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Class Suicide Hunter RAW - Chapter (367)
1.
모든 일이 결혼식처럼 잘 풀렸던 건 아니다.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떠보니 한 달이 지났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 찰나였다. 좀 억울하다 싶을 정도로 시간은 나를 내버려두고 혼자 달려갔다.
‘어쩔 수 없지.’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빠르게 느껴진다지 않는가? 육체적 나이야 그렇다 쳐도 내 정신적 나이는 이미 메롱이다.
내가 얼마나 나이를 잡쉈는가 한번 헤아려봤는데 자릿수가 3개를 돌파한 시점에서 관뒀다.
괜찮아. 육체 나이는 아직 20대야…. 이거 꼭 만으로는 아직 20대라고 우기는 것처럼 들리는군….
“이반시아의 달에 영광이 있기를! 공작 부인, 명령하신 대로 성문을 포위했습니다!”
세월의 야속함을 곱씹고 있자니 기사가 달려와서 경례했다.
나는 아, 하고 정신을 차렸다.
“고생했어요. 기사단장.”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항복 사절을 보냈는데 여전히 반응이 없던가요?”
“예! 저들은 끝까지 결사항전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어리석기는.”
나는 혀를 찼다.
내 주변엔 기사단장을 비롯해서 이반시아 공작가의 정예병들이 철옹성처럼 포진했다. 군기는 삼엄했다. 자그마치 육천 명에 이르는 대군이 소도시를 포위하였다.
얼마 전까지 1층에서 인터뷰나 하고 있던 내가 어째서 중세의 전쟁터 한복판에 떨어졌느냐…… 하고 묻는다면, 이유는 단순했다.
라비엘이 암살당할 뻔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암살당했다.
2.
[태고의 지팡이]와 벌인 결투에서 승리한 이후, 나는 한동안 1층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아나스타샤가 강력하게 주장했듯 가끔은 나도 사람들한테 얼굴을 비쳐야 했으니까.그런데 종족 간 결혼식이 무사히 끝나고 지하문명 소동이 한창 시작되던 때였다.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 머릿속에서 메세지가 울렸다.
[스킬 발동.]나는 어리둥절했다.
왜냐면 아무런 스킬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기색이 이상해졌음을 눈치챈 걸까. 눈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가 “무슨 일입니까?”라고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미소로 화답하려는 순간,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떤 스킬’이 작동하는 것을 경험했다.
[‘어느 회귀자의 사랑(EX)’이 발동합니다.]그것이 기점이었다.
[당신은 상대방과 시간선을 공유합니다.] [시간선이 끝납니다.]어어어, 어어?
눈앞이 핑 돌았다. 시야가 먹물 스파게티처럼 거무튀튀하게 뒤섞였다. 기자가 당황하여 “사왕님? 사왕님!?” 하고 소리치는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왔지만 그 소리마저 빠르게 멀어졌다.
[당신은 죽었습니다.] [24시간 전으로 회귀합니다.]그리고 나는 아마 인류 최초로 ‘정말 아무것도 안 했는데 죽음’이라는 경험을 맛본 것이다.
“…….”
“죽어! 제발 좀 죽어, 이 나쁜 또라이야!”
눈을 깜빡이고 나자 풍경이 달라졌다. 나와 인터뷰를 하던 기자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대신, 아나스타샤가 내 목을 쥐어잡은 채 앞뒤로 흔들흔들을 시전하고 있었다.
24시간 전으로 돌아와버린 것이다.
“이런 미친.”
나는 사태의 전말을 깨달았다. 왜 갑자기 내가 죽어버린 건지.
메세지에선 분명히 [어느 회귀자의 사랑]이 발동되었다고 알려줬다.
[어느 회귀자의 사랑]은, 라비엘과 내가 똑같은 시간선을 공유하도록 해주는 스킬이다. 내가 하루 전으로 돌아가면 라비엘도 하루 전으로 돌아가서, 우리 두 사람은 언제나 똑같은 시간선상에서 숨을 쉰다.만일 라비엘이 죽으면, 즉 라비엘의 시간이 끝나버리면……. 당연히 내 시간도 따라서 끝나버린다. 우리 두 명은 죽을 때도 함께 죽는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회귀자의 태엽시계]가 있다.
