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Class Suicide Hunter RAW - Chapter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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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으로 이세계에 떨어진 날을 김■은 기억한다.
-축하드려요.
-당신은 이 세계를 구원할 용사로 선택받았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에게 미소를 지었다. 김■은 어리벙벙해져서 눈앞의 천사를 봤다.
동영상과 뉴스로 수많은 연예인을 접하긴 했어도, 자신은 일개 [평범한 고등학생]. 사뿐히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도 주변이 환해지는 것 같은 미인을 직접 만나보는 건 처음이었다. 말을 더듬거릴 수밖에.
-저기……요? 천사님? 여긴 어딘가요?
-너무 서두르지 마시어요. 용사님. 저는 [수호의 여신]. 이제부터 당신을 수호하고, 당신의 앞날을 인도할 별자리의 이름이랍니다. 용사님께선 많은 걸 모르시겠지만, 그만큼 많은 걸 아시게 될 거예요.
천사가 아니라 여신인가.
김■은 어딘지 모르게 머릿속이 멍해진 걸 느꼈다.
-전 아까 전까지 분명히, 학교 옥상에 있었는데…?
-당신께선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계셨어요.
여신이 담담히 두 손을 모았다.
-어린 인간은 때때로 짐승과 같지요. 순수한 악의를 순전한 무지로 행한다는 점에서요. 용사님께선 안타깝게도 짐승들의 먹잇감이 되시었고, 견디다 못해 추락하셨어요.
-추락…….
-네. 하나의 단어를 덧붙인다면, 추락사(堅落死)여요.
여신의 말을 듣고 나서야 김■은 떠올렸다.
학교 옥상.
옥상으로 향하는 철문은 단단히도 잠겨 있었다. 쇠사슬로 꽁꽁 묶인 문고리를 보자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김■은 5층 교실의 창문을 열고 빠져나갔다. 파이프를 타고 옥상까지 올라간 것이다.
미친 짓이었다.
그렇지만 파이프에 매달린 채 꾸역꾸역 위로 기어오를 적에, 김■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꼈다.
‘우스워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창문을 넘어보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이프 따위를 기어올랐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교 옥상에 올랐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을 때는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는데.
버리려고 하니까 생(生)이 느껴지다니.
-…….
옥상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붉었다.
김■은, 하루에 한 번씩 하늘이 붉어지는 것이 고마웠다.
처음으로- 하늘에게 감사했다.
붉어진 하늘은 푸른 하늘보다 조금은 더 다정했다. 다정한 색에 온몸이 아스라지고 싶었다.
‘떨어지면.’
김■은 지상을 내려봤다. 노을을 머금은 운동장이 사하라처럼 벌겠다.
‘떨어지고 나면, 떨어지자마자 후회하게 된다던데.’
김■은 실내화를 벗어서 가지런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실내화 안쪽의 밑창이, 유성 매직으로 새까매져 있었다. 자신이 칠한 낙서는 아니었다.
‘나도 후회하게 될까?’
운동장이 소란스러워졌다. 누군가가 자길 발견한 걸까. 야간자율학습에 들어가기 전까지 축구공을 차고 있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저 아래에서 옥상을 손가락질했다. 그중엔 익숙한 얼굴도 여럿 있었다.
김■은 조용히 엄지를 움직였다. 꾸욱. 미리 준비한 문자를, 핸드폰으로 보냈다. 37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똑같은 유언장을 받게 될 것이다.
+
나는 네가 살인한 거야.
잊지 마.
네가 나를 죽였어.
+
잠시 뒤, 문자가 전송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되었다.
상쾌했다.
김■은 핸드폰을 던졌다. 핸드폰은 순식간에 추락하여 운동장에 떨어졌다. 부서졌다. 핸드폰이 부서진 걸 보고 아래에 있는 학생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의 유언장을 받았는지 안색이 하얘진 녀석도 있었다.
‘너희 인생도 망해버려라. 영원히.’
김■은 붉은색 모래사막에 몸을 떨어트렸다.
추락이란 다만 실패한 비상(飛上)이라 생각하면서.
-저는 수호의 여신.
그리고 이곳에 오게 되었다.
-제게는 많은 권능이 있답니다. 우상, 연민, 기원, 희생, 구원.
처음으로 이세계에 떨어진 날을 김■은 기억한다.
-저의 힘을 빌리시면, 용사님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고, 무엇이든 되실 수 있어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에게 미소를 지었다.
