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Class Suicide Hunter RAW - Chapter (11)
독주의 시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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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누, 누추하지만··· 부디 들어오세요.”
약제사가 우물쭈물하며 나를 안내했다.
한바탕 폭풍이라도 휩쓸고 간 것처럼 가게 안은 어지러웠다.
“정말로 누추하지만요···.”
허언이 아니었다.
유리병들이 깨져서 바닥에 흩뿌려졌다. 책장이 쏟아져서 책들이 흐트러졌다. 먼지가 나풀거리는 것은 보너스였다.
그야말로 엉망진창.
-와오.
배후령이 감탄했다.
-내가 생전에 참 정리 안 하고 산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젊은 처자가 나보다 한수 더 뜨네. 위생 관리가 참 믿음직스러워. 야, 진짜 이 아가씨가 만든 영약을 먹고 싶냐?
“저기. 정말로 저한테 2만 골드 어치 의뢰를 주실 건가요···?”
꼭 짜고 친 것처럼 배후령이랑 약제사가 동시에 물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믿지 못하겠으면 선불로 지급할까요?”
“그, 그러실 필요까지는···.”
약제사가 손을 절레절레 흔들다가 뚝 멈추었다.
“···아뇨. 저, 혹시 가능하시다면 역시 선불로.”
약제사는 얼굴이 완전히 빨개져 있었다. 자기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것 같았다. 과연. 최소한의 예의조차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쁜 거겠지.
“돈은 필요한 만큼 제 금고에서 가져다 쓰십시오. 상련엔 제가 미리 말해두죠.”
“필요한 만큼···.”
약제사가 멍하게 중얼거렸다.
“예. 물론 저의 재산도 무제한은 아닙니다. 되도록 2만 골드 안쪽으로 예산을 맞춰 주시면 고맙겠네요.”
“어, 그. 어떤 약물을 의뢰하시려고···?”
너무 예산이 어마어마해서 지레 겁을 먹은 것일까. 약제사는 한편으로 기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안색이 불안했다.
“실례지만 저, 마약은 제조할 수 없어요. 제 개인적인 신념 때문에 마약류만은 정말···. 만약 그쪽으로 의뢰하시러 온 거라면 거, 거절하겠습니다···.”
“오호.”
나는 내심 수긍했다.
‘어수룩하지만 나중에 연금성주로 성장할 재목이 맞네.’
눈앞에 수만 골드가 오가는데 단호히 거절할 수 있는 인간은 많지 않았다. 하물며 방금 자신의 가게가 망해버렸다면 더더욱. 그런데도 마약만은 제조하지 않겠다고 단언한 것이다.
이 약제사, 겉보기엔 나약하지만 자존심이 무척 강했다.
“하하. 마약은 절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십쇼.”
“아···. 그, 그럼 다행이지만요. 구체적으로 어떤 약물을 의뢰하시려는 건가요?”
“음.”
나는 배후령을 쳐다봤다. 배후령은 가게에 들어온 이후 뭔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쭉 입을 다물었다. 나한테 눈치를 받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한숨을 쉬었다.
-하아. 뭐, 좋아. 도저히 실력 좋은 아이로 보이지 않지만 레시피는 말해주마.
진즉에 그럴 것이지.
-잘 들어라. 토끼돼지의 간이랑 풍선고양이의 눈, 사막대지렁이의 껍질···.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토끼돼지의 간, 풍선고양이의 눈, 그리고···.”
나는 배후령을 따라서 줄줄이 영약의 재료를 읊었다.
“아. 기다려주세요! 바, 받아적겠습니다!”
약제사가 허겁지겁 레시피를 받아적었다. 자그마치 23가지에 이르는 재료. 레시피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약제사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뭐. 재료는 이쯤이면 됐어. 어떻게 제조하느냐는 순전히 약제사의 솜씨에 달린 거고.
“재료는 이 정도면 됐습니다.”
“······.”
약제사가 조용히 수첩을 내려보았다.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이것들이 이렇게 섞이면··· 반사신경을 극대화하는 조합이네요. 이완하는 게 아니라 긴장시키는 쪽. 아니, 여기까지 조합하면 긴장보다는 각성이라고 표현해야 할지도.”
-엥?
배후령이 약제사를 쳐다봤다.
