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62
SSS급 재벌 헌터 062화
제33장 수금
나를 비롯한 고위급 헌터들은 무리 없이 몬스터를 베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강소라는 꽤나 힘에 부쳐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이한결은 버티기에는 무리가 없는 모양이다.
강소라의 머리 위로 프리그 리자드맨의 창이 날아왔다.
채챙!
나는 가볍게 창을 쳐내 주었다.
“감사합니다.”
“쯧쯧. 정말 괜찮겠나?”
“물론입니다.”
강소라를 지금이라도 내려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녀는 끝까지 버티겠다고 한다.
동영상을 찍겠다는 의지는 가상하다. 하지만 그렇게 찍어 봤자 빼앗길 것이 뻔한데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그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 어쨌거나 그녀가 죽건 말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프리그 리자드맨과 하프 세이렌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거대한 창들이 바삐 오갔고 파공성이 이리저리 울려 퍼졌다.
우리들은 엄청난 속도로 6층을 돌파하였다.
돌파력에 가속도가 붙고 7층도 빠른 속도로 돌파해 나가고 있었다. 강소라는 더욱더 힘에 부쳐하고 있었다.
슬슬 이한결도 입질이 오는 모양이다.
8층 입구에 이르러 나는 이한결에게 물었다.
“똥싸개, 괜찮냐?”
“크윽! 괜찮습니다.”
“힘들면 내려가도 된다. 똥싸개의 운명은 거기까지라고 생각을 하면 되는 것이니까. 여기서 버티다가 또 똥을 지리지 말고.”
“괜찮다니까요!”
“이 새끼가 겁대가리를 상실했나. 고문 2단계 가고 싶어?”
“죄송합니다.”
이한결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개를 숙였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본인이 죄를 뉘우치고 있는 것 같았으니 이쯤 하도록 할까.
“그럼 가자.”
8층부터 시작된 난전은 9층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9층에는 대형 크라겐들이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거대한 덩치를 가진 놈들이 이곳을 채우고 있자 탑이 좁아 보였다. 탑은 바깥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공간확장마법이 걸려 있어 굉장히 넓었지만, 대형 크라겐들이 점령을 하고 있어 좁아 터져 보이기까지 한다.
A+급의 대형 크라겐이었지만, 놈들이 떼로 나타나자 이한결과 강소라는 굉장히 힘겨워했다.
거대한 집게발이 강소라의 머리통을 부숴 버리려 하였다.
서걱!
나는 집게발을 검으로 날려 버렸다.
“괜찮나?”
“감사합니다!”
“쯧쯧. 힘들면 내려가도 된다니까.”
“아니요!”
그녀는 전혀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좀 더 속도를 높이자!”
우리들은 더 빠르게 나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크라겐의 집게가 강소라의 몸통을 강타하였다.
퍼어억!
“꺄아아악!”
“화염의 창!”
화르르륵!
동시에 강소라에게 달려가던 크라겐은 양슬하의 마법에 타 죽었다.
이제 곧 10층 입구였다.
구석진 곳에 이동을 하여 세실리아가 장막을 쳤다.
“쯧쯧. 그러게 내려가라고 했잖아?”
이제는 내려가는 것도 힘들었다. 우리 중 하나가 그녀를 데려다주어야 했는데, 아쿠아 베릭스는 그렇게 만만하게 대해도 될 상대가 아니었다. 즉 전력은 뺄 수가 없다는 뜻이다.
강소라는 피를 토하며 말했다.
“쿨럭! 죄송합니다.”
“세실리아, 치료할 수 있겠어?”
“간단한 일이다.”
스스스슷!
세실리아의 손에서 따스한 기운이 흘러나와 강소라의 몸을 감싼다.
강소라의 얼굴이 아주 편안해졌다.
“후욱! 후욱!”
폐가 찢어진 소리가 나더니 지금은 정상적으로 숨소리가 돌아왔다.
세실리아는 SS+급의 신성 마법사였다. 그녀에게 있어 이 정도의 치료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강소라의 혈색도 원래대로 돌아왔고 일어나서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그냥 이곳에 있지?”
