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21
SSS급 재벌 헌터 421화
분명히 렌에게서는 아이 같은 느낌이 풍겨 나왔다. 지금 렌은 신력을 갈무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레나는 아무런 흔적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흔적을 찾았다고?”
“네!”
“이곳이 세상의 끝인가?”
“저쪽을 보세요.”
하늘을 올려다본다.
동쪽 하늘이 밝은 빛을 내며 일렁이고 있었다. 이 세상이 확장을 멈추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새롭게 태어난 행성인가.”
“그건 아니에요. 확장하면서 이동을 하다가 여기에서 멈춘 것이죠.”
“고속으로 회전을 하며 이동했겠군.”
“알 수 없는 힘이 행성을 안정시키면서 이동을 시켰었어요. 아마도 얀 님의 안배가 아닌가 싶어요.”
“그렇군.”
이런 세상이라면 우주로 탈출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그만큼이나 강력하게 회전을 하며 이동을 했을 테니까.
그러면서도 행성에는 아무런 타격을 입히지 않았다. 새삼 얀의 힘에 감탄했다. 아직 나는 그 정도의 힘은 얻지 못한 것 같으니까.
‘그런 얀 님이 카이너스에게 패했지.’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레나가 내 생각을 읽고 말했다.
“얀 님은 창조에 모든 힘을 쏟아부으셨어요. 태초의 차원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죠. 그에 비해 카이너스는 강함만을 추구했고요.”
“그래서 얀 님이 패했다는 거로군.”
“그렇게 생각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상을 창조해 냈던 얀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창조에 심취를 하여 다른 힘은 등한시하였을 가능성이 컸다.
아무리 얀이라도 카이너스와 같은 변종이 탄생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얀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창조만 해 왔을 테니까.
“그럼 행성을 한번 둘러보도록 하자.”
“제가 안내를 할게요.”
우리들은 행성을 한 바퀴 슥 둘러보기로 했다.
스아아아!
우리들은 빠른 속도로 행성을 유영하였다.
그때마다 렌은 감탄을 쏟아 낼 뿐이었다.
“정말 대단하네요.”
“무엇이 말이냐?”
“이런 힘이 존재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어요.”
“확실히 태초의 힘을 처음 마주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고는 하지. 감탄을 하게 된다고 할까. 나 역시 그랬다.”
“이 힘을 갖게 된다면 카이너스와 같은 괴물이 탄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어요.”
렌은 냉철하게 분석하였다.
괜히 창조신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성격도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였다.
그녀 역시 어엿한 창조신이다.
아리아는 인정을 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아레나가 행성을 둘러본 후에 말했다.
“원시적인 부족들이 산재되어 있어요. 공룡과 같은 괴물들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군요.”
“인류가 이제 막 폭발을 하려 한다는 건가.”
“그렇게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 것 같지는 않아요. 워낙에 많은 괴물들이 있어서 말이에요.”
그녀가 말하는 괴물이란 공룡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들은 지능적으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사냥을 나가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세상이었다.
이 정도의 위협이 깔려 있다면 인류가 발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원시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흔적은 어디에 있나?”
“그건 조사를 해 보아야 해요. 이 행성에 있다는 것만 알아낼 수 있었어요.”
“흔적들이 흩어져 있을 수도 있겠군.”
“그럴지도 몰라요.”
과거, 태초의 차원을 알아내기 위하여 수많은 행성들을 넘나들며 조각들을 수집했다. 어쩌면 그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여유롭게 움직일 수는 없어 보인다.
그렇게 움직일 시간이 없었다. 카이너스가 언제 쳐들어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가능하면 이곳 지리를 잘 아는 자들이 필요한데.”
“어쨌든 이곳에 살아가고 있는 자들도 인류이니 대화가 통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럴 것 같구나.”
행동 방향이 정해졌다.
어떻게 해서든 이 세상을 들여다보면서 인류와 접촉을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흔적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아레나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 정도까지 흔적을 찾아 낸 것만으로도 상당한 업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수고했다.”
“아니에요. 좀 더 정보를 얻은 후에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너무 번거롭게 해 드린 것은 아닌지…….”
아레나는 죄송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렌은 코웃음을 쳤다.
“당연히 그렇지. 천사 주제에 이런 식으로 창조신을 오가게 하는 것은 원래 중죄야.”
“죄송해요.”
“그만하지?”
나는 렌에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역시나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한다. 아레나가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을 하였을지는 굳이 확인해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었다.
이렇게 흔적을 캐낸 것이 기적이라고나 할까.
이제 대충 인간들과 인연을 맺어 조사에 착수를 해야 한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저곳부터 시작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어디?”
“인간들의 부족이 공격을 받고 있는 것 같군요.”
문명은 강줄기를 따라서 발달한다.
강에서는 식수를 얻을 수 있었고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 농사를 짓기도 용이했다. 그 때문에 지구의 문명들은 모두 강가에서 탄생한 것이었다.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부족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강가에서 활동했다.
한 부족이 공룡들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이대로 둔다면 멸족을 할 위기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그래. 저 부족을 도와주고 호감을 얻도록 하지.”
