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Class Suicide Hunter RAW - Chapter (153)
4.
당연하지만 지정족(地精族), 고블린에 눈독을 들인 사람은 나밖에 없다. 다른 동료들은 리스트를 둘러보면서 각양각색으로 반응했다.
“자고로 드래곤이야말로 모든 종족의 정점. 여기 용아족이라고 적힌 종족이 틀림없이 제일 뛰어날 것일세.”
“일러스트 봐봐. 그냥 비룡처럼 생겼잖아. 쟤네 말이나 할 줄 알아?”
“지성을 가진 종족이 이렇게나 많다니….”
“오호, 과연. 오호라.”
백작은 열렬히 리스트를 뒤지고 있었다. 그 기세란 마치 노천시장에서 제일 신선한 사과를 고르고 말겠다는 풍모. 반면에 흑룡주는 살짝 질린 듯 미간을 좁혔으며, 이단심문관은 눈을 반짝였다.
“공녀! 질문이 있습니다!”
“응, 난 질문을 잘하는 학생이 좋아. 내가 공짜로 잘난 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든. 이단아. 내가 잘난 척할 수 있도록 돕는 걸 기꺼이 허락해줄게.”
“우리 탑에서 하나의 종족만 고르는 겁니까?”
“좋은 질문.”
공녀가 베개에 얼굴을 묻으며 베시시 웃었다.
“그것도 너희의 선택이야.”
“오호. 저희 선택이라는 말씀은?”
“지금부터 최상위 서열 7인에게 선물을 줄게.”
스르륵.
눈앞에 홀로그램 창이 떴다.
[신기루를 거니는 공녀가 스타트업 보조금을 후원합니다.] [여러분은 700 종족 포인트를 얻었습니다!] [현재 여러분이 가진 종족 포인트는 총합 700입니다.]회귀하기 전엔 받아본 적 없는 보상이다.
공녀가 말했다시피 이건 오직 최상위 랭커 7명한테만 주어지는 특전. 이명조차 없었던 과거의 내겐 꿈에도 바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서열 1위인 검탱이가 선택해야 돼!”
물론, 더 정확히 말하면 이미 주어진 게 아니라 우리한테 ‘주어질 수도 있는’ 보너스지만.
“너희에겐 31층부터 40층까지 총 열 가지 재앙이 몰아닥칠 거야. 하나같이 전부 무시무시한 재해야! 거기서 살아남아 문명을 번영시키는 게 너희의 1차적인 목적. 자아, 그래서 검탱이의 선택에 달린 건데… 몰빵할래? 아니면 분산시킬래?”
“몰빵?”
익숙치 않은 말에 우리 탑의 랭킹 1위, 검성이 눈썹을 찌푸렸다.
“무슨 뜻인가?”
“말 그대로의 의미야. 너희는 종족을 하나만 골라서 700포인트를 몰빵시킬 수 있어. 아니면, 서열 1위부터 서열 7위까지 각자 하나의 종족만 고를 수도 있구. 이 경우엔 각각 100포인트씩 가지고 시작해.”
공녀가 싱글벙글거렸다.
“700포인트를 한 종족에 몰빵하면 당연히 이득. 초반에 치고 나갈 수 있어. 다만 그만큼 리스크도 커져. 그 종족이 멸망해버리면 너희도 전부 망해버리는 거니까. 반면-.”
“우리가 종족을 하나씩 고르면 리스크도 분산되겠군. 설령 종족이 하나 멸종된다 해도 나머지 다섯 종족이 살아갈 테지.”
“응! 이해가 빨라서 편하네.”
“…….”
검성이 턱을 짚었다. 노인의 눈이 신중해졌다.
과거, 랭킹 1위였던 염제는 여기서 주저하지 않고 ‘몰빵’을 택했다. 그리고 자기 마음대로 엘프 종족을 조종했다. 나머지 랭커들이나 길드장들의 의견은 완전히 생까버리고 말이다.
그러나 검성은 달랐다.
“……진화란 다양성과 우연의 예술일세.”
검성은 배우신 어른이다.
“한 종족이 겪어야 하는 환경의 변화는 무궁무진하지. 잔혹한 세계에서 생존하려면 우선 종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700포인트가 얼마나 대단한 자산인지 모르겠으나, 7개의 종족만한 값어치를 가진다고 보긴 어렵군.”
“헤에.”
“우리는 ‘분산’을 선택하겠네. 공녀여.”
공녀가 재밌다는 듯 우리를 쳐다봤다.
“정말로? 일곱 가지 종족을 선택하면 일곱 종족끼리 다투게 돼. 누구 한 명이 다른 사람의 뒤통수를 후려칠 수도 있어.”
