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82
SSS급 재벌 헌터 082화
“뭔가 공이 있어야 진급을 합니다.”
“아직은 조금 이릅니다.”
“이분들의 말씀이 맞는 것 같군요.”
나 역시 아무런 공 없이 진급을 하는 것은 찜찜했다.
무려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을 하는 것이었다. 명분이 있어야 추후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 말했다.
“허허허! 이 중장이야 대단한 분이니 곧 공을 세울 겁니다. 그럼 그때 대장 진급을 논의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슬슬 인천공항을 빠져나가야 한다.
시계를 보니 3시다.
오늘 회사에 가기는 그른 것이 아닐까.
더욱이 강소라는 나에게 군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시찰이 있는 날입니다.”
“귀찮은데?”
“그래도 꼭 하셔야 합니다. 이번 시찰까지 빼먹으시면 앞으로 대장 진급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끄응.”
이건 거의 협박이나 다름이 없었다.
물론 그녀의 말에도 일리가 있기는 했다. 곧 있으면 대장 진급에 대한 심사가 있을 것인데 직무를 유기하면 당연히 불리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국방부에서 대장 진급에 대한 안건을 부결할 것 같지는 않지만, 명분은 확실히 중요하다.
“가자. 가면 될 것 아니야?”
“잘 생각하셨습니다.”
의자에 몸을 깊게 파묻는데, 마르엔의 시선이 따끔하게 꽂힌다.
이 여자는 또 왜 이러는 걸까.
“왜 그렇게 쳐다봐요?”
“역시 대단하신 분…….”
“험험. 그만하라니까.”
“보면 볼수록 존경심이 솟아나는 것을 어찌 해요?”
마르엔은 나에게 파고들었다.
이건 좀 곤란하다.
“뜬금없이 왜 그래요?”
“주님의 품을 느껴보고 싶을 뿐이에요.”
“주님은 개뿔…….”
“스스로 낮추시는 모습도 존경스럽네요.”
그녀를 바라보던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야말로 마르엔의 행동은 광신도의 모습 그 자체였다. 나는 사이비교주가 된 기분이 들었다.
‘정말 곤란한 오해네.’
몬스터방위 사령부에 도착했다.
몬스터 방어군단장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몬스터들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 이후에 몬스터 방어군단장의 권한은 대폭 늘어났고, 때에 따라서는 전 군을 움직일 수 있는 힘도 있었다. 물론 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기는 하다.
사령부에 들어서자 군인들이 사열을 하고 있었다.
“전체 차렷!”
“매번 안 피곤하나.”
“군단장님께 경례!”
“충성!”
팡팡!
군악대가 음악을 연주하였다.
이런 사열식은 낭비가 아닐까 생각했다. 게다가 사열식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연습을 할 것이다.
나는 군대에 다녀온 적이 없었지만, 뺑이친다는 표현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군인들은 뺑이쳐서 사열식을 연습한다. 이것이 낭비가 아니면 뭐가 낭비란 말인가.
일전에도 강소라에게 사열식은 그만 두자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내 권위와 직결된 문제라서 그럴 수가 없다고 한다.
내 권위가 살아야 군단 전체의 사기가 살아난다나 뭐라나.
운동장에 들어오자 빽빽하게 군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험험.”
그들의 시선이 내게 몰려 있었다.
“장병들이 있기에 그대들의 가족들이 편하게 쉴 수 있다. 앞으로도 복무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라.”
“예!”
군인들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나는 손을 휘저었다.
“해산!”
군인들이 질서정연하게 빠져나간다.
강소라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이제 참모회의에 참석해야 합니다.”
“꼭 해야 하나?”
“군대의 기강을 위해…….”
“끄응.”
강소라가 이렇게 나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앞으로 대장 진급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철저하게 군인 흉내를 내어 주어야 할 것 같다.
군단의 주요 참모들이 모였다.
계급장들을 보면 소장에서 대령까지 다양하다. 심지어는 같은 중장 계급도 있었다. 원래 몬스터 방어사령군단장이 대장 계급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도 나를 무시하지 않았다.
곧 있으면 대장이 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고 무엇보다 항공모함 건조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 냈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져서 건조는 아니고 개조였지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대한 국가를 건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충성!”
내가 회의장으로 들어오자 군인들이 경례를 했다.
“참모회의라는데 무슨 용건이 있나?”
“방어선 확충과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한 회의입니다.”
“그럼 해 봐.”
참모들이 격렬하게 앞으로의 계획들을 토해 냈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오간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듣고 있을 뿐이었다.
“승인하지.”
“험험. 좀 더 숙고를 하셔도…….”
“하자니까?”
나는 손을 휘휘 내저었다.
여기까지 행차를 한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이런 일은 내 성미에 맞지를 않았으니까.
차라리 어떤 일이 터지면 좀 낫지 않을까 싶다.
펄럭!
그때, 오문식 하사가 회의장으로 들어왔다.
“군단장님! 필드에 보스가 떴습니다!”
“오호. 정말인가?”
“데몬이 떴다고 합니다!”
“SS+급 몬스터 아닌가?”
“맞습니다!”
SS급만 되어도 내가 직접 나설 텐데 조금 아쉽게 되었다.
지금 나는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SS+급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그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데몬과 일대일을 벌였다가는 그대로 처발릴 수도 있었다.
이런 때에는 대타로 누군가를 내보내야 한다. 그럴싸한 이유를 붙여서 말이다.
“슬하야, 네가 할래?”
“좋죠! 아이템 주시는 거죠?”
“그래.”
“헤헤, 신난다.”
그녀에게는 두려움 자체가 없었다.
여기에 나는 이번에 새롭게 동료가 된 마르엔의 실력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마르엔이 버프를 넣도록 하세요.”
