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Class Suicide Hunter RAW - Chapter (139)
정적이 흘렀다.
“무, 무슨…….”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이곳은 도서관장이 말한 금서(禁書)의 구역에 가까웠다. 우리 세 사람밖에 없었으며, 우리를 지켜보는 눈도 없었다. 그러기에 도서관장의 신음은 더욱더 크게 울렸다.
“무슨, 잔인한 짓을.”
도서관장이 옷소매로 입을 가렸다.
“사왕. 알고 말씀하시는 것이오? 살천성은 그 세계의 학교에서 죽음에 이르렀소? 아니, 이런 말로도 부족하구료. 그 세계가 살천성을 죽도록 내버려뒀소. 버림당한 것이외다! 그런 세계에 다시금 떨어져서 [김율]의 기억을 되찾으라니, 무슨, 얼마나….”
도서관장이 말을 다 끝맺지 못한 것은, 그의 목소리가 신음에 잠긴 탓이 아니었다. 내가 원장 선생님의 손을 놓고 대신 도서관장의 손목을 낚아챘기 때문이다. 옷소매가 흘러내리고 민낯이 드러났다.
“이 얼마나…….”
도서관장은 히죽 웃고 있었다.
“잔인한 짓이외까…?”
“그래. 잔인하지요.”
나는 도서관장을 무뚝뚝하게 내려봤다. 이미 도서관장은 내가 제안한 스테이지에 대해 상상하고 있는 듯 뺨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건 당신의 편애입니다. 진짜로 잔인한게 뭔지 압니까? [천마실록]의 세계에서 살아가던 사람들. 민초들. 살천성의 손에 성좌가 죽어버려서,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시체가 되어버려야 했던 인간들. 그들이 당한 일이야말로 진정 잔인한 일이지요.”
“으흠, 음. 흐음. 뭐어, 그거야 일리 있는 말씀이구료…….”
도서관장의 눈이 반개했다.
“그래서, 기어이 살천성에게 모든 기억을 되돌려줄 작정이오?”
“제가 돌려줄 수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천마실록]의 무수한 희생자들에게 사과하게 만들 것이오? 살천성이 지금껏 도륙한 성좌의 숫자가 대체 얼마나 되는지 아시오? 그 세계에서 살던 자들에게, 죽어버린 자들에게, 모조리 사죄하게 만들 것이오?”
“예. 적어도 제가 짊어지게 된 세계의 사람들에겐.”
“사왕…….”
도서관장은 숨소리가 가빴다.
“지옥에 떨어지는 길을 참 예쁘게도 말씀하시는구려…?”
성좌는 마치 파멸을 예고해주는 악마의 예법에 따르는 듯했다.
“편애란 지극히 당연한 일이거늘. 아아. 그대와 비슷한 길을 선택한 어느 인간의 말로를, 본좌는 알고 있지. 알고 있어서 한없이 안타깝소. 그 분은… 아니. 이걸 밝히는 것은 협정에 위반되는군.”
“한껏 이야기를 즐기는 와중에 초를 쳐서 미안한데.”
나는 그의 손목을 놓고 나직이 말했다.
“책이나 펼치세요.”
도서관장이 키득거렸다.
“기꺼이.”
도서관장은 [등천도시 이야기]를 펼쳤다.
“그대가 꿈을 꾼 트라우마는 어디까지나 환상세계에 불과하오. 인위로 만들어져, 임시로 유지된 세상이지. 설령 엔딩을 고친다 해도 정사(正史)에 편입될 순 없소. 굳이 말하자면 외전(外傳)이구료. 솔직히, 본좌도 이런 별미를 즐겨본 적은 없기에 어떻게 스테이지가 처리될지 모르겠소.”
책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왔다.
그렇다. 검은 연기였다.
지금까지는 묵시록을 펼치면 하얀 빛이 새어나왔다. 이번엔 달랐다. 악몽을 집어삼킨 공허의 촉수처럼, 새까맣고, 불길하게 꾸물꾸물거리는 연기가 피어오른 것이다.
“어허? 어허어?”
그걸 보고 도서관장은 좀 놀랐다. 뭔가를 눈치챈 것 같았다.
“이것은 즈라쿠아의 아신(亞神) 그늘……. 아하, 과연. 과연! 아무리 황금색의 계약이라 해도 트라우마로 세계까지 구현하는 건 과한 권능이 아닌가 싶었소만, 과연! 참으로 귀하신 분께서 직접 개입하셨구려. 이다지도 사왕을 편애하다니. 질투에 사로잡힐 사람이 많겠소…”
나를 편애해?