“다툼도 크게 보면 경쟁의 일환일세.”
검성이 담담히 말했다.
“라이벌이 없는 자는 십중팔구 도태되지.”
노신사는 나를 힐끗 돌아봤다. 별다른 말이 오가지 않았지만 시선으로 뜻이 전해졌다. 방금 전까지 나눈 칼싸움. 우리는 그 대련을 떠올린 것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검성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한 번 말하겠네. 우리 탑에선 분산을 선택한다.”
“좋아!”
[신기루를 거니는 공녀가 여러분의 선택을 환영합니다.]“그럼 이제부터 서열 1위부터 서열 7위까지, 차례대로 각자가 다스릴 종족을 골라줘! 아. 참, 얘들아. 복수 선택은 안돼. 다른 사람이 선점해버린 종족은 뒷사람이 선택할 수 없으니까 주의해.”
공녀는 카페 의자에 앉았다. 어느새 하무스트라가 커피를 서빙해주었다. 초코칩이 수북히 담긴 스무디를 한 모금 베어 마시면서, 공녀는 우리한테 윙크했다.
“120년 정도 심사숙고해도 괜찮아! 종족 선택에 딱히 시간제한은 없거든.”
과연 그만큼 심사숙고할 필요까지야 없었다.
랭킹 1위인 검성이 제일 먼저 종족을 선택했다.
“본인은 순인종을 택하겠네.”
“아아….”
이곳저곳에서 아쉬운 탄식이 흘렀다. 순인종(順人種). 우리와 비슷한 인간. 유별난 개성은 없을지언정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했다. 순인종을 노리는 헌터가 은근히 많았나 보다.
“뭐, 무난한 선택이네. 사왕은 뭘 고를래?”
공녀가 나를 쳐다봤다.
동료들의 시선도 내 쪽으로 모였다.
다들 내가 뭘 선택할지 기대하는 얼굴.
-좀비야아아….
배후령은 홀로 머리를 싸맸다.
-차라리 좀비를 골라라. 어? 좀비가 낫지. 아니, 엘프 어때? 얘네 포텐셜이 좋아. 보기에도 멋지고 수명도 긴 데다 마력도 높지. 엘프 가자. 응? 엘프.
나는 비장하게 말했다.
“전 지정족을 고르겠습니다.”
-아아아악! 미친놈! 또라이! 미친 또라이!!
배후령이 공중에서 뒹굴뒹굴 굴렀다.
그 아래에서 동료 헌터들은 표정에 일제히 ‘?’를 띄웠다.
“지정족?”
흑룡주가 대표로 물었다.
“그게 뭐니?”
“리스트 보시면 103번에 나와 있습니다.”
“어. 103번? 103번이면…….”
동료들이 저마다 리스트를 돌아봤다. 한동안 스크롤을 쭉 내리더니,
“…….”
어느 순간부턴가 모두 침묵했다.
“으응…?”
흑룡주는 눈가를 손등으로 부볐다.
자기가 뭘 잘못 보거나 잘못 들었나 싶은 걸까?
하지만 괜찮다. 우리는 일심동체. 내가 보고 있는 것을 그녀도 보고 있으며, 그녀가 보고 있는 것과 똑같은 걸 나 또한 보고 있다.
+
[지정족]멸종등급: A (위험도 높음)
잠언: ‘케르륵! 고르륵!’
설명: 모든 능력이 하위권에 걸쳐 있는 종족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하위호환. 지능은 순인종보다 못하며, 전투력은 귀인족보다 떨어지고, 마력은 흡혈종보다 딸립니다. 놀랍군요! 당신이 어느 분야를 꼽든 지정족의 상위호환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종족의 시선에서 바라봐도 지정족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미(美)를 결여한 종족. 그것이 지정족입니다. 순인종부터 지정족 자신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족이 지정족을 ‘추하다’고 여깁니다.
추하다!
이건 좀 너무 추하네요!
특성: [종족차별의 희생자], [동족의식], [탐욕갑]
진화체: 불명(不明). 총 2번의 진화가 있습니다. 다음 진화를 위해선 10,000 종족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이명: 고블린 등.
+
설명문 옆에 덩그러니 일러스트 한 장.
어딜 어떻게 봐도 고블린 그 자체인 생물체가 그곳에 그려져 있다.
“어, 어…….”
흑룡주가 드물게 말을 더듬었다.
“사왕?”
“네.”
“이거 고블린 아니니? 이명에 그렇게 써 있는데.”
“맞죠. 고블린입니다.”
“……미쳤어?”
