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43
SSS급 재벌 헌터 443화
에필로그
암흑술사들의 본거지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도대체 여기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강제로 끌려와 억지로 인신공양을 당했다.
사방에서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였으며 이리저리 살점이 튀어 있었다.
인간을 거의 토막 내는 방식으로 공양을 한 것 같았다.
‘카이너스 이 자식은 끝까지 잔인하군.’
암흑술사들이 갑자기 이 세상에 튀어나온 걸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다. 카이너스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준비를 하였지 않나 싶다.
지금과 같은 일을 예상했던 걸까.
‘얀 님의 의식이 개입하였으니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털썩!
내 앞에 암흑술사들이 무릎 꿇려졌다.
카이너스의 정수를 파괴한 후에 황제는 곧바로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력을 움직였다.
게다가 포위를 하였기에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도 없었을 것이다.
암흑술사들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 과연 카이너스라고 할까. 이놈들은 철저하게 세뇌가 되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아리아!”
“네!”
“이놈들의 기억을 더듬어 보도록 해라. 어딘가에 카이너스의 정수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곳의 대장이 누구인지 찾아서 그놈의 머리도 더듬어 보도록.”
“알겠어요.”
동시에 몇몇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입안에 들어 있는 독단을 깨문 것이었는데, 인간이었다면 여기서 끝났을 것이다. 죽은 이상 심문을 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아리아는 반쯤은 신에 근접해 있었다.
반신의 경지에 올랐으니 인간의 머리를 훑어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가 나왔다.
“이자가 암흑술사들의 수장이었네요.”
“평범해 보이는데 말이야.”
“크윽!”
그나마 살아 있는 암흑술사들은 신음을 내뱉었다.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대관절 누구인데 죽은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냐! 어느 교파에서 나왔느냐!?”
“교파? 그딴 것 없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 자체로 신이었는데 사이한 힘을 빌릴 필요가 있을까. 그냥 할 수 있는 일이다.
“카이너스의 정수는 그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아주 위험한 순간이었군.”
아리아가 말했다.
“그러게 말이에요. 조금만 더 늦었다면 카이너스가 부활을 했을지도 몰라요. 물론 당장은 문제가 없겠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 큰일이 났을지도 모르죠.”
“…….”
등골이 싸늘해지는 순간이었다.
다른 신들이 죽어서 영혼만 남아서 도피를 하였듯이 카이너스도 마찬가지였다. 영혼까지 태워 죽였다고 생각을 하였지만, 자신의 일부를 남겨 부활을 도모하였던 것이다.
여기서 더 늦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이 또 벌어졌을 것이다.
카이너스가 이를 갈고 수련을 쌓는다면 우리들을 뛰어넘을 수도 있었다. 그때에는 대재앙이 닥치는 것이다.
“다행이네요.”
비비안이 늦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역시 끈질긴 놈이었군요.”
“아버지, 나머지는 어떻게 할까요?”
“죽여라. 그리고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암흑술사들도 모조리 죽여야 할 것이다. 아스날!”
“옛!”
“이곳을 모조리 태우고 대륙 전역에 있는 암흑술사들의 근거지를 파괴해야 할 것이다. 끈질기게 박멸해야 한다. 그리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것이 불씨가 되어 이 대륙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음이야. 어쩌면 몇 개의 차원계가 날아갈지도 모르지.”
“……!”
황제는 놀람을 드러냈다.
지금 눈앞에서 사라진 정수라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었는지 다시금 상기를 해 보는 것이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었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그럼 우리도 출발하도록 하지.”
화르르륵!
암흑술사들의 근거지가 불타고 있었다.
이제 우리들은 돌아가려 하였다.
지구로 돌아가 밀려 있는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카이너스가 완전히 박멸된 것을 확인했고 이제 놈의 사념체가 튀어나온다고 해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할 것이다.
그저 드래곤 정도의 힘이라고 할까.
“후후.”
“왜 웃으시나요?”
“예전 같았으면 드래곤이라고 해도 벌벌 떨었을 테니까요.”
“확실히 드래곤이라는 생명체는 대륙 최강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드래곤이 뭐 어쩌겠어요? 대륙에서는 천하를 호령해도 행성을 떠나는 순간 약자라는 것을 깨달을 테니까요.”
“놈의 사념체가 있다면 무조건 박멸해야겠습니다. 수련을 쌓는다면 어찌 될지 모르니까요.”
“그래도 힘들지 않을까요?”
“행성의 파괴는 막아야죠.”
어차피 태초의 기운이 사라져 버렸으니 카이너스가 수련을 쌓아도 그럭저럭 힘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었다.
우리들의 앞날에 방해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가르젠 백작이 황제에게 물었다.
“이분들의 정체는 대체…….”
“경이 알 필요가 없다. 고귀한 분들이다.”
“알겠습니다.”
가르젠은 입을 다물었다.
어차피 알려질 일이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굳이 밝힐 필요는 없을 듯했다.
우리들은 황제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고생했다.”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선물로는 무엇이 좋으려나?”
나는 고민에 잠겼다.
분명히 황제의 공은 컸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카이너스가 부활을 할 뻔했다. 이렇게 빨리 이곳을 찾아낸 것은 황제의 정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긴 싸움이 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쉽게 카이너스를 박멸해 버린 것이다.
“절대방어의 반지가 좋겠군.”
“……!”
“네 신체에 한해서다. 그리고 네가 죽으면 반지도 효력을 상실한다. 허나 모든 공격을 막아 줄 것이다.”
“가, 감사합니다!”
황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암살이다.
아무리 인간의 육체가 단단해도 암살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었다. 역사적으로도 얼마나 많은 지배자들이 암살을 당해 죽었던가.
