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42
SSS급 재벌 헌터 442화
“가서 없애 버리도록 하죠.”
나는 황제를 바라봤다.
그는 부복을 풀지 않았다.
하기야 나에게 밉보이면 제국 전체가 사라지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다.
“길잡이를 고용해야겠다.”
“그곳은 제 고향이옵니다. 제가 안내하겠사옵니다.”
“네가?”
꽤 신선한 충격이다.
황제가 직접 길을 안내한다니?
게다가 사막도시가 고향이라니.
분명 황제의 내력도 심상치는 않아 보인다.
다행히 황제가 직접 움직여 준다면 여행은 편할 것 같았다. 우리들은 반드시 추적을 해서 정수를 없애야 할 의무가 있었다.
대신들은 말이 없었다.
하기야 창조신을 수행한다는데 그들이 할 수 있는 말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곳에서 하루 쉬고 출발할 것이다. 만약 일이 잘 풀린다면 너와 제국을 축복할 것이다.”
“황공하옵니다!”
황제는 꽤나 영리한 자였다.
물론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황제가 영리하고 시세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었으니 작은 보답을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신들은 이곳의 고급 여관에서 묵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폭풍과 같은 일들이 지나갔다.
황제는 물론이고 대신들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 받았던 충격이 어마어마하였기 때문이다.
“정말 신들인가?”
“아까 보셨지 않습니까. 천사들을 동원하고 신급의 악룡을 단번에 때려 죽였으니……. 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신들을 수행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황명을 받드옵니다!”
황제 역시 나름대로 준비를 시작했다.
신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나름대로 준비가 필요했다.
자금부터 시작하여 호위 병력까지.
물론 신들이 거절을 할 수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 준비는 꼭 필요한 법이었다.
***
아스날 제국의 수도 라벤.
잠깐 보았을 때에도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었는데 지금 보니 생각보다 발달의 정도가 상당한 것 같았다.
마법열차부터 시작하여 자동차도 있었고 길도 잘 닦여 있었다.
고층빌딩들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마법으로 과학문명에 버금가는 발전을 이루었다.
물론 중세시대와 묘하게 겹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천 년이나 제국이 존속되었으니 전통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성했네요.”
“저희가 알지 못하는 이런 행성들이 많을 겁니다.”
태초의 차원을 종횡무진했었지만, 나는 이곳의 1할도 알지 못했다.
하다못해 관리하는 천사들도 전부 알지는 못한다고 한다. 워낙에 태초의 차원이 넓었기 때문이다.
내 힘을 이곳에 온전히 투사할 수 있는 날이 오기는 할까.
관리를 하려면 더 많은 천사들과 중간 관리자 격의 신들도 있어야 할 것 같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동안에 여관에 도착했다.
주점을 겸하는 이 여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정보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나는 신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바헬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는 없을 겁니다.”
“어째서요?”
“통일제국의 황제라면 정보단체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겁니다.”
“제 생각도 그래요.”
“흠…….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기야, 그 시간 동안 역대 황제들이 모아 온 자료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모아 온 정보를 토대로 한다면 정확한 정황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면 되었다.
“오늘은 쉬어야겠군요.”
“내일 아침에 출발하시는 겁니까?”
“아무래도 그래야겠죠.”
“저는 한번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그러시죠.”
바헬은 술집을 빠져나갔다.
그는 이곳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모양이었다.
카이너스의 정수를 가지러 간다고 하지만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비비안의 말대로 카이너스의 정수를 흡수한 사념체가 나타난다고 해도 충분히 박멸해 버릴 수 있을 테니까.
다음 날 아침, 황궁에 도착했다.
황제는 상인으로, 기사들은 호위무사로 위장하였다.
황실 기사단이 몰살을 당했다고 들었는데 꽤나 실력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소드 마스터급도 있군.’
이 정도면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이라 보아야 한다.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사막도시는 어디에 있나?”
“이곳에서 한 달 정도 가면 있습니다.”
“게이트는 있겠지?”
“희한하게도 그곳은 게이트를 만들 수 없습니다. 마나가 통하지 않는 구역입니다.”
“그런가.”
“근처 도시로 이동하여 모시겠습니다.”
“그럴 것 없다. 지도.”
내가 손을 내밀자 기사 한 명이 지도를 내밀었다.
나는 이곳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다. 카이너스의 사념체가 또 어디에서 설칠지 알 수 없었으니 계속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곳입니다.”
“그래? 그럼 이동하지.”
“하지만 그곳은…….”
쿨렁!
“허억!”
기후가 변하였다.
끝도 없이 사막이 펼쳐져 있는 가운데 저 멀리에서 도시가 형성되어 있었다.
거대한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문명이 들어선 것이다.
황제는 이곳이 자신의 고향이라고 했다.
나는 얼이 빠져 있는 황제에게 물었다.
“네 고향이라고?”
“고향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저곳에서 자랐습니다.”
“그래?”
나는 황제의 머리를 짚었다.
기억들이 쏟아져 들어왔는데, 역시나 그는 어려서 황권 계승 서열에서 밀려나 있었다. 지금까지 오직 능력으로 올라온 것이다.
“제12 황자였다니. 지금까지 고생을 많이 했군.”
“모, 모든 것이 창조신의 덕분입니다.”
