 헌터들이야 세계를 누비며 분탕질을 치지만 그들이 직접 무역을 하려 들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열기구에 실을 수 있는 짐이 한정적이다. 고작해야 백신이나 주요 외교문서나 오갈까. 무거운 물건은 실지 못한다.
만약 내가 여기서 무역을 재개한다면 전 세계에서 광풍이 불어닥칠 것이었다.
기자들은 물론이고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난리를 쳤던 것이다.
난리는 난리로 끝내는 것이 좋다.
“이만 실험을 마칩니다.”
“아아!”
기자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이 소령님! 무역은 언제부터 재개됩니까!?”
“무역이 가능한 국가는요?”
“수입 제품들을 들여올 수 있는 겁니까?”
나는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언론이 들끓을 것이다.
오늘의 임관식은 한국에서 주관되었고 방송사들도 방송을 내보낼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되겠지.
많은 기간시설이 파괴되었다지만 전 세계에서 마비되지 않은 시설이 있다면 통신망이다.
아무리 몬스터가 대단하다고 해도 위성까지 어찌할 수는 없었다. 또한 통신망이 전부 망가진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예전보다 통신과 인터넷은 더욱 발달하게 되었다.
오늘 저녁이면 전 세계가 들끓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 여론이면 아마 헌터들도 관심을 갖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