제239장 최후의 전투를 향해서
바투스 부족은 타라노를 숭배하는 집단이다.
대대로 타라노에게 보호를 받는 것으로 생각을 해 왔지만 정작 그것은 운에 지나지 않았다.
타라노가 하필이면 바투스 부족 근처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였고, 타라노의 천적인 카펠이 주변에 널려 있었기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격을 받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전되었다.
대규모 타라노들이 북쪽에서 내려왔고 비슷한 종류의 카펠과 전투를 벌였다. 그리고 카펠은 패하여 남하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투스 부족은 타라노의 공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일주일 전부터 공격은 시작되었고 얇은 목책들은 단숨에 뚫려 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수많은 부족원들이 죽어 나가고 있었다.
부족장 루켄은 수많은 원로들의 독촉을 받고 있었다.
“부족장! 당장 피신을 해야 하네!”
“여기서 피신을 하면 어디로 간다는 말씀입니까?”
“동굴로 가세. 그곳이라면 안전할 수 있다네.”
“바깥을 보십시오. 동굴까지 갈 수 있는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도 시도는 해 보아야 하는 것 아니겠나?”
바깥에서는 끊임없이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지금쯤이라면 전사들이 거의 전멸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부족원들을 데리고 나갈 수도 없었다.
타라노는 엄청난 덩치에 비하여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이대로 도주를 한다면 모조리 죽을 것이다.
“주술사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족장은 주술사 엔야를 바라봤다.
그녀는 뭔가에 심취해 있었는데 몽롱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지금 하늘로부터 계시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신들이 내려올 겁니다.”
“신들이라……. 신들이 있다고 해도 저 정도 무리의 타라노를 죽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신중한 성격의 루켄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한 시간 더 지속된다면 바투스 부족은 지상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이 와중에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믿고 있을 수는 없었다.
루켄이 소리쳤다.
“신 따위는 없습니다! 살아날 방법을 말해 보란 말입니다!”
“그분들이 오십니다!”
스아아아!
바깥에서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움막을 나서자 하늘에서 휘황찬란한 광채가 퍼져 나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세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엔야는 바닥에 고개를 처박았다.
“그분들이 오신다!”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라니…….”
루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날개가 있지 않는 이상 사람이 날아다닐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하늘에서 강림하고 있는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정말로 신들인가!”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루켄의 무릎이 절로 굽혀졌다.
퍽퍽퍽!
동시에 하늘에서 빛의 화살이 날아와 타라노들에게 처박혔다.
“꾸에에엑!”
쿠구구궁!
그리고는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루켄은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그 어떤 인간이라고 해도 타라노를 일대일로 상대할 수는 없었다.
전 부족이 힘을 합해 함정까지 만들어야만 간신히 한 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런데 신인들 중 한 명이 빛의 화살로 수십 마리의 타라노를 단번에 몰살시켰다.
지금까지의 끔찍한 전투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지상에 발을 내디뎠다.
“신인들을 뵙습니다!”
부족원들은 그들을 숭배하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고 머리를 처박았으며 연신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직접 어떤 식으로 타라노가 처리되었는지 눈으로 확인을 한 이상은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루켄 역시 머리를 처박았다.
“신인들을 뵙습니다!”
눈에 이렇게 보인 이상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부족은 타라노를 숭배했었지만 그건 신을 숭배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운에 기댄 종교였다고 할까.
하지만 지금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은 진짜였다.
웅성웅성!
이곳 부족원들이 우리들을 숭배하고 있었다.
그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까.
이 정도 힘을 갖추고 있다면 원시사회에서는 신들의 강림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 중에서 부족장으로 보이는 자의 몸을 띄웠다.
부족장은 하늘로 둥실 떠서 날아오는 것에 경외감을 느꼈는지 몸이 굳어 버렸다.
그러고는 내 앞에 세워졌다.
“네가 부족장인가?”
“그렇습니다, 신인이시여!”
“신인이라. 나쁘지 않은 표현이로군.”
언어는 장벽이 되지 않는다. 간단한 마법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였으니까.
주변을 둘러본다.
그야말로 선사 유적지에서나 보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원시부족임이 틀림없었다.
그래도 방벽까지 세워 두었다. 일반 맹수들은 막을 수 있겠지만 역시나 공룡을 막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래서야 인류가 발전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공룡과 같은 천적들이 지천에 깔려 있는데 어떻게 인류가 발전할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다.
“이곳에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는 물체가 있나?”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는 물체라면……?”
“나는 그런 것을 찾는다.”
“주술사에게 물어보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
그녀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으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곳에서 주술사는 신을 숭배하는 무녀와 같은 존재였다. 일종의 신녀라고 할까. 그런 그녀가 신을 직접 배알하였으니 몸이 떨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너에게 묻겠다. 이 땅에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는 장소나 물체를 보았나?”
“보았습니다.”
“그곳이 어디지?”
“제가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사실 얀의 정수를 찾는 일은 매우 더디게 진행될 거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곳에 막상 와 보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얀의 정수만 흡수할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최후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얀의 정수를 얻어 카이너스를 뛰어넘어야만 한다.
“좋다. 안내하라.”
우리들은 엔야의 안내를 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