그러건 말건 약제사는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굉장히 수준 높은 조합식이에요. 아, 재료만 보고 저 혼자 착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 재료를 따로 건조시키거나 정제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신선한 상태에서 한꺼번에 달이는 방식이지요?”
-어, 그렇긴 한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맞아요.”
“역시! 보통 사막대지렁이의 껍질엔 미세하지만 독이 섞여 있거든요. 이걸 중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토끼돼지의 간을 복용하는 건데 복용 방식에 따라서 효과가···!”
약제사가 신나서 떠벌렸다. 아까 전까지 우물쭈물거리며 말을 더듬던 아가씨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약제사는 수다쟁이가 따로 없었다.
그래. 세상에는 이런 부류의 인간도 있었다.
‘요령이 나쁘지만 실력은 좋은 사람이지.’
그러면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엔 전력으로 달려들어 언젠가 대단한 성과를 거두는 자. 나는 이런 [전문가]가 싫지 않았다.
“며칠 안에 준비해줄 수 있습니까?”
“아.”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질 것 같은 대화를 내가 끊었다. 그러자 약제사는 정신을 차린 듯 눈을 깜빡거렸다.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떠들었던 모양이다.
“죄,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예쁜 조합식을 구경해서 저도 모르게···!”
“괜찮습니다. 그래서 며칠이면 되는데요?”
“돈만 충분하면··· 나, 나흘 안에 준비해드릴 수 있습니다. 원래는 좀 더 빨리 드릴 수 있는데 장비랑 도구도 새로 구해야 해서···.”
나흘이라.
“그 정도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죠.”
회귀하기 전엔 이 사람한테 약 한번 받아먹으려면 기본으로 1년은 걸렸으니까.
나흘은 그에 비해서 기다리는 축에 들지도 못했다.
-야. 난 아직 인정 못 한다.
이야기를 정리하고 가게를 나온 이후로도 배후령은 자꾸 투덜거렸다.
-말만 그럴싸하고 정작 솜씨는 형편없는 놈이 얼마나 많은데. 꼭 그런 애들이 약팔이로 자라는 거야. 에잉. 아까운 돈만 버리게 생겼네!
“그래서 저 레시피는 어디서 배워온 거예요?”
-내가 손수 만든 조합식이다. 온갖 독극물을 직접 마셔가면서 겨우 만들어낸, 최고이자 최상의 영약이지. 너희 세계에선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 없는 귀한 보약이야!
나는 피식 웃었다.
“굉장히 수준 높은 조합식이라며 저 약제사가 칭찬하잖아요.”
-······.
“딱 한번만 봐도 조합식의 진가를 알아낼 정도니까 믿어보십쇼. 저래 봬도 10년 뒤에는 연금성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됩니다.”
배후령은 입을 꾹 닫았다. 안 그래도 인상이 험악한 양반이 입까지 다무니까 영락없이 대왕 두꺼비를 닮았는걸.
-너 방금 속으로 내 욕 했지? 응?
“이 귀신이 이제는 생사람을 잡으려 하네.”
나는 시치미를 뚝 뗐다.
하여간 쓸데없이 눈치가 빠르다니까.
5.
나흘은 금방 지나갔다.
그동안 약제사는 내 금고에서 금화를 팍팍 가져갔다. 상련에서 사람이 와서 ‘정말로 괜찮습니까?’ 하고 확인했지만, 나는 내버려두라 그랬다.
아무리 돈이 많이 들어봤자 천하의 연금성주한테 약을 받는 것이라면 거저나 다름없지.
-좀비야. 우리 내기할까?
“아, 또 뭡니까.”
-그 아가씨는 돈 들고 그냥 도망칠 거야. 확실해. 내가 딴 건 몰라도 사람 보는 안목 하나는 죽여주거든. 그 아가씨는 내가 볼 때 큰 도적의 상을 타고났어! 얼른 자살해라. 김좀비! 4번 자살해서 4일 전으로 돌아가즈아!
당연하지만 귀신한테 사람 보는 안목 따윈 없었다.
딱 나흘째 되는 점심.
약제사가 직접 영약을 바리바리 싸 들고 숙소에 찾아왔다.
“죄, 죄송해요. 되도록 조금 더 빨리 드리고 싶었는데. 이것저것 조합하다 보니 생각보다 늦어져서···.”
