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63
SSS급 재벌 헌터 063화
“무슨 볼일이라도?”
“도와주십시오!”
“무엇을 도와달라는 건지.”
“도쿄에 아쿠아 베릭스가 나타났습니다!”
“뭐라고요!?”
나는 물론이고 일행들, 주변에 있던 헌터들까지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들은 놀라는 척을 했고 사람들은 정말 놀랐다는 것에 조금 차이가 있었다.
“이대로라면 도쿄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아, 그렇군요.”
“제발 도와주십시오!”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
타다시는 눈을 부릅떴다.
그는 당연히 내가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이 세상에 당연한 일은 없었다.
공짜 따위도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뭐, 인류애가 투철한 사람도 아니었고 약간의 악감정까지 가지고 있는 일본을 도와줄 이유가 없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도와줄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 보시죠.”
“그건…….”
“없죠?”
나는 그렇게 몸을 돌렸다.
타다시가 쫓아왔다.
“워, 원하는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딱히 없습니다.”
“그러지 마시고요!”
타다시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설마 내가 이런 식으로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제발요!”
“딱히 들어주시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만, 그렇게 간곡하게 부탁을 하시니…….”
그제야 타다시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나는 천천히, 또박또박 원하는 것을 말했다.
“돈 갚으십시오.”
“예!?”
“우리나라에서 빌려 간 돈 갚으란 말입니다. 이자 10% 쳐서요. 그게 제 첫 번째 조건입니다.”
“그, 그럼 두 번째 조건도 있습니까?”
“도쿄의 금역을 저에게 주십시오. 제가 관리하겠습니다.”
“금역 전체를 말입니까!?”
“어차피 가지고 있어 봤자 쓸모도 없잖아요?”
“그, 그건!”
“싫으면 말고.”
“그런 사안은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없습니다!”
“그럼 멸망을 하든지요.”
“하다못해 시간을 좀…….”
“당장 갚으세요. 엔화로 다 갚으세요. 금도 받습니다. 여기 계좌번호 있습니다.”
나는 그에게 계좌번호까지 내밀었다.
물론 일본 국영 은행이었다. 일본이 망하지 않는 이상은 돈을 인출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무역도 재개되었으니 엔화도 상당한 쓸모가 있을 것이다.
“그럼 알아서 하세요.”
“아아!”
타다시는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세 히로시는 똥줄이 타는 얼굴로 TV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TV에서는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아쿠아 베릭스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현재 도쿄에는 SS급 이상의 헌터는 없었다. 일본에 그런 헌터는 둘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한 명은 해외에 나가 있었다.
한 명은 삿포로에 있었는데, 여기까지 오는 데 몇 시간은 걸린다. 온다고 해도 혼자서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대안은 이현빈 일행일 수밖에 없었다.
TV 안에서는 무지막지한 아쿠아 베릭스의 모습이 나타난다.
쾅! 콰르르르릉!
-아쿠아 베릭스가 마법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폐허가 된 이곳에서 건물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 바다에 있어야 할 아쿠아 베릭스가 이곳에 갑자기 나타난 것일까요?
꽈득! 꽈드드득!
물의 소용돌이가 사방을 휩쓸었다.
주변의 모든 것이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 놈은 그러면서도 빠르게 도쿄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히로시는 도대체 폐허에 아쿠아 베릭스가 왜 나타났는지 생각해 보았다.
“설마…… 아니겠지?”
이현빈과 관련된 일일까.
곁에 서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던 사토시가 말했다.
“그건 아닐 겁니다. 이현빈도 인간인데,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는 없지요.”
“그렇겠지?”
“예, 확실합니다.”
“하지만 뭔가 얻기 위해 이런 짓을 벌였다면…….”
“서, 설마요.”
지이이잉!
직통 휴대폰이 울렸다.
관방장관의 전화였는데, 아무래도 이현빈과 만나서 의사를 타진한 것 같았다.
“나다.”
-각하! 이현빈이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아쿠아 베릭스를 처치하는 데 조건을 제시했다고?”
-예!
“무슨 조건?”
-한국에서 빌린 차관을 당장 갚으랍니다! 이자 10%를 포함해서요. 그게 첫 번째 조건이고 두 번째 조건은 도쿄의 금역을 자신에게 넘기랍니다!
“지금 당장 말이냐!?”
-협상의 여지는 없습니다.
“크윽!”
머릿속에 강력한 충격이 일었다.
이현빈은 한국에서 빌린 돈을 언제 갚을 것이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 보니 전부 수작이 아니었나 싶었다. 게다가 도쿄의 금역을 달라니? 지금은 쓸모가 없었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정리가 될 곳이었다.
이것으로 놈이 원하는 것이 확실했다.
“그 때문에 직접 소환한 것은!?”
“안타깝지만 그 추론이 맞는 것일 수도…….”
비서실장은 말끝을 흐렸다.
이현빈이 쓰레기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대서특필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놈이라면 충분히 이럴 수도 있었다.
“이 새끼!”
-각하! 빨리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그만한 현금이 되나?”
-어떻게든 해야 합니다. 예산을 모두 털어서라도요!
“아아.”
뒷골이 당겼다.
한국에서 빌린 돈이 천억 엔이다. 여기에 이자가 백억 엔이었다. 그 돈을 갑자기 넣으면 일본 경제 자체가 휘청거린다. 땅 문제는 뒤로 접어 두고서라도 말이다.
하지만 도쿄의 인구가 전부 없어지는 것만큼은 아닐 것이다.
아직도 천 만 가까이 상주하고 있는 도쿄였다. 도쿄가 사라지면 어찌 될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으드득!
