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2
SSS급 재벌 헌터 042화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고 지방으로 이동하는 차량은 많이 줄어들었다. 요즘에는 세상 어디를 가도 몬스터가 활보했다. 도시마다 성채를 쌓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언론에서는 연일 보도를 했고 실제로 그 말이 맞기도 하다.
그 때문에 도로가 이렇게 한산한 것이다.
인천에는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도착했다.
제3 부두에는 거대한 함포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미리 만들어 놓은 함포는 무역선의 개조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무역선의 개조가 끝나면 곧바로 함포들을 달아 출항할 수 있게 된다.
인천 제3 부두는 어제부로 매입 절차에 들어가고 있었다. 깨끗하게 정리가 되고 있는 중이었고 인부들이 동원되어 청소까지 하고 있는 중이다.
제3 부두에 내리자 대신무역의 노근종 이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사장님!”
“부두가 제법 깨끗해졌군요.”
“다행히 사장님께서 자금을 지원해 주셔서 정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부두의 매입 절차는요?”
“총 50억을 부르더군요.”
“50억이라.”
나는 턱을 쓰다듬었다.
부두의 소유권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각 대기업들은 물론이고 국가 지분까지 있어서 그들을 통합하는 대리인이 총괄을 했다.
거의 쓸모가 없는 땅이었고 항구 쪽에는 사람들이 얼씬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활기가 넘치는 곳들이 항구도시였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내륙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50억이라면 다소 비싼 감이 있다.
내 그런 생각을 노 이사가 눈치 채고 말했다.
“여기 있는 컨테이너와 장비들을 인수하는 조건입니다.”
“오호! 가격을 후려치셨군요?”
“국가 지분이 상당했습니다. 사장님의 이름을 좀 팔았습니다.”
“잘 처리하셨습니다.”
이제야 나는 만족할 수 있었다.
물론 부두의 모든 장비들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중기나 지게차들은 내륙으로 들어가 있었고 이곳에 고정 설치가 되어 있는 장비만 인수하는 것이다. 수많은 컨테이너박스들과 고정 기중기만 해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 입장에서는 어차피 고철덩어리들에 불과하지만 나와 척을 지면서까지 가격을 후려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거저나 다름이 없었다.
“나머지 부두와 항구들에 대해서도 매입절차를 진행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대한민국의 항구들은 물론이고 무역과 장사를 병행하면서 번 돈으로는 전 세계의 주요 항구들을 매입할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었다.
물론 무역에 성공하기 전에 매입을 해야 한다. 무역에 성공하고 나면 필연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테니까.
대충 보고가 끝나자 노근종은 세실리아에게 관심을 두었다.
“설마, 이분이……?”
“세실리아 왕녀랍니다. 인사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노근종입니다.”
“세실리아다.”
그들은 짤막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럼 이제 슬슬 세실리아에게 함포의 위력을 보여 줄 때가 되었다.
우리들은 제3 부두 등대 위에 설치되어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몬스터에 대비하여 설치가 되었는데, 간간히 몬스터가 나타나서 말썽을 부렸다.
벌써 5마리의 몬스터를 죽였다고 하니 그 능력은 검증이 된 것이었다.
“이렇게 생겼구나.”
함포 아래에는 조종을 할 수 있는 칸이 있었다.
나름대로 최신식이라 야간 투시경과 스코프가 달려 있었고 아래쪽에서 운전을 하여 발사할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발사가 되는 식이었으니 일반적인 화학무기와 조종법에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노근종이 해안가를 바라보았다.
“저기 크라겐이 또 올라오는군요.”
“저걸 죽일 수 있나?”
세실리아가 말하자 노근종이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익숙하게 함포를 조종했다.
지이이잉!
함포가 통째로 움직이며 크라겐을 조준했다.
B급의 몬스터로, 도심에 나타난다면 크게 위협이 될 만한 놈이었다. 크라겐은 강력한 집게발을 이용하여 공격한다.
흉폭한 성질과는 다르게 맛은 좋아서 고급 식재료로도 이용되기도 했다.
함포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압권은 추적 장치였다.
세실리아는 함포에 설치된 추적 기능에 놀란다.
“과학과 마법의 결합인가?”
“그럴 리가. 그냥 마법이지.”
“추적 마법이 있다고?”
“그래.”
“정말 대단한 기술이구나!”
세실리아는 정말 순수하게 감탄했다.
추적 기능이라 불리는 유도마법은 아직 지구에 등장하지 않았다. 그걸 함포에 적용을 시켰으니 세실리아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노근종이 윈드 스피어 버튼을 눌렀다.
퍼어엉!
퍼어어어억!
거대한 바람의 창이 크라겐에게 날아갔고 그대로 관통을 해 버렸다.
크라겐의 움직임은 멈추었다.
짝짝짝짝!
세실리아가 박수를 쳤다.
그녀는 대신무역에서 만들어 낸 신형 함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단한 신무기다!”
“뭐, 이 정도로.”
“지금의 수준만 되어도 항해는 안전하겠구나.”
“놀라기에는 아직 일러.”
“사장님, 출력을 최대로 높일까요?”
“네.”
마법함포는 나름대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함포의 움직이는 동력과 스코프, 버튼들은 기계식이었지만, 대부분은 마법진으로 이루어졌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이게 과학과 마법이 결합한 기계로 보이겠지만 내부를 뜯어보면 과학 장비가 거의 들어가 있지 않는 모습에 놀랄 것이다.
내 지시로 해안가에는 거대한 컨테이너들이 몇 개나 쌓여 있었다.
위이이잉!
함포에서 마력이 충전된다.
충전은 단 3초 만에 마쳤다.
“최대 출력으로 파이어 필드를 전개합니다.”