나는 죽음을 맞이할 경우 즉각 24시간 전으로 회귀한다. 내 시간선이 되돌려지므로 라비엘의 시간도 마찬가지.
요컨대 [어느 회귀자의 사랑]과 [회귀자의 태엽시계], 두 개의 스킬이 멀쩡한 이상, 우리 두 사람은 결코 완벽한 죽음을 맞이하진 않는다.
단지 하루를 죽어버릴 뿐.
“…….”
나는 아까 전에 죽음의 위기에 전혀 놓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아무런 짓도 안 했다. 그런데도 태엽시계가 돌아갔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죽었다는 뜻이며.
그건 라비엘의 죽음을 의미했다.
“그래! 미친 새끼야! 죽어! 죽으라고!”
물론, 아나스타샤는 내가 방금 막 회귀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내 입에서 흘러나온 ‘이런 미친’이란 혼잣말도 좀 다르게 받아 들였나 보다.
“그렇게 죽으라고 소리치지 않아도 됩니다. 아나스타샤.”
나는 중얼거렸다.
“안 그래도 방금 죽었으니까요.”
“뭐?”
“내일에서 오늘로 돌아왔어요. 지금.”
“…….”
그제야 아나스타샤는 내 표정을 제대로 살펴보았다.
“……뭐야. 얼굴이 왜 그러니?”
“제 얼굴이 어떤데요.”
“꼭 사람 하나 잡아버릴 것 같은 표정이잖아. 살짝 무섭다, 얘. 이제 와서 그런 표정까지 지어야 할 정도로 뭔가 충격적인 죽음이었어?”
“이번에는 경우가 다릅니다.”
“어, 음. 그렇구나. 달랐구나…. 어떤 부분이 달랐는지 물어봐도 될까?”
“제가 아니라 라비엘이 죽었거든요.”
어째선지 아나스타샤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침묵이 흘렀다.
아나스타샤는 내 목에서 손을 풀었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고는 땅이 꺼질 지경으로 탄식했다.
“이런 미친…….”
“미리 상의하지 않고 지하문명 건을 터트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거대길드의 길드원들이 더 단단하게 협력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욕받이가 필요하면 저를 쓰십시오.”
“그래…. 응……. 뭐, 그럴 수도 있지.”
“아나스타샤.”
“말해보려무나….”
“이 바쁜 와중에 일을 떠맡기게 되어 정말로 죄송하지만, 제국에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조용히 말했다.
내 귀에도 낯설게 들릴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였다.
“시일이 어느 정도 걸릴지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되도록 빨리 일을 처리하고 돌아올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김공자.”
“예.”
“너무 많이 죽이지는 말렴….”
“그건 약속드리기 어렵습니다.”
나는 성검을 챙겼다.
“끼엑?”
“삐야약.”
성검이랑 같이 놀던 실뱀과 여우님이 나를 올려봤다. ‘무슨 일이야?’라고 물으려는 것처럼.
하지만 두 성좌는 내 얼굴을 보더니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
“…….”
실뱀은 얌전히 손목에 올라타서 감겼다. 여우님은 말없이 목도리가 되었다. 나는 성좌들이 내 몸에 감겨오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숙소의 복도로 걸어나갔다.
“실비아 에바나일!”
숙소 복도에선 실비아가 대기하고 있었다. 과거 금사매 영애라 불렸던 실비아는, [폐허를 추수하는 소]가 패퇴한 이래 완전히 내 수하가 되었다. 그녀는 우리 가문의 시종장이었다.
실비아는 척 봐도 따분해 보였다. 복도에서 한가로이 하품을 쉬고 있다가, 내 호명에 어깨를 움찔거렸다.
“네, 네에? 가주님?”
“집안사람들을 모조리 불러들여. 단, 멀리 나가 있는 가신까지 애써 소환할 필요는 없다. 5분을 줄 테니 지금 모일 수 있는 가신들이란 가신들은 전부 정원에 모인다.”
“엑. 귀찮아. 게다가 5분은 너무 짧아요. 갑자기 왜…….”
실비아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긴 왜야 가주님께 하늘과 같은 뜻이 있어서 그러겠지요! 네에! 지금 당장 아이들을 불러모을게요! 야호오! 일이에요, 일! 일을 하게 되어서 저는 정말로 행복해요! 빌어먹을!”