“훗.”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런 나를 흑룡주는 미친놈 보듯 쳐다봤다. 흑룡주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 전원이 그랬는데, 아아. 어찌 붕새의 뜻을 뱁새들이 알겠는가?
“여러분.”
나는 고독한 성자(聖者)처럼 양손을 모아 기도했다.
“고블린은, 지정족은, 이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종족입니다.”
흑룡주의 눈빛이 살짝 처량해졌다.
“사왕…… 가엾게도…. 미안해. 요즘 업무가 너무 많았지? 앞으로는 좀 더 배려해줄게. 일단 이번 달에 예정된 인터뷰는 모두 캔슬하자.”
“제 말을 경건하게 들으십시오. 여러분.”
나는 고블린의 위대함에 관해 설교했다.
“설명문을 봅시다. [당신이 어느 분야를 꼽든 지정족의 상위호환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죠. 그쵸?”
“응.”
“바꿔 말해서 어떤 분야에서든지 하위호환의 능력은 발휘해준다 이겁니다. 지능이 필요한 순간이든, 마력이 절실한 환경이든,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 아무리 못해도 차악의 위기대응력을 가지는 거죠.”
“어….”
동료 헌터들의 표정이 아리송해졌다.
‘그렇게 해석해도 되는 건가?’ 싶은 얼굴들.
“무엇보다, 얘네, 불쌍하잖아요. 봐요. 모든 종족이 고블린을 추하다고 여긴대요. 심지어 설명문에서도 추하다고 놀려요. 저는… 이 아이들이 남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나는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모두에게 박해당하고 무시당하며 그래서 쫓겨난 아이들. 꼭, 마치 저희 탑의 사람들을 보는 거 같지 않나요?”
“…….”
“그래요. 고블린은 사실 저희의 자화상입니다. 정말로 추악한 건 고블린이 아니라 고블린을 무시하는 우리의 마음 아닐까요…? 아, 여러분. 저는 슬픕니다. 우리 모두에겐 고블린의 마음. 즉, 추악한 고블심(心)이 있는 것입니다….”
동료 헌터들의 표정이 어리둥절해졌다.
‘이 친구가 마침내 돌아버렸나?’ 싶은 얼굴들.
나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굳게 말했다.
“고블린은 뜹니다.”
“…….”
“반드시 뜹니다.”
“………….”
“뜬다니까요? 저 예언가예요. 오케이? 못 믿으세요?”
“아, 알았어. 알았대두. 네 마음대로 하렴.”
나의 범상치 않은 기세에 밀려 흑룡주가 물러섰다. 왠지 몰라도 내 곁에서 되도록 피하고 싶다는 눈치가 엿보였지만 내 착각일 거다. 흑룡주와 나의 우정은 굳건하다. 암.
“아하하하하!”
신기루를 거니는 공녀는 뒤집어지고 있었다.
“그, 그래. 알겠어. 사왕은 고블린을 선택하겠다는 거지?”
“예. 저의 마음은 한점 의혹 없이 깨끗합니다.”
“아아. 역시. 이러니까 예쁨을… 아니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계속 진행하자.”
서열 1위부터 서열 7위까지 종족 선택을 끝냈다.
각자가 고른 종족을 나열하자면 아래와 같다.
+
1위. 검성: 순인종(順人種)
– 대표 이명, 인간.
2위. 사왕: 지정족(地精族).
– 대표 이명, 고블린.
3위. 흑룡주: 흡혈종(吸血種).
– 대표 이명, 뱀파이어.
4위. 이단심문관: 산와족(山禍族).
– 대표 이명, 민달팽이.
5위. 백작: 요정족(妖精族).
– 대표 이명, 엘프.
6위. 독사: 귀인족(鬼人族).
– 대표 이명, 도깨비.
7위. 성기사: 새기족(能籍族).
– 대표 이명, 인어.
+
한동안 9위에 머물던 성기사가 지난 두 달 동안 치고 올라와서 7위에 안착. 아프리카 군벌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성기사가 많이 고생했다. 덕분에 이번 스테이지에 참여하게 되었다.
“응. 다 됐네. 그럼 한 사람당 100 포인트씩 받구….”
[신기루를 거니는 공녀가 보조금을 분배합니다.] [당신은 100 종족 포인트를 얻었습니다!] [현재 당신이 가진 종족 포인트는 총합 100입니다.]공녀는 카페 테이블에 유리컵을 내려놓았다.
“이제 31층부터 가볍게 시작해볼까?”
파아아앗!
공녀가 유리컵이 테이블에 놓이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빛에 감싸였다. 찰나의 시간이 흘렀다.
눈을 뜨자 그곳은 어느 원시림(原始林)의 상공이었다.
“여긴….”