이가 갈렸다.
당장이라도 이현빈을 때려죽이고 싶었지만 선택할 수 있는 패가 없다.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수용하도록 하지.”
-그리 전하겠습니다!
전화가 끊어진다.
히로시는 사토시를 바라보았다.
“당장 놈의 계좌로 돈을 보내도록. 금역 땅은 이현빈 놈에게 이전시키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정말 제대로 당한 것이다.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우리들은 헬기에 올라탔다.
타다다다다!
한가롭게 전경이나 바라보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아쿠아 베릭스가 날뛰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토다 타다시의 신경을 긁었다.
“이런! 곧 있으면 도쿄에 진입하겠군요!”
“크윽! 돈은 아직인가?”
“그 많은 돈이 송금되려면 최소한 5분은 있어야 합니다!”
“이현빈 군! 부탁드립니다! 각하께서 돈은 송금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먼저 저놈을 처리해 주시는 것이…….”
“그건 안 되죠.”
“인류애를 생각해서라도요!”
“저에게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미안한 일이지만 돈이 입금되기 전까지는 나설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해 놓고 나 몰라라 한다면 결국에는 우리만 고생한 꼴이 된다.
양슬하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스승님은 대단하세요.”
“내가 원래 좀 그래.”
5분 정도가 흘렀다.
아쿠아 베릭스가 도쿄로 막 진입을 하려 했다.
“입금됐습니다!”
“땅은요?”
“등기절차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뛰어내립니다.”
팟팟!
우리들은 아쿠아 베릭스가 있는 곳으로 뛰어내렸다.
폐허가 된 건물로 들어와 나는 핏빛 전사 세트를 착용했다. 이걸 입고 놈을 쳐 죽인 후에 양슬하를 앞으로 내세울 것이다.
세실리아가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본다.
“정말 괜찮겠느냐?”
“저런 쓰레기 정도야.”
“SSS급 보스 몬스터 아니더냐.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다.”
“괜히 거치적거리니까 괜찮아.”
“그럼 건투를 빈다.”
“건투씩이나.”
나는 가볍게 아쿠아 베릭스가 있는 곳으로 뛰쳐나갔다.
그야말로 이곳은 난장판이었다.
대기가 찢어지고 땅거죽은 뒤집히는 현세의 지옥, 이 한가운데에 나는 서 있었다.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봉인 해제.”
띠링!
[천상의 목걸이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일시적으로 LV.999의 버서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남은 시간: 1분
제34장 식목일
온몸에 힘이 돌아왔다.
역시나 이 느낌이었다. 온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하지만 이런 기분을 만끽할 시간은 없다.
1분은 매우 짧은 시간이었다.
먼저 나는 조물주의 분노를 사용하였다.
쿠르르르릉!
하늘이 열리고 거대한 창이 소환되고 있었다.
지금은 시간이 없기도 했고 보스 몬스터는 창으로 찔러 죽이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았다.
쩌어어어엉!!
조물주의 분노가 작렬한다.
순백의 창이 나타나 강렬한 에너지를 방출하였다.
그 창은 그대로 아쿠아 베릭스를 꿰뚫어 버렸다.
-끄아아아악!
그것으로 끝이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오호.”
덤으로 레벨도 올랐다.
아쿠아 베릭스가 죽고 나서 몇 가지 아이템들도 떨어뜨렸는데, 안타깝게도 놈은 거지였다.
이럴 때 신화급 아이템이라도 하나 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기껏해야 A+급에서 S급 정도의 아이템들이 떨어졌을 뿐이었다.
다행히 코어는 SSS급이 떨어졌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이제 이 땅은 내 것이 될 곳이었다.
금역으로 정해져 있었고 몬스터들이 난무하는지라 정부에서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옛 고양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었다.
나는 아쿠아 베릭스를 쓸어버리는 조건으로 이 땅을 갖겠다고 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일본 정부는 수락을 했고 말이다.
나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메테오 스톰!”
고오오오!
쾅! 쾅쾅쾅쾅!
유성우가 소환되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아마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마법들은 방송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그것도 생방송으로 말이다.
한동안 이슈가 되겠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어차피 이 모든 일은 양슬하의 힘이라 발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총리관저.
아세 히로시는 정말 똥줄이 타는 듯한 표정으로 TV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상황이 급박하여 돈부터 주었지만, 설마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어찌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럴지도 몰랐다.
엄연히 차관은 일본에서 빌린 돈이었다. 게다가 이자를 10년 동안 10%밖에 내지 않는다는 것도 원래는 맞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게 돈을 받아 놓고 무시하면 도쿄는 멸망이다.
“그래도 땅까지 주었는데…….”
한 가지 희망은 있었다.
이현빈이 금역을 요구하였다. 아쿠아 베릭스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금역의 땅은 다시 정부의 것이 된다. 하지만 도쿄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 경제는 50년쯤 퇴보하지 않을까 싶다.
아쿠아 베릭스가 막 도쿄에 상륙하려 할 때였다.
쩌어어엉!
갑자기 하늘이 열리고 엄청난 크기의 창이 떨어졌다.
지금까지는 본 적도 없는 크기의 창이다.
비서실장이 입을 쩍 벌렸다.
“서, 설마 창조주의 분노!?”
“창조주의 분노라고!?”
“구현되지 않은 마법입니다!”
“허어!”
SSS급 마법이 눈앞에서 펼쳐진 것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하늘이 열리고 유성우가 쏟아졌다.
쾅! 콰르르르릉!
TV에서도 난리가 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