누가?
[방구석 도서관장이 협상을 시도합니다.]내가 의문을 느끼는 사이, 도서관장은 꼭 누군가와 대화하듯 중얼거렸다.
“으흠. 그렇다면 본인이 이번 공략을 관음하는 것은… 어렵겠구려. 이미 저 세계는 주인의 영역이 되어버렸으니. 허, 참. 그럼 적어도 공략이 끝나고 나면 묵시록에 기록을 남겨주시오.”
검은색 연기가 꿈틀, 거렸다.
“좋소! 그대는 역시 말귀를 알아듣는 양반이오. 우리의 사랑스러운 어릿광대….”
도서관장이 씩 웃었다.
도서관장은 마치 애완동물을 귀여워하듯 검은색 연기를 쓰다듬었다.
“사왕. 살천성. 사왕의 양육자. 이상 3인을 [등천도시 이야기-외전]의 새로운 등장인물로 지정하오. 제군들이 눈을 뜨면, 그곳은 아직 [외전]이 불행한 연재중단을 맞이하기 전의 세계일 것이라오. 하지만, 조심하시오. 특히 사왕.”
도서관장은 긴 손가락에 흑색의 촉수를 감아올렸다.
“그대는 높으신 분의 관심을 받고 있소.”
“……무슨 소리입니까?”
“탑은 모든 것을 기억하지. 본좌야 책에 적힌 것을 읽어서 그대의 과거지사를 엿볼 따름이요만, 탑은 진정한 의미에서 그대를 기억한다오. 당연히 그대가 [편법]을 써서 50층에 올랐던 것도 기억하고 있소.”
“탑의 지엄한 규율을 어겼으니 어느 정도는 페널티를 받아야지. 탑이 그대에게 묻는구려. 정말로, 진정으로, 그대의 양육자와 살천성을 신뢰하오?”
도서관장의 손가락에 감긴 흑빛 안개가 꾸물거렸다.
“그대의 양육자가 죄책감에 바스라져 쓰러지지 않으리라 믿소? 살천성은, 복수심에 사로잡혀 그대의 양육자조차 용서하지 않을지도 모르오. 어느 누구도 용서받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할지도 모른다오. 정말로 저 둘이,”
도서관장이 살천성과 원장님을 힐끗 봤다.
“정사와 다른 엔딩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소?”
“…….”
불길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답이 정해진 질문이기도 했다.
『미안해. 반장.』
나는 김율과 반장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너 같은 사람을 상처 입히려고 한 건 아니야.』
내가 본 김율은, 무척이나 강한 사람이었다.
축생의 지옥에서도 사육장의 아이들을 돌본 사람이었다.
『있었구나. 한 명도 없는 줄 알았는데.』
수많은 성좌를 죽여온 살천성보다.
『단 한 명이라도 내가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
원장님을 만난 김율이 인간으로서 더 강하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사람이다.
원장님도. 원장님은, 김율이 없는 세상에서도 살아남았다.
“예.”
두 사람은 다만 서로 늦게 만나버린 탓에 절망했을 뿐.
나는 그날 옥상에서 두 명이 나눈 숨소리와 목소리를 믿는다.
그건 진실이었다.
모든 환상이 허상은 아닌 것이다.
나는 말했다.
“저는 두 명의 인간을 믿습니다.”
도서관장이 미소를 지었다.
“가여운 짐승들이로고.”
그의 손가락에 감긴 안개가 녹아내렸다. 솨르르르! 안개는 순식간에 퍼졌다. 퍼져서, 살천성과 원장님을, 내 몸을 집어삼켰다.
“허면 증명해보시오.”
눈앞이 새까매지기 직전에 도서관장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단, 증명하는 자는 그대가 아닐 것이오만.”
세상이 검게 물들었다.
[당신에게 강한 수준의 페널티가 부과됩니다.] [당신은 다른 공략자들보다 1년 일찍 세계에 배치됩니다.] [당신은 시작 시점부터 인물에 대해 강하게 몰입합니다.]목소리가 들렸다.
[현재 당신의 몰입률은 95%입니다.]악몽이 시작되었다.
3.
‘페널티.’
눈을 뜨자마자.
‘자그마치 95퍼센트의 몰입률.’
