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85
SSS급 재벌 헌터 085화
“부회장님, 저자는 혹시…….”
잠시 틈을 내어 고용한 헌터 한 명이 다가와 물었다.
왕만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SSS+급의 헌터라니…….”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요.”
그렇다고 이현빈이 엄청난 힘을 표출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다른 헌터들의 보호를 받으며 가끔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그 검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하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13층 출구, 14층 입구 부근이다.
짝짝!
이현빈이 손뼉을 쳤다.
“이곳에서 마지막 숙영을 하겠습니다.”
“하아!”
마르엔이라는 여자가 보호막을 치고 나자 마족들은 감히 이곳을 뚫지 못하였다.
이현빈도 미스터리였지만 마르엔이라는 여자는 더 미스터리다.
“도대체 저 여자는…….”
“성녀님이잖아요.”
일행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양슬하가 말했다.
물론 양슬하는 업계에서도 유명한 개망나니였다. 하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성녀라니요?”
“이번에 교황청에서 성녀의 존재를 인정했다고 하더라고요.”
“허어.”
이번에 왕만석은 매우 진귀한 파티에 속해 있음을 깨달았다.
우리들은 일상적인 모습으로 휴식했다.
양슬하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이예나는 자신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거기에 세실리아와 마르엔은 경쟁적으로 내게 치근덕거리고 있었다.
“내 것이다!”
“이거 왜 이러세요? 저는 수녀이기에 신과 함께하는 것이 제 의무랍니다.”
“신은 개뿔! 환상을 깨라!”
“신성모독이에요!”
“하아.”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또 시작이다.
세실리아는 완전히 나에게 빠져 있었다.
내 힘에 빠진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끈질기게 구애를 이어 나갔다.
마르엔은 성녀였고 나를 신의 아들로 믿고 있었다.
신의 아들이라면 신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내려왔다는 뜻이다.마르엔은 나를 그렇게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신의 아들에게 무엇이라도(?) 바칠 수 있는 것이 성녀의 본분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도대체 뭐가 더 신성모독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코펠을 꺼내 라면을 끓였다.
보글보글!
“으음?”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코펠은 무한의 공간 주머니에 챙겨 두었다. 라면도 마찬가지다.
김치까지 꺼내자 모두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라면이 모든 사람들을 침묵시킨 것이다.
“밥부터 먹읍시다.”
“네!”
후루루룩!
사람들은 정신없이 라면을 흡입했다.
나는 보존마법을 걸어 두었던 밥까지 아낌없이 베풀었다.
시계를 보니 10시다.
이제 슬슬 잠을 자려 하였는데, 세실리아와 마르엔이 내 옆자리 쟁탈전을 벌였다.
나는 그녀들의 머리를 한 대씩 쥐어박고는 침낭 안으로 들어간다.
근처에서 왕만석과 양슬하의 대화 소리가 들린다.
“도대체 저 광경은…….”
“아마 스승님이 SSS+급 헌터시기에 여자들 사이에서 쟁탈전이 벌어지는 것이겠죠.”
“뭐라고요!?”
“아, 모르셨구나.”
“소문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제라도 아셨잖아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
“네. 그러니까 죽기 싫으면 비밀로 하셔야 해요.”
“아, 예.”
은근하게 왕만석과 헌터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저런 남자들의 시선을 받는 것은 별로인데.
“으하하함!”
침낭에 눕자 잠이 쏟아졌다.
마르엔의 신성보호막에 사일런스 마법을 걸어 두니 꽤나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게다가 배까지 불렀으니 이곳이 천국이다.
나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쾅! 콰과과광!
지금 시각은 오후 1시다.
우리들은 반나절 동안 진군을 하여 14층을 돌파하고 있었다.
상급 마족들이 튀어나와 사방천지가 폭음으로 가득 찼다.
상급 마족은 S급이었다. 그런 놈들이 설치니 그 여파가 상당한 것이었다. 14층 끝 부분에 이르자 미로가 끝났다.
대기하고 있던 상급 마족들이 수도 없이 날아들었다.