“너희가 고른 종족들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세계야. 아래를 봐.”
아래를 내려보니 과연 숲에서 쪼마한 생물들이 꼬물꼬물 돌아다녔다. 종족마다 따로 부족을 이루어서 살았는데, 대충 봐서 원시인 수준의 생활을 구가하고 있었다.
“오호. 산와족들은 늪지대에서 사는군요!”
“신기하네…. 흡혈종은 동굴에서 살아.”
우리는 박물관을 구경하는 사람들처럼 종족들을 둘러봤다.
마치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을 얻은 것 같다고 할까?
우린 원하는 대로 시야를 확대했고 축소했다. 아예 부족으로 내려가서 원시인들 사이를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원시인들은 우리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케르륵….
-케륵, 케르.
지정족들이 케르르 거리며 거대한 지네처럼 생긴 짐승을 돌칼로 도축했다. 지네의 다리를 떼어내서 불에 굽자 신기하게도 치킨 냄새가 풍겼다.
-케르르!
어린 고블린들이 맛나게도 지네 고기를 뜯어먹었다.
‘지네 치킨?’
설마 이 세계에선 거대 지네가 닭고기를 담당하는 걸까? 그럼 지네한테 달린 다리들은 전부 닭다리처럼 맛있겠군. 지네를 한 마리 잡으면 닭다리만 수십 개씩 나온다.
뭐야? 개꿀이잖아? 이 세계는 혹시 천국인가.
“고블린도 이렇게 보니까 귀엽네요.”
-미쳤냐? 하긴 원래부터 미친 놈이었지….
배후령이 혀를 쯧쯧 찼다.
이 쬐끄마한 원시인들이 모여 사는 광경에 우리는 빠져들었다.
쿠르르르르-
안타깝게도 평화로운 시절은 잠시에 불과했다.
원시림 한가운데 우뚝 솟아오른 산이 요동쳤다. 화산이었다. 산 아래서 살아가고 있는 원시인들에겐 안 보이겠지만, 3인칭 시점을 얻은 우리에겐 화산에서 용암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
“음?”
“어라.”
동료들이 당황했다.
“이거…, 좀 위험한 거 아니니?”
얼마 뒤에 화산이 폭발한다. 어째선지 우리는 그걸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용암이 무참하게 원시림을 덮칠 것이며, 당연히 그곳에서 살아가는 종족은 절멸해버릴 것이다.
이대로라면 우리가 다스리는 일곱 종족이 전부 멸종할 상황.
“그럼 31층의 첫 번째 퀘스트를 내려줄게!”
공녀가 말했다.
“여긴 수많은 종족들이 공생하고 있는 시원(時原)의 대해림(大海林)이야. 하지만 너희도 보다시피 조금 있으면 화산이 폭발해서 다 파괴돼!”
우리들 눈앞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31층 퀘스트가 주어집니다.]문자들이 순식간에 주르륵 이어졌다.
+
[황금시대의 종말]난이도: E
임무 목표: 모든 종족의 황금시대에 종말이 찾아왔습니다. 수많은 종족이 터전을 일구어서 살아가고 있는 이곳에서 화산이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당신이 수호하는 종족을 ‘적절한 안전구역’으로 인도해야만 합니다!
※단, 인도에 실패할 경우 당신의 종족은 멸종합니다.
+
콰아아앙!
퀘스트가 주어진 것과 거의 동시에, 화산에서 처음으로 폭발음이 울렸다. 용암이 치솟으면서 암석을 뒤흔든 것이다. 거대한 바위덩어리가 들썩이며 당장이라도 굴러떨어질 듯했다.
“어.”
흑룡주가 다급히 말했다.
“잠깐만. 얘네는, 우리 모습을 보지도 못하고 목소리를 듣지도 못하잖아. 무슨 수로 이 아이들을 안전한 구역으로 이끄는데?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잖아!”
“그러게.”
공녀가 빙그레 웃었다.
그녀의 미소 뒤편으로, 콰아아앙! 바위가 공중으로 솟구쳤다. 바위는 하늘을 가로질러서 숲 한복판에 떨어졌다.
-키르르르!?
-케엑! 켁!
원시 부족들도 드디어 이상을 감지했다. 몇몇 종족은 재빨리 나무 위로 올라가서 화산을 쳐다봤다. 화산은 흔들리면서 용암을 게워내고 있었다.
“하지만 너희가 저 아이들의 수호 성좌인걸. 이제부턴 너희가 알아서 잘 해봐!”
31층이 개시된 것이다.
고블린들이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거렸다.
나는 그들에게 보이지 않을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라. 얘들아.’
지금부터 내가 너희를 캐리해주마.
15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