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26
SSS급 재벌 헌터 426화
서울 시민 모두가 동원되어 노동을 하고 있었다.
강제로 노동에 동원되었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는다. 자신의 집에서 도시락을 싸들고 나와 일을 했고 하나의 벽돌이라도 더 옮기려 노력했다.
그녀는 눈물이 나오려 했다.
“이런 감동은 처음이야.”
“우리들은 이런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거죠.”
이상기 카메라맨도 눈물을 훔쳤다.
이건 드라마 이상이었다.
인류 전체가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빨리 촬영하자고.”
지이잉!
다큐를 촬영하고 있을 때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무시를 하려 하였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대한제국 황제 폐하]“헉!”
“왜 그러십니까?”
“폐, 폐하의 전화잖아!?”
“뭘 그렇게 허둥대고 있어요? 빨리 받으셔야죠.”
이소희는 곧바로 전화를 받는다.
“네, 이소희입니다.”
-이 기자, 그동안 잘 지내셨나 모르겠습니다.
“물론입니다! 폐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죠. 지금은 다큐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네!”
그녀는 바로 승낙했다.
하기야 지금 대한제국에서 누가 감히 황제의 만남을 거부할 수 있을까. 그건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녀가 승낙을 하자마자 눈앞에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쿨렁!
“허억! 폐, 폐하!”
이소희와 카메라맨은 황급하게 무릎을 꿇었다. 만나자고 방금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바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과연 황제가 창조신이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이소희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건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일어나세요.”
“저는 무슨 일로…….”
“이 기자, 재난방송 아나운서가 되어 주셔야겠습니다.”
“제가요!?”
“이 기자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황제는 어깨를 으쓱였다.
전율이 짜르르 흘렀다.
지금의 재난방송은 일반적인 재난방송과는 달랐다. 인류와의 전쟁도, 자연재해도 아니었다. 인류의 멸망을 논해야 할 만큼 엄청난 일이 발생하려는 중이었다.
그것을 위하여 전 인류가 노력을 하고 있지 않던가.
그녀가 재난방송의 아나운서가 된다면 특종기자를 넘어 전설적인 기자가 되고도 남을 것이었다.
“할게요!”
“후후. 좋습니다. 국장에게는 제가 이야기를 해 놓을 것이니 그렇게 알도록 하세요.”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다큐는 계속해도 좋습니다. 틈틈이 재난방송을 내보내도록 하세요.”
“예!”
이소희는 부동자세를 취하였다.
이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엄청난 기회였다.
이소희는 이상기를 바라본다.
“선배, 지금 우리들 로또 맞은 것 맞죠?”
“로또? 그 이상이지.”
이소희는 더욱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금이야말로 기자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였다.
카이너스가 이 세계에 투사를 하여 나타난 지 3일이 지나고 있었다.
그동안 청와대도 바쁘게 움직였다.
나는 매일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들을 지휘하였고 이한진 역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한진으로부터 보고가 들어왔다.
“국민들이 불안해한다고요?”
“그렇습니다. 과연 정말로 이번에 카이너스를 물리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분명 알아듣게 설명을 했을 텐데요.”
“인간의 속성이 그런 것이 아니라서요.”
“음…….”
나는 깊게 생각을 해 볼 수밖에 없었다.
카이너스가 전쟁을 선포한 직후에 기자회견을 통하여 카이너스를 이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였다.
그럴 자신도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인 것 같았다.
“인간의 본성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어떻게 할까요?”
“대국민 담화를 준비하도록 합시다.”
“대국민 담화요?”
너무 파격적이었기 때문일까.
이한진은 그저 눈만 끔뻑거리고 있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생각을 해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렇게 해서 노동력이 향상된다면 백 번이라도 하겠습니다.”
“분명히 노동력의 향상은 있을 것입니다. 불안감을 지우고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노력을 쏟아붓겠죠.”
“바로 그겁니다.”
“담화는 언제 준비를 할까요?”
“오늘 저녁에 하도록 하죠.”
“KBS방송국에 대국민 담화를 준비해 놓겠습니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국민들이 노동을 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데 당연히 출연을 해 주어야 한다.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었다.
그날 저녁.
KBS 앞은 기자들이 모여 소란스러웠다.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는 보고가 황제에게 들어가자 그는 곧바로 대국민 담화를 준비한다고 하였다.
벌써 시민들의 대표도 정해졌다.
한국과 중국, 미국, 프랑스 등에서 시민 대표가 도착하였고 그들은 미리 준비한 질문들을 숙지하고 있었다.
이소희는 그들을 취재하기로 했다.
“제임스 대표님?”
“네. 영국에서 온 제임스입니다.”
“오늘 어떤 질문을 할 건가요?”
“뻔하죠. 과연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황제께서 어떻게 발언을 하실지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그런 질문을 하신다고요?”
“후후후. 우리들은 답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폐하의 자신감 있는 목소리를 원하는 것이죠.”
