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67
SSS급 재벌 헌터 367화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아예 모습을 볼 수도 없었습니다.”
“허어.”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렇게까지 완벽하게 자신을 감출 수 있는 인간이 존재할까.
창조신의 파편을 찾는다고 할 때부터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말도 안 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엄연히 현실입니다.”
“시신은?”
“목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또한 10분 안에 그 자리로 가지 않으면 길드 자체를 없애 버린다고 협박했습니다.”
“길드를 없애겠다고.”
피가 차갑게 식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대로 넘어가야 하는 건지, 위험을 무릅쓰고 공격해야 하는 건지 말이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공격은 아니다. 상대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찔러 보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지금은 길드의 존속이 더 중요했다.
“내가 가겠다.”
“빨리 가시죠.”
칼트는 옷을 갈아입었다.
이건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칼트가 직접 처리를 해야 할 것이다.
휘이이잉!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는 야외.
그란시아는 시간을 재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정말로 길드로 쳐들어가서 그들을 모조리 작살낼 생각이었다.
벌써 9분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가 생각을 해도 짧은 시간이다.
스스슷!
10분이 다 되어갈 때 이현빈이 나타났다.
그란시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지?”
“어쌔신 하나를 처리했다고.”
“10분이 되는 순간 가서 쓸어버리려고.”
“흠. 당분간 그들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5초만 지나면 약속한 10분이거든. 나는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신이고.”
그란시아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10분이 곧 되려는 찰나였다.
“사죄드립니다!”
스스슷!
어쌔신들이 나타났다.
그란시아는 탄성을 내뱉었다. 이현빈은 다른 의미에서 탄성을 내뱉었다.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었으니 길드를 쓸어버릴 필요까지는 없다고 여겼던 것이다.
“조심해라.”
퍼어억!
“커어억!”
그란시아는 그대로 어쌔신들을 차서 날려 버렸다.
더 상대를 해야 했지만 오늘은 이쯤 하기로 하였다. 약속은 약속이었으니까.
“돌아가라.”
작은 해프닝이 끝났다.
그란시아와 이현빈은 여관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어제 밤새도록 술을 마셨지만, 타격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그건 브란카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신입이 들어오면 단장은 그들을 불러 항상 술을 마셨으므로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연무장에 도착하였는데 어쌔신들은 물론이고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혼쭐이 났기에 다시는 미행할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단장이 외쳤다.
“모두 모였나?”
웅성웅성!
용병들은 어기적어기적 걸어 나왔다.
군대처럼 질서는 없었지만, 막상 전투에 들어가면 달라진다고 한다.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추는 것은 물론이고 전투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어쨌든 지금은 아직 전투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기에 무질서했다.
단장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전투가 시작된다. 알고 있겠지?”
“당연한 것 아니오.”
“오늘, 볼카스 산맥으로 간다. 높은 금액을 받는 이상 중앙을 돌파하는 임무일 공산이 크다.”
“언제는 안 그랬소?”
용병들은 이미 각오를 하고 있었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으니 위험한 임무에 배치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나라고 해도 그리했을 것이다.
“모두 살아서 보자!”
“단장이나 조심하쇼!”
“네 녀석들이나 걱정해라!”
“와하하하!”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용병단은 강력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으며 기율도 강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내부에서는 나름대로 가족과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도시 중앙으로 병력이 집결하였다.
이곳은 국가라고 보기에는 조금 민망한 수준이었다.
인구는 5만 정도 되었고 병력은 3천이다. 이것도 최대한 뽑아낸 것이라고 한다. 도시를 방어할 병력은 남겨 두어야 했으니 사실상 한계치라고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기형적인 구조를 갖게 된 것은 물론 몬스터들이 대륙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기가 온다면 예비대 개념으로 징집을 시작하며 1만에 가까운 병력으로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전쟁이 아니라 몬스터들이 쳐들어오는 것이었기에 잘못하면 도시 전체가 몰살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병력이 도열한 가운데 성에서 기사단이 달려온다.
