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63
SSS급 재벌 헌터 363화
“어디에 쓰려고?”
“그거까지 구구절절 이야기를 해야 합니까?”
“어이쿠! 이것 참. 정보를 어떻게 쓰는지는 묻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지. 워낙 오랜만에 손님이 찾아온 터라.”
남자가 손짓을 하자 누군가가 책자를 하나 가져왔다.
“전설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사와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거지. 얼마를 낼 수 있나?”
촤라라락!
나는 책자를 살펴보았다.
과연 떠도는 소문에 비해서는 자세했다.
볼카스 산맥의 중턱 부분에서 신비한 힘을 감지했다는 보고가 있었고 그곳은 몬스터가 거의 찾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한 증언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라엘은 금화의 반을 내밀었다.
“이 정도면 되나요?”
“조금 모자란데?”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너희 단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해 보든지.”
놈은 자신만만했다.
돈이야 얼마든지 마련을 할 수 있었다. 어차피 원하는 것만 구하면 이 세계의 화폐는 쓸모가 없기도 했다.
나는 한 줌의 금화를 더 내밀었다.
“이게 한계입니다.”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는 책자를 내밀었다.
어차피 정보는 필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어디에 쓰려는지 모르지만 잘해 보라고.”
나는 책자를 품에 넣었다.
이제는 밖으로 안내되었다.
남자는 노파심에 한 가지 경고를 해 주었다.
“우리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좋아. 무려 역사가 천 년도 넘은 곳이거든. 어딘가에서 발설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수가 있지.”
“그럴 이유가 없어서 말입니다.”
“좋은 자세야.”
나는 상점을 나서기 전에 남자의 앞섶을 베었다.
서걱!
“……!”
그는 놀란 표정이었다.
검이 찔러 들어오는 것조차 보지 못하였을 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손님에게 반말을 하는 버릇은 고치시죠.”
“하하……. 이걸 어쩌나? 손님이 온 지 꽤 되어서 말이야. 손님을 어찌 대해야 할지 잊었거든.”
“다음에 또 봅시다.”
우리들은 술집을 나섰다.
은은하게 주향이 진동하고 있는 공간.
크라운 정보길드 길드장 칼트는 길게 베인 앞섶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소름이 돋을 정도의 실력이었다.
그는 특급 어쌔신이었다. 지금이야 요인 암살을 할 일이 드물었지만, 그래도 고대에서부터 내려오는 수련법을 행하고 있었다.
그런 칼트가 남자의 공격을 막지 못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가 마음을 먹었다면 칼트는 죽은 목숨이었다는 뜻이다.
“대단하군.”
“미행할까요?”
“조심스럽게 미행해야 한다. 뭔가 사고를 쳐도 단단히 칠 놈들이다.”
“알겠습니다.”
스스스슷!
지금까지 정보를 살 만한 사람이 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만 한 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남자는 거액을 지불했다.
“상당한 돈이 될 사람들인 것은 확실하군.”
우리들은 하루 묵을 여관을 찾고 있었다.
일단 간단하게 짐을 푼 후에 용병길드를 찾을 생각이었다.
여관으로 이동하고 있을 때 아리아가 말했다.
“현빈 님, 미행이 붙었어요.”
“알고 있다.”
“처리할까요?”
“일단 지금은 보는 눈이 많으니까.”
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도 정보길드를 나오는 순간 미행이 붙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길드장은 기어이 미행을 붙인 것이다.
아마도 우리들이 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딱히 미행을 당한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지만, 그래도 찜찜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우리들은 구불구불한 골목으로 들어왔다.
양쪽으로 주택들이 즐비한 가운데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팟팟!
아리아와 라엘이 곧장 달려가 미행자들과 거리를 좁혔다.
그들은 도주를 하려 하였지만, 곧 잡히고 말았다.
아무리 어쌔신들이 훈련이 잘 되었다고 해도 아리아와 라엘의 움직임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남자들이 잡혀온다.
“미행을 했나?”
“…….”
“정보길드에서 미행을 한 모양이로군.”
서걱!
“읍!”
나는 그대로 놈들의 손가락을 하나씩을 잘라 버렸다.
“다음에는 손가락이 아니라 모가지가 될 것이다.”
파바밧!
어쌔신들은 그렇게 자취를 감추었다.
그란시아가 말했다.
“미행이 또 붙을 것 같은데?”
“그때는 네가 손을 써.”
“목을 잘라 버리면 되나?”
“그러든지.”
“재밌겠네.”
그란시아는 매우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위화감이라고는 없었다. 몬스터들이 나타난다고 해도 충분히 처리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었지만, 조사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기로 했다.
“태초의 차원을 찾는 일이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알아. 그래도 지루한걸.”
그란시아는 하품까지 했다.
그러한 모습에 나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크라운 길드의 길드장 칼트는 손가락이 잘려서 돌아온 어쌔신들을 바라보며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행을 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어찌 된 일이지?”
“그들이 길드를 나서는 순간부터 미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처음부터 미행이 붙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하고 말았다?”
“엄청난 실력을 가진 여자들이었습니다. 몸을 빼려 하였을 때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허어.”
분명히 거리를 벌린 채로 미행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어쌔신들을 잡아내서 손가락을 잘라 버렸다.
두 명 모두 그런 꼴을 당했으니 칼트는 더욱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다음번에는 목이라고 하던가?”
“그렇습니다.”
“더 조심스럽게 미행하라.”
