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08
SSS급 재벌 헌터 408화
제231장 투표
양슬하는 무전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사살을 하라고 명령을 받았지만, 가능하면 생포를 해 오라고 했었다. 정치적으로 이용할 곳이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결박을 하여 끌고 가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생포해.”
-그리하겠습니다.
이소희가 카메라 앞에서 흥분했다.
“드디어 카이너스 교단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교주가 지금 잡혔다는 소식입니다! 헌데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양슬하 총독님.”
“뭔데요?”
“천황도 잡힌 건가요!?”
“그건 모르겠는데요.”
양슬하는 어깨를 으쓱였다.
수뇌부가 잡혔다고는 하는데 그 안에 천황이 잡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양슬하는 걱정 말라는 투로 말했다.
“그래도 천라지망이 깔려 있으니 괜찮아요.”
“철저하게 탈출구를 막아 놓았다는 뜻인가요?”
“네.”
“정말 대단합니다.”
이소희는 진심으로 경탄하고 있었다.
탈출구를 그렇게까지 봉쇄하였다면 천황도 도주를 하다가 잡혔을 공산이 컸다.
양슬하가 앞장을 섰다.
“빨리 해치워 버리도록 하죠.”
“정말 빠르게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소희는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 내었다.
빠른 일처리로 인하여 이렇게까지 쉽게 그들을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였던 것이다.
양슬하가 말했다.
“스승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본단을 이렇게 쉽게 쓸어버릴 수 있다니.”
양슬하는 전진을 하면서 검으로 적들을 베어 버렸다.
그러면서도 피는 튀기지 않는다.
사방으로 비명 소리가 터진다.
이소희는 그 광경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건 생방송으로 진행이 되었지만, 잘만 하면 분량을 모아 다큐로 방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허억! 허억!”
지하 수로로 아키라 천황이 도주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정말 간신히 본단을 빠져나왔다.
수뇌부는 그 자리에서 잡혔지만, 교주와 천황은 나누어져서 탈출을 감행하였다. 지금 잡힌 자는 천황과 교주를 닮은 자들이었다.
이런 날을 위하여 항시 대기하고 있었고 그들의 역할을 대리하도록 각본이 짜여 있었던 것이다.
아마 지금쯤 그들은 희희낙락하고 있을 것이다.
저벅저벅!
그는 호위조차 거느리지 않았다.
평상복을 입고 있었으며 모자를 눌러 썼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지나가는 행인으로 보일 것이다.
다만 발목까지 오물이 들어차 있어서 악취가 풍겼다.
이제 곧 지상이다.
맨홀 뚜껑을 열었다.
빛이 쏟아졌고 그는 탈출에 성공하였음을 직감하였다.
“어렵지 않군.”
철컥철컥!
하지만 그건 그의 착각이었다.
그곳에는 수많은 군인들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아키라 천황은 탄성을 내뱉었다.
“아아!”
“손을 드시죠?”
그는 손을 들고 나왔다.
여기서 잘못하면 곧바로 사살될 것이다. 교단을 조직하고 세를 넓혀 가는 일에 대한 황제의 진노는 대단한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즉결처분이 될 것이다.
“당신을 체포합니다.”
“변호사를 불러 주시오!”
“당신은 반역자입니다. 폐하께서 직접 처분하실 겁니다.”
“법치국가에서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퍽!
“컥!”
군인이 그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아키라는 그대로 기절을 하고 말았다.
나는 옥좌에 앉아 죄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현재 압송이 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한진은 직접 군을 이끌고 나갔다가 돌아왔다. 수뇌부가 모두 섬멸되었으니 그들에 대한 처결부터 하고 난 후에 다시 군을 움직일 것이다.
이한진이 외쳤다.
“수뇌부가 일망타진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영악하게도 자신들을 닮은 자들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잠복을 하고 있다가 모두 잡았다고 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었다. 놈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은 탈출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테니까.
