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61
SSS급 재벌 헌터 061화
타다시는 총리관저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의 얼굴은 상당히 일그러져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는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면서 뒤에서는 욕을 하는 것은 타다시의 오랜 습관이었다.
일본인들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예의를 너무 중시하다 보니 이렇게 사람이 변한 것이다.
“개새끼!”
“듣던 대로군요.”
타다시의 비서인 기무라가 혀를 내둘렀다.
이현빈의 싸가지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다. 게다가 요즘에는 엄청난 힘까지 갖추게 되었다.
여자로부터 나오는 힘이었지만, 그걸 제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무역을 재개한 것만 보아도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어린놈이 너무 뻔뻔하다는 것이다.
“제길! 그럼 돈은 괜히 줬다는 거잖아?”
“말이 그렇게 되는군요.”
“거기에 폭리를 취하겠다고 그렇게 당당하게 말해?”
“이현빈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더 열이 받는 거지!”
어린놈에게 완전히 농락을 당한 느낌이었다.
“사람을 붙여서 철저하게 감시를 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놈이 일본에서 사고를 치지 않았으면 했다.
가능하면 그냥 조용하게 있다가 갔으면 좋겠는데, 어쩐지 사고를 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우리들은 호텔에 도착했다.
일본 정부에서 제공한 로열 스위트룸이다.
이곳 M호텔에서는 도쿄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도쿄는 일본의 수도였지만 다른 여러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상처를 가지고 있다. 도쿄의 3할이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될 때에 파괴가 되었는데, 아직까지 복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몬스터로부터 피해를 입은 지역을 금역으로 지정했다. 그 때문에 그곳은 높은 벽이 설치되어 있었다.
실제로 그 안에는 몬스터가 종종 출몰하기도 한다고 하니 조심을 해야 한다.
물론 그건 일반인에게 해당되는 것이었고 우리들은 오늘 저곳에 보스 몬스터를 풀어놓을 작정이다.
짐을 풀고 있는데, 나예린이 타박한다.
“사장님! 아까 돈은 왜 받으셨어요?”
“왜요? 받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요?”
“그렇게 뇌물을 받다가 잘못되면…….”
“잘못되면?”
나예린은 딱히 뭐라고 지적할 말이 없는 것 같았다.
양슬하가 머리를 들이밀었다.
“스승님! 저도 좀 주시면 안 돼요!?”
“좀 줄게.”
“스승님 최고!”
그녀는 엄지를 척 올렸다.
“나 비서도 좀 드릴까요?”
“됐거든요?”
“받으시죠? 명품도 좀 사고 그러세요.”
“저는 된장녀 아니에요!”
“사 준다고 해도 싫어요?”
나는 마지막으로 물었다.
만약 싫다고 하면 세실리아와 양슬하를 데리고 추후에 쇼핑을 갈 생각이었다. 일을 해결한 뒤에 말이다.
나는 수표를 팔랑거렸다.
“쳇! 어쩔 수 없이 가는 거예요!”
“그래요. 제가 억지로 끌고 가는 겁니다.”
쓴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나예린은 강한 척을 하였지만, 저렇게 여린 면모가 있었다. 그러니 아직까지 나에게 붙어 있는 것이겠지.
세실리아가 물었다.
“뇌물을 받았다고 일본에서 받을 돈을 깎아 줄 생각은 없는 것이지?”
“당연하지. 내가 바보냐?”
“후후. 역시 내 남자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크 소리가 들린다.
“들어와.”
잠시 후에 쌍둥이 남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일부러 나와 함께 오지 않기 위해 전투선에 승선해 있었다. 여기도 따로 왔다. 하지만 지금은 불려 올 수밖에 없었다.
작전이 곧 시작될 것이다.
나는 반갑게 이한결을 맞았다.
“여어! 반갑다, 똥싸개!”
***
“크으윽!”
이한결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누나의 뒷배만 믿고 항상 거침없이 갑질을 해 왔을 것인데, 갑질을 당하니 기가 막히기도 할 것이고 내 말 자체가 수치스럽기도 할 것이었다.
하지만 놈의 별명은 이제 똥싸개로 확정이다.
“똥싸개, 어서 와라.”
“제발!”
