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87
SSS급 재벌 헌터 087화
“빈민 구제에 저도 참여하겠습니다.”
“오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주님……이 아니라 현빈 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찬양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신 따위가 아니니까요.”
“본인을 그리 낮추시다니…….”
“끄응.”
더 이상 추기경의 말에 신경을 썼다가는 정신 이상이 올 것 같았다.
내가 성당에 나오고 여러 가지 종교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오직 신성력이 10만을 찍을 때 까지만이다.
다음 날부터 나는 바쁘게 움직였다.
회사의 이름은 대한그룹으로 바꾸었다.
그에 따라서 계열사 모두 대한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추후에 내가 후계자 경합에서 승리하고 대신그룹을 물려받으면 모두 대신그룹에 흡수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대한그룹으로 회사를 꾸려 나갈 것이었다.
겨울이 다가올 무렵에 대한그룹이 빈민 구제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표했다. 정확하게는 내가 천명한 일이었다.
대한그룹에서 나서지만, 실상은 내 명령으로 나간다는 모양새가 되어야 한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었던 것처럼 말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풍년이 든 곳에 방문하여 식량을 사들였다.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가공을 하는 한편, 아프리카 대륙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였다.
빈민을 구제하는 데 내 이름을 사용하였으니 직접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혹시 그냥 여기서 지시하기만 하면 신성력이 오르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였다. 그리된다면 모두 헛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아프리카로 내려가기 하루 전, 나는 집에서 배낭을 싸고 있었다.
아프리카로 넘어가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보름이 넘게 걸리는 대장정이 될 수도 있었다.
대륙 곳곳을 돌아다니면 한 달 이상 걸릴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해도 대천사 소환마법은 익혀야 한다.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령왕이나 대천사를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을 강화시킨다면 차후 카이너스가 지구로 쳐들어왔을 때 상당한 전력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현빈아!”
“네, 어머니.”
“밖에 마르엔 씨가 찾아왔다.”
“나갈게요.”
“그런데 웬 무리들을 이끌고 왔구나!”
“무리들이요?”
“중세시대 갑옷 같은 것을 차려 입고 말이야.”
“설마?”
교황청에는 성기사단이 있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종교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성력의 각성이 많이 이루어졌다.
승려들이나 사제들이나 신성력을 많이 각성하였다. 그 때문에 교황청에는 상당한 수의 성기사단과 사제들을 보유할 수 있었다.
나는 얼마 전에 마르엔에게 ‘노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
‘현빈 님, 성기사단 필요 없으세요?’
‘딱히 필요는 없는데요.’
‘그래도 A+급 이상으로 구성된 성기사단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되겠죠?’
‘레이드나 원정을 나갈 때 노예로 쓸 사람들이라면 필요할지도요.’
‘네!’
그때에는 해맑게 웃는 그녀의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을 해 보니 그때 마르엔은 이미 성기사단에 대해 교황청에 이야기를 해 놓은 상태 같았다. 내 말이 떨어지면 곧바로 불러들이기 위해서 말이다.
“흠. 준다는데 받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성기사단이 손발이 되어 준다면 거절할 필요는 없었다.
추후에 내가 귀찮아서 성당에 나가지 않는다면, 그리고 교황청 측에서 내가 신의 아들과는 일절 관계가 없다는 판단이 서면 다 거두어 갈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도 나에게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지금 내게 성기사단은 잡일을 할 수 있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마당으로 나오자 마르엔이 나를 발견하고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현빈 님을 뵙습니다.”
“현빈 님을 뵙습니다!”
마르엔이 선창을 하자 성기사단이 후창을 했다.
어마어마한 기합이 퍼져 나갔다.
아마 이 정도라면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가 아닐까 싶다.
“마르엔, 내일 아프리카 대륙으로 출발하는데 웬 성기사단인가요?”
“이들은 오늘 한국에 도착했어요. 현빈 님께 인사를 시켜 드리기 위해 찾아온 거예요.”
“굳이 안 오셔도 되는데.”
“부디 부려먹어 주세요.”
나는 성기사단을 일으켜 세웠다.
그중에서 상당한 신성력을 풍기는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대충 보아도 SS급 이상의 실력자다.
“교황청 소속 제1 성기사단장 미첼이라고 하옵니다.”
“아, 그래요.”
“미천한 종이 감히 존엄하신 육체를 배알하옵니다.”
“존엄까지야.”
“스스로 낮추지 않으셔도 됩니다.”
“뭘 이렇게 찾아왔어요?”
“마음껏 부려먹어 주십시오.”
“그것 참.”
자신들을 미천한 종이라고 표현하며 착각을 한다.
굳이 말릴 생각은 없었지만, 추후에 보복을 하지는 않겠지?
“제가 교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어쩔 건가요?”
“저희는 그저 성하의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굳이 노예를 자처한다면 가끔 써먹을 용의는 있습니다.”
“무한한 영광이옵니다.”
“그럼 오늘은 돌아가도록 하세요. 내일 같이 아프리카로 가도록 합시다.”
“예!”
우렁차게 대답한 성기사단은 그제야 마당을 빠져나갔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일어나서 배낭을 최종점검하고 있었다.
짐들을 무한의 공간 주머니에 넣은 후에 갈 준비를 마쳤다.
아침 식사를 하는데, 아버지가 물으셨다.
“어제는 어찌 된 일이냐?”
“성기사들이요?”
“그래. 왜 네 명령을 받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구나.”
“아마 마르엔 때문에 제가 무슨 추기경급이라도 되는 것으로 착각한 것 같습니다.”
