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15
SSS급 재벌 헌터 415화
이 정도면 되었다.
내 힘이라면 도시를 철거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거기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인간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창조신이라면 인간이 할 수 없는 부분에 관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힘을 투사하려 한다면 내가 개입하지 않는 순간이 없을 것이다.
시장은 공손하게 말했다.
“모든 것은 창조주의 은총입니다.”
“그런 작자치고는 믿음이 없었지.”
“죄송합니다.”
“됐다. 네 이름이 클렘이냐?”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클렘으로 부르도록 하마.”
“가문 대대의 영광이옵니다.”
클렘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창조신을 직접 모신다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았다.
영원한 고통에서도 배제를 시켜 준다고 하였기 때문인지 지극한 공손함이 느껴졌다. 아까와는 딴판이었다.
‘인간이란 결국 직접 본 것밖에는 믿을 수 없는 존재다.’
나 같아도 그럴 것이다.
직접 본 적이 없는데 단순한 믿음만으로 허구의 존재를 믿을 수는 없다. 그건 모든 생명체에게 적용된다.
바깥세상으로 나왔다.
고스트가 사라진 세계였지만, 역시나 황량하다.
“하아! 이렇게 지상으로 나올 수 있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지하 세계도 나쁘지 않던데?”
“지하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기에 엄청난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습니다. 폐기물 처리부터 공기의 질까지 신경 써야 했습니다. 식량이나 인구의 조절도 마찬가지고요.”
“그런가.”
“그 때문에 1가구 2자녀 정책을 사용하였습니다. 인구가 줄어들 때에는 강제 정책을 사용하기도 했지요.”
“꽤나 고생을 했겠군.”
“지금까지는 그것이 당연하였으나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을 겁니다.”
클렘의 얼굴에 희망이 보였다.
어떠한 상황이 온다고 하여도 이 행성이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말이다.
그건 맞는 말이기도 했다.
내가 태초의 차원을 관장하게 된 이상은 그런 일이 결코 벌어지지 않을 것이었다.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하지?”
“행성의 중심부입니다.”
“중심부라?”
“적도 한복판이라고 들었습니다. 정확하게 말입니다. 그곳에 도착하면 길을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러지.”
쿨렁!
“허억!”
공간 이동을 사용하여 바로 이동했다.
사막 한복판이었는데 뜨거운 열기가 하늘에서 작렬하고 있었다.
클렘은 놀람을 드러냈다.
그가 살던 도시는 겨울이었는데 이런 뜨거운 열기라면 공간 이동으로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떻게 가야 하지?”
“죽음의 악마가 남긴 표식이 있습니다.”
“표식이라?”
“제가 찾아볼게요.”
펄럭!
아레나는 날개를 드러냈다.
그 모습까지 클렘은 경이로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진짜 천사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레나가 지상으로 내려왔다.
“멀지 않은 곳에 있어요.”
“이동하도록 하지.”
죽음의 악마가 남긴 표식이란 기하학적인 문양이 인상적인 바위를 말하는 것이었다.
육망성의 꼭짓점에 바위들이 박혀 있었고 그곳에서는 암흑 에너지가 뿜어져 나와 육망성을 완성하고 있었다.
“여긴가.”
“네. 이곳이 바로 죽음의 사원입니다.”
“어떻게 열어야 하지?”
“조금 특별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특별한 에너지라?”
우리들은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어떤 특별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기나 신성력, 마력 등은 일반적인 범위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특별한 에너지라는 걸까.
한 가지 생각이 스치기는 했다.
“태초의 힘을 말하는 건가.”
“태초의 힘이라……. 그런 에너지도 있습니까?”
클렘은 내 말을 이해조차 하지 못했다.
하기야 태초의 힘에 대해 이해를 하려면 깨달음이 필요하였다. 그 개념이 생소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힘에 대해 이해를 한다면 이미 반신의 경지에 올랐어야 했다.
“무슨 뜻인지 알겠다.”
나는 암흑 에너지를 뿜어냈다.
우주를 창조하였던 그 힘이었고 태초의 차원에서 깨달음을 얻었기에 사용할 수 있었다.
강렬한 태초의 힘이 육망성에 스며들었고 바위들은 강렬한 힘을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어마어마한 마기로군요.”
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클렘이 마기라고 할 정도면 눈에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쿠구구구구!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에서 거대한 신전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칙칙한 검은빛이었고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곳곳이 부식되어 있었다. 입구 부분은 검은 일렁거림이 지속되고 있었는데 지옥으로 향하는 문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클렘을 바라봤다.
“너는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편이 좋겠군.”
“그리하겠습니다.”
나는 천사 한 마리를 소환했다.
하급 천사 중 하나였다.
“네가 클렘을 지켜라.”
“창조주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그럼 우리들은 출발하도록 할까?”
팟!
우리들은 검게 일렁거리고 있는 공간으로 몸을 날렸다.
거대한 홀에 도착하였다.
악마의 조각상들이 주변에 널려 있었으며 사방에서 마기가 풍겼다.
아까 바깥에서 느꼈던 마기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만큼이나 어마어마한 마기였던 것이다.
거대한 홀에는 사방으로 길이 나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아레나가 말했다.
“저쪽으로 향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마기가 짙은 곳 말이로구나.”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요.”
“나도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
“그럼 가 보도록 하지.”
만약 길이 아니라면 돌아서 나오면 그만이었다.
전 차원을 통틀어 나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는 카이너스가 유일할 것이다. 물론 지금은 서로 비등한 실력을 가졌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니 사실상 이곳에서는 우리들을 누구도 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홀을 지나자 미로와 같은 공간이 나왔는데 그곳에는 수많은 언데드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언데드와는 달랐다.
