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46
SSS급 재벌 헌터 046화
제24장 보스 레이드
“정령왕 소환법서?”
세실리아는 의아함을 드러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마법서는 모두 룬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것을 해석하기란 극히 까다로웠고 해석을 한다고 해도 배울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게다가 소환법서를 배워 정령왕을 소환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그녀였다.
“일단 그걸 얻기 위해 온 거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구나.”
“네가 이해할 필요는 없지.”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사람들이 어떻게 나를 생각하던 상관없는 일이다. 그런 사소한 일들까지 신경을 쓰다가는 삶이 팍팍해질 것이다.
그녀는 나에게 흥미를 드러냈는데, 눈에서는 별이 반짝거리듯이 호기심을 가득 방출하고 있었다.
“혹시 데스 나이트도 그런 식으로 소환을 한 것이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특수 능력으로?”
“그래.”
“이거 너무하는구나. 한 사람에게 능력이 그렇게까지 몰려 있다니. 세상이 불공평하다고나 할까.”
“그러는 너는? 영국의 왕족인데다가 SS+급의 헌터인 것은 말이 되고?”
“후후. 듣고 보니 그렇구나.”
“완전 사기네.”
웅성웅성!
본의 아니게 크라운 길드의 길드원들에게 질투를 사고 말았다. 하지만 그건 나와 상관이 없는 일이지.
세실리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이한결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싸늘하게 놈에게 쏟아진다.
“뭐 그리 잡담들을 하고 있어? 어그로 끌게. 빨리 움직이자.”
이한결은 그렇게 말을 한 후에 20층으로 먼저 들어갔다.
사람들이 이한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욕을 했다.
“완전 밉상이네.”
“그러니까 말이야.”
나는 손뼉을 쳐서 주변을 환기시켰다.
짝짝!
“20층으로 진입하도록 하죠. 준비되셨습니까?”
“물론입니다.”
일반적으로 탑은 10층 단위로 몬스터가 강해진다.
보스 몬스터가 출몰하는 곳도 10층 단위였고 특히나 몬스터들은 이전 층보다 두 배는 강해진다. 21층보다 20층의 몬스터가 더 강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크라운 길드의 길드원들은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안쪽에서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그럼 갑시다.”
20층에 들어가자마자 난장판이 펼쳐졌다.
20층에는 아이스트롤들이 서식하고 있었는데, 놈들은 떼로 몰려다니는 것으로 유명하였다.
난전이 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수백 마리나 몰려들면서 피아의 식별이 불가능해질 지경이 되었다.
그래도 SS급 이상의 헌터들이 몇 명이나 포진을 하고 있었기에 빠르게 놈들의 숫자가 줄어들어가고 있었다.
나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가능하면 30층에 이를 때까지 몬스터와의 싸움은 피하고 싶었지만, 이런 난전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아이스트롤은 재생력이 뛰어나서 목을 한 번에 잘라 버리지 않으면 상대하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나는 카이너스에게 주입된 검술을 사용하여 깔끔하게 아이스트롤의 목을 베어 나가고 있었다.
많이 움직일 필요도 없다.
검술 기술서를 배우기만 하면 검술을 사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서걱!
푸하하학!
피가 몸으로 쏟아지기 전에 이동한다.
내 실력은 S+급 정도로 볼 수 있다. 물론 장비를 전부 착용하였을 때의 수치다.
아이스트롤은 A+급의 몬스터였으므로 별로 어렵지 않게 소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깔끔하게 목을 치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SSS+급의 헌터라고 알고 있었다. 만약 다치기라도 하면 그만한 개망신이 없는 것이다.
서걱서걱!
유려하게 움직이며 아이스트롤을 처치하자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와아!”
“정말 대단하네. 역시 SSS급 헌터인가?”
어떤 사람들은 나를 SSS급 헌터로 불렀고, 어떤 사람은 SSS+급 헌터로 불렀다.
어쨌거나 내가 가진 힘은 대단하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했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양슬하부터 들고 일어날 것이다.
다행히 이한결은 먼저 들어간 탓에 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세실리아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블링크!”
온몸에서 활력이 솟아난다.
이예나의 블링크도 상당히 쓸 만하였지만, SS+급인 세실리아의 블링크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스트롤의 시체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놈들은 코어와 아이템을 뱉고는 사라졌다.
세실리아가 손뼉을 쳤다.
짝! 짝! 짝!
“정말 대단하구나!”
“험험.”
“그런 깔끔한 검술이라니……. 평소에도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증거로구나.”
“뭐, 그렇지는 않지만.”
“헤헤, 우리 스승님이 좀 대단해요.”
양슬하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양슬하가 보기에 내 이런 움직임은 당연한 일에 불과하였다. 사실 숨이 찰 지경이었지만 그런 기색은 드러내지 않았다.
저 멀리서 이한결 남매가 아이스트롤들을 모두 처치하고는 쉬고 있었다.
이쯤에서 크라운 길드원들과는 헤어져야 한다.
이운성이 먼저 나에게 내려가겠다고 의사를 표해 왔다.
“현빈 씨, 저희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더 올라가기는 무리겠죠?”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이 이상은 사상자가 나올 수도 있어서요.”
“알겠습니다.”
이것이 애초의 약속이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그들을 데리고 30층까지 가려고도 생각했었지만, 인원이 많아서 25층만 넘어가도 보호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만약 내가 SSS급의 힘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들이 없는 편이 나았다.
이한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년만년 쉬고 있을 거야? 빨리 가자고!”
사람들은 이한결을 무시했다.
이운성이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꼭 저 인간의 버릇은 고쳐 주십시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크라운 길드원들은 이쯤에서 내려가기로 했다.
강소라는 이제 생존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사방에서 아이언골렘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움직임은 조금 느렸지만, 지금 놈에게 한 대 맞으면 그대로 사망이었다.
