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33
SSS급 재벌 헌터 433화
“3번입니다.”
웅성웅성!
“그럼 모두 자유의사에 맡겨야 한다는 뜻이로군요!?”
“그래야 죽음을 맞이해도 덜 억울하겠죠. 송 기자님은 어떠십니까? 투표를 했을 텐데요.”
“저도 3번을 찍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 3번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렇군요.”
“저희들의 임시 거주지는 어찌 되었나요?”
“만들었습니다.”
“차, 창조를 하셨습니까?”
“맞습니다. 그 후에 그곳에 사는 몬스터를 쓸어 내고 있지만 과연 어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이번 일을 위하여 창조를 감행하였으며 그곳의 몬스터를 쓸어 냄은 물론이고 비바람을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천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수십억에 달하는 인구가 바로 천막에서 생활하지는 못한다.
그건 서로 알아서 정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복제 지구로 넘어가려 한다면 다들 텐트 정도는 챙겨 가지 않을까.
“그럼 투표를 하러 가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내 말 한마디가 감로수와 같을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내 의사를 물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투표장 안으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고는 전자식 투표 장치 앞에 섰다.
투표용지를 이용하는 것은 부정 투표를 방지할 수 있었지만 개표에 시간이 걸린다.
가뜩이나 시간도 없는데 개표에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투표를 해 볼까.
나는 3번에 투표할 것이라고 이미 이야기를 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망설임 없이 3번을 찍었다.
“바빠지겠군.”
투표가 끝나면 카이너스가 넘어가기 전날까지 복제 지구로 이동을 해야 한다. 인프라가 열악한 그곳에서 사람들은 당분간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곳이 안전할 것이라고는 장담하지 못한다. 그저 사람들의 뜻을 존중해 주기 위해서였다.
밖으로 나오자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3번을 찍으셨나요?”
“그렇습니다.”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송백기 기자의 얼굴은 매우 달아올라 있었다.
하필이면 자신이 온 곳에 황제가 나타났으니 그야말로 로또를 맞은 격이었다.
“다들 결과에 후회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이상.”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들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들을 돕거나 때로는 관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날 저녁.
나와 비비안은 어비스로 돌아왔다.
TV는 시끌시끌했다.
투표 결과가 나온 모양이다.
나 역시도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복제 지구로 넘어가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만약 그곳으로 카이너스가 몬스터를 보낸다면?
그곳에서 웨이브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리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을 당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곳에 있으면 안전하냐, 그것도 장담할 수가 없었다. 온통 알 수 없는 미래투성이였다.
그저 본인의 선택에 의해 행동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어떤 일이 일어나도 본인이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TV를 껐다.
역시나 투표 결과는 3번이었다.
결과가 확정되자 이한진에게 전화가 왔다.
“접니다.”
-결과를 보셨을 겁니다. 이제 어찌할까요?
“신청자를 받아야겠지요. 카이너스가 넘어오기 3일 전까지 신청을 받습니다. 그리고 하루 전에 모두 이동합니다.”
-그리하겠습니다.
이것으로 되었다.
나는 기지개를 켰다.
“수고하셨어요.”
비비안이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와인 한 병을 들고 있었다.
“한 잔은 괜찮겠죠?”
“그럼요. 문제없습니다.”
이제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였으니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물론 나는 그때까지 잠을 자지 않을 요량이었다. 잠은 사치였다. 그 시간에 관조를 하는 편이 나았다.
“오늘도 수련인가요?”
“수련이라기보다는 생각을 한다고 봐야겠죠.”
“저도 함께하겠어요.”
“한 잔 마시고 함께 관조를 합시다.”
우리들은 와인을 한 잔 마시고 정좌를 하였다.
지금부터는 깊게 생각을 해야 한다.
카이너스와의 대결은 피할 수 없었기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운명이라고 생각을 해야 했다.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고 있었다.
카이너스가 쳐들어오기 3일 전.
나는 그동안 바쁜 나날을 보냈다.
복제 지구의 정비가 완료되었기에 모든 천사들이 철수한다고 하였다. 그곳에 존재하는 왕국들이나 부족들은 협조적이었고 빠르게 막사가 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전 인류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도 그 정도면 되었다.
과연 얼마나 복제 지구로 넘어갈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언론에서는 갑론을박을 계속하였고 저명한 박사들도 어떤 것이 위험성이 적을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오직 국민들의 선택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나 역시도 뭐가 옳다고는 말할 수가 없었다.
지구에 있다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고 그렇다고 복제 지구가 안전한 것도 아니었다. 몬스터는 청소를 했지만 카이너스가 관여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복잡한 일이로군.’
어쩌다가 그런 악마가 탄생한 걸까.
