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65
SSS급 재벌 헌터 365화
“허어.”
검이 사라진 자넬은 무방비였다.
라엘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는데 소드 마스터인 자넬의 움직임을 이미 뛰어넘고 있었다.
펑펑펑펑!
“끄아아아악!”
자넬의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되기까지 몇 초가 채 걸리지 않았는데, 자넬은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퍽퍽퍽!
“…….”
용병들은 잔인한 모습에 치를 떨었다.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이건 시험이 아니라 한 인간을 피떡이 되도록 괴롭히는 행위에 불과하였다. 이대로 시간이 더 흐르면 자넬은 죽을 것이다.
“그만!”
길드장이 그들을 말렸다.
자넬은 기절해 있었고 간헐적으로 몸을 떨었다. 회복이 될지는 미지수였다.
시험은 끝났다.
나는 길드장에게 물었다.
“우리들은 모두 시험을 통과한 것입니까?”
“토, 통과했습니다!”
길드장은 공손하게 말했다.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잘못 보이면 길드장 역시 자넬처럼 피떡이 되어 쓰러질 테니까.
우리들은 시험이 끝나고 접수처로 안내되었다.
용병들은 우리들이 지나갈 때마다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전원 S급 용병들이라지.”
“아예 용병길드를 차리려고 하나?”
“그건 모르는 일이지. 하지만 저들이 길드에 입단한다면 그 길드는 왕국 최강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접수대 앞에서 용병증을 발급받았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패였다.
S급 용병들에게는 황금패가 최초로 지급된다. 분실하면 재발급이 되지만 그때는 비용이 들어간다.
접수원은 떨리는 손으로 황금패를 내밀었다.
***
“추, 축하드려요.”
“너무 어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네!”
무려 S급 용병패가 네 개였다.
용병들의 말대로 우리들은 어느 용병단을 가도 환영받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용병단에 입단할 필요가 없을지도 몰랐다.
우리들은 다음 행선지를 정하기로 하였다.
“용병단에 가입을 해야 할까?”
“가입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란시아의 말이었다.
어차피 두 천사들은 발언권이 없었다. 의견을 물으려 해도 그저 내 명령에 따르겠다고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그란시아의 의견을 들어 보기로 했다.
“어째서?”
“산맥 중앙으로 들어가야 하는 거잖아?”
“중앙으로 들어가서 이곳저곳을 뒤져 보아야 하는 거지.”
정보단체에서 가져온 정보들을 보면 산맥에서 나온 경험담들을 취합한 것이었다. 여기저기 들쑤셔야 할 것 같았기에 가능하면 용병단에 가입을 하여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용병단에 가입하지.”
촤륵!
그란시아는 정보 서적을 넘겼다.
정보단체에서 부록으로 준 것이었는데 대략적인 용병단의 세력도를 알 수 있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용병단이 있었다.
무려 용병단장이 그랜드 마스터라 불리고 있었다.
실제로 그랜드 마스터의 증거를 드러낸 적은 없었지만, 확실히 소드 마스터는 뛰어넘은 사람이라고 한다.
휘하 간부들도 능력이 있었다.
소드 마스터도 한 명 있었고 7서클의 마법사도 있었다.
이 정도라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만 들어가는 것이 까다롭다고 하던데.”
“우리들의 실력이라면 충분하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용병단 입단 시험이 있었지만, 우리들의 실력이라면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 보았던 것이다.
검은 매 용병단장 브란카는 무시무시한 소문과는 다르게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항상 투구를 쓰고 다녔는데, 자신의 몸보다 큰 갑주를 걸치고 있었다.
이건 브란카가 여성기이기에 그런 것이었다.
용병단장이었기에 남성성을 강하게 풍겨야 했기에 최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용병단 내부자들뿐이었다. 대외적으로 그녀는 남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녀는 편안하게 서류를 보고 있었다.
“단장님, 내일 토벌이 끝나면 지급될 액수입니다.”
“다른 때보다 50%는 많군.”
“저희들에게 어려운 임무를 맡길 것이라 예상됩니다.”
“어려운 임무? 그래 봤자 중앙을 돌파하라는 것이겠지.”
“아마도 그렇겠죠.”
용병단의 재무관이자 7서클 마법사인 로튼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려운 임무가 될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이 나라에서 그들이 임무에 실패한다는 것은 누구도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었다.
똑똑!
“들어와.”
노크 소리가 들리고 부단장 에론이 들어왔다.
그는 소드 마스터였으며 브란카와 함께 용병대 최고수로 평가받고 있었다.
“단장님, 소문의 S급 용병들이 찾아왔습니다.”
“전원 S급이라는 용병들 말인가?”
“예. 저희 용병단에 입단을 하겠다고 합니다.”
“희소식이로군. 그들이 정말로 S급인지 어떤지는 알아봐야 하겠지만 말이야.”
브란카는 소문의 전부를 믿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그녀는 자신이 확실하게 믿을 만한 사람들이 본 것이나 직접 본 사실이 아니라면 믿지 않았다.
“그야 확인해 보면 되는 일이지요.”
“재밌겠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선 갑옷을 입었다.
새롭게 가입하려 하는 용병들의 실력은 충분히 뛰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은 어찌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용병단에 가입되지 않는다면 굳이 그녀의 진면목을 보여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웅성웅성!
용병단 사무실 뒤에는 연무장이 있었다.
검은 매 용병단은 그냥 어중이떠중이로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었다.
철저하게 실력이 검증되어야 하며 항상 수련으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 때문에 용병단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이다.
그들은 어떤 의뢰라도 수행하였으며 대형 의뢰가 터지면 1번으로 섭외가 들어왔다.
