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94
SSS급 재벌 헌터 094화
회사에 들렀다가 곧바로 청와대로 향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청와대를 집을 드나들 듯하였지만 누구도 막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오면 모두가 정중하게 대접을 했다.
대통령 집무실에 이르렀다.
이한진은 이제 나를 만나는 것이 조금 두렵다는 표정이었다.
“이번에는 무슨 말씀을 하실지.”
얼마 전에 한국은 물론 지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보다 무서운 이야기가 있을까 싶었다.
내 요구는 간단했다.
“세계 정상회담을 개최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요?”
“화상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화상을 통하여 회의를 하고자 하시는군요.”
“네.”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지시하는 일이었다. 이제는 이한진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곧 있으면 2차 웨이브가 터진다는 것.
아마 막기가 힘들 것이다. 막는다고 해도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 틀림없었다. 카이너스는 그 광경을 카렌대륙에서 보면서 즐길 것이다.
물론 그걸 잔인하다고 말할 이유는 없다. 인간들도 개미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며 즐기니까. 그런 심리일 것이다.
이한진은 비서들을 불러 지시를 내렸다.
앞으로 30분 안에 화상회의가 준비된다고 한다.
“그나저나 이 중장님.”
“말씀하세요.”
“TV 보셨습니까?”
“어떤 내용 때문에요?”
“이 중장님이 신이라는…….”
“근거 없는 소리입니다.”
“그렇지요?”
“저는 신성력을 사용하지만 마나와 마기도 사용합니다. 그런데 제가 신이라니요?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이번에 남아공에서의 일은요?”
“그거야 대천사 소환마법서를 습득하는 바람에 수련 삼아 한 일입니다. 나무를 심은 것과 같죠.”
“아아!”
이한진은 맹목적으로 종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성적이었다.
그는 내 말을 이해했다.
“허허허! 그렇군요. 그렇게 된 것이었군요.”
“기왕이면 반박 기사를 내 주세요.”
“알겠습니다.”
똑똑!
비서실장이 들어왔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화상회의 준비되었습니다.”
청와대의 한 회의실.
이곳 회의실에는 모니터들이 놓여 있었다. 모니터는 좌우로 움직였고 마치 사람의 머리처럼 보였다.
그곳에 각국의 정상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나는 그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분명히 카이너스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보여 달라고 말을 할 텐데.’
굳이 회의를 해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었다.
증거를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메모리 미러 이미지’라는 마법이 있다. 이건 기억 속의 장면을 이미지로 보여 주는 마법이다.
이 자체로도 대단한 마법이었지만, 나는 무려 영혼에 각인되어 있는 기억을 보여 주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단한 고위 마법서가 필요했다.
일단 지금은 그 마법이 없다.
‘추후에 보여 준다고 하는 수밖에 없나.’
조금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카이너스가 보낼 몬스터가 곧 쳐들어올 예정이었는데 그걸 믿게 하기 위해 동분서주를 해야 한다니.
이러다가는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었다.
나 혼자 싸우는 것보다는 인류가 하나가 되어 싸우는 편이 낫다.
비서실장이 나를 불렀다.
“이 중장님, 준비 끝났다고 합니다.”
“그럼 회의 시작하도록 하죠.”
각국의 정상들이 모니터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은 사정상 한자리에 모이기가 힘드니 이렇게라도 회의를 해야 한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현빈입니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허허! 세계 최강의 존재가 주재하는 회의입니다. 당연히 나와야지요.
-게다가 2차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곧 터집니다. 그 조짐이 앙골라에 나타났습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선은 WN에 가입하십시오. 기축통화를 받아들이시고 저를 지원해 주십시오. 그래야만 살 수 있습니다.”
-만약 세계 지배를 위한 작업이라면요?
-…….
웅성웅성!
일본 총리에 의해 주변이 술렁거렸다.
그러니까 내가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쇼이고 차원의 균열도 일부러 만들었다는 뜻이었다.
한국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럼 일본은 가입하지 마세요.”
-……!
“한 비서님, 일본 측 연결 끊으세요.”
“알겠습니다.”
일본 측 모니터가 꺼졌다.
이미 한 번 나에게 당한 적이 있는 일본이었다. 그 때문에 더욱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얼마 전에 100조 원이나 뜯겼으니 그럴 만도 하다.
“또 탈퇴하실 분이나 가입을 원치 않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냥 끄겠습니다. 이건 경고가 아닙니다. 투닥거릴 시간이 없어서입니다.”
-만약 여기서 소외되면…….
“협약에 의해 나라가 망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이건 엄청난 협박이었다.
이미 나는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었다. 그것도 일반적인 항공모함이 아니라 모두 마법으로 개조가 되어 있었다.
나에게 소외가 되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
러시아 대통령이 말했다.
-그래도 최소한의 증거는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최소한의 증거는 있어야 하죠.”
-어떤 증거를 보여 주실 생각입니까?
“제 기억의 이미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마법서가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1개월 내에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개월이라…….
“한 달이면 충분합니다. 기다리겠습니까?”
-증거를 본 후에 가입해도 될까요?
“좋습니다. 다만 임시로는 가입해야 할 겁니다.”
-그리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가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기야, 이런 식으로 협박을 당했으니 그들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럼 이만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오늘 많은 일이 있었다.
회사와 청와대를 동분서주하는 바람에 창밖에는 이미 황혼이 지고 있었다.