-무엇이 되고 싶으신가요, 용사님?
2.
[당신은 비정상적인 경로로 50층에 입장했습니다.]눈을 떴을 때, 한 줄기 목소리가 머리에 흘러들었다.
[‘방구석 도서관장’의 가호가 제거됩니다.] [초보자 보호 조치가 정지합니다.] [초보자 특전이 일시 박탈됩니다.]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듣기만 해도 살 떨리는 경고네.’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하늘까지 치솟은 첨탑들이었다.
마치 거인의 손가락이 허공을 향해 뻗은 것처럼, 다섯 개의 탑이 구불구불거리며 멀리에 서 있었다. 당장 무너져 내리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와. 씨. 여기 오는 것도 존나게 오랜만이다. 백오십 년은 넘은 거 같은데?
다행히도 내게는 인도자가 되어줄 사람이 곁에 함께했다. 검제(劍帝). 한때 탑의 99층까지 올라가본 배후령은, 당연하지만 50층에도 발을 디딘 적 있었다.
-근데 뭐 바뀐 게 하나도 없구만.
배후령이 그립다…기보다는 지긋지긋하다는 눈빛으로 50층의 정경을 둘러봤다.
“저 첨탑들은 뭡니까?”
-마탑(魔塔)이야. 여기에 틀어박힌 지 천 년도 더 된 양반들이 있거든. 탑을 오르는 대신 그냥 50층에 눌러앉아 살기로 한 놈들인데….
천 년.
-아무튼 지금은 가까이 다가가지 마라. 웬만하면 보지도 말고.
“그건 왜요?”
-23초 이상 쳐다보면 자동으로 네 시선이 감지되거든. 쟤네들이 살던 세계에서 23은 좀비 네 세계의 18이랑 의미가 똑같아. ‘이씹쌈 같은 새끼야 뭘 꼬라보냐?’ 라는 의미가 담긴 경보 시스템이지. 크으, 쟤들 인성이 딱 엿보이지 않냐?
나는 얼른 마탑들에서 눈길을 돌렸다. 일정 시간 이상 쳐다보기만 해도 발동되는 경보라니!
-아. 맞다. 원래 쟤들 탑이 여섯 개였거든? 근데 그중 한 개는 내가 무너트렸어. 아마 내가 귀신이 되어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면 쟤들이 환장할 거다. 총동원령 내려서 널 지옥까지 쫓아올 테니까 알아서 잘 숨겨라.
“……이제 보니까 인도자가 아니라 트롤러였군요. 젠장. 내 이럴 줄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
그때였다.
[당신의 몸이 공허독에 침식되기 시작합니다.] [현재 당신의 침식 진행률은 Lv.1 입니다.]나는 깜짝 놀랐다.
“공허독은 또 뭐에요? 제 몸이 지금 침식 당한다는데요?”
-참. 그것도 있었지. 야, 이제 좀 탑에 돌아온 느낌이 난다.
배후령이 별 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50층에 전체적으로 퍼져 있는 독이야. 누구였지? 하여간 50층의 지배인 역할을 맡고 있던 새끼가 한 마리 있었는데, 걔가 편애 하던 헌터들이랑 친목질이 좀 심했대. 그러다가 그만 [반야해방전쟁半夜解放戰爭]인지 뭔지가 터지면서 뒈졌다고 하거든?
“그런데요?”
-뒈지면서 곱게 가지 못하고 세상을 저주했다는데, 그 저주가 독이 되어서 남았다더라.
나는 눈을 깜빡였다.
“어, 그거 완전….”
-그래그래. 무림세계에서 성좌가 뒈지면서 뿌린 좀비 바이러스 있지? 그거 강화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니.”
나는 어이가 없어 반문했다.
“대기에 그따위 게 퍼져 있는데 사람들이 여기서 산다고요? 그것도 천 년 전부터? 미쳤어요?”
-어, 미친 건 맞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놈들은 오러든 마법이든 스킬이든 하다못해 성좌의 가호든 어지간한 기본 소양을 갖추고 있으니까. 넌 뭐하고 있냐, 좀비야? 너도 빨리 오러 써서 방어해.
배후령이 말한 대로 나는 오러를 끌어올렸다. 온몸을 붉은 오러로 감싼 다음, 특히나 호흡기관을 강화했다. 잠시 한숨을 돌린 다음에야 나는 배후령을 쳐다봤다.
“만약 방어를 안하면요? 뭐 어떻게 되길래요?”
-어….