실비아는 부리나케 달렸다.
나는 먼저 정원에 내려가 기다렸다.
내가 머무르는 곳은 일종의 공동 숙소였다. 나와 가신들뿐만 아니라 흑룡주, 이단심문관, 백작, 성기사 등등이 함께 모여 살았다. 다만 같은 저택에서 산다고 하기엔 애매했다. 각자가 따로 떨어진 건물에서 지냈으며, 서로 공유하는 공간은 기껏해야 정원 정도였다.
그 하나뿐인 공유지에 가족들이 속속 내려왔다.
“…….”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에스델이었다. 가문 내에서 자문사의 직위를 맡은 에스델은, 유사 시 나를 대신해서 집안을 이끄는 후계자였다.
에스델은 나와 한차례 시선을 나누고는 조용히 대기했다. 왜 긴급히 불렀는지, 무슨 일인지, 에스델은 일언반구의 질문도 입에 담지 않았다.
에스델 다음으로는 김율. 김율 다음으로 사마군. 사마군 다음으로 교인들이 모였다.
그들은 나와 에스델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에스델과 똑같이 입술을 닫았다.
마침내 5분이 흘렀다. 아직 오지 않은 가신이 많았지만 나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생각이 전무했다. 사실 5분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굉장한 인내심이 소모됐다.
“우부르카는?”
“무사장(武士長)은 5층에 파견되어 지하인들의 교섭을 돕고 있습니다. 아버님.”
에스델이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지정족은 땅의 냄새를 사랑하며 지하의 축축함을 안락하게 여깁니다. 하여 지하문명을 일군 종족과 이야기가 잘 통할 것이라 예상하고 파견을 보냈습니다. 불러올까요?”
“아니. 됐다. 시간이 없어.”
나는 고개를 돌렸다. 백여 명의 가신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호출에 당황하진 않았을지언정, 어떤 연유로 소집이 이뤄졌는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의문에 답해주었다.
“라비엘이 죽었다.”
뚝.
정원에서 숨소리가 멎었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올바르게 말하자면 내일 죽을 것이다. 나는 내 스킬 덕분에 라비엘의 죽음을 미리 알 수 있었다. 실로 하늘이 도우심이지.”
나는 나 나름대로 농담을 던진 거다. 마천을 대표하는 사람이 바로 나인 만큼, 내가 스킬로 라비엘의 죽음을 알아맞힌 것은 다름아니라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그러나 아무도 농담에 반응하지 않았다.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는 가신조차 없었다.
에스델은 표정이 굳었다. 김율은 두 눈을 감았다. 사마군 중 검마는 식은땀을 흘렸으며 귀혼염마는 장탄식을 했다.
“어떤 놈이 라비엘을 해쳤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대체 얼마나 뇌수가 말라 비틀어져야 그딴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모르겠어.”
나는 입꼬리를 들었다. 아무도 농담에 웃어주지 않으니까 나라도 웃어야지.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으니, 그놈의 상상력은 나보다 훨씬 더 뒤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왜냐? 그놈은 지옥을 상상할 줄 모른다.”
“…….”
“그 새끼가 상상한 지옥이 어떤 모습이었던 간에, 지금부터 그놈이 맛보게 될 지옥에 비하면 한없이 안락한 천국에 불과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천국을 입에 담는 사람만큼 또한 지옥을 만드는 데 유능한 자는 없음을, 내가 보여주고자 한다.”
나는 등을 돌렸다.
따라오라거나, 함께 와달라거나, 그런 부탁과 명령은 말로 내뱉지 않았다. 그저 앞장서서 걸었다.
내 뒤로 백여 명의 발소리가 따랐다.
[당신은 25층으로 전송됩니다.]전송지는 소르므윈 학원이었다.
본래도 제국에서 제일가는 학원이었던 소르므윈은, 바빌론과 제국 간에 교류협정이 맺어지자 더욱더 발전했다.
교류를 담당하는 관청이 들어섰고 관청에서 일하는 관료들의 집이 생겼다. 바빌론에서 진귀한 교역품이 들어오면서 그걸 다루는 상관들까지 만들어졌다. 작금에 와서 소르므윈은 단순한 학원이라기보다 하나의 도시였다.
