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28
SSS급 재벌 헌터 428화
기간 내에 얀의 정수를 찾지 못하면 카이너스에게 패할 수도 있다는 내 말 때문이었다. 만약 그리된다면 렌도 무사할 수 없었다.
영원히 도망자 신세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그녀는 죽을 듯이 노력했었다. 그리하여 얀의 정수를 찾아낸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파고들어 갔지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핵에 근접하였다.
쩌저저적!
“허어.”
사방이 용암으로 꿈틀거렸지만, 핵의 중심이 얼어 있었다.
실로 기이한 일이었는데 그 때문에 얼음 주변의 기후는 꽤나 살 만해 보였다. 생명체가 있다면 그 주변에 있었을 테지만 생명의 흔적은 없었다.
“저것인가.”
“엄청난 기운이네요. 얼음의 결정이라고 해야 할지.”
나는 곧바로 얀의 정수 조각을 뽑아냈다.
주변으로 용암이 퍼져 나간다.
그대로 맨틀을 뚫고 나왔는데 행성에서 내리던 산성비가 멈추었다. 천천히 행성이 회복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것이 박혀 있었으니 행성이 아플 수밖에.”
“행성이 회복되면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을걸? 태양은 있지만 너무 행성이 커. 과연 이만 한 중력을 버틸 수 있는 생명체가 나올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주변이 산성이잖아.”
“산성에 적응하는 생명체도 있잖아요.”
“드물지만 없는 건 아니지. 하지만 여기는 대가도 없고 행성이 불안해. 아마 뭔가가 살 수는 없을 거야.”
“그런가요.”
그녀는 괜히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런 행성들은 우주에 많았다.
대부분의 행성들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을 만큼이나 황폐한 것이 사실이었다. 일부 축복을 받은 행성에서만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
“그럼 천계로 돌아가자.”
“네!”
우리들은 천계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얀의 정수 조각을 찾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나는 두 개의 조각을 내려다보았다.
하나는 엄청난 마나를 품고 있었고 하나는 극음의 기운을 품고 있었다.
나머지는 엄청 뜨거운 열기를 방출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이건 내 예상이다.
“이제 세 번째 조각을 찾아야 하는데…….”
“힌트라도 없을까요?”
렌이 물었다.
그녀는 정말 죽을힘을 다해 정수 조각을 찾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두 번째 조각은 운이 좋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이 조각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극양의 기운을 품고 있겠지.”
“뜨겁다는 거죠?”
“크기는 손톱만 하겠지만 행성 전체를 뜨겁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기운을 품고 있을 거야. 주변의 모든 것이 타오를 만큼 말이야.”
“그렇다면 의심되는 곳이 있어요.”
“의심되는 곳이 있다고?”
“네! 태초의 차원이 시작된 지점에 그만큼 뜨거운 조각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여기 천사들이 알려 주더라고요.”
“그럼 가 보도록 하자.”
태초의 차원이 시작된 곳이라면 사실상 전 차원을 통틀어 가장 오래된 구역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였다.
그곳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물론 가부는 가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없으니 노닥거릴 여유도 없다. 우리들은 곧바로 태초의 차원이 시작된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대단하네.”
구역 자체에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진다.
태초의 빅뱅이 시작된 곳이었으며 모든 생명의 시발점이라고 봐야 한다.
이곳에서 생명체가 탄생하여 다른 차원의 창조신들이 넘어갔다. 나 역시 그 산물이라고 보아야 했다.
암흑 에너지가 유난히도 많이 분포가 되어 있는 곳이었다.
이 구역에는 유난히 문명 행성이 많다고 한다. 그야말로 수조 단위의 인구가 사방에 흩어져 세력을 나누었고 때때로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심할 때에는 행성 하나가 파괴될 정도로 전쟁을 벌이기도 하였는데 최근에 들어서야 천사들이 개입을 하여 전쟁의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었다.
“저곳이 테라예요.”
“테라라…….”
“인류 연합의 시작점이죠. 지금은 행성이 수명을 다하였지만 과학으로 테라포밍을 했다고 해요.”
“대단하군.”
“저기 인공 태양이 보이시죠?”
“인공으로 태양까지 만들었다고?”
“어떤 에너지를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태양계의 태양만큼이나 활활 타오르고 있어요.”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대단한 문명이 아닐 수 없었다.
워낙에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그만큼 과학기술도 발전하였을 것이다. 아마도 전 차원에서 가장 발전한 문명이 아닐까 싶다.
테라에 내려온다.
매연 따위는 없었으며 도시와 숲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하늘을 떠다니는 자동차나 자기부상 열차 등을 보니 미세먼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인간의 모습은 지구의 인간들과 비슷했다.
“카이너스가 여길 그냥 두었다는 것이 이상하네.”
“글쎄요. 여기가 망가지는 것도 시간문제가 아닐까요? 그래도 카이너스는 태초의 차원은 잘 건드리지 않으니까 남아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명의 발원지를 파괴한다는 것은 카이너스의 양심에도 상당히 걸리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파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토록 번성한 문명을 파괴하지 않은 것은 추후 장난감으로 활용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양심이 걸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나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조각은 어디에 있을까?”
“저곳이 아닐까 싶은데요.”
***
렌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엄청난 설비가 되어 있었다.
하늘에는 우주 센터 같은 것이 떠 있었고 그것이 지상과 연결되어 있었다.