“그럴 수는…….”
“10층에서는 죽을 수도 있다. 물이 허리까지 오는 데다가 아쿠아 베릭스가 있지. SSS급 몬스터인데 감당할 수 있겠어?”
“…….”
강소라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도 죽을 뻔했다.
진급도 중요했지만, 거기까지 올라갔다가 죽으면 그녀도 매우 억울할 것이다. 더욱이 10층에서는 그녀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똥싸개와 함께 있어라.”
“저는 왜요!?”
“뒈지고 싶으면 같이 가든지.”
“너는 여기 있어.”
“누나!”
이한별도 이한결이 쫓아오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괜히 따라갔다가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강소라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세실리아, 여기에 장막을 펼쳐 줄 수 있지?”
“어렵지 않지.”
세실리아는 30분 정도 가는 장막을 다시 펼쳐 주었다.
강소라는 풀이 죽었고 이한결은 매우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었다. A+급의 헌터라면 어디에서도 무시를 당하지 않을 텐데 여기서는 약골 취급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좌중을 둘러보았다.
10층에 올라가는 헌터들은 나와 세실리아, 이한별, 양슬하였다.
내가 다시 한 번 작전을 설명했다.
“가자마자 잔 몬스터들을 쓸어버리고 아쿠아 베릭스를 유인하면 돼. SSS급 보스라서 죽일 수는 없겠지만, 싸우면 버틸 수는 있지?”
“스승님이 마법진을 그리는 동안에요?”
“그래.”
“벽에다 그릴 건가요?”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수면 위에 마법진을 그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 때문에 벽에다가 마법진을 그릴 예정이다. 마법진이 완성되는 동안 그들이 버텨 주어야 한다.
“버틸 수 있겠지?”
“에이, 죽이는 것도 아니고 버티는 거라면 가능하죠. 세실리아 언니도 있으니까요.”
양슬하는 세실리아를 믿고 있었다.
SS+급의 신성계열 마법사라면 SSS급의 몬스터가 내는 파괴력을 최소한 5번 이상 견딜 수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한 시간이 아닐까 싶었다.
“그럼 가자!”
우리들은 10층에 입성했다.
촤아! 촤아!
바닷물이 가슴까지 차올라 있었다.
바람이 불고 거센 파도가 밀려왔다. 게다가 각종 몬스터들이 몰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양슬하가 먼저 파이어 레인으로 사방을 태워 버렸다.
콰르르르르!
-끼에에엑!
이한별도 바람 계열 마법으로 몬스터들을 보는 족족 쓸어버렸고 세실리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올라오자마자 마법진을 그렸다.
벽에 마법진을 그렸는데, 이건 공간과 공간을 뚫어 대상을 이동시키는 순간이동 마법진이었다. 아직 이 세상에 구현되지 않은 것이었다.
나로서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 했으며 SS급 마정석이 들어갔으므로 함부로 시전할 수 없었다.
내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쿠구구구구구!
10층 전체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감히 누가 신성한 바다에 발을 들이느냐!
아쿠아 베릭스의 목소리가 사방을 잠식하였다.
일반인이 이곳에 있었다면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죽었을 것이다. 그만큼이나 목소리는 위압적이었다.
쿠릉! 쿠르르릉!
물기둥이 회오리치며 솟구쳐 올랐다.
사방에서 휘몰아치는 물기둥은 매우 위협적이다.
물기둥이 헌터들에게 작렬하였다.
쿠아아아앙!
도저히 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이다.
세실리아가 실드를 펼쳐 막았지만, 그녀는 연신 뒤로 밀리고 있었다. 헌터들이 공격을 쏟아붓는다.
-흥! 가소롭구나!
바람과 화염, 신성력이 한데 어우러지며 화려한 영상을 만들어 내고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아쿠아 베릭스에게는 그저 가소로워 보일 뿐이다.
-죽어라!
물기둥이 솟구치더니 수천 개의 창을 만들어 냈다.
그것이 헌터들을 향해 쏘아져 나간다.
퍽퍽퍽퍽!
“크으윽! 스승님! 아직 멀었나요!?”