대리자 정도야 내세웠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까지 내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수뇌부를 한꺼번에 쓸어버리지 않으면 다시 암처럼 퍼질 것이었다. 그러니 그걸 미연에 예방하고자 하였다.
이한진이 물었다.
“그들을 어찌 처리하실 예정입니까?”
“생각 같아서는 바로 즉결 처리해 버리고 싶지만, 이걸 정치적으로 이용해야겠습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고 하시면?”
“이슈화시키는 것이지요. 국민투표로 처리를 하면 어떨까요?”
“……!”
대신들은 놀람을 드러냈다.
그러니까 처결을 국민투표에 맡기자는 것이었다.
이건 다분히 정치적인 행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한진은 내 뜻을 단숨에 간파하였다.
“국민의 여론을 모으겠다는 뜻이로군요?”
“이걸로 충성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겁니다.”
“묘안입니다!”
그는 무릎을 쳤다.
국민의 뜻으로 처리를 해 버린다. 그리한다면 카이너스 교단의 인식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도 부활은 꿈조차 꾸지 못하게 될 것이다.
머리 아픈 미래를 미리 봉합을 해 버린다. 그것이 상책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슬하가 도착했다.
“다녀왔어요!”
“수고했다.”
“별일 아니었어요.”
“이 기자도 수고했습니다.”
“아니에요! 양슬하 총독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죄인들은요?”
“대령할게요!”
얼마 지나지 않아 수뇌부가 줄줄 끌려왔다.
교주와 천황, 그리고 호법들이다.
그들은 실질적으로 교단을 이끄는 자들이었고 최고의 실권자들이었다. 그들이 모두 잡혀 왔으니 교단은 끝장이라고 보아야 한다.
털썩!
그들은 내 앞에 무릎 꿇려졌다.
“카이너스 님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퍼억!
“커억!”
토다 에이치의 몸이 넘어간다.
나는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저벅저벅!
놈들은 긴장하고 있었다. 나는 손에 검을 소환하였는데 그대로 베어 버릴 기세였다.
“이대로 죽는다면 잘도 카이너스가 구원을 하겠다.”
“인류의 방심을 이끌어 내기 위하여 일부러 패하신 것이다.”
“네놈들의 처분은 국민의 뜻에 맡기겠다.”
“그게 무슨!”
“국민들의 경각심을 깨우치기 위한 처사라고 할까. 게다가 네놈들은 공개 처형될 것이다.”
“그리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카이너스 님께서…….”
퍼억!
“끄아아악!”
그들은 그 자리에서 날아갔다.
그러고는 기절을 해 버렸다.
“가두어라!”
“예!”
경비병들이 죄인들을 끌고 사라졌다.
나는 주변을 바라보았다.
“이소희 기자님.”
“네!”
“내일부터 공개투표를 하겠다고 공표를 해 주세요. 사형과 무기징역, 20년 형, 10년 형, 무죄, 이렇게 오지선다형으로 투표를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일과는 종료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날 밤.
주변에 어둠이 내린 밤이었다.
토다 에이치 교주는 천황과 같은 곳에 갇혔다.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지만, 카이너스가 구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와 교감을 했던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아키라는 토다 에이치에게 불안함을 드러냈다.
“어떻게 해서든 탈출해야 한다.”
“카이너스 님께서 도와주실 겁니다.”
그의 믿음은 확고하였다.
어쩌면 강림의 때가 바로 시작될 수도 있다고 여겼다. 그들이 붙잡혔으니 계획은 앞당겨져야 하는 것이다.
그는 기도를 올렸다.
“카이너스 님! 저에게 비답을 내려 주소서! 당신의 종이 이렇게 간청을 하옵니다!”
“…….”
어떠한 응답도 나오지 않았다.
교주는 더욱 간곡하게 말했다.
“부디 저희를 구원하소서!”
스스슷!