나는 행동에 들어갔다.
‘망설일 시간이 없어. 없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몰입률이 100%까지 올라버릴 거다. 그 전에 모든 준비를 끝마쳐야 해.’
어째서 이렇게 잔인한 페널티를, 이라고 원망하는 것은 쉽다.
왜 나만 1년이나 일찍 떨어져서, 라고 분노하는 것도 쉽다.
하지만 그래서 뭐가 바뀌는가?
원망과 분노 따위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할 순 없다.
‘살천성이 버린 과거를 강제로 쥐어주는 거다. 결국.’
그러므로 나 또한, 원치 않은 기억을 이식받는 걸 각오해야겠지.
그것이 설령 구역질 나오는 가해자의 기억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단순히 살천성에게 김율의 과거를 돌려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김율이 [다시 살고 싶다]라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 원장님께서 어떻게든 해주시겠지만—.”
나는 냉정하게 판단했다.
‘원장님만으로는 부족해. 그래. 미래와 다르게 이 시절 원장님은 아직 평범한 고등학생에 불과하다. 고등학생 한 명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너무나도 제한되어 있어.’
아직 내가 가해자의 자아에 완전히 파먹히기 전에.
‘복수.’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원장님과 김율이, 쓰레기 같은 가축 새끼들한테 복수할 수 있도록.’
나는 움직였다.
[현재 당신의 몰입률은 95%입니다.]지난번에 트라우마의 종말을 목격했을 때.
나는 뒤늦게나마 후회했다.
한탄했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잘하지 못했다.
아마도 지나치게 당황했던 탓이겠지. 모처럼 가해자에게 빙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가해자로서 할 수 있는 일들, 가해자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놓치고 말았다.
‘폭력에 대한 증거들을 만든다.’
그게 바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물증을 만들어둔다.
“모두, 차렷.”
교실.
“선생님께 경례.”
원장님은 아마도 1학년 때도 반장이었던 모양이다. 반장이란 맡았던 학생이 계속 맡는 것일까? 흑룡주의 얼굴이 아니라 원장 선생님의 어린 얼굴이 그곳에 있었다.
‘이제 1년이 남았어.’
나와 달리, 아직 원장님은 빙의되지 않았다.
‘김율도.’
김율 역시 1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 때도 김율은 맨 뒷줄 창가자리로 유배되어 있었다. 원래라면 제일 좋은 자리여야 할 그곳은, 은밀하게 괴롭히기 쉽다는 이유로 일종의 금지구역이 되었다.
툭.
툭.
교사가 칠판으로 등을 돌렸을 때. 학생들은 지우개 똥가루를 조밀조밀 뭉쳤다. 그 뭉친 지우개똥에, 샤프심을 잘게 잘라서 꽂았다. 고슴도치가 웅크린 것 같은 모양새. 학생들은 삐죽삐죽 튀어나온 샤프심 공을 몰래 김율한테 던졌다.
“풉.”
“키긱…”
김율은 지우개뭉치를 맞을 때마다 작게 움찔거렸다. 애써 무시했지만, 샤프심에 맞아서 목덜미가 빨개졌다. 어린 짐승들이 악의를 즐기는 방법은 각양각색이었다.
‘1년.’
참았다.
‘지금은 수십 년 전 옛날이야.’
내가 어릴 때보다도 사회가 더 열악했다. 훨씬 더.
‘폭력이 입증되려면, 물증이 필요하다. 단발성으로 끝난 폭력이면 처벌도 약해. 긴 시간 동안 음습하게, 의도적으로, 철저한 악의로 이루어졌다는 걸 증명해야만 한다.’
짐승들을 엿먹이는 방법은 오직 하나.
똑같이 짐승처럼 독해지는 것뿐이다.
“야. 너희. 여기 봐라.”
“응?”
찰칵!
나는 폭력 현장들의 사진을 찍었다. 휴대폰 사진의 화질이 형편없이 떨어지던 시절이었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었고, 캠코더를 구입하여 동영상을 찍었다.
“어. 선배님.”
중학교 후배 중 한 명이 걱정했다.
일전의 트라우마에선 사마군(四魔君), 월영마군이 빙의했던 놈이었다.
“이런 거 찍어도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 몇 명이랑만 돌려보고 지울 거니까. 야, 심심하니까 자기소개나 해봐라.”
