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Class Suicide Hunter RAW - Chapter (189)
2.
“그래서.”
새기족의 물장구는 격렬했다.
욕조물이 순식간에 바닥났고, 흑룡주는 성기사의 명령에 따라 다시 물을 채워와야만 했다.
“누가 보면 내가 나쁜 짓 한 줄 알겠다, 얘. 퀘스트 클리어도 도와줬는데”라고 흑룡주가 투덜거렸다.
성기사는 흑룡주의 뻔뻔함이 익숙한 듯 한숨을 쉴 뿐이었다.
“무슨 일로 나를 불렀나? [거짓말 탐지기]라도 필요한 것인가.”
“아니라니까. 당신 스킬이 필요한 게 아니야. 음악적 재능이 필요한 거지.”
“…내 음악 재능?”
성기사는 눈썹을 찌푸렸다.
흑룡주는 고개를 고덕였다.
“응. 자경단 입단하기 전만 해도 많이 쳤잖아. 지금 자경단에서 나오는 월급보다 훨씬 더 많이 벌었지? 당신. 과장 조금 보태면 돈을 쓸어담지 않았어?”
“도대체 언제적 일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군…. 이명을 얻기도 전의 옛날 이야기 아닌가.”
옆에서 가만히 애기를 듣던 나는 어리둥절했다.
성기사. 서열 7위.
등천도시의 치안을 담당하는 자경단의 부단장.
검성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자경단장 자리는 공석이 되었으므로, 사실상 성기사가 단장의 역할까지 대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난민 출신이고 음대를 나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뿐.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성기사 역시 원체 과거사를 얘기하지 않아서, 나는 부단장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돈을 쓸어담다니요? 무슨 애기예요, 두 분?”
“아무것도 아니다. 다 쓰잘데없는 과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야. 이 사람, 재즈 콘서트로 돈 벌고 다녔거든.”
대화를 얼버무리려는 성기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흑룡주가 딱 잘라 말했다. 성기사는 흑룡주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흑룡주는 어깨를 한 번 으쓱거리고 말았다.
“우리가 입탑(入塔)한 시절엔 정말 놀거리나 즐길거리가 적었어. 술 마시거나 약 빨거나, 그런 식으로 노는 사람들만 많았지. 그런데 성기사가 콘서트를 열면 헌터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흑룡주!”
“왠지 몰라도 그때 애기를 꺼내면 저렇게 화낸다니까. 까다롭긴. 아, 그때 성기사 별명이 뭐였나면 밤하늘의….”
“더 말하면 정말로 선전포고다!”
“알았어. 미안해.”
헤에.
나도 몰랐던 일이다.
회귀하기 전, 염제만큼은 아니어도 웬만큼 유명한 헌터들에 대해선 제법 덕질을 했다. 흑룡주나 성녀, 이단심문관이 표지 모델로 등장한 잡지는 꼬박꼬박 사 모았다. 그렇지만….
‘탑 초기 자료는 워낙에 적어서.’
지금처럼 이렇게 내가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있다.
나는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그러고 보면 성기사는 화보가 한 권도 없었지…?’
하다못해 잡지의 표지 모델로 등장한 적도 전무하다.
성녀와 연금성주를 더불어서 탑의 양심을 책임지던 헌터인데.
‘비밀스러운 속사정이 숨어 있다던가? 설마 평상시에 투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것도 패션이 아니라 뭔가 비밀이 있나?’
헌터 덕질 10년 차의 덕심이 오랜만에 콩닥거렸다.
자칫 잘못하다 프라이버시를 침범할 것 같아서 꾹 참았지만.
“…….”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성기사가 큼, 헛기침을 했다.
“…아직 내가 왜 불려왔는지 대답을 못 들었다. 흑룡주. 내가 인어로 변한 모습을 사왕한테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면 나 역시 기꺼이 네 흑역사를 폭로하지.”
“어머. 얘. 나한테 무슨 흑역사가 있다고 그러니?”
“네가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써서 익명으로 출판하는…….”
“사왕! 성기사한테도 공연을 보여주려무나.”
흑룡주가 다급히 말했다.
뭐야? 무슨 비밀인데. 왜 똑같은 동료라면서 나만 모르는 시크릿들이 넘쳐 나는 거냐. 무진장 궁금해지잖아.
“익명으로 뭘 쓰세요?”
“공자 씨.”
흑룡주가 내 어깨를 덥썩 잡았다.
