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50
SSS급 재벌 헌터 350화
제198장 위기일발
문이 살짝 열렸다.
누군가가 안에서 손짓을 했다.
“빨리 오세요!”
우리들이 문을 통과하자 그곳은 그대로 닫혔다.
쿵쿵쿵!
언데드들이 들어오려 애를 썼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강화유리로 제작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아, 하아!”
숨이 가빠졌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세기말의 설정이라면 자신의 안위만 챙기기에 바빴는데 말이다.
나는 문을 열어 준 남자를 바라보았다.
“감사합니다!”
“아니요. 살아 있는 사람이 얼마 없어서 구해 준 것뿐이에요.”
“그렇군요.”
하기야, 도시 전체에 살아 있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을 보면 도시 전체가 이런 꼴이 아닐까 싶었다.
남자는 위층으로 손짓을 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구역이 있어요.”
“그런가요?”
“가구점이 있었던 곳에 모여 있죠. 침대가 많으니까요.”
우리들은 남자를 쫓아 위층으로 향했다.
모든 문들이 굳게 닫혀 있었다. 그야말로 이곳은 요새를 방불케 하였다. 거기에 생활이 필요한 모든 물건이 있었고 통조림도 잔뜩 있었으니 사람이 생존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었다.
영화만 봐도 그렇다.
대부분의 좀비 영화에서는 마트로 생존자들이 몰려들었고 그곳에서 갈등이 생긴다.
위층으로 올라가자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족히 20명은 되어 보였다.
그곳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반갑습니다. 이한수라고 합니다.”
“아, 예.”
그는 군인인 것 같다.
어깨에 무궁화가 세 개인 것을 보니 대령 출신이다. 그가 몇몇 군인들과 함께 이곳에 셸터를 만든 모양이다.
“살아 있는 사람을 보는 것은 일주일 만입니다.”
“여긴 어딥니까? 군산인가요?”
“네. 군산이죠. 다른 도시들은 살아남은 사람이 없어요. 특히나 수도권은 완전히 전멸을 했습니다.”
우리들은 어디론가 다시 안내되었다.
이곳은 하나의 사회였고 분업이 잘 되어 있었다.
한 여성이 우리들에게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무려 스테이크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요즘에는 인스턴트 스테이크도 나오니까요.”
허겁지겁 배를 채웠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상태로 언데드들을 뚫고 왔기에 배가 고팠다.
스테이크를 다 먹고 빵도 몇 개 집어 먹었다. 이제야 배가 차는 느낌이었다.
다시 우리는 이한수와 마주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셸터에서 함께 살자는 제의였다.
“검까지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운동을 하셨나 봅니다.”
“검도를 했죠.”
“여성분은?”
“제 여동생입니다.”
“그런가요? 하나도 닮지는 않았는데요.”
“부모님이 입양을 하셨거든요.”
대령에게는 그렇게 둘러댔다. 아리아를 내가 창조했다고 하면 미쳤다고 말을 할 것이 뻔했고 그녀의 아버지라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부나 연인이라고 설정할 수도 없었으니 그냥 여동생이라고 소개를 하였던 것이다.
다행히 대령은 납득하였다.
“그렇군요. 이곳 셸터에서는 전투요원들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총알도 거의 남아 있지 않죠. 미국이었다면 모르겠지만 한국이 총기소지 불법 국가이기 때문에.”
“저희는 바닷가로 가려 합니다.”
“바다로 가신다고요?”
“부모님을 찾아서 가려고요.”
“이런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아마 가능성이 희박할 겁니다.”
“가야 해요.”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모든 사람이 죽어 버린 세상이었다. 그렇기에 대령은 우리들에게 셸터에서 살기를 권하는 것이었는데, 만약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실제 상황이었다면 그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게임이었고 반드시 클리어를 해야 한다.
대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가 없지요. 보급품을 챙겨드리겠습니다. 부디 건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필요한 것들을 챙겨 가세요.”
대령은 그렇게 우리들에게 관심을 거두었다.