“착각이라고?”
“예.”
“그럼 착각이라고 말을 해야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서요.”
“허어!”
“와, 완전 미친놈이네.”
작은형은 혀를 내둘렀다.
아버지가 작은형을 타일렀다.
“동생에게 그게 무슨 말이냐?”
“이번에는 좀 그러네요. 성녀까지 유혹을 해서 성기사단을 노예로 부리려고 하다니요. 저건 완전 신성모독이죠!”
“흠. 문제없는 것이냐?”
“전혀요.”
문제가 있을 리가 없었다.
저들이 알아서 착각을 하고 돕는 것이었는데 추후에 내가 종교계와 아무런 관계가 없음이 밝혀진다고 해서 피해가 오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성기사단이 빈민을 구제한다는 명분도 있었다. 실컷 부려먹는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허허허.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아버지의 말에서는 신뢰가 묻어난다.
예전에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변화다.
큰형은 더욱 경계심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고 작은형은 나를 완전 또라이로 인식하고 있었다.
형제들이 손만 잡지 않는다면 크게 상관없는 일이다.
아니, 지금 시점에서는 손을 잡는다고 해도 상관이 없으려나.
그래도 손을 잡지 않는 것이 상대하기 쉬울 것이니 작은형의 오해는 계속되었으면 했다.
삼척 정라항.
거대한 함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수많은 구호물자들이 선적되고 있었다.
거대한 기중기가 컨테이너박스를 쌓아 올린다.
함선이 꽉 찰 정도의 컨테이너가 선적되자 다음 함선이 물건을 선적하기 시작하였다.
이 물건들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갈 것이었다.
물론 내가 아프리카로 간다고 해서 한국의 빈민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용 구제물품은 따로 준비를 해 두었다.
한국을 구제하지 않고 해외부터 눈을 돌린다면 오히려 욕을 먹게 될 테니까.
선적이 되고 있을 때, 속속 동료들이 도착했다.
양슬하와 세실리아, 이한별 남매와 강소라는 어디를 가든 쫓아다녔다. 물론 이한별 남매는 강제로 끌려온 것이었지만.
“내 사랑! 보고 싶었느니라!”
세실리아가 달려왔다.
그 앞을 마르엔이 막아섰다.
“물러서라, 사탄아!”
“저리 비키거라! 그리고 내가 왜 사탄이냐? 나는 엄연히 신성력을 사용하느니라!”
“흥! 현빈 님을 유혹하니 그것이 사탄이 아니고 무엇이랴?”
“헤헤. 오늘도 활기차네요.”
양슬하가 담배를 뻑뻑 피우며 말했다.
여기에 불만 가득한 이한별 남매까지. 이걸 두고 활기차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예린도 도착했다.
“에휴. 저는 왜 불렀어요?”
나예린은 매우 피로해 보였다.
최근 그녀는 그룹을 구성하고 구조본을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어느 정도 기틀이 잡히자 그대로 빈민 구제를 위해 데려가려 하는 것이다.
그녀의 물음에 나는 간단하게 답했다.
“원활한 업무 처리라고 할까요?”
“업무 처리요?”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의 구호물자를 풀어야 할지, 그리고 그 물자들이 정말 빈민들에게 들어가는지, 수송은 어찌해야 할지 등등.”
“아아, 결국 일인가요.”
“이번에는 빈민을 구제하는 거니까 일이 아니죠.”
“뭘요? 신성력 때문에 그러시면서.”
“하하! 들켰군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그녀는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순순히 나를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선적이 끝났다.
“자자, 그럼 출발해 보도록 하죠.”
촤아! 촤아!
배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대륙까지는 대략 하루 반나절 정도면 도착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선미에 앉아서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신성력을 수련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었다.
가는 길에 마르엔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
성기사들도 신성력을 사용하니 그들에게 삥(?)을 뜯을 수도 있다.
“흠. 그러고 보니 여러 가지 방책들이 있군.”
그들에게 신성력을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겠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테니까.
내 곁으로 나예린이 다가왔다.
“뭐 하세요?”
“생각 좀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기사들을 빡세게 굴릴까 고민하고 계셨죠?”
“귀신이네요.”
“그보다 좋은 생각이 났는데 들어 보실래요?”
“좋은 생각이요?”
“아프리카로 간 김에 신사업을 펼쳐보는 것이 어떨까 싶어서요.”
“신사업이라?”
나예린의 사업적인 안목은 대단했다.
처음에 그녀를 기용하였을 때에는 그저 친숙하고, 배신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쓰다 보니 대단한 실력을 가졌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그녀를 믿고 구조본까지 맡길 정도였으니까.
신사업이라면 심상치 않은 일이 될 것이 분명했다.
“어떤 사업인가요?”
“아프리카 유전을 개발하는 것이 어떨까 해서요.”
“아프리카 유전이라고요!?”
“사실상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 이후에는 아프리카에서 유전 사업이 몰락해 버렸죠. 수출할 곳을 잃었기 때문이에요.”
“으음. 하지만 유전을 발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몬스터 웨이브 전에 상당히 채굴을 해 버려서 고갈도 많이 됐고요.”
“사장님께서는 특수한 능력이 있으시잖아요?”
“특수 능력이요?”
“정령들을 부려서 유전을 발견하게 된다면…….”
“……!”
나는 눈을 번쩍 떴다.
그러니까 나예린은 정령을 사용하여 유전을 발굴하자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정령을 사용하면 유전에서 석유를 퍼 올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즉, 탐사와 채굴이 공짜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