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59
SSS급 재벌 헌터 059화
벌써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오늘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선적식을 한 후에 찜질방에 와서 좀 뒹굴거리다 보니 휴일이 끝나 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찜질방 입구에서 헤어지기로 했다.
양슬하와 세실리아는 내일 있을 일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
“정말 재밌겠구나.”
“귀찮은 일이지.”
“일본 정부에서 어찌 나올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
세실리아는 눈을 반짝였다.
한국인들의 반일감정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세실리아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2차 대전에서 주축국의 한 국가였던 일본이었기에 썩 감정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반일감정이 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돈을 받으러 가는 것뿐이야.”
“그래, 수금하는 것뿐이지.”
“20조 원을 수금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나예린만 걱정스러운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쯧쯧. 나 비서는 너무 소심해서 탈이에요.”
“누구라도 이럴 거거든요!?”
“자자, 이만 헤어집시다.”
우리들은 각자 차량에 올라탄다.
내일이 기대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20조 원이 걸린 일이었다. 그 돈을 어디에 써야 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선적식이 있었다. 이 때문에 형제들이 나에게 경계심을 드러내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이제 보니 어머니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계셨다.
“현빈아!”
“왜 이러세요?”
어머니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정말 네가 직접 가야겠느냐?”
“별일 없을 겁니다.”
“바다에 나가는 일이다! 벌써 아들을 잃기는 싫구나.”
어머니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더욱이 형제들마저 만류했다.
“꼭 그래야겠냐? 네 싸가지에 질린 것은 확실하지만 그래도 죽기를 바란 적은 없었다.”
“으음.”
큰형의 말이었다.
작은형도 슬쩍 걱정을 드러낸다.
가족들은 내가 죽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아무리 경쟁 관계에 있는 형제들이라고 해도 말이다.
아직 우리 집안이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일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바다는 위험하다고 들었다.”
“양슬하 양과 세실리아도 가기로 했습니다. SSS+급 헌터와 세실리아가 함께 가는데 별일이 있으려고요.”
“아, 그랬지.”
형제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들이 간다면 위험할 리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괜히 걱정했네.”
“저 새끼는 사막 한가운데 떨어져도 살아날 놈이지.”
작은형이 혀를 내둘렀다.
이런 일에도 여자를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어쩌다 보니 형제들의 공분을 사게 되었으니 오히려 더 잘된 일이다.
어머니도 어느 정도 걱정을 거두셨다.
“정말 그 여자들도 함께 가는 것이냐?”
“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물론입니다.”
가족들은 모두 방으로 돌아갔다.
나도 이제 자고 일어나 내일 출항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운동을 심하게 하지 않았다.
아무리 일본이라지만 몇 시간 동안 배를 타야 하고 가자마자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기에 가볍게 뛰는 것만으로 운동을 마쳤다.
집에서 나와 인천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제는 단순히 회사 내에서 행사를 하는 수준이었다면 오늘은 국가적인 행사로 대통령까지 방문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이한진 대통령의 환대를 받으며 인상을 썼다.
“여기까지는 어쩐 일이십니까?”
“허허허!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왔습니다.”
“대통령도 할 일이 더럽게 없나 보네요.”
“맞습니다. 이보다 중요한 일이 없으니 할 일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절로 한숨이 나온다.
각 부처의 장관들과 재계 인사들, 언론계 인사들과 국민들까지 몰리면서 행사장은 발 디딜 틈도 없어 보였다.
나예린은 일찍부터 나와 준비를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오셨군요!”
“이게 다 무슨 일이래요?”
“출항식을 하는 거죠.”
“그렇다고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10년 만에 무역이 재개되는 일이에요. 더 요란하게 준비를 하려다가 규모를 좀 줄였죠. 사장님이 싫어하셔서요.”
“끄응. 그렇다고 해도.”
“곧 식이에요. 연설문은 준비해 두셨어요?”
“연설문은 무슨? 그냥 대충하면 되지.”
“후우. 그래요. 대충해도 사람들이 뭐라 하지는 않겠죠.”
연설장에서 욕을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었다. 그만큼이나 나는 막 나가는 인간이었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래야 할 필요가 있었고 말이다.
곧 식이 시작되었다.
‘한 시간은 지연되겠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곧 졸음이 쏟아진다.
이번 출항식은 최소한 한 시간 정도는 걸릴 것이므로 그 시간을 이용해서 잠을 보충해 주기로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누군가가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바람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으하하하함!”
“입 찢어지겠어요.”
나예린은 내 이런 모습이 못마땅한 모양이다.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과 장관들이 왔는데 잠이나 퍼질러 자고 있었으니 말이다.
“벌써 제 차례예요?”
“다음 차례예요.”
정확하게 잠에서 깬 지 1분이 지나자 사회자가 나를 불렀다.
“그럼 이 모든 일이 가능하게 추진해 주신 대신무역 이현빈 사장님을 모시겠습니다.”
