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370
SSS급 재벌 헌터 370화
쿠구구구!
주변의 마나를 끌어모았다.
신력을 잃었다고는 해도 마법과 검술까지 잃은 것은 아니었다. 사실 여기에 정령술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기로 하였다.
마나가 내 주변을 맴돌았다.
마나의 띠가 둥글게 이르는 것을 본 용병들은 저마다 감탄을 쏟아 냈다.
“마나에 대한 능력은 천부적으로 타고났군.”
“기감이 뛰어난 수준을 넘어 버렸어.”
이제는 내공도 운용하였다.
최대한 내공을 뽑아내어 응축하였다.
스스스슷!
손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마나와 내공을 들어 올려 회전시켰다.
위이이잉!
콰과과과과!
두 가지 기운이 회전되며 뇌전을 만들어 낸다. 여러 가지 기운들이 뒤섞여 있었고 그곳에서는 엄청난 마나가 느껴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띄워 올렸다.
쿠구구구궁!
휘이이잉!
두 가지 기운이 산맥에 떨어지면서 사방을 초토화시키기 시작하였다. 아예 분해가 된다고 보아야 했다.
그러다가 기운이 폭발했다.
콰과과과과광!
“헉!”
핵폭탄이 터진 듯이 불기둥이 치솟았다.
불기둥의 회오리는 산맥을 완전히 날려 버리고 있었다. 거대한 산맥이었지만 그대로 녹아서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후끈한 열기가 치솟는다.
“장관이로구나!”
브란카는 눈을 부릅뜨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한 인간의 힘이 이렇게까지 강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곧 산맥이 완전히 사라졌다.
저벅저벅!
바닥에는 용암이 흐르고 있었지만, 나는 그 위를 가볍게 걸었다.
용병들은 감히 쫓아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괜히 들어왔다가 몸이 분해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산맥이 있던 자리 한복판에 거대한 힘이 느껴진다.
그곳에 석판이 있었다.
고풍스러운 느낌의 석판이었다.
‘태초의 힘이 잠들어 있나.’
의외의 수확이었다.
기억의 파편 속에는 엘핀도르가 한참 전성기이던 시절이 일부 스며들어 있었다. 그것을 흡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파편에 손을 댄다.
스스스슷!
스아아아아!
“크윽!”
엄청난 힘이 내부로 스며들었다.
지금까지 느꼈던 힘과는 완전히 다른 힘이었다.
머릿속으로 기억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기억의 파편이었기에 기억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카이너스와 전투를 벌였고 엄청난 충격을 받아 기억의 파편이 떨어져 나간 것까지 모두 기록이 되어 있었다.
“좌표…….”
여기에는 좌표도 포함되어 있었다.
석판은 기운을 모두 방출해 버리고는 평범한 돌로 변했다.
신력이 폭발할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신력을 폭발시켜서는 안 된다. 나머지 석판이 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힘을 봉인했다.
“이제 두 개 남았나.”
두 개의 석판만 모으면 태초의 차원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
토벌은 끝났다.
산맥을 제외한 평야 부분에 몬스터들이 산재되어 있었으나 왕국 주변의 몬스터들은 3일 만에 토벌하는 성과를 보였다.
몬스터 생성 근원지가 사라져 버렸으니 앞으로 왕국은 최소한 5년 동안 몬스터들의 위협에서 해방될 것이다.
그 소식은 곧바로 왕국에 알려졌다.
토벌대는 개선하였고 시민들은 밖으로 나와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
하늘에서는 귀한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몬스터 사태가 발발한 이후에 이토록 큰 성과를 낸 적은 없었다. 공식적으로 본 드래곤이 검은 매 용병단에 의해 사라졌다고 보고되었고 산맥을 박살낸 것도 검은 매 용병단으로 기록되었다.
그 때문인지 시민들이 검은 매 용병단을 바라보는 모습은 매우 열광적이었다.
“검은 매 용병단이다!”
“꺄아아악!”
“저분이 바로 단장님이야!”
“키가 좀 작은 것 아니야?”
“키가 작으면 어때? 저 넓은 어깨에 안겨 보았으면.”
특히나 여자들의 반응은 격렬한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검은 매 용병단의 누가 본 드래곤을 토벌하였으며 산맥을 날려 버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니 그 영광은 단장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았다.
그란시아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죽거렸다.
“단장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저 여자들이 그때도 열광할까 모르겠네.”
“왜 그렇게 삐딱하냐?”
“사실이니까.”
여전히 그란시아는 살짝 뒤틀린 시선으로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녀의 입장에서 본다면 환호하고 있는 시민들이 우습게 보이는 것이 당연했다. 모든 공은 원래 우리들에게 돌아가야 옳았다.
하지만 그리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지금도 유명해졌지만 앞으로 더 유명해진다면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기에 가능하면 시민들에게는 그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다.
두두두두!
왕성에서 한 무리의 인마가 달려오고 있었다.
왕관을 쓰고 있는 것을 보니 국왕이 분명하였고 기사단은 왕실 직속이었다.
레피드 국왕은 특히나 검은 매 용병단을 반겼다.
“고생하였도다!”
“국왕 폐하를 뵙습니다.”
작은 도시국가였지만 관료체제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고 그 위에 국왕이 군림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왕국 안에서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검은 매 용병단의 주가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국왕까지 신경을 쓸 정도였으니까.
“연회가 준비되었네. 들렀다 갈 수 있겠는가?”
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문에 의하면 브란카는 화상을 심하게 입어 얼굴이 망가진 것은 물론이고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국왕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환하게 웃었다.