농담이 아니라 흑룡주의 몸에서 거무튀튀한 오러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미소마저 입가에서 꿈틀거렸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않는 비밀이 한 가지 있는 법이란다. 안 그렇겠니? 사왕도 틈만 나면 예언가니 뭐니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퉁치고 넘어갈 때 많잖아.”
“엑.”
이 사람 그거 구라인 거 알고 있었나!?
“하지만 나는 필요 이상으로 깊이 심문하지 않아. 왜나면 당신은 내 동료이고 전우인걸. 진정한 우정이란, 서로에게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서로에게 무엇을 말하지 않느냐로 증명되는 법이야.”
“조, 좋은 말씀이네요.”
“공자 씨. 우리 친구지?”
나는 어렵사리 머리를 끄덕였다. 만약 내 어깨에 파고든 손가락의 박력이 조금만 약했다면 나도 쉽게 고개를 끄덕여줬을 것이다.
“예, 예에. 친구죠. 당연히.”
“응. 내가 제일 친애하는 절친.”
졸지에 흑룡주랑 절친을 먹게 됐다.
“우리 사왕이 성기사한테도 혈화극을 보여주면 참 기쁠 거 같아.”
기쁘게 해드렸다.
절친의 부탁이라는데 어떻게 씹겠는가.
“…….”
혈화극을 지켜보는 내내 성기사는 말이 없었다.
이른 아침, 출근하자마자 웬 흡혈귀와 새기족 앞에서 연습을 하게 된 단원들은 살짝 당황했다. 객석에 큼직한 욕조가 있고 그 안에서 새기족이 꼬리를 철퍽거리니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었다.
“……과연.”
단원들의 눈총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기사는 중얼거렸다.
“대단하군. 사왕, 저건 네가 직접 창안한 것인가?”
“아니요. 혈화극은 원래부터 있었어요.”
“정말인가? 무용과 음악을 섞은 연극이 원래부터 있었다고?”
“아. 그건 아니에요. 안무나 음악 같은 건 제가 도입하면 좋겠다 싶어서….”
성기사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지?”
화극은 태생부터 오러의 예술로 시작했거든요. 무예의 초식에 기초한 안무를 익히면 오러에 더 익숙해질 테고, 오러로 음악을 치는 법까지 배우면 더 기발해질 테니….”
“아아, 그런가. 완전히 다른 발상으로 탄생한 거로군!”
성기사의 인어 꼬리가 찰랑, 찰랑, 수면 위에서 흔들렸다.
강아지 해독법에 의거하면 아마도 신이 난 것 같았다.
“사왕. 너는 이게 얼마나 재미난 발견인지 모르겠나?”
나를 바라보는 성기사의 눈빛은 반짝반짝거리고 있었다.
성기사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또 처음이네.
“뭐, 뭐가요?”
“너는 오러를 통한 종합예술을 창시한 것이다.”
성기사가 흥분을 품은 숨결로 말했다.
“보통 오페라나 뮤지컬 등을 종합예술로 본다. 하지만 이 중에서 [음악]은 항상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 있었다. 아무리 자연스럽게 넣어도, 아무리 자연스러운 것처럼 심혈을 기울여도, 음악이란 건 결정적으로 배우와 괴리되어 있는 측면이 있다.”
“어….”
뭔 소리야?
“배우가 직접 음악에 간섭하지 못한다는 애기다.”
성기사는 더 흥분해서 떠벌렸다.
“배경음악을 틀어놓든 오케스트라를 고용하든, 극장에 울리는 음악은 배우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뮤지컬에선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그것도 한정적이지.”
“음….”
일단 고개를 고덕이자.
“관객들은, [지금 나한테 들리는 음악은 사실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라는 걸 빤히 알면서도, 그럼에도 [무대 위의 이야기에서 펼쳐지는 음악]이라는 환상을 억지로 수용해야만 한다. 암묵적인 동의지. 그런데 네가 창시한 혈화극에선… 배우들이 음악까지 직접 연주한다! 오러를 통해!”
성기사가 손을 들었다.
“이건 굉장한 진일보다!”
성기사는 손가락을 탁, 탁, 튕겼다.
그러자 오러를 머금은 리듬이 허공에서 울려펴졌다.
내가 연주한 것보다 훨씬 다채롭고 날렵한 선율.
“와아.”
난 솔직히 감탄했다.
역시 전문가는 다른가?
“아, 맞다. 저 성기사 님한테 음악 배우고 싶어요. 라비엘한테 들려주려고….”
“아니! 지금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성기사는 답답한 듯 가슴을 두들겼다.