퍼어어엉!
육중한 소리와 함께 진동이 일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충격은 함포 자체가 흡수했다.
화염의 구가 날아가더니 컨테이너에 작렬하였다.
꽈드드드드득!
콰과과과과!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화염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며 컨테이너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제22장 훈계
세실리아는 입을 쩍 벌렸다.
지금 보여 준 마법은 S급이다.
S+급 마정석으로 만들었고, 보조적으로 박아 넣은 S급 마정석과 A+급 마정석만 교체해 주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사실까지는 그녀에게 알려 줄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세실리아가 손뼉을 쳤다.
짝! 짝! 짝! 짝!
“대단하구나!”
“항해를 나가려면 당연한 일 아닐까 싶다.”
“이런 함포를 단 무역선이 바다를 누비게 된다면 지각 변동이 일어나겠구나.”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마법포의 수출은…….”
“불가하다.”
이 몸은 한국인이다.
원래부터 이 나라에서 나고 자랐고 카렌 대륙으로 넘어간 후에도 고향을 그리워했었다.
내게 투철한 애국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기를 수출하면 한국이 예전처럼 강대국에 짓눌리는 일이 또 일어날지도 몰랐다.
최소한 그 지경은 되지 않도록 해야겠지.
“이런 무기라면 억만금을 주어서라도 수입을 하겠건만.”
“함포 제작은 수작업이라서 수출할 여력은 없어.”
거짓말이다.
공장이 가동되고 마정석만 충분하다면 공장에서 수천 개라도 찍어 낼 수 있었다. 물론 마법포가 아니라 허접한 마법총기 정도는 언젠가 수출할 생각도 있다.
“이제 나는 일을 해야겠다.”
“나는 부두를 구경해도 되겠느냐?”
“그러든지.”
우리들은 등대를 내려왔다.
세실리아는 정리가 되어 가고 있는 부두를 구경하기로 했다.
나는 제3 부두에 나와 있는 노근종 이사와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후루룩!
제3 부두의 사무실.
노근종의 비서인 이성희가 커피를 내주었다.
우리들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면서 앞으로 해 나갈 일들을 논의하고 있었다.
“인천에서 제대로 가동이 가능한 부두는 총 세 곳입니다.”
“어디어디죠?”
“전부 이 부근이죠. 제2 부두와 제5 부두가 사용 가능합니다. 나머지는 전부 박살이 났습니다.”
“몬스터 때문이로군요?”
“맞습니다. 대신무역의 무역선도 반쯤 상했습니다. 그나마 멀쩡한 무역선이 15척이죠.”
“첫 무역인데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머지 부두들도 그 정도 수준에서 거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해외의 부두들은요?”
“아무래도 그게 문제입니다.”
예전에 비하면 헐값이었지만 그래도 지금 회사 재정에서는 무리가 있었다.
나는 해외의 부두들을 헐값에 사려는 것이 아니라 똥값에 사려고 했다. 그러니 협상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노근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격 조정이 조금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러기에는 돈이 부족합니다.”
“수천억 규모의 돈이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야 공사가 완성되어야 그런 거죠. 선금으로 아무리 많이 당겨도 천억 이상은 무리입니다.”
“그걸로는 한계가 있습니다만.”
“그럼 조건부로 매입을 하세요.”
“조건부라면……?”
“무역 비용을 몇 차례 감해 준다는 조건이라면 똥값에 살 수 있겠죠.”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모든 국가들이 무역에 목말라하고 있었다.
이 정도 조건이라면 거의 강탈을 하는 수준이었지만 항구들이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내 호의를 받아 먼저 무역의 활로를 뚫는 편이 이롭다는 사실을 각국의 정부 인사들은 인지를 할 것이다.
독점이라는 것이 이래서 무섭다.
이쪽에서 갑질을 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럼 대대적으로 사장님의 뜻을 전달할까요?”
“그렇게 하세요.”
“예, 사장님.”
그에 관련된 서류들은 빠르게 처리했다.
사업은 가능하면 크게 벌여야 한다.
가지고 있는 능력을 이용하여 갑질을 하는 것도 전부 사업을 넓히기 위한 방책이다. 그리 하여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비자금 조성도 한결 수월해진다.
지금은 법보다 주먹을 우선시하는 세상이었다.
내가 대신그룹의 회장에 추대가 될 때가 되면 대규모로 돈을 떼먹어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어느 정도의 힘을 갖추게 될 테니까.
여러 가지 서류들을 처리하고 나자 해가 떨어져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이제 곧바로 잿빛 탑에 들어가야 한다.
오늘과 내일은 어떻게 해서든 레벨 업을 하고 데스 나이트도 최대한 키워 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파멸의 탑 30층까지 버틸 수 있을 테니까.
나예린이 말했다.
“슬슬 인천을 나서야 할 시간입니다.”
“그렇군요. 세실리아는 어디에 있나요?”
“저기 오는군요.”
세실리아는 인천 제3 부두를 둘러보고 오는 길이었다.
그녀는 오자마자 감탄을 쏟아 냈다.
“정말 대단하다.”
“뭐가?”
“10년 동안 가동이 안 되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니까.”
“이제 시작일 뿐이지.”
“후후후. 역시 욕심이 많은 남자로구나.”
세실리아는 그윽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부담이 된다. 그녀는 내 감정을 쥐고 흔들어 원하는 것을 얻어 내고자 수작을 하고 있었다.
그걸 모를 내가 아니었기에 어떤 수작질을 걸어도 넘어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언제 한번 그대를 영국으로 초대를 하고 싶구나.”
“시간이 된다면.”
“튕기는 남자가 매력적인 법이지.”
“쯧.”
나는 입을 다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