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73
SSS급 재벌 헌터 073화
***
이 정도면 거의 계획을 했다고 보아야 한다.
누가 이렇게 원정을 오는 데 목검까지 챙겨 온다는 말인가?
물론 검술이라면 절대 그녀에게 패하지 않을 것이다. 마나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거기에 나는 검술에 정통해 있기도 하다.
카이너스는 내게 수많은 지식들을 주입하였고 그중에는 분명 검술도 있었다.
그럼 자리를 옮겨 보도록 할까.
갑판 위에는 동료들은 물론이고 선원들까지 모여 있었다.
선원들이라고는 해도 간간히 헌터가 섞여 있었다. 거기에 일반인들도 헌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양슬하가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였으니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다.
동료들은 내가 SSS+급의 헌터인 줄로 알고 있으니 초집중을 하는 것이었고 일반인들은 그저 헌터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양슬하가 목검을 가져다주었다.
검술을 가르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슬하야, 검술은 좀 하냐?”
“약간은요.”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덤벼라. 잘못하면 배가 침몰하니까.”
“네!”
그녀는 꽤나 빠르게 달려들었다.
역시나 SS+급 헌터답게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어쩌면 SSS급에 달했는지도 모를 양슬하였다.
육체적인 능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내게는 어린애 장난으로 보일 뿐이었다.
그녀의 빈틈을 노려 간단하게 반격한다.
퍼억!
“꺄악!”
“다시!”
파앗!
퍼어억!
그녀는 빈틈을 자주 노출하였고 나는 번번이 그녀를 격파하였다.
양슬하는 슬슬 열을 받으려 했고 그녀의 실력은 전반적으로 파악을 하였으니 대련은 이쯤하면 될 것 같았다.
“그만!”
“우씨! 한 대도 못 때렸네!”
“검술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아서다.”
“기본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데요?”
“검이란 그저 사람의 팔이 늘어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검술 역시 권법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 거지.”
“권법의 연장선이라…….”
“검을 뻗어 봐라.”
그녀의 검은 일직선으로 뻗었다.
기본기는 철저하게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오래전부터 검을 수련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럼 이제 검을 뻗으며 비틀어 보아라.”
후우웅!
“으윽!”
그녀는 꽤나 고통을 느끼는 것 같았다.
“검을 내 손처럼 사용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기본 검술을 반나절씩 매일 수련한다면 가능하지.”
“그런…….”
“너는 상당한 마나를 가지고 있으니까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마검사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거기에 기본기가 꽤 있으니까.”
“정말요?”
“그럼!”
“스승님이 자주 돌봐 주세요!”
“네가 하는 것 봐서.”
물론 그녀의 수련은 이론적으로 가르칠 수 있었다. 하지만 마나까지 이용한 대련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랬다가는 양슬하에게 얻어 터져 죽을 공산이 컸다.
검에 대해 강론을 하는 동안 저 멀리 육지가 보였다.
“마이애미 항구가 보입니다!”
“다음에 이어서 하자.”
“네!”
양슬하의 표정은 매우 즐거워 보인다. 검을 수련하는 것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
‘이거 위험한데.’
하루라도 빨리 강해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한국에서 출발한 배가 이틀이 채 되지 않아 마이애미에 도착하였다.
예정보다는 반나절이나 빨랐고 이렇게 빠르게 태평양을 횡단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 역시 놀랐다.
‘내가 괴물을 만들었군.’
아직 천상의 목걸이가 완충되기 위해서는 두 시간 정도가 더 필요했다.
‘버틸 수 있으려나?’
조금 걱정이 되기는 했다.
분명히 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것이다. 곧바로 이동하여 루시퍼를 박멸하기를 원할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바로 갈 수가 없다.
시간을 늦췄어야 하는 건데, 양슬하와 대련을 하고 검을 가르친다고 조금 늦어 버렸다.
마이애미 항구에는 기자들이 수도 없이 몰려와 있었으며 군인들이 철저하게 그들이 밀려드는 것을 막고 있었다.
이것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인터뷰할 시간 따위는 없다는 것이겠지.’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책임자로는 누가 나왔을까.
“와아! 대통령이 직접 나왔네요.”
양슬하의 말이었다.
한때는 세계 최강국이라고 불렸던 나라의 대통령이 이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은 해상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생산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아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였다.
존 스미스의 얼굴은 심각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좋은 날에 만났다면 좋았을 텐데요.”
“사람 일이라는 것이 다 그렇지요.”
“곧바로 출발을 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건 좀 곤란하겠는데요.”
“곤란하시다고요?”
“협상은 마무리해야지요.”
“크윽……. 그렇다면 워싱턴으로 가면서 이야기를 하시죠.”
“그럽시다.”
우리들은 대기하고 있던 헬기에 올라타기로 했다.
헬기로 워싱턴까지는 대략 한 시간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그보다 일찍 도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 시간을 어찌어찌 버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협상은 헬기에서도 할 수 있다.
대통령이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모든 조건을 수용하겠습니다. 그러니 토벌부터 부탁드립니다.”
“그냥 수용을 한다고요?”
“네.”
“…….”
그렇게 나오자 할 말이 없다.
어떻게 그냥 수용을 해 버린단 말인가. 내가 한국에서 작성하여 넘겨준 조건들을 보면 거의 노예국으로 전락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로써 수탈이 시작될 것이다.
아예 대놓고 말을 해 보기로 할까.
“무조건적인 수용이라니. 어찌 그럴 수 있습니까? 노예국으로 살겠다고요?”