“현빈 님의 명령에 따를게요.”
“바로 헬기 준비하도록.”
“예!”
이제 이 지긋지긋한 회의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콰과과과광!
멀리서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곳은 대전시 유성구다.
유성구의 반 정도는 원래부터 폐허가 되어 있었고 도시와의 경계 부근에서 헌터들이 간신히 데몬을 막고 있었다.
데몬은 주변을 불바다로 만들고 있었다.
놈은 주로 볼케이노를 사용하였는데, 데스 나이트보다는 한 급 정도 낮은 보스 몬스터로 보면 되었다.
그래도 상당한 범위마법에, 빠른 칼질,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덩치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려움을 일게 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잘못하면 뼈도 못 추리겠네.’
지금 천상의 목걸이는 충전 중이었다. 내가 나설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유능한 동료들이 있었다.
“자, 슬하야. 출격해라.”
화아아아악!
마르엔은 양슬하에게 각종 버프를 걸어 주었다.
몸이 투명한 보호막에 휩싸이는 것은 물론이고 마나의 양을 늘려 주고, 몸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블레싱을 걸어 주는 등 종합적으로 버프를 쏟아 주었다.
양슬하는 그대로 헬기에서 떨어져 내렸다.
“꺄하하핫! 이거나 먹어랏!”
양슬하는 자신의 장기인 화염구 덩어리들을 떨어뜨렸다.
콰과과과광!
-어리석은 인간아! 죽여 주마!
쩌저저저정!
데몬의 검이 양슬하의 보호막에 작렬했다.
하지만 버텨 냈다.
비록 실금이 갔지만, 별다른 어려움 없이 데몬의 공격을 막아 낸 것이었다. 이 정도라면 거의 탱커 수준이라고 보아야 한다.
“으음.”
예비 전력으로 쫓아온 헌터들이나 동료들도 침음을 삼켰다.
SSS급 버프가 무엇인지 이것으로 충분히 증명이 되었을 것이다.
양슬하는 화염의 창을 소환하여 그대로 데몬에게 꽂아 버렸다. 게다가 그녀의 창에는 엄청난 양의 신성력까지 입혀져 있었다.
퍼어어억!
“끄아아아악!”
지금까지 대전 전체를 위협하던 놈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데몬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바닥으로 아이템 몇 점이 떨어졌는데, 레어템들뿐이었다.
‘다행이군.’
신화급 아이템이 있었다면 몹시 배가 아팠을 것이다.
양슬하는 데몬을 처리하고 헬기로 날아왔다.
“쳇! 거지새끼네요.”
“운이 없었던 거지.”
“아오, 진짜.”
양슬하는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마르엔에게 쏠린다.
내가 그녀를 칭찬했다.
“정말 대단하네요!”
“저는 오직 당신을 따를 뿐입니다.”
“하하, 그래요…….”
다소 오해가 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미 세실리아와 양슬하를 손에 쥐고 휘두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판국이었으니 과도하게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일도 다 끝났으니 돌아가 보도록 할까.
제45장 아미르의 탑
운명의 날이 밝았다.
마르엔이 레이드 팀에 합류를 함에 따라서 더 이상은 아미르의 탑에 올라가는 것을 미룰 필요가 없어졌다.
SSS급의 헌터 한 명을 더 얻었으니 이제 이대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레이드를 해도 될 지경이었다.
나는 일찍부터 일어나 운동을 하며 오늘 레이드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아미르의 탑은 몬스터가 강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강했기 때문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미로와 같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가 문제였던 것이다.
아미르의 탑에 서식하는 보스 아미르는 상당한 보상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터들이 거의 찾지 않는 이유는 그 복잡한 길 때문이다.
물론 나에게는 비밀병기가 있다.
바람의 정령왕 미네르바를 이용한다면 길을 찾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올라와 정좌를 한다.
“보상이 뭐였더라?”
나에게는 몬스터의 정보 창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자세한 내용까지는 나오지 않아도 어떤 아이템이 확률적으로 떨어지는지는 알 수 있었다.
그럼 한번 정보 창을 보도록 할까.
아미르(LV.856)
확률적으로 천신의 반지 드롭.
확률적으로 아미르의 비늘 드롭.
확률적으로 아미르의 눈물 드롭.
…….
확률적으로 마법서 대천사의 소환 드롭.
“대천사 소환법서라.”
이건 좀 구미가 당긴다.
내가 미국에서 소환하였던 대천사는 엄밀히 따지면 소환술이 아니었다. 그저 대천사의 빛을 사용하기 위한 매개체였다.
하지만 대천사 강림 마법서를 획득하면 말 그대로 대천사를 소환하여 일정 시간 동안 부릴 수 있게 된다.
등급으로 치면 SSS급에서 SSS+급 사이였고 그 존재만으로도 막강한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것도 나름대로 문제다.
“대천사를 소환하여 데리고 다니면 마르엔 수녀가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녀는 수녀임과 동시에 성녀였다.
성녀라는 직책은 최근에 생겨났기에 교황청에서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상당한 권한을 가진 것만은 확실했다.
교황청 내에서 성기사가 어쩌고 사제들이 어쩌고 하는 것을 보면 그들을 파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뭐, 그들이 착각을 한다고 해서 눈 하나 깜짝할 내가 아니었지만.
“나오면 좋고. 안 나오면 그 나름대로 괜찮고. 무엇보다 내 목표는 드래곤 본 건틀렛이니까.”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 슬슬 내려가 보도록 할까.
인천 제3 부두.
전투함선 한 척이 대기하고 있었다.
기자들의 출입은 통제가 되었기에 한산하다. 환영 인파도 없었다. 군인들을 동원해 막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한적한 분위기에서 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천에서 상해까지는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