“아뇨. 원래부터 나흘 안에 만들어오겠다고 약속했는데요, 뭐. 그럼 됐죠.”
약제사가 만들어온 영약은 총 3박스 분량.
하루에 3번 마신다고 할 때 자그마치 30일 분량이었다.
만약 배후령이 알고 있다던 가게를 사용했으면 기껏해야 2일 치 분량밖에 못 얻었다. 무려 15배의 효율을 자랑한 것이다.
‘심지어 약효는 더 뛰어날 테고.’
돈은 이렇게 쓰는 거지.
괜히 흐뭇해져서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저기···.”
“네?”
“지, 지금 와서 이런 걸 여쭙는 것도 이상하지만. 왜 저처럼 이름 없는 약사한테 이렇게 비싼 의뢰를 맡겨주셨나요?”
약제사가 손가락을 꼬물거렸다.
“무, 물론 저는 실력에 자신이 있지만요. 이번에 의뢰해주신 조합식만 봐도, 이걸 제대로 이해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바빌론에서 두 명 정도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들은 절 괴짜로만 취급해서···.”
“흐음.”
하필 이 사람한테 영약 제조를 맡긴 이유라.
그건 두말할 나위 없이, 눈앞의 약제사가 희대의 천재이기 때문이었다. 연금성의 길드장. 언젠가 대형 길드의 주인으로 성장할 사람과 미리 인연을 쌓아두고 싶다는 계산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긴 하지.’
아직 내가 4000일을 건너 회귀하기 전.
염제가 슬럼가에 불을 질렀을 때의 이야기다. 그 때, 눈앞의 여자는 최상위 랭커인데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해서 화재 현장을 지휘했다.
사람들을 도우면서 연금성주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 염제라는 남자, 저는 싫어요.
-조금 기분 나쁘다고 할지···. 이런 곳에서 뒷담화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겠지만요. 그래도 성녀 씨는 더 좋은 분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염제의 진짜 모습이 뭔지 알아본 사람.
‘아마 증거도 없이 순전히 직감만으로 때려 맞춘 거겠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이 약제사는 뛰어난 안목을 가진 것이다.
실력이 좋고, 사고가 벌어진 곳에 당장 달려올 정도로 착하며, 싸이코패스를 알아볼 만큼 안목을 갖추었다니. 이런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도리어 손해 아닐까.
내가 입을 열었다.
“그냥 착해 보여서요.”
“예?”
“착해 보여서 도와드렸다고요. 뭐, 제가 안 도와줘도 어차피 알아서 대성하셨을 건데. 기왕 저희처럼 착한 헌터들이 성공해야 나중에 서로 도와주고 상부상조하지 않겠습니까?”
“······.”
“웬 또라이 싸이코패스들만 성공하게 내버려 둘 순 없죠. 분하고. 사장님도 저도 화이팅합시다.”
나는 거짓말 없이 느낀 바를 그대로 말해줬다. 이것보다 더 솔직하게 말해줄 자신이 없었다. 이제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상대방한테 달렸지.
약제사는 내 얼굴을 골똘히 바라보다가 말하였다.
“···그렇네요. 예. 일단은 성공해야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거니까요.”
뭔가를 결심하는 듯한 말투.
“감사합니다, 손님! 말씀해주신 대로 저도 화이팅할게요!”
약제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또 주문하실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항상 손님의 의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그럼 저야 감사하죠.”
우리는 서로 웃는 낯빛으로 악수하고 헤어졌다.
안타깝게도 내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얼씨구. 자기가 지 입으로 착한 헌터라고 말하는 놈은 또 오랜만에 보네. 그걸 또 당연하다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도 처음 보고. 야, 너희 미쳤냐? 쯔쯔쯧. 제정신이 아니구먼.
“···저도 제가 부끄러운 말 했다는 거 아니까 수련이나 합시다.”
다음날.
우리는 사냥터로 향했다. 배낭에는 침낭과 영약을 넉넉하게 챙겼다.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2층 사냥터가 아니라 3층 사냥터에 왔다는 것일까?
아직 나 같은 말단 헌터가 감당하기엔 좀 버거운 몬스터들――고블린 무리나 오크 따위――이 이곳저곳에 퍼져서 어슬렁거렸다.