거대한 검을 휘두르는 놈들도 있었고 마법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궁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큰 타격을 입힐 수가 없었다.
이제 아미르의 탑도 거의 정복 직전이다.
15층 입구에 이르렀다.
짝짝!
나는 손뼉을 쳐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15층에는 악마왕 아미르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아마 최상급 마족들이 설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으음.”
사람들은 침음을 흘렸다.
최상급 마족은 S+급이다.
준보스급의 몬스터들이 15층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마르엔이 있다고 해도 다 막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었다.
나는 행동지침을 내렸다.
“들어가자마자 마르엔은 보호막을 치도록 하세요.”
“현빈 님의 뜻대로.”
“세실리아는 보조를 하도록 해.”
“알겠다.”
“나머지는 최대한 버티도록 하세요. 제가 2중으로 보호막을 씌워 드리기는 할 것이지만요.”
“그렇다면 적들은……?”
왕만석이 물었다.
나는 간단하게 답했다.
“제가 쓸어버립니다.”
“허어!”
“혼자서 말입니까!?”
그에게 고용된 헌터들은 경악을 터뜨렸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보스 아미르만 해도 어마어마한 놈이었다. 루시퍼와 버금가는 타락천사였다. 여기에 놈이 이끄는 최상급 마족들은 한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태연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네. 다치지 않도록 유의해 주세요.”
“어찌 혼자서…….”
“스승님은 짱이거든요.”
양슬하는 나를 바라보며 엄지를 치켜들었지만, 기존의 동료들은 나에게 아무런 의심이 없었다.
보스 아미르가 대단하고 그 휘하 최상급 악마들이 강력하기는 하지만 나 혼자서 다 쓸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왕만석은 그런 동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럼 갑시다.”
“자, 잠깐만요!”
“왜요?”
“정말 괜찮나요?”
왕만석이 나를 붙잡았다.
“그렇게 걱정되면 그냥 여기 계시든지.”
“아, 아닙니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게다가 왕만석은 호기심 때문에 아미르의 탑에 올랐다가 죽을 뻔했다.
내가 혼자 15층을 쓸어버리겠다고 하니 당연히 어떻게 처리를 하는지 보고 싶을 것이다. 이건 왕만석의 본능과 다름이 없는 일이었다.
왕만석 휘하 헌터들도 마찬가지다.
“그럼 갑시다.”
우리들은 마기가 심각할 정도로 풍겨 나오는 일그러진 공간 속으로 몸을 날렸다.
15층에 도착하자 진득한 마기가 주변을 휘몰아쳤다.
이곳은 미로가 아니었다. 완전히 탁 트인 공간이었고 최상급 마족들이 득실거렸다. 그 숫자만 족히 백 마리가 넘었다.
‘S+급 코어가 백 개나 떠 있군.’
나는 그렇게 계산했다.
개중에는 준보스 몬스터도 섞여 있을 것이다.
-침입자다!
-침입자에게 죽음을!
모든 마족들이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마르엔이 기도를 하였고 강력한 보호막이 쳐졌다.
세실리아가 보조를 하였고 나머지 사람들은 주변을 잔뜩 경계하였다.
나는 천상의 목걸이의 봉인을 해제했다.
띠링!
[천상의 목걸이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일시적으로 LV.999의 버서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남은 시간: 1분.
“후아!”
카렌 대륙에서 가졌던 힘이 돌아왔다.
오늘은 한 방에 이놈들을 싹쓸이 해 보도록 할까.
스아아아아!
나는 신성력을 끌어모았다.
사방에서 엄청난 양의 신성력이 휘몰아쳤다.
봉인이 해제되면서 늘어난 것은 마력뿐만이 아니다. 신성력도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늘어났다.
“신벌!”
쿠르르르릉!
신성력으로 형성된 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콰릉! 콰르르르릉!
사방으로 천상의 번개들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마르엔은 신성력을 가득 머금고 있는 번개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몸을 떨었다.
“저것이 신의 힘…….”
퍼억! 퍼억!
-꾸에에엑!
-끄아아아악!
마족들이 몸부림을 치며 사라졌다.
