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81
SSS급 재벌 헌터 081화
제44장 곤란한 오해
“제가 뭐라고요?”
“신의 사도요.”
“하!”
그야말로 엄청난 오해에 기가 차지도 않았다.
이 세상에서 많은 오해들을 받고 있는 나였지만, 신의 사도라는 것은 그야말로 얼토당토 않는 소리였다.
도대체 그녀의 그런 확신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대천사 미카엘을 소환하셨잖아요.”
“그야…….”
“거기에 그 미카엘이 당신의 뜻을 받들어 루시퍼를 격멸했어요. 신의 사자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런 말도 안 되는.”
꿈보다 해몽이 좋았다.
그녀는 지금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었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애초에 신성력이나 마기 자체가 이 세상을 게임처럼 만들다 보니 생긴 것이었다. 그걸 종교와 연관을 시키면 곤란한 일이다.
게다가 문제는 또 있다.
루시퍼가 존재하는지 어떤지는 나도 모른다. 루시퍼라는 놈이 정말로 신을 배신하고 지옥의 군주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 세상에 실제로 루시퍼가 나타난 것은 그저 놈이 보스 몬스터였기 때문이다
제2의 루시퍼, 제3의 루시퍼가 또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여자는 막무가내다.
“그 때문에 교황청에서 신의 사도를 지원하고자 저를 파견하신 거예요.”
“실질적으로는 감시겠군요?”
“그보다는 당신이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서죠. 확실한 것은 신의 가호를 받는 존재라는 것이에요.”
“허허.”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세실리아조차 말이 안 된다고 여겼다.
“그건 헛소리다. 그렇다면 나 역시 신의 사자라는 뜻이냐?”
“신의 가호를 받는 자임은 확실하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대천사를 소환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기는 하다만.”
“그런 거예요.”
정말 말도 안 되는 궤변이었다.
마르엔은 존경심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것 참.”
그녀가 무슨 오해를 하든지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였다.
“어쨌거나 아미르의 탑에 가 주실 수는 있겠지요?”
“물론이죠.”
“원하는 것은요?”
“근처 성당으로 가서 확인해 볼 것이 있어요. 그러고 나서 이야기를 계속해도 될까요?”
“갑시다.”
나로서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그녀가 나를 오해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나는 그저 그녀의 힘을 이용하기만 하면 그뿐이었다.
성당에 도착하였다.
성당 특유의 탁 트인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창에서는 빛이 쏟아지고 있었고 정면에는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예수상이 걸려 있었다.
나는 성당에 처음 들어와 봤다.
성당으로 들어오는 길에 보았던 마리아상이라든가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 룸, 미사포를 쓰고 있는 신자들 같은 것이 모두 새로웠다.
내가 성당으로 들어오자 기도를 하기 위해 왔던 신자들과 신부, 수녀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성녀 앞에 무릎을 꿇고 성호를 그었다.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성녀는 그들에게 신성력을 뿌리며 축복했다.
이래서야 신성력이 종교계에 힘을 실어 주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웃기는 것은 스님들 중에서도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고 헌터도 있었다. 각성이라는 것은 그저 랜덤이라는 뜻이다.
마르엔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신성력을 발현했다.
“주님, 제 기도를 들어주세요!”
하늘이 열리고 신성력이 쏟아져 내렸다.
엄청나게 강렬한 신성력이었는데, 과연 SSS급 사제라고 할 만했다.
헌데 그 신성력이 내게 쏟아져 들어왔다.
‘당연한 일인가.’
이는 내 특별한 신체 능력 때문이다.
삼투압 현상처럼 나는 신성력이나 마나, 마기를 빨아들일 수 있었다. 정신력만 충분하다면 주변의 기운들을 끌어 쓸 수도 있었다.
강대한 신성력은 흘러넘쳤고 갈 곳을 잃어 비어 있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게 바로 나였다.
스아아아아!
끊임없이 신성력이 빨려 들어간다.
내 몸은 밝게 빛이 났는데, 절로 후광이 비쳤다. 그건 신성력을 엄청나게 흡수하였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아아!”
털썩! 털썩!
신부와 수녀들은 물론이고 신자들까지 무릎을 꿇었다.
“신의 아들께서 강림하셨도다!”
“빛을 찬양하라!”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나는 황당해서 물었다.
“신의 아들께서 내려오셨군요! 드디어 성경의 말씀이 실현되려 하네요.”
마르엔은 강렬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정말 대단한 착각이다.
종교계에서 진실을 알게 된다면 이건 거의 신성모독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아무런 종교가 없는 내게 신이 강림했다는 것이 말이 되나!
“이건 오해입니다.”
“신분을 감추려는 의지시라면…….”
“애초에 신의 아들 따위가 아닌데…….”
“당신은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말이 통하지 않았다.
나는 탄식하고 말았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정말 신의 아들이라고 소문이 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렇게 소문이 나면 곤란하다.
신의 아들이 군수품을 삥땅치고 비자금을 조성하며, 국가를 상대로 돈을 뜯어내지는 않을 테니까.
“이봐요.”
“하명하세요!”
“독대를 합시다.”
“네!”
마르엔은 기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잘못하면 엄청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고해성사실이다.
우리들은 작은 나무창 하나를 두고 마주했다.
“신의 아들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봐요. 저는 신의 아들이 아닙니다. 그리 보고하지 마세요.”
“신의 뜻이라면 그리하겠습니다.”
“저는 아주 나쁜 놈입니다.”
“그것이 뜻이라면 뜻대로 하옵소서.”
“이런 미친년아!”
나는 머리를 짚었다.
