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9
SSS급 재벌 헌터 009화
무려 100장이 넘는 계약서였는데, 많게는 50만 평부터 시작해서 자잘하게는 수백 평의 땅을 가진 사람들까지, 모든 계약서를 모두 들고 왔다.
백상기가 말했다.
“다행히 땅 주인이 모두 판다고 하더군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땅을 매각할 찬스가 없다고 여긴 모양입니다. 정말 신기한 노릇이네요. 몇 명 정도는 팔지 않을 줄 알았거든요.”
“그렇겠죠.”
“외람되지 않는다면 고양시에 200만 평이나 되는 땅을 구입하시는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200만 평!?”
이예나는 상당히 놀라는 얼굴이다.
돈이 아무리 마빡에 튄다고 해도 폐허가 된 고양시의 땅을 매입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사업상 필요해서요.”
“아, 예.”
백상기도 이 정도면 알아들었을 거다.
그곳에 살고 있는 리치 킹과 몬스터들을 모조리 쓸어버린 다음에 부동산을 개발한다는 내용은 기밀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말해도 미쳤다고 여기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사실을 말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는 내가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음을 이해한 것이다.
스스슥!
100장이 넘었기에 다소 시간은 걸렸지만, 나는 빠르게 사인을 끝냈다.
부동산을 끼고 거래하는 것이니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싶다.
사인을 끝내자 법무사가 도착했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후에 그 자리에서 대금을 법무사에게 이체했다.
땅 주인이 100명이 넘었으니 보증인이 필요했고, 등기도 해야 한다. 내가 일일이 할 수는 없기에 법무사에게 맡긴 것이다.
30분 만에 모든 작업이 끝났다.
“등기가 나오는 데 2~3일 정도가 걸릴 겁니다.”
“그 정도면 충분해요.”
법무사와 백상기가 돌아갔다.
이제 이예나와 약속을 지켜야 할 차례다.
“갔다 올게. 한 15분이면 될 거야.”
“알겠어.”
그녀는 몸까지 배배 꼬고 있었다.
아마도 제사장의 검을 손에 넣는다는 기대 때문이겠지.
계약서는 검을 가지고 와서 쓰기로 했다. 지금 쓰면 계약서 안의 조항을 낱낱이 확인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장난질은 치지 못한다.
하지만 제사장의 검을 눈앞에 가져다 놓고 쓰면 아무래도 이예나의 마음도 흔들릴 것이다. 한시라도 아이템을 손에 쥐고 싶은 마음에 내용을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사인을 할 공산이 컸다.
잘 되면 노예 하나 얻는 거고, 아니면 할 수 없는 거지.
이예나를 커피숍에 두고 곧장 회사의 아이템 창고를 찾았다.
C랭크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아이템을 쌓아 놓은 창고에 먼저 들른 이유는 잿빛 탑에 올라갈 때에 사용할 아이템을 챙기기 위해서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천상의 목걸이가 발동되기 전에는 그냥 허접일 수밖에 없었다. 이예나가 보호를 해 줄 것이지만 그래도 한 방에 즉사되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 아이템을 잘 갖춰 입기로 한 것이다.
창고에는 수많은 아이템들이 널려 있었는데, 그중에서 체력과 힘에 특화되어 있는 아이템을 착용하기로 했다.
추가 스탯: 체력 20, 힘 25 증가.
스킬 시전 시 일정 확률로 체력 30 회복.
중급 전사가 사용하는 피 칠갑이 된 검.
상당히 재련이 잘 되어 있지만 다소 아쉬운 옵션이 흠이다.
[핏빛 전사의 투구(LV.5) C랭크]추가 스탯: 체력 15, 힘 20 증가.
스킬 시전 시 일정 확률로 체력 30 회복.
중급 전사가 사용하는 피 칠갑이 된 투구.
미스릴을 약간 섞어 튼튼한 투구다.
…….
핏빛 전사 세트는 피 회복이 붙어 있었다.
여기에 세트 효과가 끝내 주는 것이 흡혈 기능이다.