“허허허! 그대들이 우리 왕국에 와 준 것은 선왕들의 보우하심이 틀림없다. 오늘 화려한 연회를 베풀 것이다.”
부단장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들어가지.”
이건 정치적으로도 꼭 필요한 행동이었다.
그래야만 왕실에서도 의뢰를 많이 넣을 것이다.
왕실의 의뢰는 귀족들의 의뢰와는 단가가 많이 달랐다.
돈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용병의 속성이었다.
우리들은 열혈한 환호를 받으며 왕성으로 향했다.
수천 년을 지속하였던 왕국의 수도였고 이곳은 왕성이었다.
지금이야 이런 규모로 왕궁을 지을 수 없는 여건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증축과 보수를 하였기에 화려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초라하게 줄어든 영토만 아니었다면 거대한 왕국의 왕성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왕성 무도회장에 연회가 마련되었다.
국왕을 비롯하여 귀족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일반적인 왕국에 비한다면 초라할 정도의 규모였다.
국왕이 우리들을 바라봤다.
“자네들이 엄청난 실력을 가졌다는 말은 들었다네.”
“과찬이십니다.”
“혹시 작위를 받을 생각은 없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
“해야 할 일이라니?”
“최근 들어서 몬스터들의 근원지를 조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처럼 말입니다. 저희들은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몬스터 근원지를 박살 내기로 결의하였습니다.”
“허어! 그런가?”
국왕은 탄성을 내뱉었다.
몬스터들이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왕실에서 관리할 정도로 줄어든다면 어쨌거나 큰 이익이 될 것이다.
국왕은 반대하지 않았다.
“그대들의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바라네.”
“감사합니다.”
국왕의 청을 거절하자 그의 관심은 우리들에게서 멀어져 갔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국왕이 세세하게 파고들려 하였다면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하기야 검은 매 용병단의 전력만으로도 왕국을 박살 낼 수 있는 수준이었으니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억압이란 상대방이 약할 때나 통하는 것이었지 여차하면 왕국 전체를 멸망에 빠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상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국왕은 한 시간 정도 연회석을 지키다가 나갔다.
나 역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부단장 에론이 붙잡았다.
“어디에 가십니까?”
“들를 곳이 있습니다.”
“비밀입니까?”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굳이 이것이 비밀이라고 할 것은 없었다.
“정보길드에 갑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곧 돌아오죠.”
부단장에게는 꼬박꼬박 존대를 하는 나였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다고 단장의 경우에는 반말을 고수하고 있었으니 똑같이 대해 주는 것뿐이었다.
크라운 정보길드 길드장 칼트는 얼마 전에 어쌔신들을 보냈다가 잘린 목을 받아 들어야만 했다.
그 이후로는 미행을 포기하였지만 토벌전에는 어쌔신을 잠입시켰다. 굳이 현빈이라는 남자를 조사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보가 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믿기 힘든 일투성이였다.
“본 드래곤을 사냥하고 산맥을 무너뜨렸다?”
“현빈이라는 남자가 한 일입니다.”
“허어. 그게 말이 되나?”
“진실입니다.”
칼트는 혀를 내둘렀다.
그러니까 현빈이 마음만 먹는다면 정보길드 따위는 단숨에 없애 버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긴장하는 것이다.
벌컥!
갑자기 집무실의 문이 열렸다.
어쌔신 하나가 달려 들어왔다.
“길드장님! 놈이 오고 있습니다!”
“놈이라면?”
“현빈이라는 남자입니다!”
“……!”
갑자기 피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었다.
비록 미행을 붙여 두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충분히 경고를 받았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현빈이 찾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현빈이라는 남자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곧 가지.”
칼트는 마음을 단단히 잡았다.
만약 정보길드를 없애고자 마음을 먹었다면 벌써 손을 썼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 찾아온다는 것은 원하는 것이 있다는 뜻이었다.
지하수로를 통과하고 있었다.
안내를 하고 있는 어쌔신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하기야 그럴 만도 할 것이다.
굳이 나를 미행하지 않았더라도 토벌전 참여는 필수적이었다. 어떤 정보가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토벌전에 참여하였다면 나에 대한 정보도 얻었을 것이다.
본 드래곤을 죽였으며 종국에는 산맥을 무너뜨렸다고 말이다.
그런 소식을 접했다면 두려움에 젖는 것이 당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밀실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보았던 길드장 칼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전에 비하여 꽤나 겸손해져 있었다. 나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랐던 것이다.
“여, 여긴 어쩐 일로…….”
“선물은 잘 받았나?”
“죄송합니다. 그때의 일은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그래. 하지만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생긴다면 이 따위 길드는 주춧돌조차 남기지 않고 쓸어버리겠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는 공손하게 말했다.
역시나 힘의 논리라는 것이 필요하기는 했다.
내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다면 길드장도 이렇게 고분고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슬슬 본론을 꺼내 보기로 할까.
“창조신의 파편이 또 있겠지?”
“창조신의 파편이요?”
“그것이 몬스터 출몰의 핵심이었다.”
“……!”
그는 눈을 부릅떴다.
정보길드의 입장에서 내가 말한 정보는 고급에 속할 것이다.
국왕을 비롯하여 귀족들은 알게 되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런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
“정보 값으로는 충분하지.”
“그, 그렇습니다. 의외입니다. 창조신의 파편이 대륙을 혼란에 빠뜨렸다니.”
“그걸 회수하는 중이다.”
“회수라면 혹시?”
“인간은 아니라는 뜻이지.”
“역시나!”
이제야 칼트는 이해를 한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