[그런 거]라니.말이 너무 심하네.
“네가 얼마나 멋진 발견을 이뤘는지 이해해야 한다! 사왕! 누군가가 녹음해놓은 음악에 몰입하여 춤을 추거나 연기하는 것, 이것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자신의 내면에서 직접 음악과 춤과 연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건 대단하다! 혁신이다! 피겨스케이팅에서 선수가 퍼포먼스를 펼칠 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오러로 발해본다고 상상해봐라. 이 얼마나…!”
“죄송한데 한마디로 좀 요약해주시면….”
“개쩐다! 이제 됐는가!”
결국 칭찬이군.
그럼 그렇다고 칭찬만 하시지.
“감사합니다. 별거 아니었어요.”
내가 헤벌쭉 웃으며 뒷머리를 긁었다.
“……이럴 수가.”
성기사는 뭐가 그리도 원통한지 가슴을 두들기며 위를 올려봤다.
“정작 이런 발견을 이뤄낸 장본인이 아무것도 모르다니…. 사왕. 이건 어찌면 앞으로 [오러 예술]이라 불리는 흐름을 불러일으킬 수 도 있다. 어마어마한 일이다.”
“에이. 무슨.”
나는 성기사의 과장이 심하다고 여겼다.
“오러로 목소리 강화해서 노래부르는 것 정도는 흔하잖아요?”
“네가 이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이미 세상에 있었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것들끼리 엮어냈다고 말하는 것이다.”
성기사가 한숨을 푸욱 쉬었다.
“모든 헌터들이 오러를 [전투용]이나 [신체강화용]으로만 보았을 때, 너는 오러가 [투명한 악기]도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제 배우들은 소품이나 장치에 기대지 않고도 얼마든지 내면의 음악을 끌어올릴 수 있다. 어디 배우만 그러겠는가? 음악가, 무용수, 가수, 모두…….”
“그리고.”
흑룡주가 성기사의 어깨를 잡으며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었다.
“바깥세상에 자랑할 게 생기겠지.”
흑룡주는 씩 웃었다.
“바깥세상 사람들은 매일 우리를 씹거든. 우리가 싸울 때는 싸움밖에 모르는 야만인. 돈을 벌지 못하면 거지. 돈을 벌기 시작하니까 돈밖에 모르는 천박한 것들. 자아, 이제 우리가 예술에서까지 기막힌 성과를 이뤄내면 뭐라고 부를지 모르겠네? 돈 잘 버는 예술가? 그게 욕이 되려나.”
“흑룡주….”
착잡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긴 한데, 흑룡주는 바깥세상에 경쟁심이 너무 심해요. 가끔 보면 안쓰럽다니까요.”
“시끄러워. 우리 탑이 얼마나 무시당하는지 당신이 몰라서 그래.”
말은 험악했으나 표정은 뽀송뽀송했다.
흑룡주가 나를 바라보는 눈길은… 마치 복덩이를 보는 것 같달까.
그녀는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성기사와 내 어깨에 동시에 손을 올렸다.
“사왕.”
“네?”
“성기사.”
“……뭐냐. 불길하게.”
“나, 이거 국책사업으로 밀고 싶은데.”
흑룡주는 천사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동료들에겐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미소. 오직 대외용 인터뷰를 할 때나 잡지용 사진을 찍을 때만 가끔씩 짓는 영업용 스마일이었다.
“내가 잠깐 알아봤는데 사왕 이 아이, 자기가 그동안 겪어왔던 일들을 각색해서 혈화극으로 만들어놨더라. 마침 사왕은 우리 탑의 자랑스러운 루키이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스타 아니니?”
“…….”
“이거 따와서 바벨탑에서도 공연한 다음, 영상으로 찍어 바깥세상에 뿌리면 정말로 좋을 거 같은데. 바깥세상 예술가들이 충격을 받고, 자기들도 오러를 터득하겠다며 막 입탑 러쉬를 벌이지 않을까?”
“으음…….”
처음엔 마뜩치 않아 했던 성기사가 점점 표정이 변했다.
“안 그래도 영화 제의는 몇 번 왔는데, 내가 다 거절했거든. 괜히 이상하게 각색해서 우리 사왕 이미지만 망칠까봐.”
영화 제의?
그런 것도 왔었어?
“내가 지금 보니까 영화보다는 혈화극이 훨씬 좋을 것 같아. 응. 우리 탑에서 직접 만들어낸 예술 형식으로, 우리 탑 최고 스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얼마나 좋니?”
나는 당황했다.