“왜?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냐?”
“네! 바꿔 주세요.”
“싫은데? 네가 똥을 질질 싼 것은 사실이니까.
“헤헤. 저도 마음에 들어요!”
양슬하는 손을 번쩍 들었다.
이한결은 울상을 지었다. 그렇다고 나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는 개박살이 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자자, 앉아라.”
“하아.”
이한결의 얼굴은 붉어져 있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 같았다.
우리들의 계획은 단순했다.
“해일의 탑 꼭대기까지 빠르게 돌파를 하여 보스를 유인하여 도쿄에 푼다.”
“아쿠아 베릭스는 수중 몬스터 아닙니까?”
이한결이 눈살을 찌푸렸다.
물론 놈의 말이 맞다. 아쿠아 베릭스는 수중 몬스터다.
사람의 얼굴에 물고기의 몸통, 물갈퀴를 가지고 있어 굉장히 빨랐고 거대한 삼지창을 들고 있었다.
몸체는 거대하였다. 키가 10미터가 넘었고 물 계열 마법을 사용한다. 여기에 수륙양용 몬스터라 해안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해일의 탑 꼭대기는 바닷물이 허리 정도까지 차 있는 곳이다. 깊은 곳은 수심이 10미터가 넘기도 한다.
그런 곳에서 보스 몬스터를 유인해야 하는 것이다.
“놈이 도쿄에 나타나는 것이 부자연스럽지는 않겠어요?”
나예린의 지적이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도쿄는 연안입니다. 그러니까 아쿠아 베릭스가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아요. 분명 일반인들은 그렇게 생각하겠죠.”
“정부에서는요?”
“의심을 하건 말건.”
“아예 공분을 살 생각이시군요?”
“아마도요?”
뭐가 어찌 되건 상관없었다.
이번 건으로 인하여 일본 내각이 열을 받으면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 될 것이다.
나는 이한결을 바라보았다.
“할 수 있겠지?”
“끄응. 별수 없지요.”
“보수는 넉넉하게 줄 테니까.”
“이걸 공간이동 시킵니까?”
“어.”
“그게 가능해요?”
“가능하지.”
나는 팔짱을 꼈다.
이한결은 혀를 내둘렀다.
나에게 당한 것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을 테지만 SSS+급을 뛰어넘은 것 같은 내 능력에는 경외심을 보내는 것이다.
“다 접수했지?”
“더 세밀한 계획이 필요할 것 같은데…….”
“쯧쯧. 그냥 하면 되는 거지. 무섭냐?”
“그럴 리가요!”
“그럼 됐다.”
나는 일부러 이한결을 도발했다.
역시나 놈은 단순해서 잘 넘어왔다. 게다가 어차피 이한결이 직접 아쿠아 베릭스를 유인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한별은 아무런 말도 없었고 세실리아는 재밌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해서든 도쿄로 유인을 한 후에 우리는 호텔에서 기다리도록 하자고.”
“네!”
“접수했다.”
“하아, 내가 어쩌다가.”
반응들은 제각각이었지만, 계획에 동참시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우리들은 변장을 한 후에 도쿄 금역 지역으로 향했다.
변장이라고 하지만 그냥 허접한 아이템으로 위장을 한 것뿐이었다.
요즘에는 헌터들이 아이템을 갖춰 입고 전철도 타고 돌아다니는 세상이라, 얼굴을 가리는 아이템을 착용해도 의심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전철을 타고 금역 지역에 도착했다.
가볍게 담장을 넘고 나서 우리는 금방 중심부로 치달았다. 여기서 능력자가 아닌 사람이 없었기에 뒤처지는 사람은 없었다.
중심부로 도착을 한 후에 이곳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양슬하는 신기한 얼굴로 마법진을 바라본다.
그녀는 나를 스승이라고 불렀고 실질적으로 종종 마법진 강의를 들었다. 그러니 지금 내가 그리는 마법진이 얼마나 복잡하고 대단한지 그녀는 모두 이해하고 있었다.
“대단해요!”
마법진이 완성되자 양슬하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조금만 축이 틀어져도 보스 몬스터는 다른 곳에 떨어지겠죠. 게다가 마법진이 발동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맞다.”