마기와 뒤섞인 마법들이 날아왔다.
쿠아아아앙!
가볍게 실드를 펼쳐서 막았다.
그야말로 수십 개에 이르는 마법이다.
이곳에 우글거리는 언데드들은 전부 리치였다. 수많은 리치들이 전부 마기로 강화되어 있었다.
일명 강화 리치라고 할까.
“그 누가 들어와도 단번에 사망했겠군.”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대천사로 진급한 아레나조차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이번에는 아레나가 아닌 그란시아가 나선다.
그녀가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어마어마한 양의 신성력이 방출되었고 곧바로 리치들이 쓸려 나갔다.
-끄아아악!
-이건 창조의 힘…….
그란시아에게 잠재되어 있던 태초의 힘은 내가 거의 대부분 뽑아냈다. 하지만 그녀가 창조신이라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리치가 쓸려 나가자 미로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작은 홀이 나왔다.
그곳에서 뼈가 황금으로 된 리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단번에 놈의 정체를 꿰뚫어 보았다.
“리치 킹인가.”
***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죽음을 내리겠노라!
“인간이라. 너는 우리가 인간으로 보이나?”
-천사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감히 천사의 몸으로 이곳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천사로 보이냐?”
-말장난은 거기까지다!
쿠구구구구!
리치 킹은 자신의 이름값을 하려는 듯이 거대한 마기를 뭉쳐서 날렸다.
일종의 암흑탄이라고 할까.
마기가 일렁거리며 날아오고 있었고 그걸 아레나가 쳐 내었다.
쿠아아아앙!
벽 한쪽이 박살이 났다.
벽의 바깥쪽은 일렁거리고 있었는데, 저 밖은 그야말로 무의 공간일 것이다.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이곳 죽음의 사원 자체가 아공간 안에 건설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리치 킹을 잡아서 몇 가지 질문을 해야 할 것 같다.
아레나 정도라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레나. 산 채로 잡아와라.”
“네!”
쐐애애액!
쿠아아앙!
아레나는 리치 킹에게 그대로 날아가 전투를 벌였다.
사방으로 폭음이 퍼져 나갔고 리치 킹의 몸은 너덜너덜해지고 있었다. 아무리 놈이라고 해도 대천사의 힘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래도 끝까지 버티고 있는 모습이 가상하게 느껴진다.
그란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일반적인 리치 킹이 아닌데?”
“아마 강화가 되었겠지.”
“이곳에서 살아가면서 태초의 힘을 흡수하였나?”
“그건 아닐 것이다.”
“과연 그럴까?”
쿠아아앙!
“꺄아아악!”
아레나는 리치의 공격에 튕겨져 나왔다.
꽤나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겨우 리치 따위가 대천사를 튕겨 내다니?
“허어.”
“거 봐. 내 말이 맞지?”
리치에게서는 태초의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란시아의 말대로 놈은 태초의 힘을 흡수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수련법을 알아냈다는 뜻은 아니었다.
신전 자체가 그런 강력한 힘을 품고 있었으니 리치 킹이 그걸 흡수하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아레나가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란시아.”
이번에는 그란시아를 내보냈다.
그녀는 내 말에 입을 삐죽 내밀고는 리치 킹과 거리를 좁혔다.
퍼억!
단번에 리치 킹의 복부가 박살이 난다.
“야! 살아서 데려오라니까?”
“목숨만 붙어 있으면 되는 거잖아?”
퍽퍽퍼퍽!
-끄아아아악!
리치 킹은 비명을 질러 댔다.
아무리 강한 보스 몬스터라고 해도 창조신에게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란시아를 카이너스와 비교했을 때 약한 것이었지 이깟 피조물 따위와 비교할 수는 없었다. 그 자체가 그녀에게는 모욕일 것이다.
리치 킹의 다리와 팔이 부서졌고 머리만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놈은 죽지 않았다.
해골만 남은 리치 킹을 그란시아가 가져왔다.
툭!
해골바가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걸 주워 들었다.
“이곳을 지키고 있었느냐?”
-세상에 이렇게 강한 자가 존재할 리는 없다. 이 힘은 그렇다면 창조신…….
“그래. 잘 봤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고?”
-얀 님의 전언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얀 님의 전언이라.”
놀라운 일이었다.
리치 킹 따위가 얀의 이름을 알 수 있을 리가 만무하였다. 하지만 정확하게 얀의 이름을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리치 킹을 얀이 창조하였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전언을 가져와라.”
-하지만 이런 몸이기에.
“쯧쯧. 이 정도도 스스로 복원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냐.”
태초의 힘에는 당연히 창조의 힘이 잠재되어 있었다.
리치 킹이 조금이라도 그 힘을 다룰 줄 알았다면 창조가 가능했을 것이다. 얀이 제한을 걸어 둔 걸까.
나는 단숨에 리치 킹의 몸을 복구시켰다.
스스스슷!
리치 킹은 몸이 회복되자 무릎을 꿇었다.
-얀 님의 사자를 뵙습니다.
“됐고, 전언이나 들어보자.”
-수정구가 있습니다.
리치 킹은 아공간을 열어서 수정구를 꺼냈다.
놈이 아니었다면 이런 수정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소멸을 시켰다면 낭패를 당할 뻔했다.
지금까지 설마설마 했었는데 정말로 얀은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전언을 남겼을 리가 없다.
수정구를 들어 태초의 힘을 주입했다.
스스슷!
얼마 지나지 않아 얀이 모습을 드러냈다.
얀의 본체는 아니었고 사념이었다. 내가 오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수정구에 봉인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