대통령과 나는 잠시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한진의 얼굴은 시종일관 심각했다. 무려 세계 멸망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이었다. 단순한 몬스터 웨이브와는 차원이 달랐다.
“정말 옵니까?”
“옵니다.”
“단순히 한국을 강대국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로군요.”
“생존의 문제였죠.”
“예전부터 알고 계셨군요?”
“네.”
나는 부정하지 않았다.
여기서 부정을 한다고 달라지는 일도 없었다. 차라리 쿨하게 인정을 하는 편이 좋았다.
나는 이한진에게 부탁을 했다.
“저를 믿어 주셔야 합니다.”
“저는 당연히 귀하를 믿습니다.”
“그럼 됐습니다. 앞으로 협력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후우. 협력보다는 아예 지구연합으로 묶어야 한다고 봅니다. 강제로라도요. 그리하여 국가를 없애 버리고 총통으로 귀하가 임명되어야 합니다.”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인류가 멸망을 하면 다 소용 없는 일이죠. 권력이란 말입니다.”
“부작용이 클 겁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라고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지구연합을 만들고 절대 권력을 휘두르려 한다면 반드시 전 세계에서 반발이 일어날 것이었다.
반발은 곧 전쟁을 의미한다.
지금은 몬스터 웨이브를 막는 데만 신경을 써도 부족할 판이었다. 그런데 인류끼리 전쟁을 한다면 그건 곧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다.
각국을 협박할 필요는 있지만 파멸로 몰고 갈 생각은 없다.
“갑갑한 일이로군요.”
“어쩔 수 없지요.”
커피는 모두 비워졌다.
나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큰일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지만, 그래도 쉴 때는 쉬어 주어야 한다. 지난 며칠 동안은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이만 가 보겠습니다.”
“저 나름대로 대비를 하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감사하고요.”
내가 막 청와대를 나서려 할 때, 비서실장이 급하게 달려왔다.
“중장님! 러시아에서 항공모함 두 척을 팔겠다고 합니다!”
제52장 영국의 균열
“러시아에서요?”
“예! 그 대신 잘 부탁한다고…….”
“하하하하!”
나는 크게 웃었다.
그러니까, 미국에 이어 군사강국으로 꼽히던 러시아가 머리를 숙인 것이었다. 그럴 만도 했지만, 이렇게 알아서 머리를 숙여 주니 이 또한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나 대통령은 쾌재까지 불렀다.
“전 세계가 이 중장에게 허리를 굽히고 있군요.”
“그만큼 대통령님께서 노력을 해 주신 덕분이기도 합니다.”
“과찬이십니다.”
우리들은 돌아가면서 얼굴에 금칠을 했다.
지금 한국에서는 항공모함 세 척이 진수되었다. 항공모함뿐만이 아니라 구축함들도 함께 진수되었으니 전 세계에서는 세 개의 함대가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그중 제1 함대는 한국의 해상을 방어했다.
“곧 간다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비서실장이 나가자 대통령이 물었다.
“러시아에 가시게요?”
“가야지요. 어차피 러시아에 가 볼 생각이었습니다.”
“설마…….”
“맞습니다.”
대통령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러시아에 가려는 이유는 바로 미지의 탑에 오르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각 도시에는 랜드마크처럼 탑들이 하나씩 들어섰다. 탑에도 등급이 있었는데,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탑을 SSS+에 랭크했다.
하지만 등급조차 매겨지지 않은 곳들이 존재하였는데, 헌터들은 그런 탑들을 두고 ‘미지의 탑’이라고 불렀다.
미지의 탑에는 등급이 없다.
누구도 공략에 성공한 적이 없었으며 아예 각국에서는 금역으로까지 지정을 해 버린 곳이 바로 미지의 탑이었다.
한국에는 다행히도 미지의 탑이 존재하지 않았는데, 러시아는 예외였다.
모스크바 남쪽에 위치한 미지의 탑.
정부에서는 아예 성벽을 쌓아 탑을 격리했다. 그곳에서 악령들이 활동한다는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길 가신다고요?”
“네. 필요한 것이 있어서요.”
그날 밤.
다시 일행들이 소집되었다.
항상 넉넉하게 사례를 하지만 그때마다 현재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인상을 쓰는 이한별 남매, 언제나 내 편인 세실리아와 양슬하 그리고 노예인 이예나, 여기에 강소라 중령까지 함께하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마르엔과 성기사단이 일행으로 늘었지만, 모든 성기사단이 올 수가 없어 단장 미첼만 참석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가로운 커피숍에 모두가 둘러앉았다.
양슬하는 담배 연기를 이한결에게 뿜었다.
“후욱.”
“크윽. 이게 무슨 짓이냐?”
“인상 안 펴? 확 눈깔 파 버린다?”
“이 꼬맹이가 진짜!”
“한번 해 보자고?”
“그만해라.”
내 한마디에 그들은 자리에 앉았다.
이런 분위기는 하루 이틀 일도 아니다.
세실리아가 내게 물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소집을 다한 것이냐? 벌써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구나.”
“미지의 탑에 가겠다.”
“미지의 탑이라고!?”
커피를 마시던 일행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럴 만도 할 것이다. 미지의 탑이라면 말 그대로 누구도 공략에 성공을 한 적이 없는 탑이니까.
아무런 정보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일행들은 좀 놀랐지만, 그래도 공략이 불가능하다고는 보지 않았다. 이 전력으로 공략을 할 수 없다면 이 세상의 누구도 공략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