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97
SSS급 재벌 헌터 097화
“돌아가십시오.”
“이 한 목숨을 바치겠나이다.”
“너무 고령입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새 육신을 얻었습니다. 날아다닐 수도 있을 만한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쉽게 죽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리고 말 편하게 하세요. 제가 몇 살이 어린데…….”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는 신의 아들이 아닙니다. 확실히 말했습니다.”
“예.”
말은 알았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포기를 하고 돌아갈까.
“돌아가시죠?”
“그럴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쓸데없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을 때, 마르엔이 나섰다.
“당신이 신의 아들이건 아니건 수많은 병자들을 낫게 하고 대천사를 소환한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죠?”
“그건 부정하지 않도록 하죠.”
“최소한 신의 사자 정도는 된다고 봅니다. 그렇게 이해를 하겠어요.”
“후우. 마음대로 착각을 하시네요. 어쨌든 고령의 노인은 동반할 수 없습니다.”
“그럼 시험이라도 해 보시는 것이 어떤가요?”
“시험을 해 보자고요?”
“네.”
나는 교황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80대 고령이라고 하지만 얼굴만 보면 50대 후반을 방불케 한다. 거기에 온몸이 근육으로 덮여 있었다.
과연 노인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육체다.
하지만 버틸 수 있을까?
“좋습니다. 동료들의 공격을 버텨 낸다면 함께하도록 하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쳇. 그러지 말라니까.”
“예.”
앞으로 골치가 좀 아플 것 같았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곧바로 러시아로 갈 준비를 했다.
러시아로 향한다는 것은 미지의 탑을 정복하겠다는 뜻이었다. 물론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항공모함에 대한 이야기도 마무리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교황을 우리 팀에 기용을 해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일이다.
철저하게 실력이 검증되어야 한다. 그리고 체력도 검증해야 했다. 미지의 탑에 들어가면 며칠 동안 강행군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적한 공터로 레이드 팀이 모두 모였다.
교황과 성기사단, 마르엔은 먼저 도착해 있었다. 그 뒤에 나를 비롯한 기존의 인원들이 도착했다.
양슬하가 교황을 보더니 한마디 했다.
“웬 노인네예요?”
“내가 말했잖냐. 노인이라고.”
“저 노인네가 교황이라고요?”
“그래.”
“저래서 닭 모가지나 비틀는지 모르겠네요.”
양슬하는 이 와중에도 담배를 물고 있었다.
이건 우리들에게는 익숙한 모습이다. 교황 역시 양슬하의 행동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한결은 교황의 모습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진짜 교황이네. 우리가 때리면 죽는 것 아닙니까?”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강소라의 말이었다.
그녀는 교황이 레이드를 한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다.
교황이 그에 답했다.
“제 정체가 알려지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그저 함께하고 싶을 따름이니 신분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그럼 됐지만요.”
여기서 실력이 확인되면 다 함께 러시아로 향하는 것이다.
시간이 별로 없었으니 오늘 저녁이라도 당장 출발을 해야 한다. 그리고 최대 속력으로 바다를 가로지를 것이다.
양슬하가 침을 탁 뱉더니 장갑을 꼈다.
“노인이라고 해도 봐주지 않아.”
“허허허! 부디 그래 주시길.”
나를 제외한 모든 인원들이 교황의 앞에 선다.
일단 전방의 방어를 보는 것이었다.
교황은 방패를 들고 섰다.
내가 명령을 내렸다.
“총공격!”
“아무거나 써도 된다는 거죠?”
“최대 출력으로!”
나는 대천사를 이곳으로 소환하여 주변에 방어막을 치게 하였다.
곧 화려한 마법이 허공을 뒤덮었다.
콰과과과과광!
콰르르릉!
수백 발의 화염구와 낙뢰, 물리적인 공격이 이어진다.
땅거죽이 뒤집히고 대기가 비명을 지르며 찢겨 나갔다.
귀가 멀어 버릴 정도의 폭음이 울려 퍼진다.
‘이러다 죽는 것 아니야?’
손속을 두지 말라고 한 것은 나였지만 실로 어마어마한 충격이 퍼져 나갔다. 그냥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내가 모았지만 하나같이 괴물들이다.
한동안 공격이 이어지다가 주변이 방어막 안이 완전히 초토화될 즈음에 공격이 멈추었다.
방어막이 풀리자 먼지가 퍼져 나간다.
스스스슷!
먼지가 모두 걷혔다.
***
방패를 전방에 두고 버티고 있는 노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에서 탄성이 터졌다.
“와아!”
“저럴 수가.”
나 역시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요한 6세는 탱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SSS급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모든 공격을 막아 낸 것이다.
짝짝짝짝!
주변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나 역시 박수를 쳤다.
교황은 방패를 내렸다.
“시험은 통과한 것입니까?”
“통과입니다.”
“와아!”
우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나이가 살짝 걸리기는 했지만 상관없지 않을까 싶다. 또한 교황 역시 자신의 정체는 밝히지 않는다고 했으니 구설수에 휘말릴 이유도 없었다.
“항상 투구를 써서 정체를 가리도록 하세요.”
“명을 받들겠습니다.”
“굳이 명령은 아닌데…….”
“…….”
교황의 표정은 굳건했다.
아무래도 빠른 시일 안에 내가 종교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들에게 알려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악마라도 소환을 해야 믿으려나.
“그럼 출발하도록 합시다.”
시험을 진행하느라 이미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지금은 한시라도 시간을 아껴야 한다.
우리들이 미지의 탑을 레이드 하겠다는 소문이 벌써 퍼졌다.
삼척 정라항에는 역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는 교황까지 추가 되었으니 언론에 노출되어 발표를 하는 횟수도 줄어야 할 것 같다.