빛이 터져 나왔다. 강림은 아니었고 카이너스와 교감을 할 때에 이런 식으로 응답이 내려오곤 했다.
-멍청한 놈이로구나.
“죄송합니다! 숨는다고 숨었으나.”
-아니, 그걸 믿었느냐?
“예?”
-이현빈과 싸운다면 나조차 목숨을 걸어야 한다. 어쩌면 패할지도 모르지.
“말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 네가 병신이지. 잘 있어라.
팟!
카이너스의 음성은 그렇게 사라졌다.
그 모습은 아키라 천황도 지켜보고 있었고 호법들도 마찬가지였다. 즉, 그들은 버림을 받은 것이었다.
여기에 더하여 이곳에는 CCTV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카이너스가 그들을 버렸다는 사실이 공개될 것이다.
“아아아!”
토다 에이치의 얼굴에 절망이 어리고 있었다.
설마 이렇게 버려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쉽게…….”
“크으으. 우리는 버려졌군.”
아키라의 눈동자가 변했다.
충격으로 인하여 완전히 미쳐 버린 것이다.
“이 새끼야! 이게 다 너 때문이다!”
아키라는 교주의 멱살을 움켜쥐고 흔들었다.
이건 말도 되지 않는 일이었다. 분명히 카이너스가 구원을 해 줄 것이라고 말을 하지 않았던가.
지상낙원이 펼쳐질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카이너스는 그들을 병신이라고 비웃었다. 어찌 이리 간단할까.
그러니까 이현빈의 말대로 그들은 놀림을 당한 것이었다.
카이너스의 장난감으로 이용을 당한 것이다.
“으아아아아!”
감옥으로 비명 소리가 메아리쳤다.
교주도 점점 미쳐 가고 있었다.
***
그날 밤.
정말 오랜만에 한가로운 시간을 갖게 되었다.
카이너스도 바로 쳐들어오지 않을 것이 확실한 이상은 어느 정도의 시간은 확보한 셈이었다.
그 덕분에 우리 부부는 오랜만에 서울의 야경을 감상하며 레스토랑에서 와인잔을 기울였다. 이렇게 한가로운 시간이 가진 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챙!
허공에서 와인 잔이 부딪친다.
이곳에서 파는 가장 비싼 와인이었지만, 맛은 그냥 그렇다. 와인 애호가인 그란시아의 와인에 비한다면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고 할까.
그래도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어딘가 싶었다.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고생이라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만약 카이너스의 제2 육체가 상당히 강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죽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까지 허무하게 죽을 줄이야.
나는 강해졌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만한 깨달음을 얻었으니까요.”
“저도 깨달음을 얻어 돕고 싶네요.”
“그렇다면 좋겠지만 무리는 하지 말아 주세요.”
“당연히 그럴 거예요. 저는 남편 말을 잘 듣는 여자니까요.”
“그렇게 말을 하니까 꼭 평범한 부부 같네요.”
“제 꿈이 평범하게 사는 거예요.”
“앞으로 그리될 겁니다.”
나 역시도 평범하게 한 1만 년 정도 살아 보고 싶었다.
수억 년 동안이나 수련을 하다 보니 1만 년도 그리 긴 시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신들은 그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혼자 견뎌 냈을까. 외로워서 미치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비비안이 물었다.
“그나저나 카이너스는 언제쯤 넘어올까요?”
“빠르면 한 달 안에, 늦으면 몇 년이 될지도 모르죠.”
“그럴까요?”
“제 힘을 확인했으니까요.”
카이너스도 이제 내가 자신의 호적수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덤비지 못할 것이 확실하였다.
과연 언제쯤 카이너스가 넘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에게 어느 정도 시간이 있음은 확실했다.
지이잉!
전화가 울린다.
이한진이었는데, 보통 일과가 끝나면 그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과가 끝난 후에도 전화를 할 만큼이나 특이사항이 발생했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