각자 실드를 펼치며 막았지만, 꽤나 위태로워 보인다.
내 손이 더욱 빨라진다.
그렇다고 신중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조금이라도 좌표가 틀어진다면 도쿄가 아니라 동해상, 혹은 한국에 아쿠아 베릭스가 출몰할 수도 있었다.
“조금만 더!”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쾅! 콰과과과광!
바다 전체가 출렁거렸다.
해일이 일어났고 하늘이 어두워지며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에서 쏟아지는 빗줄기 하나하나가 무기가 되어 떨어지고 있었으니 과연 아쿠아 베릭스의 명성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완성했다!”
“유인할게요!”
세 헌터들이 아쿠아 베릭스를 치고 빠졌다.
-이놈들!
아쿠아 베릭스는 잔뜩 화가 난 채로 다가왔다.
아쿠아 베릭스가 접근하자 나는 마법진을 활성화시킬 준비를 하였다.
‘5초, 4초, 3초, 2초, 1초. 발동!’
화아아아악!
마법진에서 강력한 빛이 터져 나왔다.
통로가 열렸다.
아쿠아 베릭스는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곧바로 통로는 닫혀 버렸다.
“허억! 허억!”
헌터들은 가픈 숨을 토해 냈다.
양슬하가 말했다.
“성공인가요?”
“아마도.”
“아까 언뜻 보인 곳이 도쿄 근처의 폐허 맞죠?”
“그런 것 같아.”
“스승님, 정말 대단해요!”
양슬하가 엄치를 치켜들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잘못했으면 실패했을 수도 있었다. 이렇게 고위급 헌터들을 셋이나 데려온 것은 탁월한 판단이었다.
우리들은 9층으로 내려왔다.
10층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는 아직까지 실드가 굳건하게 버티고 있었다. 세실리아는 실드를 보강한 후에 주저앉았다.
“하아!”
“고생했다.”
“이 정도야 뭐, 고생도 아니지.”
강소라가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성공했나요?”
“당연하지.”
“그렇다면…….”
“이제 받을 걸 받으면 된다.”
***
일본 정부는 지금 이현빈 일행의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양슬하나 세실리아, 이한별 모두 SS급을 뛰어넘는 능력자들이었다. 그들만 모여도 군단급의 전력을 낼 수 있는 상태였다.
여기에 더하여 이현빈은 세계 최초로 무역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에 막대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그들에게 신경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아세 히로시 총리는 어떻게 하면 이번에 일본을 방문한 이현빈을 구슬려 더 많은 무역을 성사시킬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다.
쾅!
그런데 갑자기 집무실의 문이 열리며 비서실장 사토시가 들어왔다.
“총리 각하!”
“왜 이리 호들갑이야?”
“도쿄 금역에 아쿠아 베릭스가 나타났습니다!”
“뭣이!?”
히로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몬스터의 정보는 필수적이었다. 특히나 보스 몬스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꿰고 있어야 한다.
아쿠아 베릭스는 SSS급의 보스 몬스터다.
비구름을 소환하여 사방을 폐허로 만들고 자체적인 힘으로 해일을 일으킬 수 있는 괴물이다.
그런 아쿠아 베릭스가 도쿄에 나타났다면…….
“대피령을 내려야 한다!”
“이미 늦었습니다! 놈은 발광을 하며 도쿄로 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크윽!”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진다.
사토시가 외쳤다.
“이현빈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공짜로?”
“무엇이든 들어주어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앞으로 세 시간 안에 도쿄는 사라집니다!”
“곧바로 의사를 타진하라!”
“네!”
우리들은 느긋하게 탑을 내려왔다.
탑에서 내려오자 다들 가면을 벗었다.
웅성웅성!
“이현빈 일행이다!”
“와아! 정말이네?”
주변은 상당히 소란스러워졌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SS급 이상의 헌터를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충 택시를 잡아타려 할 때였다.
“이현빈 씨!”
누군가가 달려왔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헬기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빠르네.”
일전에 본적이 있는 토다 타다시 관방장관이다.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도대체 그가 왜 찾아왔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