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91
SSS급 재벌 헌터 091화
다음 마을로 향하는 길이다.
미네르바가 중간에 들러 두 번째 유전이 발견되었다고 알려 왔다.
“정말이냐?”
-네, 주인님. 이번에는 항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럼 아까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해.”
-그리하겠사옵니다.
미네르바는 그렇게 외친 후에 사라졌다.
양슬하가 외쳤다.
“이햐, 스승님! 이러다가 정말 떼부자 되시겠어요!”
“이 정도는 기본이지.”
“남아공을 들었다 놨다 하시겠어요.”
“남아공만?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이니라.”
세실리아의 말이었다.
저 멀리 마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몇 군데의 마을만 가면 된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마을로 들어서려 하였다.
타다다다!
하지만 그때, 헬기가 날아오더니 험비의 앞을 가로막았다.
우리들은 의아한 듯이 헬기를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티바렌 대통령이 내렸다.
“이현빈 중장님!”
“왜 그러시나요?”
티바렌은 헐레벌떡 달려왔다.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터졌음을 직감하였다. 설마 남아공에 보스 몬스터라도 나타난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티바렌의 말은 의외였다.
“크, 큰일입니다!”
“무슨 일이신지…….”
“앙골라에 거대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거대한 균열이요?”
“그곳에서 막대한 힘이 흘러나온다고 하는 것을 보면…….”
“……!”
나는 눈을 부릅떴다.
공간에 균열이 갔다는 것. 그건 한 가지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설마, 카이너스 이 새끼가…….”
제50장 공간의 균열
타다다다!
우리들은 곧바로 모든 활동을 접고 앙골라로 향했다.
일행들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초조해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헬기는 남아공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앙골라는 나미비아 북쪽에 위치한 국가다.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분위기가 너무 딱딱해지자 양슬하가 균열에 대해 물었다.
“스승님, 균열이 뭔데 그렇게 긴장해요?”
“차원의 틈일 공산이 크지.”
“차원의 틈이요? 차원의 틈이 벌어지면 어떻게 되는데요?”
“2차 몬스터 웨이브. 그리고 등급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괴물이 온다.”
“……!”
나는 확신을 하며 말했다.
카이너스를 등급 따위로 평가할 수 없다. 지구에 떨어졌다 하면 전 세계가 멸망할 것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 양슬하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등급을 측정할 수 없다고요? 루시퍼보다 강해요?”
“루시퍼? 후후. 루시퍼 따위는 손가락으로 눌러 죽일 수 있는 놈이지.”
“봤어요?”
“보기만 했겠냐?”
“그렇다면 스승님도 차원을 넘어 보셨다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세계 최강이라 자부하는 내가 이렇게까지 두려워할 지경이었으니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걱정하는 것은 단순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미지의 적이라면 차라리 나았다. 갑자기 마왕이 쳐들어왔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걱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왕년의 내 실력이라면 마왕도 상대할 수 있었다.
카이너스는 모든 상식을 뛰어넘은 놈이었다.
아무리 걱정을 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았다.
타다다다!
몇 번의 보급을 받고 한참을 날아 앙골라에 도착했다.
사막 한복판에 거대한 균열이 가 있다.
마치 유리에 금이 가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그곳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우웅! 우웅! 우웅!
어떻게 보면 음산해 보이기까지 한다.
실로 엄청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균열의 크기는 거의 300미터에 육박하였다. 이건 누군가가 차원을 찢어 버리려 하는 것이었다.
‘익숙한 마나다.’
나는 마나의 본질을 알아보았다.
지구가 카이너스의 놀이터로 변모하면서 마나의 양이 대폭 증가한 것임은 틀림없다. 진득한 마나가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카렌 대륙의 마나만큼 밀도가 높지는 않았다.
차원의 틈에서는 엄청난 밀도를 가진 마나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이건 카이너스가 동면에서 깨어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단순히 동면에서 깨어난 것이 아니었다.
놈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여기서도 선명하게 그려진다.
만약 카이너스가 눈이 뒤집혀 복수를 하려 했다면 지금쯤 넘어와서 지구를 멸망시켰어야 한다. 하지만 놈은 그리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천천히 즐기려고 하는 거다. 마치 게임처럼 자신의 군대를 동원하여 지구를 정복하려는 것이다.’
소름이 돋았다.
원래 카이너스가 그런 놈이었다. 나를 지구에서부터 잡아와 천 년 동안 굴리면서 즐거워했던 것을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
단순히 자신의 재미를 위하여 전 차원을 휘두르는 놈이었다. 마치 개미들이 싸우는 것을 보면서 즐기듯이 말이다.
“……놈이 온다.”
“언제쯤이요?”
“그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곧 있으면 2차 웨이브가 터진다. 지구가 초토화될 즈음에 본체가 넘어오겠지.”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할 짓이 없어서 이렇게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알기에 동료들도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
카이너스가 군대를 동원하여 먼저 즐기려 한다는 것은 내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본체가 먼저 넘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균열을 최대한 틀어막는다.”
“그게 가능해요?”
“이곳에 막사를 친다. 그리고 해결책을 강구해 보아야겠지.”
곧바로 간이 막사가 이 근처에 쳐졌다.
