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50
SSS급 재벌 헌터 050화
털썩!
나는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만족스러운 하루였지만, 정령 친화도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정령왕을 소환하기만 한다면 곧바로 SSS급 노예 한 마리를 얻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므로 친화도를 올리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할 수 있었다.
이래저래 내일은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일찍부터 일어나 준비를 했다.
오늘은 두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한다.
하나는 오전에 이태석 장관을 만나 뜻을 밝히고 공공사업을 추진하는 것, 또 하나는 인천에서 개조된 무역선을 띄워 시험운행을 하는 일이었다.
인천의 무역선은 어차피 성공한다.
그런 괴물이 침몰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에 거기에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장관을 만나는 일은 신경이 쓰였다. 친화도와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령 친화도를 올리는 것은 SSS급 노예를 얻는 것이었으므로 상당히 기대가 되었다.
집을 나서자 강소라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째 표정이 좋지 않군요?”
“어제 소령님께서 카메라를 부숴 버리는 바람에…….”
“바람에?”
“다시 모시게 되었습니다.”
“하하하하!”
나는 박장대소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지금 내 마수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것이었다.
미안한 일이지만 기껏 얻은 노예 3호를 잃을 수는 없는 일이다. 혹시라도 그녀가 국방부에 내 실력이 담긴 동영상을 넘긴다 해도 보낼 생각이 없었다.
물론 그런 내심을 그녀에게 알려 줄 이유는 없겠지.
“나를 다시 보게 되어 영광이라는 소리네요?”
“그, 그렇지요.”
“그럼 갑시다. 장관은 기다리고 있나요?”
“연락을 했으니 일찍 나오실 거예요.”
우리들은 국방부로 향하기로 했다.
후루루룩!
국방부 장관 집무실에 도착하여 나는 강소라가 주는 커피를 마셨다.
이태석은 내가 먼저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한번 인사를 하러 오려 했다나 뭐라나.
이태석 장관이 본론을 꺼냈다.
“부탁할 일이 뭔가요?”
“공공사업을 하고 싶습니다만.”
“어떤 공공사업이요?”
“국토가 너무 황폐화되었습니다. 해서, 전국에 나무를 심고 싶습니다.”
***
“전국에 나무를요?”
내 말에 이태석과 강소라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기야, 나 같은 놈이 갑자기 나무를 심겠다고 하니 이상하겠지. 나 역시도 정령왕 소환만 아니라면 나무 따위는 심지 않을 것이다.
카이너스가 도착하면 어차피 지구는 멸망한다. 그런데 나무를 심어서 뭐에 쓰겠는가. 그냥 불쏘시개만 늘어날 뿐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목표가 있었다.
내 마음이야 절대 나무 따위는 심지 않겠지만 나무를 심어야만 정령 친화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물론 정령 친화도를 올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전 국민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려고 나무 심기를 부탁한 것이다.
“왜 하필이면.”
“좋은 일을 좀 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는 알아야 나무를 심든 말든 할 텐데요?”
“환경을 위해서입니다.”
“자동차도 많이 줄었고 선박과 비행기는 아예 다니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무슨 환경을 위한다는 겁니까?”
“그래서, 싫어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미래를 위해서라고 하세요.”
“그것 참.”
그는 꽤나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이런 결정은 혼자서 내릴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 인사들을 소개해 달라고 했던 거다.
그들을 협박하든 구워삶든 하도록 말이다.
이태석은 잠시 대통령과 통화를 한다며 사라졌다.
강소라가 말했다.
“진짜 오래 살고 볼 일이네요. 환경을 위해서 나무를 심겠다니.”
강소라는 그러다가 문득 뭔가가 떠오른 듯했다.
“설마 정령왕 소환법서!”
“오호.”
역시나 강소라는 감이 빨랐다.
내가 부정을 하지 않자 그녀는 경악을 하고 말았다.
“정령왕을 소환하시려고 하는군요!?”
“맞습니다.”
“그 때문에 조건이 부족한 것이고, 그것을 채우려면 나무를 심어야 하는 것이고요.”
“하하하하! 대충 맞습니다.”
“그럴 수가!”
강소라는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그녀가 보기에 나는 지금도 괴물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정령왕까지 소환을 하려 하니 놀라는 것이 당연했다.
오문식 하사도 놀라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태석 장관이 도착했다.
“각하와 통화해 보셨습니까?”
“각하께서도 식목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 뭔가요?”
“귀하의 진급입니다.”
“으음.”
역시나 이쪽에서 조건을 걸었다.
내가 하려는 일은 전국에 나무를 심는 것이었고 전 국민을 동원해야 했다. 그런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조건이 없을 수가 없다.
돈이라면 충분히 내어 줄 생각이었지만, 정부에서는 전혀 새로운 것을 바라고 있었다. 그건 바로 내가 진급을 하는 것이다.
“진급이라. 얼마나요?”
“대령으로 진급을 바랍니다.”
“벌써 대령이라니요? 두 단계나 진급을 하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어차피 각하께서는 최종적으로 장성급으로 진급을 시키려고 생각 중이십니다.”