짝짝짝짝!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잠이 덜 깨서 약간은 멍한 상태로 연설대에 선다.
사람들은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첫 번째로 무역을 시작하기에 사람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었다.
나는 기지개를 한 번 켜고는 마이크를 잡았다.
“번거롭게 이런 식까지 하나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선적식인가 뭔가를 하더니 오늘은 출항식을 하는군요. 지금까지 몬스터 때문에 무역이 막혀 있었고 이제 방법을 찾아 무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뿐입니다.”
“…….”
나는 그렇게 말을 했지만 사람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무역을 지금까지 못하였으니 수출과 수입을 하지 못했다. 그건 국가 내에서 자급자족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그간 얼마나 불편했을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앞으로 불편함은 사라질 겁니다. 무역은 계속 늘려 나갈 방침입니다. 전 국민이 싼 값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순간까지 분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아아!”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특히나 전 국민이 예전처럼 커피를 마시게 될 수 있다는 말에 기대감이 가득 찬 눈으로 무역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만 출항식을 끝내겠습니다.”
선적도 끝났고 이제 출항만 하면 된다.
잠시 선원들이 배를 점검하는 동안 시간이 남았다.
슬쩍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돌아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이제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걸어온다.
“으음.”
대통령이었다.
하필이면 대통령이 여기까지 올 건 무엇이란 말인가. 분명 구석진 장소를 고른다고 골랐는데 말이다.
담배를 꺼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한진 대통령이 시가를 내밀었다.
“이걸 피우시죠?”
“저는 미성년자인데 일국의 원수께서 맞담배를 하자고 하는 겁니까?”
“네.”
“저야 상관없지만요.”
본인이 상관없다는데 무슨 상관일까 싶었다.
나도 막 나가는 인간이었지만, 대통령과 맞담배를 할 생각까지는 못했는데 이한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 오히려 시가를 함께 피우자며 일부러 찾아왔다.
찰칵!
이한진이 불을 붙여 주었다.
찰칵!
“후우. 좋은데요?”
“쿠바산 최고급 시가입니다. 이제 한국에는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뇌물까지 주신 것을 보니 뭔가 할 말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맞습니다.”
“어떤 말인가요?”
“혹시 추후에 항공모함을 만들 생각은 없으십니까?”
***
“항공모함이라고요!?”
깜짝 놀랐다.
이한진은 야심가였다.
그렇다고 이상한 쪽으로 야심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그런 야망이 있었던 것이다.
항공모함은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기 전에도 보유하지 못했었다. 엄청난 운용비와 건조비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미 그 당시에는 북한과 대치를 하고 있어 세금의 10%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항공모함을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병력이 60만이었으므로 그걸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쳤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항공모함이라니?
“웬 항공모함이요?”
“TV에서 비행기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요.”
“항공모함은 보통 핵추진으로 나아가기에 예전에는 보유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전 세계에 처박혀 있는 항공모함을 개조하여 마법으로 추진하게 하고 전투기들도 모조리 개조한다면 충분히 보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쎄요. 그렇게 만든다고 해도 정부에 보급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렇겠지요. 회사에서 보유를 해도 됩니다. 정부에서는 빌려서 쓰는 형태만 되어도 됩니다. 아니면 대한민국 해군 공군 사령관으로 부임을 하셔서 예하에 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명령의 형태가 아니라 부탁을 받아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요.”
“으음.”
침음이 절로 나왔다.
이 정도 조건이라면 충분히 항공모함을 운용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워낙에 귀찮은 작업이었다.
항공모함을 여기까지 옮기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아예 미국으로 건너가서 그곳에서 개조를 하여 가져오는 수밖에 없었다.
마법포가 달린 항공모함을 한국에서 보유하게 된다면 정말 등에 날개를 달게 된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것은 꿈이 아니었다.
“제가 그리하면 이익이 되는 건요?”
“돈을 좋아하시죠?”
“네.”
“원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어마어마한 부를 쌓으실 겁니다. 예전에 말씀드렸죠? 그렇게 찍어 내는 돈의 3%를 드리겠다고요.”
“전 세계를 제패하면 10% 정도는 주시려나?”
“그때에는 15%도 가능하죠.”
“오호.”
그 정도면 엄청난 돈이었다.
발행되는 기축통화의 15%가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리되면 정말 원하는 만큼 아이템을 구입하여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엄청난 유혹이기도 했다.
그래도 그것이 가능할지는 해 봐야 안다.
이제 슬슬 마정석도 품귀 현상을 빚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항공모함을 개조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진다.
명색이 항공모함인데 대충 개조할 수는 없다. 최소한 SSS급 함포는 달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어떤 몬스터가 덤벼도 막을 수 있도록 말이다.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항공모함까지 만든다면 앞으로 높은 등급의 코어는 무조건 모아 두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야 제대로 된 항공모함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그 많은 코어들을 모으는 것도 문제였다.
치이익!
이한진은 담배를 비벼 껐다.
여기서 우리는 밀담을 했다. 언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