챙겨 갈 것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식량을 비롯하여 생존에 필요한 물품 몇 가지였다.
특히나 통조림을 많이 챙겼다.
오랜만에 씻기도 하고 옷도 갈아입었다. 그 후에 무구들을 닦고 검도 정비를 하였다.
그렇게 떠날 채비를 마쳤다.
우리들과 처음 만났던 남자가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전투 병력이 없는 와중이었습니다. 함께하면 좋았을 텐데요.”
“부모님을 만나게 되면 다시 오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우리들은 뒷문으로 보내졌다.
마트에는 문들이 많았고 정면에는 언데드들이 몰려 있었으니 뒷문을 통하여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출발하자.”
“네!”
바닷가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들은 속보로 이동했다.
아까보다는 더욱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앞으로 나아갈수록 언데드의 레벨이 올라갈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처음보다 조금 더 강화된 언데드도 상대하기가 벅찼는데 여기서 더 발전을 한다면 아예 상대할 수가 없을 것이다.
“전방에 언데드예요!”
“잠시 숨을 고르자.”
우리들은 몸을 숨겼다.
처음 만났던 언데드 정도라면 그냥 주파를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상대하기 힘들었기에 최대한 마주치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놈들이 지나가다 다시 출발하였다.
그렇게 멈췄다가 가기를 반복했다.
시내 중심가에 비하면 언데드가 적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많은 언데드가 돌아다녔다.
이제 곧 있으면 부두에 도착한다.
문제는 부두까지 가는 동안에 일어날 일들이었다.
“크르르르.”
끼릭! 끼리리릭!
놈들은 부두를 경비하듯이 돌아다녔다.
아마도 그렇게 설정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부두에 가기 전에 마지막 건물 옥상으로 올라왔다. 어떤 배를 가지고 가야 할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망원경이 있었으므로 혹시나 키가 꽂혀 있는 배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녀와 나는 구역을 나누어서 키가 꽂혀 있는 배를 찾으려 했다.
“없어요.”
“어렵게 되었는데.”
얼마나 올라가야 도시를 벗어날지 알 수 없었다.
식량은 일주일치로 넉넉하였지만 노를 저어서 과연 언제 도시를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저기 노 젓는 배가 있기는 해요.”
나는 아리아가 가리키는 배를 바라봤다.
작은 나무 배였는데 둘이 타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군산은 땅 덩어리도 크다고 하던데 과연 빠져나갈 수 있을까. 만약 날씨까지 안 좋아진다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노를 저어 가는 수밖에.”
“출발할까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아는 긴장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부두에 엄청난 숫자의 언데드가 모여 있었기에 과연 배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해야만 하는 일이다.
“출발하자.”
우리들은 최대한 부두까지 천천히 접근하였다.
무엇보다 놈들에게 들키지 않고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놈들에게 들키고 말았다.
꾸에에엑!
끼리리릭!
놈들은 미친 듯이 달려왔다.
마트 앞에서 보았던 언데드의 레벨이 2라고 치면 이곳의 언데드는 대충 3으로 보였다. 그만큼이나 빨랐다.
“달려!”
우리들은 엄청난 속도로 주파했다.
언데드 역시 속도가 빨랐는데 곧 따라잡힐 것 같았다.
그래도 바다로 길게 나 있는 다리가 있었고 그 끝에 나룻배가 있었으니 내가 막아서면 아리아가 출발할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룻배는 부두에 묶여 있었다.
“내가 막아 볼게.”
“하지만…….”
“시간 없어!”
아리아는 곧바로 나룻배로 향했다.
언데드가 몰려온다.
한 번에 두 마리 정도를 상대하면 되었다. 그것도 스켈레톤이 앞에 있었으니 물릴 걱정은 없었다.
차라리 몸이 베이는 것이 낫지 물리는 것은 사양이다.
캉! 카가가강!
나는 스켈레톤이 휘두르는 검을 막아 냈다.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뭔 힘이 이렇게 강한지 그대로 팔목이 부러져 버릴 것 같았다.