그만큼이나 용병들은 수련에 매진하였고 대부분이 기사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마법사들도 4서클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입단 시험도 매우 까다로웠다.
단장이 직접 시험을 보거나 부단장이 시험을 본다.
브란카는 그들을 면밀하게 살폈다.
남성 하나, 여성이 셋이다. 특이한 구성이었는데 여자들의 외모가 특히나 빛난다. 브란카 역시 미인이라는 말을 듣고 살았지만, 그들에게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브란카가 손짓을 하자 에론이 나섰다.
“입단 시험을 시작하겠다. 누구부터 나서겠나?”
“나부터 하지.”
그란시아라는 여자였다.
그녀는 자신만만하였는데 소문대로였다.
“덤벼라.”
“네가 직접 시험을 보나?”
“그렇다. 반말이 참으로 거슬리는군.”
“어쩌지? 네놈이 나와의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모르겠지만 그 전에는 존대를 할 생각이 없는데?”
“두고 보지.”
쐐애애액!
콰과과광!
“……!”
그란시아는 검을 들고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사방에서 폭음이 울려 퍼진다.
“허어!”
용병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들의 검이 허공에 얽히기 시작하였다.
에론 역시 소드 마스터 최상급이라고 알려져 있었기에 전혀 밀리지가 않았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단하구나! 하지만 멀었다!”
쾅쾅쾅!
검강이 넘실거린다.
이대로라면 연무장이 모두 파괴될 것이다.
브란카가 손을 들어 제지하였다.
“그만!”
“쳇. 이제 손맛을 보려 하는데.”
그란시아는 진정으로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까지는 워밍업에 불과하였기에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하는데 단장이 제지를 한 것이다. 하지만 입단 시험은 이것으로 충분했다.
“다음!”
여자들의 시험이 이어진다.
그녀들의 실력은 하나같이 뛰어났다. 에론이 밀리는 수준이었다.
브란카는 그녀들이 자신과 대결해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정도 실력자들이 용병단에 가입하려는 이유가 뭐지?’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예 용병단을 차려도 유명해질 수 있는 수준이었다. 대륙 최강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런 실력자들이라면 환영이다.
마지막으로 현빈이라는 남자가 걸어 나왔다.
“나는 단장이 직접 상대해 주었으면 하는데.”
브란카가 앞으로 나섰다.
저쪽에서 그렇게 요구를 하는데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브란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용병단장과 마주하였다.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용병단장이 여자였군.”
“……!”
용병들은 놀람을 드러냈다.
남자들이 입는 갑옷을 걸쳤고 투구를 썼다고 해도 그런 사실이 전부 가려지는 것이 아니었다.
굳이 신력이 아니더라도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브란카가 입을 열었다.
“단번에 정체를 알아맞히다니 대단하군.”
“그런가? 사실 침대에서는 더 대단하지.”
“후후. 고자를 만들어 주지.”
브란카는 여성이었고 용병계에서 오래 생활을 했었다. 그 때문에 저런 희롱은 장난으로 받아 넘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물론 그런 발언을 하는 남자를 그냥 두지는 않았다.
“나를 여자로 대하려면 내 실력을 뛰어넘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팟!
나는 그대로 사라졌다.
브란카는 확실히 고수였다.
분명히 내 움직임을 잡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콰과과광!
“오호.”
움직임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반격까지 했다.
지상에 이런 실력자가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우리들은 검을 섞었는데 점점 복잡한 형태를 띠었다.
검강이 넘실거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그녀를 제압할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검을 몇 개 정도 허공에 띄웠다.
“어검술!”
“그랜드 마스터라니!”
문제는 그녀 역시 검을 띄웠다는 것이다.
쿠아아앙!
몇 개의 검이 허공에서 얽힌다.
브란카도 그랜드 마스터인 만큼이나 대단했지만, 나에게는 미치지 못하였다.
이미 나는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를 뛰어넘고 있었다. 다만 이곳이 지상이었기에 힘에 제한을 둔 것뿐이다.
운용력은 내가 몇 배나 위였다.
콰광!
“꺄아아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진다.
“운용력이 좀 떨어지는군.”
“으으으.”
그녀는 투구를 벗었다.
나름 미인이었다.
이런 얼굴로 용병 생활을 하려니 수많은 남자들이 추파를 던졌을 것이다. 그 때문에 그녀는 실력을 키웠고 투구를 항상 착용했었다.
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패배를 인정하나?”
“그래. 대단하군.”
그녀는 가볍게 튕겨져 일어난다.
“우리들은 합격인가?”
“합격은 시켜 주겠지만…… 너무 실력이 뛰어나다. 그 정도 실력이라면 용병단을 차려도 될 텐데 굳이 우리들에게 온 이유가 뭐지?”
“산맥에서 찾을 것이 있어서다. 그리고 앞으로 대륙을 돌아다녀야 하기도 하고.”
“우리들을 부려먹겠다고?”
“자금은 충분하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돈은 찍어 내면 된다.
여기서 모자라면 천계에서 찍어서 가져오면 그뿐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비싼데?”
“자금은 무한정이다.”
“허어.”
나는 용병단에 들어온 이유를 밝혔다.
볼카스 산맥에서 좌표를 모두 찾는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륙 전역에 좌표가 흩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들끼리 다녀도 되겠지만, 검은 매 용병단에는 그랜드 마스터와 소드 마스터, 고위 마법사까지 조합이 되어 있었다.
여기에 단원들의 실력도 뛰어났다.
“그렇다면 고용주가 되는 건가.”
“고용주 겸 용병이 되는 거지.”
“알겠다. 그대들을 받아들이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