막사 안.
휘이이잉!
차원의 틈에서 나오는 바람이 여기까지 들어오려 했다.
이미 이 주변은 모래폭풍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마르엔이 있다. 모래폭풍 따위는 막사를 날려 버릴 수 없었다.
이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심각하다.
나는 카이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고 누구도 그것을 거짓말이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굳게 믿고 있었다.
세실리아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세상이 멸망할 수도 있겠구나.”
“세상만 멸망하면 다행이지. 이곳 차원이 아예 쑥대밭으로 변할 수도 있어.”
“그런 막강한 힘을 가진 자가 있었다니…….”
“신이 존재한다면 신조차 때려죽일 놈이지.”
“신을 죽인다니…….”
마르엔은 몸을 떨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내가 신이다. 그런 내 두려워하고 있으니 그녀 역시 당연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방책은 있다.”
“어떤 방책?”
“일단 차원의 틈을 막아 시간을 번다. 그리고 몬스터 2차 웨이브를 준비하는 거지.”
“차원의 틈을 어떻게 막으려는데?”
“대천사를 소환하겠다.”
“대천사 소환!”
“대천사와 정령왕이라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 줄 수 있겠지.”
나는 그렇게 믿었다.
안 된다면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 보아야 하는 일이었다.
마르엔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빈 님, 제가 현빈 님을 보좌하겠어요!”
“저희들을 써 주십시오!”
마르엔이 한쪽 무릎을 꿇었고, 성기사단도 무릎을 꿇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들이 큰 전력이 된다. 신성력만 쌓고 나면 버릴 패라고 생각했었는데 교황청 자체가 큰 힘이 되어 줄 것이었다.
2차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면 아마도 전 세계는 쑥대밭이 될 것이다. 헌터 하나의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었다.
어쨌든 지금부터는 준비를 해야 한다.
“첫 번째로 병자들을 불러 모으도록 하자.”
“병자들을?”
“대천사를 소환하려면.”
“아아.”
동료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
마르엔에게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나는 신성력을 모아 대천사를 소환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려면 병자들을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마르엔은 다른 의미로 생각했다.
“인간들을 규합하기 위해서는 신의 힘을 보여 줄 필요가 있겠죠. 적극적으로 병자들을 모으겠어요.”
“그리 대단한 이유는 아니지만.”
“맡겨만 주세요!”
마르엔의 대단한 착각.
굳이 그 착각을 깰 필요가 있을까 싶다.
2차 웨이브가 터지면 반드시 마르엔의 손이 필요할 것이다.
남아공으로 병자들이 모이고 있었다.
마르엔은 공식적으로 아프리카의 병자들을 모두 모으라고 발표하였다. 그리하여 한꺼번에 치유의 은총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남아공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내려왔다.
남아공의 헬기가 모조리 동원되었다. 그것도 모자라 아프리카의 대부분 헬기들이 병자들을 수송하는 데 동원이 되었다.
타다다다다!
임시 헬기장으로 헬기가 내렸다.
헬기 안에서는 여러 종류의 병자들이 내리고 있었다.
암 환자와 피부병 환자, 다리를 저는 환자들까지, 셀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이미 그 숫자가 천 명이 넘었다.
나는 약간 높은 언덕에서 병자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양슬하가 다가온다.
“스승님,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요?”
“아니, 조금 더. 조금 더 모아야 해.”
“그럼 하루는 더 있어야겠네요.”
“그렇지.”
나는 얼굴을 굳혔다.
“스승님, 제가 도울 일은 없어요? 지구가 망한다면 다 같이 죽는 건데 저도 도왔으면 해요.”
“너는 강해지면 된다. 더 강해져서 내 오른팔이 되어야 해.”
“노력할게요.”
“우리, 함께 살아남자.”
“네!”
아직 시기는 모른다.
균열이 벌어지기 시작했지만, 카이너스가 쳐들어오는 시기가 내일이 될지, 언제가 될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는 아무리 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이소희 기자는 이번에 한국에서 구호물자를 싣고 온 이현빈을 쫓아 남아공까지 왔다.
그녀의 원래 목적은 구호사업을 취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현빈의 정체를 밝혀내려는 것이었다.
이미 전 세계에 이현빈에 대한 소문이 기정사실처럼 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증거가 없었다.
양슬하가 SSS+급 헌터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은 그녀를 뒤에서 조종하는 사람이 이현빈이라고 소문이 나 있었다. 어디까지나 후계자 경합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전 세계를 속이는 것이라고 말이다.
미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이현빈이 SSS+급 헌터라고들 말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그의 정체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 이슈를 파기 위해 열심히 이현빈을 쫓아다녔다.
그러다가 이현빈은 급하게 앙골라로 향했다. 물론 그가 데려온 일행들과 함께 갔고 이소희는 남아공에서 대기를 해야만 했다.
그러던 중에 성녀 마르엔이 발표를 했다.
이소희는 그분이 누구인지 대충 짐작을 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교황청에서 이미 신의 지시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세상에 신의 아들이 육신을 입고 강림하였으며 그가 바로 이현빈이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현빈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행한 기적들, 그리고 대천사를 소환하여 루시퍼를 물리쳤던 일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