“역시 스승님은 좀 짱이에요.”
“하하하! 내가 좀 그렇지.”
나예린은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작전에 참여하는 헌터는 나와 양슬하, 세실리아, 이한결 남매다.
이한결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감시가 붙은 것 같은데.”
“알고 있다.”
“그냥 놔둬도 되는 건가?”
나는 오히려 저 멀리 숨어 있는 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마도 위성이나 이곳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로 정부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관방장관 타다시가 지켜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 때문에 일부러 손을 흔든 것이다.
추후에 내가 한 짓을 보며 속이 터질 것이라 생각됐다.
“자, 가자!”
팟팟!
우리는 폐허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총리관저.
이현빈의 예상대로 이곳에서 타다시는 요원들로부터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고 있었다.
이곳에는 총리대신까지 함께하고 있는 중이다.
총리대신 히로시가 말했다.
“도대체 폐허는 왜 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찾으러 간 건가?”
“글쎄요.”
“어엇!”
화면을 보고 있던 비서들이 깜짝 놀랐다.
이현빈이 이곳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길. 알아챈 모양입니다.”
“SSS+급 헌터까지 저곳에 있다는데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지.”
서로가 서로의 행동을 알고 있었다.
이현빈은 이쪽에서 감시를 붙였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할 일을 다 하고 다녔다.
치익!
폐허에 나간 요원으로부터 무전이 들려온다.
-이동하고 있습니다.
“어디로?”
-모르겠습니다. 대충 입 모양을 보면 해일의 탑으로 향한다는 것도 같습니다.
“해일의 탑이라.”
-보스가 뜨는 날이라 그곳으로 향했는지도 모르지요.
타다시와 히로시는 안심했다.
해일의 탑으로 들어가 보스를 사냥해 준다면 그들로서는 오히려 고마운 일이었다. 이렇게 되자 미행하는 것이 양심에 찔리기도 한다.
“그만둘까요?”
“그럴 수는 없지. 계속 지켜보도록 하세.”
저들은 전 세계가 주목을 하는 헌터 집단이었다. 그러니 최대한 눈을 떼지 않고 감시를 하는 편이 좋았다.
우리들은 해일의 탑에 도착했다.
모두 변장을 하고 있었기에 특별히 헌터들은 우리들을 주목하지 않는다.
해일의 탑은 꽤나 붐빈다.
아마 5층까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5층까지는 빠르게 돌파하자.”
“알겠다.”
“네!”
양슬하는 싱글벙글이다. 그건 세실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정부에서 난리가 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엔도르핀이 생성되는 것 같았다.
이한결만 한숨을 내쉴 뿐이다.
“하아, 내가 어쩌다가.”
이곳에는 강소라도 도착해 있었다.
다만 강소라는 8층까지만 동행한다. 그 이상 올라가면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출발하자.”
팟!
우리들은 빠른 속도로 탑에 들어왔다.
해일의 탑이라는 이름답게 전 층에 물이 깔려 있었다.
그래도 1층의 물은 발목도 오지 않았다. 서식하고 있는 몬스터도 거대 개구리와 두꺼비 정도였다.
이곳에도 헌터들이 꽤 많았다.
초보 헌터들이 사냥을 하고 있었기에 우리들은 재빨리 1층을 통과했다. 게다가 5층까지는 선공 몬스터가 없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2층과 3층, 4층에도 초보 헌터들이 가득하다.
5층부터는 난이도가 꽤 올라갔기에 무리지어 사냥하는 헌터들이 보인다. 하지만 선공 몬스터가 없어서 곧바로 6층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6층 입구에서 잠깐 멈추었다.
물은 무릎까지 차 있었다.
이곳에는 프리그 리자드맨과 하프 세이렌이 살고 있다.
세이렌에게 현혹되면 위험할 수도 있었기에 강소라를 배제시키고 싶었다.
“강 중령, 내려가려면 지금 내려가도록.”
“아닙니다. 함께 가겠습니다.”
나와 강소라와의 관계는 재정립되었다.
그녀는 중령이고 나는 지금 대령이다. 그러니 반말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죽어도 책임 못 진다.”
“걱정 마십시오.”
“그럼 전력으로 주파한다!”
우리들은 6층으로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