“아!”
이소희는 제임스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알아챌 수 있었다.
국민들은 황제의 목소리를 원한다.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다음 날 힘을 내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제임스 대표님이 오신 이유가 폐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인가요?”
“꼭 그렇다기보다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노동력 증대의 목적도 있지요.”
대단한 사람이었다.
국민들이 불안해하니 그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고 노동력 증대로 이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인류를 위하여 그런 판단을 내린 것 같았다.
“저는 바빠서 이만.”
“네. 그렇게 하세요.”
이소희는 재난방송의 기자로서 반드시 오늘 참석을 해야 한다. 방송국에서 정한 지침대로 방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건 의무적인 일이었다.
이상기가 말했다.
“신기하네요.”
“뭐가?”
“국민들의 대표가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말이에요. 불안을 해소시켜 노동력을 증대시킨다니. 정말 인류를 위하여 일을 하는 것이로군요.”
“뭔가 이상해?”
“물론이죠. 지금까지는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던 사람들이 전혀 다르게 행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생존이 걸려 있으니까.”
쿨렁!
마침 게이트가 열리고 이현빈이 모습을 드러냈다.
“황제께서 오셨다!”
***
“와아아아!”
사람들의 환호성이 퍼져 나간다.
제임스의 말대로 사람들은 황제 자체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황제의 시원한 발언을 듣고 싶은 것뿐이었다.
다만 제임스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오늘 곤란한 질문이 오갈 수도 있겠습니다.”
“어째서죠?”
“시대를 막론하고 회의주의자들은 있기 마련이니까요. 차라리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낫다는 발언이 나오겠죠.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고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는 폐하를 믿어요.”
이소희의 눈빛에서 황제에 대한 신뢰가 묻어난다.
제임스는 그런 이소희를 바라보며 슬쩍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대국민 담화가 시작되었다.
나는 상석에 앉아 있었고 각국 시민대표들이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주기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단결을 하자는 취지였다.
내가 먼저 운을 뗐다.
“많은 질문들이 있으실 겁니다. 질문하시죠.”
“저는 영국령 대표 제임스 칼이라고 합니다. 이번 싸움,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확실하게 이깁니다.”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나는 제임스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지금은 전제주의를 표방하고 있었고 그건 모두 국민투표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제임스의 발언은 황권을 훼손시킨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이해했다.
어쩌면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내 책임은 막중하였고, 그는 내 입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확답을 듣고 싶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카이너스가 저를 두려워하는 것이 첫 번째 근거이고 이번에 발명한 신무기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 두 번째 근거입니다.”
“신무기를 발명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도대체 어떤 신무기이기에…….”
“그건 기밀입니다. 카이너스의 눈이 도처에 있습니다. 그걸 알려 드리면 우리 스스로 운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다음 질문 받습니다.”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름을 밝히시죠.”
“미국령의 유진 라이언이라고 합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것 같았다.
하기야 지금은 국가의 경계가 사라졌으니 그가 어디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미국을 대표하고 있었으니 그만한 지위와 능력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최악의 경우라면?”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말입니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만약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잖아요?”
“…….”
참으로 골 때리는 여자였다.
어차피 패배하면 다 죽는다. 지금은 희망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때가 아닐까.
하지만 황제의 입장에서 그리 말할 수는 없었다.
“제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다른 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이라는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승리를 했다고 해도 이곳에서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지구가 파괴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으음.”
나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거대한 싸움이 될 것이고 각 도시를 방어하기 위하여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신마대전이 벌어지는 다른 차원을 보면 그 싸움으로 인하여 일대 기후가 변하거나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을 정도의 척박한 땅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녀가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런 상황이었다.
“그건 제가 생각을 좀 해 보겠습니다.”
“부디 그렇게 해 주세요.”
“다음 질문 받겠습니다.”
나는 유진의 말을 계속해서 생각했다.
여러 가지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그저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유진의 질문은 아니었다.
30분 정도 담화가 이어졌고 나는 휴식을 선포했다.
“10분 쉬었다가 가겠습니다.”
대기실에는 나와 비비안이 앉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출입은 엄금하였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곳으로 기자들이 쳐들어와 곤란한 질문들을 쏟아부을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침묵이 감도는 가운데 비비안이 말했다.
“유진 양의 말이 틀린 건 아니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 차원의 최강자들이 싸우는데 지구가 무사하기를 바란다면 그건 난센스겠죠.”
“방법이 있을까요?”
“차라리 다른 차원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이동하다니요?”
“인구를 옮기는 거죠.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전부 이주를 시키고 그곳에서 다시 시작을 한다면 대안이 될 것 같군요.”
“승리했을 때의 이야기군요.”
“패배했을 때에도 당분간은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완벽한 대안은 될 수 없어도 미봉책은 될 것이다.
다른 행성으로 모두 이주를 하는 것.
과연 그렇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