아스날 황제도 마찬가지였다.
강철과 같은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결국에는 인간이었으며 고위 마족이라도 암살을 감행하는 날에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암살을 막아 주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스스슷!
나는 그 자리에서 반지를 만들어 냈다.
황제는 감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가, 감사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 보답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입니다!”
“암흑술사들은 반드시 박멸하라.”
“제 목숨을 걸고 죽이겠습니다.”
“근거지를 불태우는 것도 잊지 말고. 놈들이 성장하면 장차 제국에도 큰 위해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제국이 분열될지도 모르지.”
“으음!”
황제와 가르젠 백작은 동시에 탄성을 내뱉었다.
지금까지 제국은 문제없이 운영이 되어 왔다. 철혈의 황제들을 배출하였고 제국에 금이 가는 짓은 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제국이 지금까지 존속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물론 정치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향후 수백 년은 멸망하지 않을 테지만 나는 그에게 경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이나 암흑술사들은 위협적인 존재다.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카이너스가 부활할 가능성은 전혀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대천사 하나를 남겨 주겠다.”
“대천사!”
“평소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제국에 남을 것이다. 그녀에게 전권을 위임하도록 하라. 너는 대천사 가리엘에게 최대한 협조해야 할 것이다. 가리엘!”
스스슷!
태초의 차원에서 일하고 있는 가리엘을 불렀다.
그녀 역시 지금까지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있었다.
“부르셨어요?”
“네가 향후 100년 동안 제국에 남아 암흑술사들을 찾아 죽여라. 이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지?”
“카이너스의 흔적을 지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이 정도면 됐다.”
슬슬 돌아가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럼 출발할까요?”
“그렇게 해요.”
황제는 우리들을 잡으려 했다.
연회라도 벌이며 신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 하였던 것이다. 마음은 고마웠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앞으로 천 년 이상 존속할 제국이 되기를 바란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쿨렁!
우리들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앞으로 제국의 미래는 황제에게 달려 있었다.
“…….”
창조신들이 떠난 자리.
이곳에는 날개를 펴고 있는 가리엘과 황제, 가르젠 백작이 남아 있었다.
천사가 갑자기 나타나자 가르젠 백작은 이제야 아까 그 사람들의 정체를 짐작하게 되었다. 그 누가 천사를 마음대로 부린단 말인가.
그렇다면 모두 이해가 된다.
아무리 황제라고 해도 창조신보다는 낮은 자였다.
“아까 그분은…….”
“창조신입니다.”
“그렇다면 얀 님이십니까!?”
“현빈 님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개종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천사는 그렇게 알려 주었다.
더 이상 자세한 것은 묻지 않았다. 어차피 신들의 일이었으니 인간들이 개입할 수 없었다.
가리엘이 날개를 폈다.
“저는 대륙을 좀 더 둘러보도록 하죠. 암흑술사들의 움직임이 있다면 저에게 바로 알려 주세요.”
“어떤 식으로 호출해야 합니까?”
“이걸로 호출하시면 됩니다.”
가리엘은 황제에게 돌멩이 하나를 주었다.
하지만 평범한 돌은 아니다. 매우 아름다운 무늬를 가지고 있었고 꽤 강한 신성력까지 머금고 있었다.
분명히 이건 신성석이다.
“이 귀한 것을…….”
“마음속으로 부르면 가겠습니다.”
“네!”
팟!
대천사 가리엘까지 그들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황제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마치 꿈인 것처럼 느껴졌다.
“후아!”
“폐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입니까?”
“제국이 박살날 뻔했다. 아니, 제국이 아니라 대륙 전체가 사라질 뻔했지. 그걸 보다 못한 창조신께서 개입하신 것이다.”
“……!”
“앞으로 암흑술사들의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야. 그리고 모조리 쓸어버린다.”
“옛, 폐하!”
황제에게도 할 일이 생겼다.
제국의 분열과 대륙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라도 창조신이 내린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했다.
우리들은 지구로 돌아왔다.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른 신들을 초대할 것이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카이너스의 흔적은 지웠다. 그러니 앞으로는 걱정할 일이 없지 않을까 싶다.
비비안과 나는 마주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과연 다 끝난 걸까요?”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반쯤은 확신할 수 있었다.
카이너스는 죽었고 다시는 이 세상에 강림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지구는 안전할 것이라고 보았다.
살아남은 놈들이 있다면 어딘가로 스며들지 않았을까.
“그럼 이곳에 있던 신들과도 헤어져야겠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름대로 그들과는 정도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함께 전투를 하면서 전우애라는 것이 쌓였을지도 모른다. 다 같이 밑바닥에서 시작하였고 레벨 업도 함께했다.
그리고 지금은 강력한 힘을 손에 넣었고 카이너스라는 최후의 적까지 처치하였다. 전우애가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럼 이렇게 있을 수가 없죠.”
“왜요?”
“최후의 만찬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후후. 종종 보게 될 겁니다.”
“그래도 정식으로 카이너스의 죽음에 축배를 드는 자리가 될 텐데 제가 직접 음식을 대접하고 싶네요.”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함께 만들도록 하죠.”
***
그날 저녁.
비비안은 맛있는 식사를 신들과 함께하기로 하였다.
한식이었는데 이건 나만을 위한 식사가 아니었다. 특이하게도 다들 한식에 중독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 한식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바헬은 또다시 영혼주를 한아름 가지고 왔다.
“어서 오세요!”
“오늘 기쁜 소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카이너스를 완전히 끝장낸 것이죠.”
“오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이전에는 완전히 끝장나지 않았다는 뜻이로군요?”
“정수가 남아 있었습니다. 어쩌면 부활을 할 뻔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