배후령은 드물게도 말을 주저했다. 눈썹을 찡그린 채,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고민하는 안색이었다.
-되게 특이한 외모와 정신상태를 얻게 돼….
“키에에에에엑!”
-아. 잘 됐네. 마침 저기 있군.
돌아봤다.
그곳에 두꺼비를 닮은 괴물이 웅크리고 있었다.
“키오에에엑!”
다만, 내가 아는 두꺼비 중에 다리가 대략 36개쯤 달렸거나 아가리에 상어 이빨이 달린 생물체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문제라면 문제였다
문제를 하나 더 붙이자면 체중이 2톤쯤 될 거 같기도 했다.
“저건 뭐하는 놈이에요?!”
-글쎄. 아마도 너랑 대동소이한 인간 아니었을까? 너랑 비슷하게 먹고 싸고 가끔은 개소리를 지껄이는 인간 말이야. 그러니까, 대충 20년 전에는.
배후령이 한가하게 중얼거린 동안, 펄쩌억! 2톤짜리 괴물 두꺼비가 도약했다. 누가 봐도 두꺼비는 나를 향해서 돌진한 것이었다. 나는 기겁하면서 발에 오러를 집중하여 멀리 뛰었다.
콰아아아앙!
땅이 울렸다. 두꺼비가 냈다고 치부하기엔 좀 지나치게 상큼한 굉음이었다. 작은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땅바닥이 패였다.
“이런, 씨.”
나는 성검을 꺼내어서 마천신공을 펼쳤다. 촤악! 붉은 오러를 품은 일격은 그대로 적중하여서, 괴물 두꺼비의 허리를 일도양단했다.
죽였나?
-아.
배후령이 툭 말했다.
-미안, 김좀비. 내가 미처 경고해주질 못했는데…. 50층부터는 말 그대로 마경(魔境)이야. 네가 알고 있는 상식에 따라 행동하면 엿 되는 경우가 참 많단다.
“무슨 소릴 하고 싶은 겁니까?”
그 순간, 두 쪽으로 갈라진 괴물 두꺼비의 단면에서- 무언가가 솟아났다. 촉수를 닮은 다리였다. 일순간에 수십 개의 촉수가 뻗어나오더니, 두꺼비가 다시 지상에 우뚝 섰다.
“키이에에에엑!”
“끼요오오옥!”
이번에는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가 되어서.
-응. 저런 거.
“이런 미친?”
-쫄리면 마탑을 계속 쳐다봐. 23초 이상 바라보면 쟤들이 너한테 말을 걸 거야. ‘뉘신데 꼬라보십니까?’라고. 그 때 구해달라 말하면 빗자루 탄 마법사들이 출동해서 구해준다. 어때? 착하지?
기분 탓이 아니라면 배후령은 아까부터 은근히 히죽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배후령이 히죽거린다는 얘긴, 매우 높은 확률로 나를 놀리고 있는 거다.
즉.
“……구해주는 대가로 뭘 받아간대요?”
-카아. 이 녀석 눈치 좀 보게. 어떻게 알았냐? 영혼까지 쪽쪽 빨아먹히는 계약을 12년 어치 저당 잡힌다. 좀비 넌 SSS급 스킬을 갖고 있으니까 어마어마한 애정을 독차지하게 될 거야. 부럽구나!
시발….
“거, 거기 있는 사람! 어서 도망치시오!”
등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쪽이오! 이쪽으로 도망치시오! 어서!”
뒤를 보자, 허름한 망토를 입은 노인 세 명이 손짓하고 있었다. 노숙자처럼 망토에 때가 잔뜩 묻었지만 눈빛만은 현묘했다. 목소리도 절절하여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노인들한테로 돌렸을 뻔했다.
-흐흐흐.
그렇지만 나를 바라보는 배후령의 낯짝이 마음에 걸려서 도저히 그러지 못했다. 반사적으로 발이 멈췄다.
나는 노인들한테 달려가는 대신, 오러를 흩뿌려서 그들을 공격했다.
“이쪽이오!”
“이쪽으로 도망치시오!”
“어서!”
내 공격이 들어가자마자 기겁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벌떡! 노인들이 서 있던 땅에서 뭔가가 솟아났다.
그것은 고슴도치에 가까운… ‘무언가’였다.
“거, 거기 있는 사람!”
“어서 도망치시오!”
“이쪽이오!”
고슴도치의 등가죽에 가시가 아니라 세 명의 노인이 달렸지만.