보스 아미르는 집중적으로 번개에 타격을 받고 있었다. 그야말로 셀 수도 없을 정도의 타격이 들어가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마기를 풍겨 내고 있던 아미르가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캬아아아악!
괴상한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번개를 피해 다니던 아미르는 그대로 터져 죽었다.
“저럴 수가!”
탑에서 구해 낸 왕만석과 휘하 헌터들은 입을 쩍 벌린 채로 다물지 못하였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마르엔은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꿇어 엎드렸다.
“전능하신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후우. 스승님은 주님이 아니라니까…….”
양슬하는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신의 아들이 대놓고 신의 아들이라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압도적인 신성력이 이 부근을 휩쓸었다.
순식간에 악의 세력들이 멸해졌다.
후두둑! 후두두둑!
그 증거로 아이템들이 떨어졌다.
아미르가 죽자 황금빛의 아이템 두 개가 반짝였다.
“신화급 아이템…….”
“아마 저건 스승님이 가져가실 거고……. 유니크급이라면 노려볼 만하네요!”
양슬하가 그리 외쳤다.
보호막을 풀어도 될 정도로 주변이 정리되었다.
신성력이 훅 밀려들어 왔다. 이현빈은 이곳을 아예 정화시켜 버린 것이다.
천상의 목걸이가 다시 봉인되었다.
힘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지만, 예전만큼 허무하지는 않았다. 그만큼이나 내 실력이 강해졌다는 뜻이다.
그럼 파티를 즐겨 볼까.
띠링!
[SSS+급 코어를 획득하였습니다!] [마법서 대천사 소환을 획득하였습니다!]“대천사 소환이라!”
검색을 통하여 아미르가 대천사 소환법서를 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이게 떨어질 줄은 몰랐다.
차라리 액세서리가 떨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야. 대천사가 소환되어 쫓아다니면 혼자 레이드를 해도 될 테니까.’
물론 레이드는 동료들과 하게 될 테지만 대천사가 있으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였다.
오늘 레이드에서는 상당한 이득을 보았다.
게다가 레벨 업도 했다.
주변은 신성력이 가득하였다. 그 말은 곧바로 대천사 소환법서를 익힐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마법서를 태웠다.
화르르륵!
띠링!
[대천사 소환을 습득하였습니다.] [조건을 달성할 시, 대천사 소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천사 소환 조건: 신성력 2500/100000]“켁!”
나는 괴상한 신음을 내뱉고 말았다.
신성력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봉인을 해제하면 10만이 넘는 신성력을 갖게 되지만 지금으로서는 거의 신성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마저도 성당에서 신성력을 대량 흡수하였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성당에서의 신성력 흡수도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정령 친화도를 올릴 때처럼 말이다.
‘이걸 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정령 친화도는 나무를 심어서 해결을 했지만, 도대체 신성력은 어떻게 해야 올릴 수 있는 걸까.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동료들이 외쳤다.
나는 그들에게 명령에 가깝게 말했다.
“아이템부터 수거합시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니까요.”
“네!”
우리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아미르의 탑 1층 입구.
우리들은 일주일 동안의 레이드를 마치고 입구에 이르렀다.
예상대로 입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특히나 천마그룹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만석아!”
“아버지!”
왕만석은 왕만춘과 해후했다.
아들과 해후를 마친 왕만춘 회장이 달려와 내 손을 잡았다.
“고맙소!”
“별말씀을…….”
“제 아들의 목숨을 구해 주었으니 은인이오. 도대체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아닙니다. 누구라도 구해 주었을 겁니다.”
“아니오, 아니오. 은인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지.”
천마그룹의 부회장을 구했다고 해도 보답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
이미 무역을 독점하고 있는 나였다. 어떤 도움도 필요 없었다.
하지만 왕만춘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혹시 협력 관계를 구축하지 않겠소?”
“협력 관계요?”
“귀사와 말이오.”
“음…….”
천마그룹과 협력 관계라.
그게 꼭 필요할까 싶기도 하다.
“잠시만요.”
나는 곧바로 나예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설명하였는데, 실로 어마어마한 반응을 보였다.
-당연히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