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3
SSS급 재벌 헌터 043화
서울 S호텔 앞에 도착했다.
세실리아는 이쯤에서 내리기로 했다.
“모레 보도록 하자.”
“그래.”
나는 그녀와 드디어 헤어졌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장비를 챙겨 입고 잿빛 탑으로 향해야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강소라가 말했다.
“세실리아 왕녀는 정말로 소령님께 관심이 있는 것 같군요.”
“그래 보이나요?”
“최소한 여자인 제가 보기에는 그러네요.”
“정치적인 술수입니다. 강 중령은 아직 정치에 때가 묻지 않았기에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고요.”
“과연 그럴지.”
강소라는 뼈가 담긴 미소를 보냈다.
아마 세실리아와 내 사이를 지레짐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자들의 착각은 그렇게 내버려 두도록 하자.
그녀들이 어떤 착각을 한다고 해도 흔들릴 생각은 없었으니까.
인간의 감정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세상이었다. 그러니 세실리아의 접근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후우웅!
차량은 저택 앞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러든지요.”
강소라는 목숨을 걸고 나를 쫓아다닐 것이다. 잿빛 탑에도 쫓아올 것이고 당연히 모레 있을 파멸의 탑 레이드에도 참여한다.
아마도 30층에서 나를 촬영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증거 자료를 확보하려 하겠지.
하지만 30층까지는 올라갈 수 없을 거다.
30층에 아르무스가 등장한다면 웬만한 헌터들은 그 앞에 나설 수도 없었다. 삐끗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시계를 바라본다.
오후 6시.
잿빛 탑 앞에서 노예들과 7시까지 만나기로 하였으니 아직 시간은 넉넉한 셈이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6시면 퇴근을 하여 TV를 시청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막 거실에 모인 셈이었다.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세실리아 때문인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양슬하를 후려서 지금의 기업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가족들이었다. 그러니 세실리아를 후려 영연방에 대한 수출 건까지 땄다고 생각을 하겠지.
아니나 다를까, 작은형이 비아냥거린다.
“왔냐, 카사노바.”
“부러우면 부럽다고 그래.”
“이제는 양다리냐?”
“그렇게 말한 적 없는데?”
“언론에서는 대놓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TV를 바라본다.
나는 세실리아에게 영업용 미소를 보여 준 적이 있었다. 그녀와 내가 나란히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TV에서 나오고 있었는데, 세실리아가 아예 공식적으로 내게 관심을 천명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
부정할 수가 없다.
세실리아는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맞았다.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사실이 문제였지만 대중들이 그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며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누굴 닮아서 그런 것인지.”
“험험. 딱히 작업을 한 적은 없습니다.”
“작업을 하지 않았는데 여자들이 그렇게 열광하며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행동을 하냐?”
“오해이십니다.”
“적당히 해라. 여자 등골 빼 먹으면서 살면 언젠가는 피눈물을 흘린다. 이런 식으로 경영하지 말라고 경고했지 않느냐. 게다가 상대는 왕녀다.”
“예, 아버지.”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오해가 쌓여 가고 있었다.
내가 막 방으로 올라가려 하는데, 몬스터 전문 채널에서 사고를 쳤다.
***
“음!”
나는 방으로 올라가다말고 몸이 굳고 말았다.
세실리아에게는 단순히 구경을 시켜 주었지만, 동영상이 유출되었다.
원래는 무역선이 완성되는 시기에 맞춰서 완성을 하려 했었다. 그래야 전 세계 항구를 똥값에 매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론에서 미리 터뜨려 버렸다.
이건 내 실책이라고 할 수밖에.
하지만 등대 위에 함포를 설치해 놓은 이상은 언젠가 동영상이 유출되었을 것이다. 그 시기가 조금 당겨진 것뿐이다.
가족들이 나를 바라보았다.
“함포를 벌써 완성하였느냐!?”
“그렇습니다.”
“함포의 설계는…….”
“양슬하 양이 했습니다.”
“허어!”
“이런 쳐 죽일 자식!”
이제 작은형은 부러움을 넘어 분노하고 있었다. 여자를 이용하여 내가 너무 잘나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 탓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문제 있어?”
“여자 등골도 적당히 빼먹어야지!”
“내 마음이지.”
“와아, 정말 쓰레기네.”
작은형의 말에 나는 속으로 웃고 말았다.
정말로 여자 등골을 빼먹으면서 기업을 성장시킨다면 쓰레기겠지. 그런데 형제들이 나를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계략이라는 건 모를 거다.
마음대로 생각하라지.
누나까지 나를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본다.
여자의 입장에서 저렇게까지 양슬하가 이용당하는 모습을 본다면 소름이 끼칠 것이 틀림없었다.
이런 오해들은 내가 SSS급 헌터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들이다. 지금 위축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더 쓰레기처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양슬하는 이용 가치가 넘친단 말이야.”
“허어…….”
“세실리아도 마찬가지고.”
“이놈!”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상종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임이 자명했다. 하지만 오해는 사서 받는 것이 내 목표였다.
“제가 뭐 잘못했나요?”
“세실리아 왕녀는 안 된다.”
“어차피 전쟁도 안 일어나잖아요.”
“여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면 네 가슴에는 말뚝이 박힌다. 왜 그 사실을 모르느냐?”
“아직 어려서 잘…….”
“이런 대책 없는 자식!”
“저는 잿빛 탑에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적당히 해라!”
“앞으로는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건 지키지 못할 것 같다.