“네? 어, 제 이름은…….”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했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저지른 비행엔 끝이 없었다. 흡연은 귀여운 장난에 속했다. 나는 김율뿐만 아니라 심심찮게 다른 학생을 건드렸고, 심지어 중학생 한 명을 즐겨 괴롭히기까지 했다.
‘미친놈들.’
이것이 정상인가?
다른 학교들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이 땅에 세워진 모든 학교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면, 도대체 왜 아무도 막아서지 않는 것인가? 왜 모두가 침묵하는 것인가?
어떻게 침묵할 수 있는가.
“…….”
김율이 바닥에 쓰러진 채 내 쪽을 바라보았다. 학교 뒤편. 사육장에서 토끼와 닭을 돌보던 김율을, 나와 패거리가 덮쳤다. 우리는 김율이 아이들을 돌보는 걸 [촌스러운 짓]이라고 비웃었다.
“얘 냄새가 어디서 나나 했더니 똥 냄새였네.”
“닭을 왜 키워? 달걀 먹으려고? 내가 달걀 사줄까?”
“…….”
김율은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캠코더로 녹화하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캠코더의 작은 화면으로 김율의 새까만 눈동자가 비쳤다.
[현재 당신의 몰입률은 95%입니다.]하루.
[현재 당신의 몰입률은 96%입니다.]하루.
[현재 당신의 몰입률은 97%입니다.]지옥과 같은 기록들이 쌓였다.
‘이제는 위험해.’
내가 한계를 느낀 것은, 11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언제 몰입도가 99%로 넘어갈지 몰라.’
이미 내 정신은 곤죽이 되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김율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데도 분노가 안 느껴졌다. 죄책감이 안 들었다.
교묘한 비웃음과 즉흥적인 쾌감이 자리할 뿐.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나는 골판지 상자를 들어올렸다.
103건의 녹음.
311개의 동영상.
30,790장의 사진.
문자들이 담긴 나와 김율의 휴대폰. 2개.
모든 녹음과 동영상, 사진에는 정확한 날짜와 장소가 기록되어 있다.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간의 기록이다.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친다]느니, [고의가 없었다]느니. 그런 거짓말이 들어갈 빈틈 따윈 송곳만큼도 없다.
‘원장님.’
나는 원장님의 가족이 사는 집 앞에 상자를 내려놓았다. 어린 시절 원장님은 빌라에 살고 있었다. 나는 초인종을 누르고 숨었다.
원장님이 나왔다.
“……응?”
아직 빙의되지 않은 원장님이 두리번, 고개를 기웃거렸다.
“누구세요? 누가….”
원장님은 상자를 보고 멈칫했다.
상자 위쪽엔 내가 인쇄한 A4 용지가 붙어 있었다.
+
당신에게 모든 증거를 보냅니다.
어떻게 쓸지는 당신이 결정해주십시오.
만일 행동에 나선다면, 30일 뒤부터 결행해주세요.
+
“…….”
원장님은 어렸을 때부터 이미 신중했다. 당장 상자를 들이는 대신, 원장님은 커터칼을 가져와서 상자의 봉인을 풀었다. 그리고 천천히 내용물을 확인했다.
“…….”
원장님은 얼굴이 굳어졌다.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끝까지 경계심을 풀지 않은 채 조용히, 조심스럽게, 상자를 가져갔다.
쿠웅.
문이 닫혔다.
‘아아.’
나는 마침내 안도했다.
‘버텼다.’
이 세상에 떨어지고 나서 처음으로 숨을 놓았다.
‘되었어. 되었다. 버텼어, 나. 이젠 되었다.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끝났어. 다른 걸 할 수 있었을까? 조금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까? 앞으로 벌어질 나날이 과연, 지난 11개월 동안 내가 막을 수 있었던 폭력보다 값질까?’
[현재 당신의 몰입률은 98%입니다.]‘모른다.’
나는 침대에 누웠다.
‘모르지만, 모른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어. 그래. 이게 맞을 거야. 이 세상의 결말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꾸어도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김율이다. 원장님이다. 두 사람에게 모든 걸 맡기자. 내 역할이 아니다…….’
나는.
[현재 당신의 몰입률은 99%입니다.]양손을 모았다.
‘악인은 사라질 뿐.’
기도하듯이.
‘이 세계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은, 다만 기다리는 것.’
눈을 감았다.
‘기다리겠습니다. 김율. 원장님.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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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당신의 몰입률은 100%입니다.]14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