대충 살펴보니 그 설비를 중심으로 문명이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걸 지키는 함대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얀의 조각을 인류가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대함대네.”
“저것으로 문명이 유지되고 있을 테니까요.”
“그럼 탈취를 해 볼까?”
“그냥 부수면 테라 전체가 무너져요.”
“음…….”
태초의 차원을 관리하는 창조신으로서 문명을 무너뜨린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못할 것도 없다.
대의를 위해 하는 일이었으니 천사들도 이해할 것이다.
렌이 나를 붙잡았다.
“좋게, 좋게 가요.”
“웬일이냐? 너라면 다 때려 부수라고 할 줄 알았는데.”
“나중에 이곳에서 유희를 하고 싶어서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극양의 기운을 품은 얀 님의 조각과 비슷한 것을 만들어 주면 되죠.”
“이곳의 지도자가 말을 들으려나?”
“안 들으면 그때는 제가 다 때려 부술게요.”
“후후, 그래.”
얀에게도 인간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테라는 지금쯤 지옥과 같은 일을 겪고도 남을 것이다.
“그럼 어떤 식으로 저걸 얻어야 할까?”
“테라의 수상에게 접근하도록 해요.”
“테라의 수상에게?”
테라를 중심으로 한 인류연합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정수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을 것이다.
렌은 최대한 이곳을 유지하고 싶어 하였고 그리 오래 걸리는 일도 아니었으니 그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럼 최대한 신비롭게 접근하도록 해. 지금 네 성격은……. 알지?”
“헤헤, 물론이죠.”
그녀 역시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다 때려 부수고 얀의 정수를 얻고 싶었지만, 이번만큼은 얀의 계획에 동참을 해 주기로 했다.
인류 문명의 중심지 테라.
테라는 무려 수백만 명이나 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이나 발전을 하였으며 지금은 인류연합이라는 거대한 연합체를 만들어 은하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곳의 수상은 의원들의 수장인 다빈치다.
5년 연임이 가능한 수상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실상 전 인류를 책임지는 자리였다.
그는 수상인 만큼 화려한 생활을 하였는데 그의 집은 하늘을 부유했다.
일명 부유성이라고 불리는 저택들은 테라인들의 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있는지 충분히 보여주는 예였다.
지금 다빈치는 꿈을 꾸고 있었다.
스아아아!
신비한 길을 걷고 있었는데 이 주변은 신성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최근 들어서 신성력의 존재가 규명되었다.
신을 매개체로 한 기운이라고 알려졌고 천사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즉 인류를 넘어선 신이라는 존재가 분명히 있다는 뜻이었다.
“이런 기운이 가득 차 있다니.”
그는 숲길로 들어섰다.
잔디가 깔려 있었으며 형형색색의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신이 강림했다.
“여, 여신?”
“나는 창조신을 대리하는 자, 렌이다.”
“이건 꿈이 아닌지요?”
“꿈이지.”
“저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너희들이 우리에게서 가져간 것을 돌려받겠다.”
“그게 무엇입니까?”
“너희들이 초신성 물질로 불리는 조각이다.”
“……!”
다빈치의 팔에 소름이 돋았다.
그게 사라지면 테라 문명은 멸망을 하고 만다.
“안 됩니다!”
“왜 안 되지? 그건 원래 신들의 것이었다.”
“문명을 살리는 물질입니다!”
“비슷한 것을 만들어 주도록 하지.”
“불가합니다! 부디…….”
“현실에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쿠구구구!
이 주변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었다.
다빈치는 그대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허억!
“일어났군.”
“이건 무슨!?”
꿈속에서 보았던 여신과 한 남자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성스러운 기운을 품고 있었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신이라고 정의를 할 수 있을까.
다빈치는 아니라고 보았다.
‘누군가가 뇌를 해킹했나?’
어쩌면 환상을 보는 것일 수도 있었다.
환상이 아니고서야 신이 어떻게 강림을 한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신이 직접 개입한 적이 없었다.
성서에 적혀 있는 내용은 있었지만, 성서는 그야말로 신화적인 이야기였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이 역사에 개입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신들, 도대체 어느 조직에서 왔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가?”
“나의 뇌를 해킹하여 꿈을 심었구나! 그리고 이곳에는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
“후우.”
남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렌, 아무래도 수상이 믿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럼 어찌해야 할까요?”
여신이 나섰다.
“지금 협조하지 않으면 재미없을 텐데?”
“썩 물러가라!”
“세뇌라도 시켜야 하나?”
“나를 세뇌시키더라도 초신성 물질은 가지고 갈 수 없다. 나조차도 접근 권한이 없거든.”
“그런가?”
“그건 문명을 이루는 근간이다. 그렇게 소홀하게 다루지는 않지.”
남자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기적을 보여 준다면 가능할지도…….”
“그래? 그렇다면 기적을 보여 주지.”
다빈치는 이들이 정말로 신인지 아닌지 모호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감이 넘치는 것을 보니 정말인 것 같기도 하고 달리 생각을 하면 사기꾼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의 뇌를 해킹할 수 있는 단체가 있기는 할까?
인류연합은 그리 허술한 곳이 아니었다. 특히나 연합을 이끌어 나가는 수상의 존재는 최우선으로 보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았다.
그것만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군대를 모아라. 너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함대전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정수를 뽑아 갈 것이다.”
“……알겠습니다.”
다빈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