이 와중에도 강소라는 이현빈의 움직임을 눈 여겨 보고 있었다.
서걱!
-끼에에엑!
아이언골렘은 특유의 비명을 내지르며 무너졌다.
정말 깔끔한 검술이다.
바람처럼 움직이는 모습은 가히 유령을 연상케 하였다.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움직일 수 있는지 의문이다.
경공술에 특화되어 있는 능력자가 있다던데 그런 헌터들에 비견될 정도의 움직임이었다.
검술은 또 어떠한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검술로 아이언골렘의 핵을 단숨에 찾아서 터뜨렸다. 누구도 이현빈의 검술을 흉내 낼 수가 없었다.
쿠구구구구!
“강 소령님!”
“아아!”
쿠아아앙!
아이언골렘의 몸이 활활 타오른다.
양슬하가 그녀를 구해 주었다.
“괜찮아요?”
“아, 고마워요.”
“조심 좀 해요. 정말 방해되잖아요?”
“죄송합니다.”
“정말 짐짝이 따로 없네.”
양슬하는 인상을 썼다.
그녀의 잔소리는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면 그만이다.
강소라는 어떻게 해서든 이현빈이 SSS+급의 헌터라는 증거를 동영상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야 중령으로 정식 발령이 날 것이다.
‘힘을 내자. 증거를 촬영해야 그가 장군으로 바로 발령이 날 수 있지. 그래야 대한민국의 국력이 신장된다.’
진급도 진급이었지만, 강소라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강대국으로 우뚝 서는 것.
그 열쇠는 바로 이현빈이 쥐고 있었다.
쾅! 콰과과과광!
블링크로 간신히 해골기사의 공격을 피해 냈다.
27층에 이르자 조금씩 힘에 부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단숨에 몬스터들을 베거나 마법으로 처치를 해 왔지만 26층부터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헌터들은 나와 강소라, 이예나를 호위하는 진영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물론 호위 진영 안에는 이한결도 있었다.
언데드의 공격이 진영 한복판으로 떨어지면 우리들은 알아서 피해야 했다.
우리들은 다시 고위 헌터들의 보호권역으로 들어왔다.
고위급 헌터들은 사방으로 마법을 뿌려대고 있었다. 화려한 마법들이 탑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실로 어마어마한 파공성이 출렁대었다.
‘정말 위험하다.’
나는 힘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공격을 피하기만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피하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지금부터는 한 층을 정리한다기보다는 돌파한다는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27층을 돌파하여 28층에 이르렀다.
이곳에는 리치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마법들이 난사되었다.
세실리아는 광역실드를 쳤고 공격은 대부분 무산되거나 약하게 들어왔지만, 꼭 하나씩 진영으로 떨어졌다.
그때마다 나는 진땀을 흘리며 실드를 구사해야만 했다.
그러다가 리치 한 마리가 난입하여 자폭했다.
쿠아아아앙!
세실리아가 실드를 쳤지만 그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는 리치가 내뿜는 마력의 충격에 몸을 노출시키고 말았다.
***
‘커어억!’
신음조차 낼 수 없었다.
엄청난 충격이 몸을 뒤흔들었다.
실드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잘못하면 그대로 쓰러질 정도의 충격이 전해졌다.
28층의 끝에 이르자 세실리아가 좁은 지역에 실드를 쳐서 안전하게 만들어 주었다.
양슬하가 달려왔다.
“스승님! 괜찮으세요!?”
“뭐, 괜찮지.”
사실 입에서 피가 흘렀고 내부는 진탕되었다.
움직이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HP를 확인해 보니 100도 채 남지 않았다.
‘그대로 황천길에 갈 뻔했다.’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런 모습을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은 내가 풀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투구까지 포함된다.
양슬하가 걱정스레 말했다.
“정통으로 맞았던데요. 아무리 스승님이라고 해도…….”
“쯧쯧. 그렇게 나대니까 처맞지.”
이한결이 혀를 찼다.
여기에 한마디를 덧붙인다.
“나대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양슬하가 인상을 확 썼다.
“뒤지고 싶냐?”
“사실인 걸 어떡해?”
나는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했다.
이제 두 층만 더 올라가면 보스다. 여기서 싸우게 할 수는 없었다.
“그냥 스쳤으니까 포션 마시면 된다.”
나는 포션을 마셨다. 세실리아가 회복 마법을 걸어 주었다.
갑자기 몸이 포근해지면서 순식간에 치료가 되는 느낌이었다. 속이 울렁거리고 숨도 쉴 수 없을 지경이었는데 단숨에 나은 것이다.
‘역시 SS+급 헌터인가.’
세실리아도 걱정스럽게 말했다.
“정말 괜찮은 것이냐?”
“문제없다니까.”
몸이 다 나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럼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
여기서 버티다가 또 리치가 쳐들어와서 자폭이라도 하면 곤란하다.
“29층으로 가자.”
29층에 이르러서는 극도로 조심했다.
28층에서도 조심하기는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별일이 없었기에 고위급 헌터들이 조금은 방심을 했고 그 바람에 리치 한 마리가 본진으로 떨어져 자폭을 하는 참사가 일어났던 것이다.
29층은 그야말로 폐허나 다름없게 되었다.
사막지형이 완전히 변할 정도였으며 곳곳에서 불기둥이 치솟아 있었다.
이제 30층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헌터들은 극도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한결 남매는 이쯤에서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이만 우리는 가 보도록 하지.”
“30층에 가시죠?”
“계약에 없던 일이다.”
그들이 30층에 가지 않으면 곤란해진다.
나는 사람들과 약속을 했다. 어떻게 해서든 이한결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 주겠다고 말이다. 이건 신용과 관련이 있는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