“노예국까지는 아니지요.”
“그게 그 말이죠.”
“미국이 무너지는 것보다는 그게 낫습니다. 아국의 생산력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봅니다.”
“끄응.”
이래서야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세실리아가 말했다.
“알아서 노예국이 되겠다지 않느냐. 협상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바로 출격을 하지 그러냐?”
“그럼 철저하게 하기 위해 대통령 각하의 서명을 직접 받겠습니다.”
“주십시오.”
나는 그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한국의 이한진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가 있었다. 또한 내 서명도 들어가 있다. 여기에 존 스미스 대통령이 사인을 하면 모든 조건을 수용한다는 뜻이 된다.
사사사삭!
그는 망설임이 없었다.
“하아.”
“이제 가 주시는 겁니까?”
“좋습니다.”
“워싱턴에 헌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한 시간 정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탐색이라는 명목으로 버텨 보아야겠군. 양슬하와 세실리아, 이한별이 엘퀴네스의 가호를 받으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그렇게 계획을 짰다.
“좋습니다. 그럼 바로 날아가도록 하죠. 대통령께서는?”
“저는 중간에 내려야 합니다.”
이렇게 된 이상은 진검승부다.
쾅! 콰과과과광!
마법이 빗발치고 있는 전장이다.
타락천사 루시퍼는 마왕급 전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소환을 하는 졸개들도 B급 이상의 악마형 몬스터였다.
그런 몬스터들이 수천 마리나 우글거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전장이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곳은 후방이다.
전방에서는 치열하게 전투가 전개되고 있었다.
후방에서 몬스터 방어사령관 워락이 인사를 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워락 아슬러라고 합니다!”
“이현빈입니다.”
“실질적인 SSS+급 헌터시라고요.”
“음…….”
나는 인정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오면서 인터넷을 확인하였지만, 미국에서는 내가 SSS+급 헌터라고 소문을 퍼뜨리고 있었다. 한국 정부에서 그걸 막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역부족이었고 많은 미국 국민들이 나를 의심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국 정부에서는 확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크라운 길드원 중 하나인가? 아니면 목격자가 있었나?’
가능성은 수도 없이 많았다.
내가 뭐라고 말을 하기 전에 워락이 지휘봉을 내밀었다.
“전장의 지휘권을 드리겠습니다.”
“어째서요?”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서 갖기로 하였으니까요. 귀하는 한국의 장성급 군인이니 드리는 겁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역시 미국이라고 할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지금 작통권을 넘김으로써 책임을 나에게 전가하겠다는 뜻이다.
“끄응.”
“루시퍼는 계속해서 졸개들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졸개들을 막는 것도 힘에 부치는 상황입니다.”
“졸개들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 말이 와 닿았다.
이것으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한 시간을 버텨야만 한다. 그래야 루시퍼를 죽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작전의 개요를 설명하겠습니다.”
***
“명령하십시오.”
“험험. 빨리 설명부터 하고요.”
“…….”
내 주변으로 장성급 군인들과 헌터들이 모여들었다.
눈앞에는 지도까지 펼쳐져 있었다.
“졸개들은 루시퍼가 죽는다고 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루시퍼가 사라지면 그대로 흩어져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졸개들부터 쓸어버립니다. 루시퍼는 막아 낼 수 있습니다. 방어를 하다가 졸개들이 어느 정도 죽으면 루시퍼를 죽이도록 하죠.”
“예!”
다들 내 제안이 마음에 든 것 같았다.
나는 그저 시간을 벌려는 것뿐이었지만, 내 말에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었다. 루시퍼가 죽으면 졸개들이 흩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미 졸개들은 광범위한 지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한다. 괜히 루시퍼가 재앙급 몬스터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었다.
“세실리아와 슬하는 루시퍼를 막도록 해.”
“가능할까?”
“엘퀴네스를 붙이면 가능하지.”
“알겠어.”
“알겠느니라.”
“나와 이한별은 졸개들을 쓸어버리도록 하자. 나머지 헌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SS급 이상의 헌터들은 루시퍼를 막는 데 주력해 주세요. 지원을 해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말입니까?”
“SSS급 신성마법을 걸어 드리겠습니다.”
“오오!”
헌터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이고 있다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SSS급 신성마법으로 방어를 할 수 있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짝짝!
내가 손뼉을 쳤다.
“다들 맡은 역할을 수행합시다!”
“예!”
어떻게 해서든 한 시간을 버텨 내는 것.
성공한다면 루시퍼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쾅! 콰과과과광!
이곳은 백악관이었지만 눈앞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굉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80인치의 대화면과 엄청난 사운드 때문에 이곳에서도 충분히 전투를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존 스미스는 언론계 국장들을 모아 놓고 단단히 지시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현빈 씨가 부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는 SSS+급의 헌터거든요.”
“최대한 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환된 엘퀴네스가 SSS급 신성보호막을 걸어 주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연.”
화면에서는 루시퍼의 공격을 헌터들이 충분히 막아 내고 있었다. 몇 번 공격을 버티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보호막이 벗겨지면 곧바로 엘퀴네스가 나서서 다시 보호막을 씌워 주었다. 이것만 보아도 정령왕이라는 존재는 매우 대단했다.
“그런 괴물을 소환하다니…….”
“거기에 이현빈 씨를 보십시오.”
화면이 이현빈 쪽으로 바뀌었다.
비록 이현빈은 졸개들을 상대하고 있었지만 대단위 마법과 검술을 번갈아 사용하며 가뿐하게 쓸어버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