“하하하하!”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여기까지는 행정력(?)이 미치지 못했다.
천사들도 관리를 포기한 지역이었는데 황제가 잘된 것이 내 덕분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천기누설을 하나 해 주도록 하지.”
“…….”
황제는 몹시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하기야 이곳 행성에 살아가는 인간이 언제 천기누설에 대해 들어 본다는 말인가?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나는 카이너스에 대해 간략하게 알려 주기로 했다.
어차피 지구인들은 모두 아는 이야기였다.
전 차원을 위협하는 존재, 그리고 그 존재가 죽었으니 이 행성은 참으로 운이 좋은 것이었다.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그의 눈동자는 점점 커져 갔다.
“그, 그게 사실입니까?”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나.”
“실로 어마어마한 존재였군요.”
“아까 그 악룡은 사념체다. 본체가 죽고 발악을 하는 것이지. 저곳에 정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걸 사념체가 흡수하면? 당연히 이 행성은 끝장난다.”
나는 적당히 겁을 주었다.
황제에게 이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그는 무릎을 꿇었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자, 그럼 가 보도록 하지. 가르젠의 성주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나?”
“그러하옵니다.”
“그에게 안내하라.”
“예!”
황제가 직접 행차하였다.
가르젠 백작은 그야말로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는데, 이 넓은 제국에서 콕 집어서 가르젠으로 행차한 황제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느꼈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내가 모시는 분이다.”
“폐, 폐하께서 모신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
황제는 한마디로 일축하였다.
황제보다 고귀한 자.
어떻게 보면 창조신이라는 단어보다 황제의 주인이라는 것이 더 멋지게 보인다. 나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가르젠 백작은 바닥에 연신 머리를 찧었다.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절대 권력을 누리는 황제.
다른 곳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일처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제국의 뛰어난 행정력 때문에 황제의 힘은 대륙 구석구석에 미쳤다.
부패한 관료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황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 누구도 부정을 저지르지 못했던 것이다.
“이 도시에 수상한 세력들이 있다고 들었다.”
“수상한 세력이라면…….”
“통상 암흑술사들이라 불리는 놈들이지.”
“아! 그놈들은…….”
가르젠 백작도 그자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쉽다.
“어디에 있나?”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모입니다. 점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근 특이사항은?”
“며칠 전부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부산하게 움직인다?”
“알아낸 곳들의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허나 지금까지 진압은 할 수 없었습니다. 워낙에 강하기도 하고 신출귀몰하는지라…….”
“왜 보고하지 않았나?”
황제가 근엄하게 물었다.
그는 더욱 머리를 찧었다.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죽여 주십시오!”
“되었다.”
나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지금은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어디에 있나? 본단으로 짐작되는 곳은?”
“이곳입니다.”
그는 지도의 한 점을 가리켰다.
우리는 바로 이동할 준비를 하였다.
사실 준비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쳐들어가면 되는 것이었는데 준비를 하고 자시고 할 것이 뭐가 있다는 말인가.
카이너스의 정수가 있다면 파괴하면 끝나는 임무였다.
“병력을 동원하시는 것이…….”
가르젠 백작은 꽤나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하기야 누가 봐도 암흑술사들을 토벌하려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편안하게 가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되었다.”
“폐하!”
“이분의 말씀대로 할 것이다.”
다행히 황제는 나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곧바로 공간을 이동했다.
쿨렁!
지하에서 음습한 기운들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인신공양을 하고 있던 자들이 이쪽을 바라봤다.
“누구냐!?”
“저건……?”
인신공양을 하고 있던 자들이 문제였다.
거대한 악마의 형상이었는데 그 안에서 카이너스의 기운이 느껴졌다.
꽤나 강력한 기운이다.
바헬도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시기적절했군.”
나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놈들은 마법 따위를 사용하였지만 대천사들이 소환되어 막아 냈다.
아리아도 그 틈에 끼어 있었다.
“아버지! 가져올까요?”
“가져와라.”
암흑술사들은 모조리 제압되었다. 일부는 죽었고 일부는 사로잡았다. 정보를 캐내야 했기 때문이다.
대천사들이 암흑술사들의 뇌를 파고들어 정보를 추출하는 가운데 악마상이 내 앞에 다가왔다.
꽈직!
악마상을 부수자 그 안에서 검은 보석이 나왔다.
이건 정수의 완성형이다.
“허어.”
카이너스는 꼼수를 부려 놓았다.
혹시나 자신이 패했을 때를 대비해 놓은 것 같았다. 조금만 늦었다면 그야말로 카이너스의 부활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꽈직!
나는 그대로 정수를 파괴하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정화했다.
-끄아아아악!
놈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매우 절망적이었다.
-네놈이 감히……!
“이런 꼼수를 부렸을 줄이야.”
-영원히 저주할 것이다!
“저주라고? 네놈은 소멸한다. 그런데 무슨.”
스아아아!
모든 기운이 소멸되었다.
“하아!”
우리들은 숨을 몰아쉬었다.
비비안이 말했다.
“다 끝난 건가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군요.”
카이너스 본체를 죽인데 이어서 놈의 정수까지 파괴하였다.
드디어 이 긴 여정도 끝이 난 것일까?
아직 조사해 봐야 할 것이 있었다. 완전히 카이너스가 박멸이 되었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