나는 그놈들을 멀리서 쳐다보며 물었다.
“이제부터 어떡합니까?”
-일단 영약부터 마셔.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어떠한 의문도 없이 보온병에 담아온 영약을 꿀꺽, 꿀꺽, 마셨다.
“음.”
맛 자체는 평범했다.
레몬향에 꿀까지 첨가되었는지 조금 맛있기까지 했다.
인삼 엑기스 같은 맛을 상상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한 순간.
“으읍···!?”
두근.
평소보다 심장이 강하게 뛰었다.
처음에는 착각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순식간에 줄줄 흘렀다. 신기한 점은··· 내 등줄기에 흐르는 땀방울 하나하나가 매우 뚜렷하게 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뭐지?’
두근.
땀방울만이 아니었다. 손가락에 휘감기는 공기의 감촉. 압력. 발바닥이 밟고 있는 땅의 촉감. 눈을 한 번 깜빡거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마치 30초는 걸리는 것처럼 길게, 무척이나 느릿하게 느껴졌다.
“이··· 건···.”
-영약의 효과다.
모든 것이 느려진 가운데 오직 배후령의 목소리만은 평소와 똑같았다.
-현상을 인식하는 시간을 극단적으로 느리게 만들어주지. 뭐. 시간을 한없이 길게 느끼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편해. 인정하기 싫지만 그 아가씨, 약 만드는 솜씨가 제법이었네.
끔찍했다.
한올한올의 머리카락이, 수십만 개의 털이, 전부 자글자글거리듯 생생히 느껴졌다. 눈알의 혈관이 꿈틀거리는 것마저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모르고 마셨다면 영약이 아니라 독약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안 느껴지냐?
“뭐··· 가, 말입니···까?”
-네 심장에서 꾸물거리는 거.
두근.
무언가가 있었다. 아니, 무언가가 흐르고 있었다. 그 무언가는 피가 아니었다.
핏물보다 훨씬 더 부드러웠으며, 핏줄기보다 훨씬 더 가느다랬다. 하지만 틀림없이 온몸을 통해서 무언가가 흘렀다. 그 흐름은 심장을 경유하여 느릿느릿 퍼지고 있었다.
살면서 단 한번도 뚜렷하게 느껴본 적 없는 것.
-그게 오러다.
배후령이 말했다.
-탑에 들어온 헌터라면 누구나 몸속에 오러가 간직돼. 그냥 일상에선 자각하지 못한 채 살아갈 뿐이지. 이 오러를 얼마나 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 요컨대 얼마나 자유자재로 꺼내어서 쓸 수 있느냐. 그것이 승부를 결정 낸다.
배후령은 웃음을 흘렸다.
머릿속에서 웃음소리가 20초가 넘도록 이어졌다. 분명히 배후령이 웃은 것은 아주 잠깐의 찰나에 불과했을 텐데, 어째서인지 내 의식은 그걸 20초로 느낀 것이었다.
잠깐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이대로 쓰러질 것만 같은 피로감.
-원래는 이 상태에서 조용히 혼자 수련하거나 가부좌를 틀어서 천천히 오러의 흐름에 익숙해지는데 말이야.
그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내게 접근했다.
-그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잖아?
쿠웅.
발소리.
웃음소리가 그러했듯 발소리 역시 길게 울렸다. 간신히 고개를 들어 정면을 쳐다보자, 큼직한 오크 한 마리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너처럼 재능이 없으면 몸이 고생해야지.
빌어먹을.
-자아! 아픈 꼴 당하기 싫으면 오러를 끌어서 써라, 김좀비! 넌 무조건 실전으로 수련해야 돼! 어차피 뒈져도 뒈지지 않는데 몸 좀 망가지면 어때.
“이 귀···신이, 정···말···!”
-응? 오러도 못 쓰는 찐따라서 뭐라는 건지 안 들리는데.
다시금 배후령이 파안대소를 터트렸다.
-괴로워? 싫으면 자살하든가. 아, 그럼 킬 카운트가 4000번에서 또 올라가는구나. 그럼 마르쿠스 할아범도 너한테 무진장 상냥해지겠다, 그치?
아.
내 파트너는 진짜로 나쁜 놈이었다.
1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