그래, 욕이라도 하자.
신의 아들이라면 이렇게 욕을 할 리는 없겠지.
“미천한 종에게 미친년이라는 호칭을 내려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
“앞으로 미천한 종의 이름은 미친년으로 개명을 하오리까?”
“돼, 됐습니다.”
“아아,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니…….”
“제가 신의 아들이라고 칩시다. 그런 신의 아들이 뒤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각국을 핍박하며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탐욕스럽게요.”
“이 세상을 구원할 자금을 만드시는 중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드시는 항공모함도 그렇고요.”
“말이 안 통하네.”
“그저 저를 뜻대로 써 주세요.”
독대는 종료다.
뭐, 이런 끈질긴 년이 다 있단 말인가? 착각을 해도 아주 심각하게 하고 있었다. 어떤 말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하아.”
“이제 나가도 될까요?”
“그럽시다.”
나의 KO패다.
후우우웅!
우리들은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까의 일로 마르엔은 나를 쫓아다니게 되었다. 그나마 잠은 성당에서 잔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침묵이 흐르는 차량 안이다.
양슬하가 입을 열었다.
“그럼 성녀 언니는 항상 스승님을 쫓아다니는 건가요?”
“그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어디를 가든 함께한다는 뜻이네요?”
“그렇죠.”
“든든하네요. 갑자기 습격을 당해 죽을 일은 없겠네요.”
“그 누구도 신의 아들을 해할 수 없습니다.”
나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신의 아들이라는 말이 상당히 거슬린다.
“앞으로 남들 앞에서 신의 아들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네, 주님.”
“주님이라는 말도 하지 말고요!”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제 이름을 불러주세요.”
“제가 어찌 감히…….”
“해요.”
“명령이라면 하겠어요.”
“명령입니다.”
“네, 현빈 님.”
이것 참 곤란한 오해다.
이 소식이 교황청까지 흘러가면 어찌 될까. 그럼 정말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다. 공식적으로 신의 아들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뭐, 언젠가는 이 여자도 내가 신의 아들 따위가 아니라는 사실은 알게 되겠지.
인천 제3 부두에 도착하였다.
거대한 항공모함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르엔이 항공모함을 바라보며 놀랐다.
“저것이 바로 신의 창…….”
“그 정도는 아니고요.”
“어떤 괴물이라도 무너지겠네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차에서 내렸다.
오늘은 무려 항공모함이 진수되는 날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자주 보았던 대통령이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자주 보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한진이 손을 내밀었다.
“어서 오십시오!”
“각하. 신수가 훤하시군요.”
“그야 전부 이 중장 덕분이지요.”
대통령의 얼굴에는 희망이 보이고 있었다.
그는 항공모함이 가진 힘을 잘 알고 있었다. 전투기들까지 전부 개조가 되어 있었기에 마음만 먹으면 일국을 초토화시키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다. 거기에 항공모함과 전투기, 구축함을 포함하여 함대 전체에는 실드가 펼쳐져 있었다. 그 말은 핵폭탄을 비롯한 모든 화학무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기자들이 사진을 찍어 대는 것은 이제 연례행사와 같은 일이다.
진수식이라고 해서 별다른 것이 있는 건 아니다.
이건 보여 주기식의 진수식이다. 정치적인 행보에 가깝다는 뜻이다.
전 세계에 한국이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는 항공모함을 보유하였다는, 동시에 일국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협박이나 다름이 없었다.
나는 길게 늘어져 있는 테이프를 잡았다.
회사의 임원들과 대통령, 군 관계자들이 테이프를 끊는다.
짝짝짝짝!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사람들의 표정에는 묘한 흥분이 감돌고 있었다.
전 세계 누구도 상대할 수 없는 함대의 탄생. 이건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하였고 동시에 실질적인 무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대통령이 나에게 마이크를 주었다.
“한 말씀하시죠?”
“꼭 그래야 합니까?”
“대한민국의 사기 증진을 위한 일입니다. 마다하셔도 되지만…….”
대통령의 말에 할 수 없이 마이크를 잡았다.
***
좌중을 한 번 둘러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아마 세계 최초의 마법 항공모함이 진수되었다는 것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굉장히 크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내가 입을 열었다.
“대한민국 제1 함대가 진수되었습니다. 앞으로 제1 함대는 아시아의 위험을 처리하는 데 사용될 것입니다. 특히나 대한민국 해협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짝짝짝짝!
쏟아지는 박수갈채.
무엇보다 한국의 해협이 안전해질 것이라는 말에 기자들마저도 기뻐하고 있었다. 그만큼 위험이 없어진다는 뜻이었으니까.
나는 말을 이어 나갔다.
“앞으로 제2 함대와 제3 함대까지 진수될 예정입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력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와아아아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기자 중 한 명이 물었다.
“영연방에서 기축통화를 원화로 지정했습니다. 이제 발행의 때가 무르익은 것 아닌가요?”
“아직입니다. 전 세계가 인정을 해야겠죠.”
나는 그렇게 일축했다.
당장에 기축통화를 발생하면 좋겠지만, 그리하기에는 조금 급한 감이 있었다. 최소한 제3 함대까지 진수된 후에 상황을 지켜보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럼 이만 진수식을 마칩니다.”
더 질문이 쏟아지기 전에 진수식을 마쳤다.
대통령이 내게 다가왔다.
“그럼 슬슬 대장으로 진급을 해야겠군요?”
“대장 진급이요?”
“해군, 공군 사령관이 되셔야지요.”
“그건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국방부장관의 말이었다.
참모총장이나 육군사령관도 마찬가지의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