“그렇지 않아도 그리 지시했습니다.”
“지금은 뭘 하고 있다던가?”
“여관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만두는 것이 어떠신지.”
“그럴 수는 없지. 분명 그들은 사고를 친다. 내 장담하지.”
오랜만에 만난 돈줄이었다.
그들은 대형 사고를 칠 것이고 그에 대한 정보는 돈이 될 것이 뻔했다.
***
여관에서 짐을 풀고 밖으로 나서려 했다.
나름대로 고급 여관이었고 3층이라서 그런지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다만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쯧쯧. 저자들이 아직도 포기를 안 했군.”
“목을 잘라 버려야겠는데?”
그란시아가 웃으며 말했다.
이곳도 내가 다스리는 차원이었기에 가능하면 인간들을 무사하게 보존시키려 하였지만, 저런 식이면 곤란하다.
분명히 미행을 하지 말라고 하였고 경고 차원에서 손가락도 잘라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행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네 탓이기도 하지.”
“어째서?”
“네가 길드장의 앞섶을 베어 버렸으니까.”
“반말을 찍찍 해 대니까 기분이 나빴거든.”
“당연히 죽어야 해요.”
라엘이 말했다.
그녀는 대천사였고 이 세상을 다스리는 창조신은 절대적인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창조신이라는 것을 남자가 몰랐다고 해도 그녀의 입장에서 그는 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한 것이었다.
어쨌든 죽이더라도 지금은 아니었다.
“새벽에 처리를 하도록 하지. 처리는 그란시아가 하면 되겠네.”
“맡겨 두라고.”
웬일로 그녀는 고분고분하게 말을 들었다.
무료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광증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오랫동안 고독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정신 한 부분이 약간 어떻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여관을 잡았으니 이제 용병길드로 향할 것이다.
“그럼 출발해 보도록 할까.”
우리들은 여관을 나섰다.
용병길드는 번화가 한복판에 있었다.
이 세상에서 용병은 흔한 직업이었다.
병사로 채용되면 다행이었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용병의 길을 걸었고 각종 의뢰를 수행하였다.
물론 의뢰의 대부분은 몬스터 토벌에 대한 것이다.
이 세상은 몬스터들이 설치는 곳이었고 몬스터 토벌이 되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용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력 있는 용병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용병들도 있다.
실력 있는 용병들은 스스로 용병이 된 자들이었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병사 시험에서 탈락하여 용병이 되기도 했다.
웅성웅성!
용병길드 안으로 들어가자 접수대가 있었고 벽에는 의뢰한 일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상인들이 상행을 위하여 용병을 고용하기도 했고 소규모 몬스터 토벌에 대한 의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의 용병들은 며칠 후에 있을 몬스터 토벌에 참가 신청을 하고 있었다.
몬스터 토벌의 특성상 살아남기만 하면 목돈을 쥘 수 있었다. 죽는 용병들이 대다수겠지만 말이다.
접수대 앞에 섰다.
그러자 주근깨 아가씨가 말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용병증을 발급받으려 합니다.”
“시험을 보려 하시나요?”
“그렇습니다만.”
“원하시는 랭크는요?”
“S등급에 도전하려 합니다.”
“네에!?”
그녀는 놀라고 말았다.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용병들도 마찬가지였다.
S급이라면 소드 마스터의 경지나 마법으로는 6서클 이상이 되어야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러니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용병이 비웃었다.
“하하하! S급 용병이라니. 돈에 눈이 뒤집혔구먼.”
“데브라가 시험을 치겠지?”
“그렇겠지.”
“다들 병신이 되겠네.”
그들은 낄낄거리며 우리들의 운명에 대해 논했다.
우리들이 보통 사람이었다면 돈에 환장했다고 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실수한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
접수원이 다시 말했다.
“진심이신가요? 시험을 보다가 다친 경우에는 어떻게도 보상이 되지 않아요.”
“도전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우리 모두는 S급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그 정도는 되어야 중요한 임무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산맥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야 했기에 S급 용병 증표를 받아 내는 것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도시국가 라온의 용병 길드장 아토스는 접수원 안나가 가져온 도전표를 보고는 코웃음을 쳤다.
“S급에 도전을 한다고?”
“네 명의 사람들인데 모두 S급에 도전을 하신다고…….”
“검을 사용하나?”
“마법사도 있고 전사도 있어요.”
“미쳤군. 그러다 병신이 되면?”
“충분히 위험성에 대해서는 고지를 해 드렸어요. 그런데도 하신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죠.”
“그런가.”
아토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이런 일은 그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모두 돈에 환장한 용병 지원자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요즘 살기가 힘들어지다 보니 A급이나 S급에 도전하는 용병들이 꽤 있었다. 도전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심사관이 문제였다.
S급 용병인 마스터 자넬은 성격이 더럽기로 유명했다.
도전자들을 병신으로 만드는 것은 일반적이었고 수틀리면 죽이기도 한다. 미친놈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하지만 법으로 제제할 수도 없는 것이, 시험을 받다가 생기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그들은 서류에 사인을 하였고 그것은 곧 죽어도 상관없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토스는 혀를 찼다.
“아까운 생명들이 날아가겠군.”
“진행할까요?”
“자넬을 부르도록 해.”
“알겠어요.”
아토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로 S급 용병이 탄생하기란 쉽지 않았다.
S급 용병은 기사단에 들어가도 단장급에 임명이 된다. 잘하면 작위를 받을 수도 있는 실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