“끄응.”
나는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이 나이에 벌써 대령이라니. 그게 말이 되는 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국방부에서는 나를 SSS급 헌터 내지는 SSS+급의 헌터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를 쓰고 나를 높은 자리에 올리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거절을 하려다가 문득 방산 비리에 대해 떠올랐다.
‘한국에서 가장 비자금을 조성하기가 수월한 곳이 바로 군대라고 하지. 군납을 해서 부자가 되지 못했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어. 추후에 물자 보급에 관련된 보직을 달라고 하면 비자금을 조성하기 좋겠군.’
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까짓것 진급을 못할 것도 없었다.
“그리합시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이태석 장관은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은요?”
“추후 환경부 장관이 연락을 할 겁니다. 그때 논의를 하도록 하시죠? 저와 각하는 큰 틀만 잡아 놓은 겁니다.”
“알겠습니다.”
“진급식은 오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나 빨리요?”
“쇠뿔도 단김에 빼라지 않았습니까?”
“그게 편하시면 그리하세요.”
이제 더 이상 내 진급을 말릴 생각이 없었다.
나중을 생각하면 귀찮아지는 일보다는 이용해 먹을 일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방부를 나왔다.
다행히도 정부와는 협상을 잘 했다.
지금까지는 진급을 하게 되면 귀찮은 일들만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발상을 전환하니 오히려 더 빨리 진급을 하고 싶어졌다.
“후후후.”
방산 비리에 직접 관여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강소라는 내가 실실거리며 웃자 궁금한 모양이었다.
“왜 그렇게 웃어요?”
“방산 비리가 그렇게 돈이 된다죠.”
“……!”
강소라는 눈을 부릅떴다.
그녀는 설마설마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군대에 납품을 하는 업체에서는 키우는 개도 금을 물고 다닌다고 하더군요?”
“그, 그래서요?”
“추후에 그쪽으로 보직을 달라고 해야죠.”
“보직을 달라고 하신다고요!?”
“안 될 이유라도?”
“그 말은 정식 군인이 되신다는 말이잖아요?”
“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국방부에서 내가 보직을 받겠다고 하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그건 분명한 사실로 보였다.
하지만 방산 비리에 관여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싫어하겠지.
애국심 강한 강소라는 나를 쓰레기 보듯 바라보았다.
“진심은 아니시죠?”
“진심인데요.”
“아무리 그래도 방산 비리를 하겠다고 계획하고 진급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여기 있는데요.”
“아아!”
강소라는 머리를 짚었다.
그녀가 어떻게 생각을 하건 말건 나는 그냥 낄낄거리면서 웃고 말았다.
그렇게 강소라가 아끼는 대한민국도 카이너스의 등장과 함께 끝이다. 그건 이 세상의 어떤 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강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인천으로 가는 길에 나예린이 승차했다.
그녀의 얼굴은 매우 어둡다.
나는 두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큰일에만 관여를 했고 작은 일은 모두 나예린에게 떠넘기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그녀는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이다.
“후우.”
“나 비서. 몰골이 말이 아니네요.”
“제발 비서 좀 채용해 주세요.”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이러다가 죽겠어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비서를 채용하기는 해야 했지만 지금의 비서직은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구조본부장과 마찬가지의 직위였다.
얼른 내가 믿을 만한 사람으로 구조본부장을 배치하든가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한다면 나예린은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봐서인지 신뢰가 되기도 하고 말이다.
“기자들은 불렀나요?”
“말씀하신 대로 불렀어요. 그런데 정말 괜찮을까요?”
“뭐가요?”
“항해요.”
“별 걱정을. 그건 걱정 마세요. 항해를 해도 별 탈이 없을 테니까.”
“설마 저희도 가야 합니까?”
강소라와 오문식이 불안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물론이죠.”
“만약 침몰이라도 하면요?”
“그런 일은 없겠지만, 생기면 구해 드릴게요.”
“하아.”
그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건 괜한 걱정이다.
배가 운항을 하지 못할 정도로 허접했다면 애초에 무역선을 개조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천 제3 부두.
지난 시간의 노력으로 이곳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가고 있었다. 지금도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돈된 모습이다.
그리고 부두에 거대한 무역선이 출항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역선도 얼마 전에는 폐선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깔끔하게 단장을 하여 새 배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수많은 함포들이 달려 있어 이게 무역선인지 전함인지 헛갈릴 지경이었다.
무역선 앞에는 기자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달려왔다.
웅성웅성!
“사장님! 정말로 출항을 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몬스터의 공격에도 끄떡없을까요?”
“백문이 불여일견! 타고 가 보도록 하죠.”
“으음!”
나는 기자들에게 위험한 제안을 했다.
분명히 무역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고 이번에 함께 배를 타고 나가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면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실시간 방송이므로 특종기자로 이름을 날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꽤 많았다.
“타실 분?”
“타겠습니다.”
“저도 갑니다.”
“저도요!”
“하하하! 그럼 가 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