“미친….”
요컨대, 사실 저것은 살아있는 노인들이 아니었다. 괴물의 등껍질이 의태한 모습에 불과했다. 노인들에게 낚여서 달려오는 사람들을 잡아먹기 위한 것이리라.
-야아. 그래도 역시 김좀비. 순진하긴 해도 머리를 굴릴 줄은 안단 말이지. 여기가 어떤 곳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노인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네놈을 도와줄 리 없잖냐? 응?
“키에에에에엑!”
“이쪽으로 도망치시오!”
“끼요오오오옥!”
“어서!”
괴물 두꺼비와 괴물 고슴도치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두꺼비의 피부에선 수십 개의 촉수가 꾸물꾸물거렸고, 고슴도치의 등짝에선 노인들 세 명이 합창을 불렀다.
지켜보기만 해도 정신이 팍팍 오염되는 장면이었다.
“여긴 다 이래요?!”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이러지. 우주적 공포가 춤을 추는 마경에 어서 오거라, 뱁새야. 이제 내가 얼마나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헌터 인지 알겠느냐?
“지금 그런 말을 할 때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머리를 숙여라. 이방인.”
배후령이 말한 [예외]의 존재가 빠르게 나타나주었다.
“베여버린다.”
오러를 타고 머릿속에 직접 전해지는 목소리. 전음(傳音)이었다. 나는 목소리가 일러준 대로 재빨리 머리를 숙였다. 그 순간, 바람이 갈리는 소리와 함께 섬뜩한 일격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촤아아아악!
괴물 두꺼비 두 마리가 동시에 동강났다.
조금 전 괴물 두꺼비가 재생하던 광경을 떠올린 나는 섬뜩한 기분 속에 외쳤다.
“아니, 잘라봤자 분열해서 재생을…!”
나는 말을 멎었다. 괴물 두꺼비들은 동강난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말해, 죽은 것이었다.
‘뭐지? 처음에만 분열하고 그 다음에는 평범하게 죽는 건가?’
-응, 아니야~. 몇 번이든 재생해~.
‘아니. 그럼 왜 죽었는데요?’
-그건 말이지.
배후령이 설명하기 전에 다른 이가 설명했다.
“[반으로 갈라져 죽는 자]를 죽이기 위해서는,”
전음의 주인이 말하고 있었다.
“그 이름처럼, 정확히 [ 반]으로 갈라야만 한다.”
얼떨떨한 기분 속에 다시 보니 그 말대로였다.
괴물 두꺼비들은 몸의 중심을 기준으로 정확히 두 동강나 있었다. 어떤 원리인지 그것이 놈들에게 영구적인 죽음을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다음.”
전음의 주인은 곧바로 괴물 고슴도치에게 검을 겨누었다.
휘둘렀다.
콰앙…!
작렬할 때마다 폭음이 울렸다.
그토록 가공할 만한 오러가 깃든 위력임에도 불구하고 괴물 고슴도치는 대수롭지 않게 그것을 받아내었다.
‘마치 가호가 걸려있던 금사매 영애 같은….’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은 듯 돌진해 들어오는 그 괴물 고슴도치에게, 그러나 전음의 주인은 계속하여 참격을 날려댔다.
“이쪽으로,”
쾅……!
왼쪽 노인의 외침이 참격의 폭음에 묻혔다.
“도망을,”
쾅…!
오른쪽 노인의 외침이 참격의 폭음에 묻혔다.
“어서,”
쾅…!
가운데 노인의 외침이 참격의 폭음에 묻혔다.
“비명자(悲鳴者)의 본체는 그 비명(悲鳴)에 있으니,”
그렇게 노인들의 외침이 참격에 묻힌 순간, 고슴도치는 마치 모래와 같이 허물어져 내렸다.
“소리로 묻어서 죽인다.”
두 종류의 괴물들이 눈깜짝할 새에 정리 당한 것이다.
사냥감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그 지식을 실현할 수 있는 압도적인 무위.
‘헌터….’
나는 멍하니 그 헌터, 전음의 주인을 보았다.
배후령이 투덜거렸다.
-햐, 늙지도 않은 거 보소 저 잡놈의 새끼 저거.
반짝이의 트라우마 속에서 보았던 은발의 청년.
“레판타 아이김….”
살천성(殺天星).
레판타 아이김은 검을 수납하면서 고개를 기울였다.
“나를 아나?”
갓 태어난 별처럼 새파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12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