웅성웅성!
일체의 인터뷰를 거부하였지만 그 사이를 뚫고 이소희 기자가 외쳤다.
“그쪽에 있는 기사는 SSS급 탱커인가요!?”
모두가 궁금해하는 일이었다.
그 정도는 말을 해 두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네, 맞습니다.”
웅성웅성!
“SSS급 탱커라니!”
“정말로 존재했구나.”
오늘의 일은 바로 대서특필이 될 것이다.
그 밖에도 수도 없이 많은 질문이 쏟아졌지만 나는 깔끔하게 무시를 했다.
SSS급 탱커가 출현을 하였다는 사실보다 교황이 레이드에 참여한다는 것이 더욱 큰 이슈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가뜩이나 내 정체가 신의 아들이다, 그렇지 않다는 공방이 치열한데 교황까지 합세한다면 그런 의혹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된다.
그건 사양이었다.
촤아! 촤아!
무역선은 빠르게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전방에서는 여전히 펑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마법포가 가로막는 몬스터를 박살내는 소리였다.
보스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무역선이 잘못될 일은 없다.
내가 갑판에 오르자 일행들이 하나둘 모여 들었다.
어느덧 모든 일행들이 모이게 되었다. 성기사들까지 말이다.
양슬하가 궁금증을 드러냈다.
“스승님, 러시아 미지의 탑에는 마왕이 있다고요?”
“그래.”
“그럼 탑 내부는 어떻게 생겼나요?”
그녀가 이렇게 질문을 하는 이유는 내가 정령왕으로 정찰을 해 보았다고 말을 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는 양슬하의 말이 맞기는 했다.
“지옥이지.”
“지옥이라고요?”
“지옥을 형상화하여 만든 곳이라고 할까. 몬스터 역시 다른 탑에 비하면 강하고 말이야. 육체보다는 정신이 힘들걸?”
“도대체 어떻기에……?”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끊임없이 펼쳐진다고 할까?”
양슬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럼 다 쓸어버리면 되죠!”
“그래. 다 쓸면 돼.”
나는 양슬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가 내게 파고들었다. 항상 강한 척을 하는 양슬하였는데, 희한한 일이다. 의외로 그런 공포에 약한 걸까.
“저를 지켜 주실 거죠?”
“그럼, 당연하지.”
“내 사랑은 나를 지켜야 하느니라.”
“험험. 제가 위험에 빠진다면 저도 부탁드립니다.”
그 모습을 본 교황이 웃었다.
“허허허! 우리들은 모두 그분의 어린양일 뿐입니다.”
“험험. 우리는 격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만들 하세요.”
“네!”
괜히 갑판에 나왔나 싶었다.
아직 러시아에 도착을 하려면 반나절 정도는 걸릴 것이니 잠이라도 자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동해, 오호츠크해, 베링해, 람테프해를 거쳐 카라해로 들어왔다. 나란마르 항구를 통하여 입국하여 헬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향한다.
타다다다!
러시아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대지.
마을도 간간이 보였고 황무지도 보인다.
한참을 날아서 모스크바에 도착하였는데, 미지의 탑을 막고 있는 방벽 앞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 레이드 팀은 일명 ‘드림 팀’으로 불린다.
‘지구의 희망’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는데,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지역도 토벌할 수 있고, 어떤 탑도 깨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은 그만큼이나 유명했고 탑을 올라가기 전까지 집중 조명을 받았다.
오늘은 특히나 러시아의 대통령까지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프틴 대통령이 인사를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현빈입니다.”
“영웅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프틴이 내 손을 잡았다.
러시아의 위협을 없애 준다고 하니 프틴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반드시 정벌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 번도 정벌한 적이 없기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그리하겠습니다.”
딱히 러시아 국민들을 위해 탑을 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고마움을 느낀다면 굳이 막을 필요는 없었다.
“탑에서 내려오신 후에 항공모함을 계약하겠습니까?”
“그러시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러시아로 온 이유가 꼭 미지의 탑 때문은 아니었다. 러시아 측에서는 항공모함 두 척을 내게 판매한다고 한다.
돈이 한두 푼 들어가는 일이 아니었으므로 계약을 하려는 것이다.
나로서는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 사람들을 물려 주십시오. 간단하게 회의를 한 후에 들어가려 합니다.”
“알겠습니다.”
프틴은 군대를 동원하여 사람들을 밀어냈다.
저 멀리 10층짜리 탑이 보인다. 하지만 일반적인 탑처럼 얇지 않았고 두꺼웠다. 안으로 들어가면 아마 훨씬 넓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당부했다.
“악마에게 미혹당하지 않도록 유의해 주세요.”
“네!”
“그럼 출발합시다.”
우리들은 금지된 땅에 발을 들였다.
우우우우우!
금역으로 지정된 땅으로 들어오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과연 이곳이 지구인지 의문이 들 지경이었는데, 안개가 깔려 있었고 바닥은 검붉은색으로 번들거렸다.
음산한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는데, 절로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였다.
-캬아아아악!
갑자기 뭔가가 빠르게 달려와 덮쳤다.
깜짝 놀란 세실리아가 실드를 펼쳤다.
퍼스스슷!
유령과 같은 것이 힘없이 부서진다.
“깜짝이야!”
양슬하는 소리까지 질렀다.
별건 아니었지만, 분위기가 너무 음침했다. 그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다.
탑 입구에 이르렀다.
1층에는 더욱 음산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후우. 이걸 들어가야 하나.”
양슬하는 긴장이 되는지 담배를 물었다. 긴장이 되기는 다들 마찬가지였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유니크급 아이템이라면 모두 나눠 주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인가요?”
“정말이지.”
“빨리 올라가요!”
양슬하는 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