[세트 아이템 추가 옵션: 공격 적중 시 HP.1% 획득]정말 대단하다.
이걸 C랭크의 아이템이라 말할 수 있을까.
피흡 1%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칼질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하기 마련이고 기술 중에서는 다단베기와 같은 다단히트도 충분히 많았다. 그러니 사기템이라 할 수밖에.
확률적이기는 하지만 나는 아이템의 능력을 흡수할 수 있다.
능력을 흡수할 수 있는 확률은 랭크에 따라서 유동적이다. 낮은 랭크의 아이템은 흡수율이 높았고, 랭크가 높아질수록 흡수율이 떨어진다.
아마 초급 마법사 세트는 랭크가 낮았기에 거의 대부분의 기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틀 동안 열렙을 한 덕분에 초급 마법사의 세트는 더 이상 ‘초급’이 아니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핏빛 전사의 세트에 초급 마법사 세트를 흡수시켰다.
띠링!
[아이템 스탯 흡수에 성공했습니다!] [아이템 옵션 흡수에 성공했습니다!]다행히도 모든 스탯과 옵션을 흡수했다.
이것도 확률적으로는 실패할 수도 있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나는 아이템을 살펴보았다.
[핏빛 전사의 검(LV.15) C랭크]추가 스탯: 체력 45, 힘 55, 민첩 21, 지혜 85, 정신 105 증가.
스킬 시전 시 일정 확률로 체력 40 회복.
스킬 시전 시 일정 확률로 마나 80 회복.
중급 전사가 사용하는 피 칠갑이 된 검.
상당히 재련이 잘 되어 있지만 다소 아쉬운 옵션이 흠이다.
[핏빛 전사의 투구(LV.5) C랭크]추가 스탯: 체력 35, 힘 45, 민첩 15, 지혜 60, 정신 85 증가.
스킬 시전 시 일정 확률로 체력 40 회복.
스킬 시전 시 일정 확률로 마나 80 회복.
중급 전사가 사용하는 피 칠갑이 된 투구.
미스릴을 약간 섞어 튼튼한 투구다.
…….
역시 사기적인 기능이다.
이런 식으로 유니크템의 기능들을 확률적으로 흡수하다 보면 언젠가는 템발만으로도 고위 마족을 사냥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이번에는 세트 효과도 흡수되었다.
[세트 아이템 추가 옵션: 공격 적중 시 HP.1% 획득] [세트 아이템 추가 옵션: 비전투 시 초당 마나 10 회복]이 정도면 8층에서도 몬스터의 공격 몇 번 정도는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무리 지금 템이 좋아도 저렙은 저렙이었고 아이템의 랭크도 낮다. 지금 기준에서 좋다는 거지 전체적인 기준에서 보자면 한참이나 미달이다.
그럼 아이템 옵션들이 적용된 상태 창을 열어 볼까.
***
상태 창
이현빈 LV.3
HP.50(+2050)/MP.150(+2300)
[스탯: 힘 4(+185), 체력 5(+205), 민첩 4(+85), 지혜 9(+215), 정신 15(+230).]공격 적중 시 HP.1% 획득.
비전투 시 초당 마나 10 회복.
예전의 기준에서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이 정도면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템을 제외한 수치는 역시나 F랭크로, 헌터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였지만 아이템을 착용하자 단숨에 C+급 헌터 정도는 되어 보인다.
역시나 템발이라는 것은 무시하지 못하는구나.
C급 창고에서 나와 B급 창고로 향했다.
여기도 이래저래 보안 절차가 까다로웠지만, 나는 B급 창고까지는 접근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카드만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홍채 인식도 함께해야 한다.
창고 안으로 들어가 나는 얼른 제사장의 검을 천에 둘둘 말아 등에 멨다. 무엇 때문에 이예나가 그토록 이 검을 갈구하는지는 나가서 옵션을 감정해 보아야 알 것 같다.
그대로 회사를 뜨려 하는데 작은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
나는 작은형을 바라보았다.
이 인간이 도대체 나를 왜 불러 세운 걸까? 기껏해야 C급 장비를 입고 있는 것뿐인데.