회사는 더욱 빠르게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자금도 그만큼 늘어나겠지.
나중에 비자금 문제까지 터지면 어떻게 되려나?
지금 말하면 아버지가 나를 팰 수도 있었다.
“그럼 이만.”
나는 가족들의 시선을 피해서 방으로 올라왔다.
웅성웅성!
거실이 꽤나 소란스러웠다.
이세식은 내심 막내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겉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이중적인 모습이다.
대신건설과 무역을 달라고 하였을 때에는 양슬하와 어떤 관계도 아니었다. 그런데 회사를 인수하자마자 양슬하를 꾀어 이만한 사업을 꾸려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국가에서 수천억 사업을 따 내는 것은 이세식이 직접 나서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되어서 아들에게 여자 등을 쳐서 발전한다는 것이 잘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그리하면 나머지 자식들의 분노가 상당할 것이다.
여기서 그가 화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저런 놈이 어디에서 나온 건지, 원.”
“아버지. 말려야 하지 않을까요?”
첫째 아들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당연히 여기서 말리면 안 된다. 대신건설과 무역이 겨우 본궤도에 이르고 있었는데 제재를 가해 버리면 부도가 날 수도 있었다.
미안한 일이지만, 이세식은 양슬하가 어찌 되건 상관없었다. 두 회사가 발전하여 세계적인 기업이 되면 대신그룹은 지금보다 더 발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세식은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로 말을 했다.
“말려야지. 저런 쓰레기 같은 짓을 더 하지 못하도록 말이야.”
“제가 손을 좀 볼까요?”
결국 첫째가 나서기로 했다.
“그래야겠구나.”
“말로 해서 안 되면 패서라도 타이르겠습니다.”
“그래.”
이 집에는 엄연히 위계질서가 있었다.
장남은 지금까지 그만한 권위를 행사하고 있었고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사고를 막내가 치면 가서 징계를 내렸다.
그래도 먹히진 않았지만, 막내의 행동이 집 안에서 조금 잠잠해지기는 했었다.
‘설마 한 번 맞았다고 막내 녀석이 포기를 하지는 않겠지.’
오히려 막내가 양슬하와 세실리아를 포기해 버릴까 걱정이었다.
왕권이 강화된 영국은 새로운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물론 함대가 존재하지 않았고 무역도 막혀 있어서 지금은 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지만, 무역이 재개되면 바뀔 것이다.
그런 영국을 상대로 교역을 하면 엄청난 이익이 떨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
그 때문에 이세식은 걱정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손속에 사정을 두거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장남은 단단히 벼르고는 몽둥이를 들었다.
큰형이 방으로 쳐들어왔다.
“따라와라.”
“곤란한데?”
“여기서 처맞고 싶으면 그렇게 하든지.”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여자를 너무 이용하려 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큰형은 나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지금 큰형과는 아이템을 입지 않고 싸워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겨 버리면 극도로 경계를 하겠지.
‘적당히 놀아 주다가 몇 대 맞아야겠군.’
나는 뒷마당으로 불려 나갔다.
큰형은 몽둥이를 들고 있었는데, 그걸로 나를 팰 생각인 것 같았다.
물론 큰형이 때린다고 항상 곱게 맞아 주었던 내가 아니었다. 언제나 발악을 했기에 지금도 과거의 수준에는 맞춰 주어야 한다.
“네가 뭘 잘못했는지는 알지?”
“모르겠는데?”
“이 새끼가!?”
“내가 납득할 만한 이유로 맞는다면 기꺼이 맞기로 할게. 나도 예전과는 달리 철이 들었으니까 말이야.”
“철이 들었다는 새끼가 가문의 이름에 먹칠을 해!?”
“여자를 이용하는 것이 뭐 어때서 그런데? 형은 그런 기회가 온다면 이용하지 않을 거야? 여자들을 이용해서 2대 회장이 될 수 있다면 말이야.”
“나는 그런 치사한 짓은 하지 않는다!”
“그건 큰형이 그 상황에 닥쳐 보지 않아서 그래. 그게 얼마나 큰 유혹인지…….”
“이 새끼!”
후우웅!
큰형은 몽둥이를 휘둘렀다.
예전과는 다르게 정말 느리게 시간이 흐르는 느낌이다. 저런 몽둥이에 맞아 자빠진다면 파멸의 탑 정복은 그냥 접는 편이 낫겠지.
나는 가볍게 몽둥이를 피했다.
“어쭈? 피해?”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맞을 것 아니야!”
“소문이 어떻게 나고 있는지 알지 않냐! 네놈은 맞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래서는 우리 가족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해!”
“좆까!”
빠직!
큰형의 이성이 몸과 분리되었다.
정말 열이 받았는지 마구잡이로 치고 들어왔다.
진지하게 나를 상대해도 한 대 칠까 말까였는데 이렇게 흥분을 해서야 한 대도 때릴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후웅! 후웅!
나는 가볍게 몽둥이를 피했다.
결국 안 되겠다고 느꼈는지, 큰형은 마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몽둥이의 움직임이 매서워졌다.
아마 일반인이 저 몽둥이에 정통으로 맞으면 죽을지도 모른다.
이제 몽둥이가 몸을 스치기 시작하였다.
“미꾸라지 같은 녀석!”
이쯤에서 한 대 맞아 주도록 해야겠다.
꽈직!
“커억!”
맞는 부위에 실드를 쳐서 아프지는 않았지만, 엄살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