생각해 보면 얀과 관계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혹시 카이너스가 얀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얀이 선을 표방한다면 카이너스는 악을 표방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정신이 분열되어 카이너스라는 악마를 탄생시켰다면 말이다.
“현빈 님.”
비비안의 부름에 깨어난다.
“네.”
“시간이 되었어요.”
“결과가 나왔겠군요.”
“청와대로 가시면 될 것 같아요.”
오늘은 매우 중요한 날이었다.
지금까지 복제 지구로 넘어갈 사람들에게 신청을 받았다.
동의서도 작성하였다.
복제 지구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본인들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곳에서 인류가 안전하리라는 법은 없으니 결과가 어찌 나올지는 나도 모르겠다.
청와대에서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럼 이동합시다.”
“알겠어요.”
쿨렁!
청와대 앞에 도착하였다.
이미 기자들이 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
결과가 나왔을 것이니 발표를 해야 했고 정부의 공식입장도 발표를 해야 한다.
회의실에 도착하였다.
이한진을 비롯한 관료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지금쯤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나왔습니다.”
“얼마나 됩니까?”
“전 인류의 30%입니다. 그러니까 10억 명 정도 되겠군요.”
“10억이라!”
어쩌다가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인지는 묻지 않았다.
사람들은 각각 생각을 했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생존에 유리할지 저울질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판단을 내렸다.
운이 좋다면 모두 살아남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복제 지구의 우카를 처리한다고 했지만 위협은 여전히 남아 있으니까. 복제 지구였지만, 알 수 없는 병이 유행할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모험이라고 할까.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잘못하면 카이너스와 나의 대결로 지구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었다. 내가 손쉽게 이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지금은 뭔가를 예상할 수 있을 뿐이다.
“준비를 하도록 합시다.”
“공식입장을 발표해야 합니다.”
“공식입장이라……. 공식입장이라 할 만한 것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우리들에게는 그런 의무가 있지요.”
그다지 할 말은 없었지만, 이한진이 그렇게 말을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황실과 황제를 믿고 있었다.
그들은 내 목소리를 듣기 위하여 모인 것이다.
밖으로 나가자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기자회견장의 풍경이었다. 그만큼이나 사람들은 긴장하고 있었으며 결과가 어찌 나올지 궁금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결론부터 말했다.
“10억 명 정도의 인류가 복제 지구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10억이라!”
웅성웅성!
단숨에 소란스러워진다.
한 기자가 말했다.
“공식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
“공식입장이라.”
꽤나 난감한 일이었다.
여기서 무슨 공식입장을 발표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나에게는 그럴 의무가 있었다. 이 세상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존재였으니까.
“저는 모든 인류가 살아남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창조신의 반열에 올랐지만, 지구는 제 고향이니까요. 지구가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저는 강해졌고 카이너스와의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라 자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류를 보호하기 위하여 결계도 칠 생각입니다.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지요. 최선을 다할 것이고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짝짝짝짝!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제 사람들도 알고 있었다.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모두가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반드시 이겨 주십시오!”
“그리할 겁니다.”
회견장을 나왔다.
이한진과 관료들이 모여 있었다.
“10억 명의 인류를 보낼 준비를 합시다. 하루 전날에 모두 복제 지구로 보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아무리 복제 지구가 중요하다고 해도 이곳 지구만큼은 아니었다.
물론 헌터들도 복제 지구로 넘어간다.
그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헌터들이 힘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드림 팀 일부도 보내기로 하였다.
하지만 큰 전력을 빼는 것은 문제가 많았다.
어디까지나 지켜야 할 곳은 이곳 지구였으니까.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나조차 이렇게까지 시간이 빨리 갈 줄은 몰랐다.
오늘은 카이너스가 쳐들어오기 하루 전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멸망 직전의 세상을 보는 것만 같았다.
구름은 더욱 짙게 끼어 있어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낮과 밤의 경계는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오늘이네요.”
“그렇군요.”
10억의 인구가 복제 지구로 넘어가는 날이었다.
오늘을 위하여 철저하게 준비를 하였다.
이제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한다.
“그럼 가 봅시다. 첫 번째로 넘어갈 사람들에게 가 보도록 하죠. 그리고 그들이 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겠습니다.”
“함께 가도록 해요.”
10억의 인류가 모두 넘어가 자리 잡는 모습을 봐야 한다.
그러니까 오늘 저녁까지는 시간을 비워야 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서울 제3호 벙커에 도착했다.
1호와 2호는 전쟁지휘부를 비롯한 정부의 주요 기관들이 있었고 민간벙커로는 3호가 첫 번째였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오늘은 제가 지켜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허나 내일은 스스로가 버텨 내야 합니다.”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