“율카스 기사단이다!”
“총사령관은 맥컨 공작인가.”
관료체제는 다른 대륙과 비슷해 보인다.
다만 병사들의 실력은 평균적으로 뛰어났다. 하도 몬스터와 어울려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해진 것이다.
약해진다는 것은 곧 멸망을 뜻하는 일이었으니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두두두두!
맥컨 공작은 금색의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제법 강인한 인상이다.
소드 마스터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고 하니 과연 이곳 대륙인들의 실력은 뛰어나다고 볼 수 있었다.
맥컨 공작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오늘 우리는 생존을 위하여 토벌대를 구성하였다. 모두 각오는 되었나!?”
“예!”
“병사들은 이 성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용병들은 돈을 위해 싸운다. 가자!”
“와아아아!”
간단명료한 연설이었다.
“회의 같은 건 안 하나?”
나는 브란카에게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산맥 초입에 가면 하겠지.”
“캠프를 치고 한다는 건가?”
“그곳에 캠프를 치지는 않는다. 가능하면 산맥까지 들어가서 안전지대를 구축하고 그곳에 캠프를 치겠지. 토벌에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없으니까.”
“우리들의 임무는?”
“그곳에서 배정될 것이다.”
이 정도면 되었다.
알아야 하는 일들은 모두 알아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끼기기긱!
육중한 성벽이 올라간다.
성벽 위에서는 연신 궁수들이 몬스터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이렇게 위협을 하지 않으면 어느덧 성벽이나 성문을 치기 마련이었고 그렇게 오랜 시간 지속이 되면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었기에 최대한 견제를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성벽에서 벗어나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몬스터들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
“와, 이건 뭐 RPG게임도 아니고.”
“RPG게임?”
“그런 게 있다.”
곧바로 전투가 벌어진다.
물론 지천에 널린 몬스터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는 못하였다.
그렇다고 아예 무시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밀집대형으로!”
방패병들이 앞으로 나서며 밀집대형이 되었다.
그 뒤에서 창병들을 찔러 넣었고 사방으로 방패병들이 내부 병력을 보호하였다.
이것만 보아도 얼마나 몬스터 토벌을 위하여 준비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곧 오우거 떼가 나타났다.
수십 마리에 달하는 오우거 떼였으나 그들은 기사단에게 단숨에 쓸려 나간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이들을 지구로 데려갈 수 있는 방법은 없나?’
그냥 두기에는 아까운 인재들이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몬스터들을 토벌하는 데 완전히 특화가 되어 있었다. 몬스터에 관해서는 전문가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차라리 가끔씩 웨이브가 일어나는 지구가 이들에게는 나을 수도 있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저 멀리 산맥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맥으로 가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몬스터들이 공격을 해 왔다. 마치 자신들의 근거지를 치러 가는 것을 알고 있는 듯이 말이다.
브란카가 말했다.
“몬스터들의 지능은 굉장히 발달을 한 편이지. 인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가 지금 산맥으로 올라가는 것이 자신들의 근거지를 틀러 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거야.”
“그럴 리가.”
“사실이다.”
브란카는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대륙을 몬스터가 지배하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워낙에 오랫동안 방치가 되어 관리가 되지 않은 행성이었다. 그러니 지금과 같은 비이상적인 현상이 관찰되는 것이다.
이제부터 이곳이 내 관할이 되는 것이다.
‘우선은 좌표부터 찾고 해결하자.’
섣불리 나설 수는 없는 일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몬스터를 박멸해 버리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다. 힘을 쓴다면 좌표가 날아가 버릴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
몇 시간 만에 산맥 아래에 도착하였다.
경계가 강화되었고 곧바로 지휘관들이 소집되었다.
나는 브란카와 함께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검은 매 용병단 참석했습니다.”