몇 번 정도 검을 휘둘렀을까.
아리아는 그 틈을 타서 밧줄을 풀었고 배에 올라타는 것에 성공했다.
“아버지!”
“간다!”
팟!
나는 크게 검을 휘두르고는 뒤를 돌아 달렸다.
끼리리릭!
콰르르르!
뒤에서 달려오던 놈들이 바다에 빠진다.
다행히 수영은 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들은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거나 가라앉고 있었다.
서걱!
커어어억!
나는 등짝이 지져지는 느낌과 함께 뛰어 올랐다.
그대로 바다에 빠졌는데, 헤엄을 쳐서 배 위에 올랐다.
소금물이 들어가자 더욱 상처가 아렸다.
“크으윽!”
“괜찮으세요?”
“그럭저럭.”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사실은 별로 괜찮지가 않았다. 갑옷을 벗은 뒤 아리아가 상처를 살펴보니, 크게 베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나마 상처가 그리 깊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의약품도 챙겨왔기에 소독을 하고 아리아가 손수 꿰매 주었다. 그 후에 붕대를 감았는데, 아까보다는 나은 느낌이었다.
진통제도 한 알 먹었다.
물약 진통제여서 그런지 10분 정도가 지나자 고통이 어느 정도 잦아들었다.
“그래도 살았어요.”
부두에서는 수많은 언데드들이 아우성치고 있었다. 이곳을 노려보는 것이 당장이라도 헤엄을 쳐서 올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직 살아 있구나.”
“네! 우리는 살아 있어요.”
갑자기 피로가 몰려들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위기의 연속이었다.
“좀 쉬세요. 제가 노를 저을게요.”
“북쪽으로. 북쪽으로 가야 해.”
“걱정 마시고요.”
나는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리고 조각배는 북쪽으로 향하여 나아갔다.
***
눈을 떴을 때에는 어둠이 완연하게 내려와 있었다.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일어나 보니 바람이 불고 달빛 하나 없는 어둠이 깔려 있다.
“일어나셨어요?”
“해가 진 지 얼마나 됐지?”
“세 시간 정도는 지난 것 같아요.”
“그럼 대략 9시 무렵이라는 거네.”
“그런 것 같아요.”
조각배였기에 때문에 먼 곳까지는 나가지 않았다. 해안선을 따라서 북상하고 있었는데, 바다를 통하여 이동하는 것은 백 번 잘한 일이었다. 도시 안에 있었다면 지금쯤 좀비들에게 쫓기고 있거나 죽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은 확실하였기에 지금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욱!”
등짝에 불로 지진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움직이지 마세요.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거든요.”
“내가 피해만 끼치는구나.”
“아니에요. 현빈 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아까 죽었을 거예요.”
아리아는 눈물을 글썽거리고 있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리아는 최악의 상황임에도 침울해하지 않고 있었다. 그보다는 내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
과연 누가 이렇게까지 나를 걱정할까. 아마도 비비안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쭉 함께하자.”
“물론이에요. 저는 당신의 곁을 떠나지 않을 테니까요.”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잔 것 같았다.
“뭐 좀 먹었고?”
“아니요. 현빈 님이 깨어나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럼 식사를 하도록 하자.”
우리들은 배낭을 뒤져서 참치 캔을 하나씩 먹기로 하였다.
겨우 참치 하나였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참치 캔 하나를 싹싹 비웠다.
쿠르르르릉!
식사를 마치자 비가 쏟아졌다.
우리들은 우비를 입었다. 일회용 우비였는데 부피도 작았고 그에 비하여 성능은 꽤나 뛰어났다. 완전히 방수되어 비가 하나도 새어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외부 환경이 문제였다.
배가 점점 더 출렁거렸기에 잘못하면 뒤집힐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설마 폭풍이 오려는 것은 아니겠지?”
“폭풍이 오면 해안가로 잠시 갈까요?”
“위험하지는 않으려나?”
“안전한 곳에서 비를 피해야 할 것 같아요. 여기서 시간이 더 흐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