그 순간, 아차 싶었다.
F랭크의 헌터라면 아이템 착용 페널티 때문에 간신히 E랭크의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너, 어떻게 C랭크의 장비를 입고 있냐?”
“음……. 그건.”
그냥 무시를 해도 좋지 않을까.
작은형과의 관계는 예전부터 그리 좋지 않았다.
그래도 큰형과는 나이 차이가 8살이나 나서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이 되었었지만, 작은형은 아니다.
2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기에 어려서부터 투닥거리기 일쑤였다.
무시를 해도 좋을 것이지만, 이대로라면 분명히 아버지의 귀에도 들어갈 것이고 여러모로 귀찮아지지 않을까 싶다.
결국 나는 궁색한 변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랭크가 올랐거든.”
“뭐라고!? 랭크가 올라? 랭크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작은형은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마나 스캔을 받아 보았을 때에는 일반인보다 조금 뛰어난 수준인 F-에 랭크되었다. C급의 장비를 입고 있었으니 최소한 D랭크는 되어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 빠른 랭크 업을 할 수 있는 헌터는 없었다.
“그냥 두 단계 낮은 랭크 아이템도 입을 수 있더라고.”
“정말이냐? 그렇다고 해도 E랭크라니…….”
원래 F랭크라는 용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를 스캔했던 유한철 박사도 마땅히 랭크를 따질 수 없었기에 F-랭크라고 정의했을 뿐이다.
E랭크라면 최하급 헌터로서 첫발을 내디뎠다는 뜻이었다. 무엇보다 작은형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D랭크인데 뻥치는 것 아니냐?”
“볼일 없으면 갈게.”
나는 작은형을 그냥 지나쳤다.
어차피 작은형은 나를 불러 세우지 않을 거다. 지금까지 무시를 해 왔던 세월만 해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작은형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사라졌다.
“십년감수했네.”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도 E랭크 정도라면 상관이 없겠지. 그런데 도대체 두 단계 높은 장비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변명을 하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머리가 복잡한 것은 질색이다.
이제 제사장의 검을 넘겨주고 이예나를 노예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만들어야겠다.
이현석은 막내가 C급 장비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헌터마다 부여받는 능력이 다른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막내는 두 랭크가 높은 장비를 착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은 걸까.
“그렇다고 해도 페널티가 심할 텐데.”
달칵!
이현석은 아버지의 집무실을 찾았다.
막내가 회사를 받게 된다면 형제들 모두 경합에 들어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왔느냐?”
“현빈이 녀석의 건설사 분리 건은 어떻게 되었나요?”
“아직 진행 중에 있다. 아무래도 건설사가 우리 그룹에서 가장 부실한 회사이다 보니 경합에 페널티가 있을 거라는 것이 이사진의 의견이다.”
“현빈이 녀석이 원한 거잖아요?”
“그래도 공정성이 있어야지. 페널티를 완화할 수 있는 조건을 찾는 중이다.”
“……그렇군요.”
“그 이야기를 하러 온 거냐?”
“제가 받을 회사가 어떤 기업인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보다는 오늘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상한 장면이라니?”
“현빈이가 C랭크 장비를 입고 있던데요?”
“뭐라고!?”
아버지는 예상대로 벌떡 일어나서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아마 의심이 될 거다. 얼마 전에 막내 녀석은 F-랭크를 받았고 헌터로서의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세 가지 직업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나왔다. 랭크 업을 하였다면 차후 대단한 괴물이 탄생할 수도 있었다.
“그 사이에 D랭크가 되었다고?”
“그 녀석 말로는 E랭크인데 C랭크 장비를 입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 특별한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죠.”
“그건 뭐 페널티가 있어서 크게 도움을 못 받을 게다. 아마 뻐기고 싶어서 C랭크 장비를 입은 거겠지. 그렇다고 쳐도 E랭크가 되었다니.”
“워낙에 허접한 능력이었으니 빨리 랭크 업이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음. 그럴지도.”
아버지는 자리에 앉았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놈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지만,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괜한 기대였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