“오오, 왔군.”
맥컨 공작이 환호했다.
검은 매 용병단 중에서는 나와 단장, 부단장만이 참석하였는데, 어차피 단장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맥컨 공작은 개의치 않고 말했다.
“어려운 임무를 맡아 주어야겠네.”
제208장 본 드래곤
단장을 대신하여 에론이 물었다.
“어떤 임무입니까?”
“중앙 돌파 임무라네.”
“알겠습니다.”
“마법사들의 지원은 확실하게 해 주겠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단, 중앙 돌파 임무가 끝나면 저희들의 역할도 끝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네.”
공작은 그렇게 약속했다.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
중앙 돌파를 감행하게 되면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하지만 검은 매 용병단은 산맥 중심부까지 꿰뚫을 수 있었다.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성과라 말할 수 있었다. 다른 용병대라면 아예 이 임무를 맡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검은 매 용병단은 달랐다.
“중앙 돌파라.”
“어차피 예상하고 있었지.”
우리들은 자리로 돌아오며 대화를 나누었다.
단장도, 부단장도 담담한 모습이었다.
검은 매 용병단의 명성은 대륙적으로 자자하다고 한다. 그들이 할 수 없는 임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이번에 S급 용병 네 명을 영입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용병단의 주가는 더욱 올라갔다.
나를 비롯한 일행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리로 돌아와 용병들을 바라본다.
인원은 겨우 30명에 불과하였지만 최강이라고 칭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중앙 돌파 임무를 맡았다.”
“그럴 줄 알았지.”
“성공하면 보너스도 주어진다. 그리고 돌파 임무가 끝나면 우리들은 돌아가도 된다.”
“상당히 괜찮은 조건입니다.”
“자, 곧 출발할 테니 준비를 하도록.”
임무가 배정되었고 곧바로 출발 준비를 하였다.
미리 작전을 짜지 않는 것은 산맥의 몬스터 분포를 직접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지 상황에 따라 작전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었다.
맥컨 공작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상당히 능력이 있는 지휘관이었다.
“자! 준비하라!”
촤르르륵!
검은 매 용병단이 선두로 나섰다.
나 역시 선두로 나선다.
브란카가 말했다.
“괜찮겠나?”
“당신 걱정이나 하지.”
“후후. 하기야.”
그녀는 그제야 나에게 패했다는 사실을 상기한 모양이었다.
그 정도 실력이라면 누구에게도 패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려 그랜드 마스터였으니까. 대륙 최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브란카는 용병단을 바라보며 외쳤다.
“마법사들의 화력 지원을 받아 중심부로 뚫고 들어간다. 그 사이에 있는 몬스터는 닥치는 대로 죽인다. 그리고 반대로 관통하여 빠져나가면 되는 것이다. 질문 있나?”
“없습니다!”
“출발하라!”
“와아아아!”
검은 매 용병단은 빠른 속도로 전진하였다.
무엇보다 선두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오러 블레이드를 활용하여 사방으로 검강을 뿌려 댔고 후방에서 마법사들이 지원을 하였다. 길을 뚫는 것은 일사천리다.
나 역시 힘을 발휘해 보기로 했다.
콰릉! 콰르르릉!
사방으로 폭음이 울려 퍼졌다.
검강의 다발들을 만들어 뿌렸고 그것들은 몬스터들에게 닿아 폭발하였다. 실로 어마어마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에 그란시아가 가세했다.
“좀 더 파괴를 하자고.”
“제가 지원할게요!”
대단위 마법들이 날아간다.
우리들만으로도 산맥은 거의 파괴가 될 듯이 공격을 받고 있었다. 몬스터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고 용병들은 우리가 쓸고 지나간 자리를 정리했다.
나는 브란카를 바라봤다.
“금방 끝나겠는데?”
“당신들은 괴물임이 틀림없어.”
“누가 할 소리를!”
우리들은 산맥을 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