어째 얘기가 내 상상을 초월해서 너무 커지고 있다!
“아니, 잠시만요. 전 딱히….”
“확실히.”
성기사가 천천히 턱을 고덕였다.
광어 꼬리도 찰랑 움직였다.
“우리 탑은 다른 건 몰라도 예술이 참 빈곤하긴 하다. 재즈 공연이나 소설 쪽은 제법 즐길 거리가 있다만, 좀 더 규모가 큰 공연은 거의 없지.”
“내 말이 그거야. 몇 번 억지로 장려해보기도 했지만 다 실패했잖아. 맨날 바깥세상에서 찍은 영화들 가져다가 상연하는데 로열티가 어마어마해. 일부러 우리 탑이랑 거래할 때만 값을 더 받는다니까. 정말. 괘씸하지 않니?”
“음.”
“한 방 먹여주자. 오러는 탑에 있는 우리 헌터들밖에 못 써. 이제 우리도 문화수입국 신세에서 벗어나 문화수출국이 되는 거야.”
“나쁘지 않군….”
어어.
흑룡주와 성기사가 나란히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
“…….”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 하더니 빙긋 웃었다.
“사왕, 당신 정말 대단해.”
“맞다. 이런 걸 떠올리다니 사왕은 천재임에 분명하다.
어어어.
뭐야?
불안한데.
“가, 갑자기 뭡니까. 사람 창피해지게….”
“아니야. 진심이야. 무술로는 검성이랑 비비고 오러로는 나랑 맞먹잖아? 그런데 예술까지 건드리다니. 왕년에 서열 2위였던 나지만 정말 사왕한테는 못 당하겠어.”
“사왕…. 도대체 너의 재능이란, 어디까지 넘볼 셈이나!”
아니.
“탑 최고의 천재! 고금 제일의 신인! 아아, 재능이란 건 어쩌면 사왕을 위해서 만들어진 단어일지도 몰라. 당신을 보면 그냥 그런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
“제기랄. 어째서 하늘은 사왕을 낳고 나를 낳은 것인가…!”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잠깐만요, 여러분…. 잠깐만….”
“사왕이 없었으면 우리는 아직도 10층도 못 깨고 미적거렸을 거야!”
“정말인가…. 최악이로군…. 사실상 사왕 덕분에 30층 너머로 훌찍 건너뛴 셈 아닌가.”
“내 말이! 내가 서열 2위를 빼앗긴 것도 당연해. 나 같은 게 서열 2위에 머물러봤자 뭐 하겠어.”
“탑의 원년 멤버로서 부끄러워지는군…. 사왕. 너는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존재다. 내가 그림자라면 너는 태양이라서, 네가 떠오를 때 나는 다만 누군가의 뒤에 숨을 수밖에 없다….”
미친.
“아니…… 여러분, 잠깐…….”
진짜 어지럽다.
“멋지다, 우리 사왕! 당신이 나의 전우라니. 너무 감격스러워서 내 일생일대의 자랑거리로 삼아버릴 수밖에 없겠어!”
“음. 사왕과 함께 탑을 올랐다는 것은, 설령 내가 죽더라도 전설로 남아 사람들로 하여금 질투를 유발하겠지. 그만한 기쁨이다.”
“제발…….”
“굉장해!”
“대단하군.”
“어마어마하다니까!”
“사왕. 그는 레전드로군….”
“믿고 있었다구 젠장!”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호흡이 곤란하다.
“가, 감사합니다. 칭찬 감사하니까…. 그 정도로만….”
“그럼 예술 길드를 하나 따로 파서 거기에 사왕을 길드장으로 올려도 괜찮겠니? 우리가 사왕의 너무나도 성스러운 이름을 잠깐 빌려도 좋을까?”
“네….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만 좀…. 저 죽을 거 같아요….”
“나도 부길드장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걱정 마라. 사왕은 이름만 걸어주면 된다. 나머지는 우리가 다 알아서 처리하지. 사왕처럼 대단한 인사에게 수고를 끼칠 수는 없다.”
“저 죽어요…….”
“응. 여기 인장 부탁할게.”
길드장?
뭔지 모르지만 흑룡주가 손에 쥐어준 대로 인장을 찍었다.
“고마워. 사왕. 은행에 돈이 갑자기 많이 들어올 수도 있는데 너무 놀라진 마.”
“잘 쓰겠다.”
머리가 어질어질한 가운데 저편에서 배후령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쯔쯧. 존나 쉬운 새끼….
-…….
그리고 쏘니아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19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