내가 전송되자마자 제국의 관료가 사근사근하게 맞이했다.
“안녕하십니까! 제국에 어서 오십시오! 실례지만 어떤 목적으로 방문…….”
“이반시아 공작가의 부인입니다.”
나는 관료를 쳐다봤다.
“바빌론의 일이 아니라 집안의 일로 왔습니다.”
“어…….”
관료가 말을 더듬었다. 나를 알아본 눈치였다. 하긴, 명색이 교류를 담당한다는 자가 내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면 그 시점에서 낙제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관료의 낯빛은 곧 사색으로 물들었다. 나를 시작으로 백여 명의 가신들이 전송된 것이다. 입국심사처, 아니 입탑심사처는 갑자기 출현한 우리들을 보고 당황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가문의 일입니다.”
안타깝지만 그들을 차근차근 설득시킬 여유가 내겐 없었다.
“이반시아 공작가와 척을 질 생각이 아니라면 꺼지십시오. 당장.”
관료는 나를 말리지 못했다. 심사처를 지키고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이 길을 터주었다. 바빌론에서 파견을 나온 헌터들, 흑룡과 상련에 속한 길드원들도, 나의 얼굴을 보더니 바로 제자리에 돌아갔다.
나는 소르므윈 옆에 지어진 이반시아 공작가의 별궁(別宮)으로 향했다.
“부, 부인님!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공작가의 병사들이 당황하며 내 앞길을 막아섰다.
“오신다면 미리 기별을 넣어주셔서 저희가 맞이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야……!”
“주인을 지키지도 못한 것들이 무슨 염치가 있어 제 길을 막는지 모르겠군요.”
“예, 예에?”
나는 희게 웃었다.
“너희를 당장 포박하여 죄를 묻고 싶지만 그보다 먼저 라비엘의 얼굴을 보고 싶네요. 두 번 말하지 않겠습니다. 비키세요. 뭐, 비키지 않아도 어차피 상관은 없지만.”
“무슨……..”
“너 따위한테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말이다.”
나는 고개를 까닥였다.
에스델이 움직였다. 에스델은 병사에게 관절기를 걸어 즉시 무력화시켰다.
에스델보다 반박자 늦게 교인들이 나섰다. 그야말로 한순간 만에 공작가의 별궁은 무력으로 제압당했다. 푸른 사자 기사단이 우리에게 저항하려 했으나, 낡은 낙엽이 바스라지듯 간단히 짓밟혔다.
나는 복도를 걸어갔다.
라비엘이 머무르는 침실 앞에는 여섯 명의 시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전원, 암살을 대비하여 훈련을 받은 시종들이었다. 라비엘이 애지중지하는 측근들이기도 했다. 평소엔 믿음직스럽기 그지없었다만 지금 내 눈엔 공작가의 녹봉이나 축내는 존재들에 지나지 않았다.
“부인.”
“물러나십시오, 이반시아의 달이시여.”
“여기서부터는 아무리 부인이라 하여도 함부로—-.”
이 헛소리 대잔치에 귀를 기울여줄 필요가 있을까.
‘없군.’
나는 가볍게 오러를 써서 여섯 명의 시종을 혈도를 짚었다.
“……!”
시종들이 복도에 허물어졌다. 소리도 신음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들은 의식을 유지한 채 그저 바닥에서 헤엄을 쳤다.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다. 내 앞길을 단 1초도 막지 못했다는 사실에 뼈저린 치욕을 느끼길 원했다.
바들거리는 시종들을 내버려둔 채, 나는 침실의 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문이 열렸다.
“흐음.”
라비엘은 의자에 앉아서 태엽시계를 내려보고 있었다.
내가 온갖 난동과 패악질을 부렸음에도 불구하고 라비엘은 딱히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이럴 줄 알았다는 듯 가볍게 턱을 끄덕였다.
“13분 27초인가.”
붉은 눈동자는 태엽시계에서 눈길을 떼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대가 혼자 온다면 5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세력을 거느리고 온다면 15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과연. 우리 둘 사이의 거리는 13분이었군.”
“늦어서 죄송합니다. 라비엘.”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저는 어떤 개자식을 쳐죽이면 되는 걸까요?”
라비엘은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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